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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슈퍼컴퓨터에 의한 통치를 상정하고 쓴 소설입니다. 결말은 가서 보시면 아시겠고요.
그런데 멀지 않은 미래에 천문학적인 자료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애매하게 가정한 이유는 알수 없는 미래의 일인지라 정확하게 설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국제사회에서 슈퍼컴퓨터에 의한 통치가 용인되고
국민들이 원할 때 민원 같은 자료를 슈퍼컴퓨터에 입력하고
슈퍼컴퓨터가 시물레이션을 거쳐서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승인되면 사람들이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포하고 시행됩니다.
그러니깐. 지금 같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강경파가 전쟁을 주장합니다. 물론 반대파도 있고요.
그래서 강경파가 전쟁을 주장하는 근거와 자료를 슈퍼컴퓨터에 입력하고
반대파 역시 전쟁하면 안되는 주장을 담은 자료를 슈퍼컴퓨터에 입력합니다.
슈퍼컴퓨터는 양 측의 자료를 비교하고 시물레이션을 거쳐서
전쟁할 시 이득이 손해보다 크면 전쟁을 선포하겠지요.
물론 그 반대가 되면 강경파의 주장는 무시되겠지요.
엇뜻 생각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것 같은데.
실제로 미래의 현실에서도 가능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어차피 자료를 입력하는 것은 인간이고, 슈퍼컴퓨터는 계산만 하는 것이니 '컴퓨터에 의한 통치'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요? 이 경우에는 컴퓨터의 실행결과를 참조하여 대통령/의회가 결정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슈퍼컴퓨터가 스스로 자료를 모으고 계산해서 '전쟁을 해라'라고 명령하는 단계라야 컴퓨터에 의한 통치라고 할만하죠. 이때는 인간의 감정상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듯 합니다.
참고로 위의 내용과 같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이 있죠. 컴퓨터에게 전쟁의 당위성을 출력시키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컴퓨터의 발전이 국가행정을 맡길 수 있는 레벨까지 올라가는 것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사람들이 컴퓨터에게 행정을 맡기는 것에 동의할지가 문제겠군요. 도시행정이든, 국가행정이든 슈퍼컴퓨터에게 맡기려면 그걸 시행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간과 자본투입을 승인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슈퍼 컴퓨터를 통해서 모든 국민이 직접적으로 입법이나, 행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치가들을 신뢰할 수 없는만큼 절대 부패하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며, 실시간으로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컴퓨터가 정치를 해준다면 의회나, 정부의 기능일부를 거기에 옮겨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하는 것은 불가능할거라고 봅니다. 컴퓨터를 무조건 맹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 컴퓨터가 누군가에게 장악당할 수도 있고, 컴퓨터의 기능과 능력을 악용할 수 있구요. 컴퓨터는 그저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인만큼 사람의 손에 떨어질 것을 생각해야하고, 컴퓨터가 실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합니다. 결국 완전히 컴퓨터가 통치하는 세상은 보기 힘들거라고 여깁니다. 그 대신에 절충형 시스템은 생기지 않을까요?
뭐, 오래된 떡밥이죠. 아시모프가 멀티백 관련 단편에서 신나게 다뤄주기도 했고...멀티백과 같은 완전무결한 컴퓨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거기에 자료 입력하고 그 결과를 실행하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소재까지도 다뤄줬었고요. - 지구상의 70억 전 인류가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상황에서 죄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면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한 개인이라 할지라도 전세계 지배하는 것쯤이야 쉽겠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죠. 과거에 대충 이런저런 경향이 있었고, 앞으로도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정도일 뿐.
시뮬레이션으로 돌리면 된다고 해도 어차피 시뮬레이션은 현실이 아니고 현실만큼의 변수를 넣을 수가 없죠. 아시모프는 이 소재를 워낙 좋아해서인지 '신이 되려 한 알렉산더'에서는 한 번 더 꼬기까지 했습니다. 지구상 모든 변수를 시뮬레이트해야 하는 컴퓨터니까 결국 컴퓨터 자신도 변수로 고려해야 하는데 그럼 그 자기 자신이 변수라고 생각하는 변수도 고려하고 또 그 변수의 변수를 고려하면 결국은 무한루프, 불가능한 일이 되죠.
어쨌건 세상은 1 더하기 1이 2라는 사실로 예상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합니다.
카더라 정보에 의하면
실제로 범죄 조사나 범인 추적에 컴퓨터를 이용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위조도장이나 지문조회등의 결과가 나올때 컴퓨터가 판정을 내리도록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90% 일치 등의 자료만을 보고할 뿐, 결론은 사람이 내려야 한다는 것이죠.
만일에 10%의 예외 때문에 억울한 일이 발생했을 때 컴퓨터를 감옥에 보내거나 벌금을 내게 할 수는 없으니...
그런 컴퓨터는 도입이 안되겠지만, 설사 도입이 된다고 해도 그 컴퓨터는 이미 인간의 손에 조작당하고 있을 확률이 거의 99% 확실합니다.
가장 확실한 수학적 기구인 '통계'도 질문 단계에서 미묘한 몇 개의 단어의 변경을 통해서 결과는 손쉽게 조작당합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에게 질문한 내용도 단어 한두 개만 미묘하게 조작해주면 컴퓨터는 그에 따른 다른 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결국, 컴퓨터를 동원하면 공평한 세상이 될 것 같지만, 인간이 절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피지배 구성원이니깐 불합리할 것 같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서 우리가 지배 구성원이라고 하면 자신의 권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통치 조절 장치가 하나 더 생긴 셈이 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대중들로부터 다구리를 받아야 할 책임자가 필요하니까 안 됩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감정과 직관에 의해 행동하는 동물입니다. 이성은 그 위에 씌워진 얄팍한 껍데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