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러더군요. 

요즘은 스토리의 시대라고. 

(한때 감성의 시대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고.) 

즉, 뭔가 <있어보이는 것>이 팔리는 시대인 겁니다. 

아이팟 시리즈가 좋은 예겠죠. 

그 자체가 뛰어난 제품인 건 사실이지만 거기에 뭔가 플러스 알파가 있습니다. 

기술장벽이 급격히 낮아지는 인터넷 세상에서 자본외적 요소인 그 플러스알파는 종종 생사를 가릅니다.  

그런데, 그 <있어보이는 것>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문제에 이르러서는 왠지 다들 조금 말이 없어집니다. 


소시적에 소니가 만들었던 돈 안되는 물건 하나 보시죠. 



'롤리'라고 무슨 가전 쇼에 내놨던 겁니다. 


아마 이거 망했을 겁니다. (하나 사려고 가격 확인했다가 기겁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빙그레 웃음이 나오지 않습니까? 


"내 MP3플레이어가 춤을 췄으면 좋겠어"  <===  이거죠. ^^


소니가 한때 아이보(Aibo)라는 로봇 강아지를 만든 적 있습니다

롤리는 당시의 기술을 활용해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든 제품입니다. 

실제로 롤리를 설계한 제작팀원 다수가 아이보를 제작한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롤리의 모션 에디터가 바로 아이보의 모션 에디터 수정버전이죠. 



요즘 소니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삼성한테 굴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니의 '스토리'를 삼성이 따라잡으려면 아직 하세월입니다. 

현대, 삼성이 좋은 기업인 건 사실입니다. 

돈이 될 일만 하니까 당연히 기업으로썬 합격이죠. 

삼성의 가풍은 끊임없이 위기를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우리 현대사와 왠지 일맥상통하면서 민족정서와 대충 맞아떨어지는 듯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이 될 일만 한다는 건 반대로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상상력의 가치를 무시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상상력의 가치를 무시한다는 의미는 "플러스알파" 없이 경쟁하겠다는 것이고 

그 말은 곧, 다른 누군가가 더 큰 자본과 기술을 투입하면 반드시 따라잡힌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그것이 삼성의 가풍, 즉 "끝없는 위기"의 실체라면 참 한심한 노릇이죠. 


아이폰 뜨니까 갤럭시폰. 아이패드 나오니까 갤럭시탭. 

제논의 역설처럼 그런 식으로 계속 장사하면 되지 않느냐구요? 

뭐, 그러시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