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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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을 쓰면서 새삼 깨닫는게 있는데 작가분들은 정말 대단하군요.
일단 줄거리가 구체화 안되니까.. 친구 중 출판작가가 있는데
진지한 태도로 물어본 질문에 답변은..
'쓰다 보니 그게 다 말이 되는거지'
무책임한 녀석입니다. 그래서 좋지만
어쨌든 글 잘 쓸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예전에 환타지 동호회 운영자로 있을 때, 2년 간 쉬지 않고 꾸준히 연재한 분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 연재할 때는 초딩 이하의, 줄거리는 고사하고 문장 하나도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는 글자 나열이었는데, 2년이 지나니까 제법 읽을 수는 있는 수준의 글이 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균적인 습작 수준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단순히 발전 정도만을 따지자면 말 그대로 괄목 상대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요는 그겁니다. 꾸준히만 쓰고 노력하면, 나름 중간 수준 작가까지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은 재능이 없으면 불가능하겠지만요.
이야기를 잘 쓰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수련 방법을 권합니다.
1. 시놉시스 써 보기
시놉시스란 이야기의 줄거리와 이야기의 집필 의도 등을 1,2쪽으로 적은 글입니다. 시놉시스는 이야기를 쓰는데 있어 기본이 되지만, 많은 이가 이를 게을리하곤 합니다. 시놉시스를 쓰고서 글을 쓰는 것과 쓰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시놉시스를 쓰면 이야기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를 써 보고 마음에 든다면 작업을 진행해 봅니다. 시놉시스가 마음에 안 들면 치워 버리고 같은 아이디어로 다른 시놉시스를 써 봅니다. 그 과정을 반복해 보면 그 중 마음에 드는게 나올 것이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시놉시스 작성에는 몇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우선, 결말까지 쓸 것. 그리고 주인공의 행동을 중심으로 쓸 것. 결말까지 쓰지 않으면 중간부터 엉망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결말이 흐지부지되고 맙니다. 주인공의 행동을 중심으로 써야 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가지를 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어느 정도 중심을 잡지 않으면 지나치게 넓어져서 내용이 엉망이 되기 쉽습니다. 시놉시스는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줄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2. 글 실력이 좋은 작가의 글을 베껴쓰기
이것은 글 쓰기의 수련 방법입니다. 글 실력이 좋은 작가들은 문장이나 표현 방법 등에서 확실하게 나은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을 계속 옮겨 적으면 자연스레 그 방법이 손에 익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만의 것으로 새롭게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3. 다른 작품을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 작업해 보기
명작이라는 작품은 대개 시놉시스만 보아도 잘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시놉시스를 정리해 보면 그러한 이야기 구조를 느끼게 되고 그만큼 자신만의 새로운 시놉시스 작성에 도움이 됩니다.
4. 글 써보기
물론, 열심히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걸 알아도 써 먹지 않으면 소용 없는 법입니다.
5. 자신의 글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누구든 객관적으로 자신의 글을 비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자신의 글을 묵혀 두었다가 다시 보는 식으로 검증해 보는게 좋습니다. 이를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의 문제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번 완성한 글을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건 거의 상식입니다.
모든 취미활동은 오래 하면 늡니다. 한 2년만 열심히 하면 뭐든 꽤 잘하게 되죠. 뭐 공부라 해도 마찬가지. 문제는 자신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할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일 뿐입니다. 보통은 몇 줄 쓰고는 아 지겨워 하고 때려치죠.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얼마전부터 좀 일이 있어서 회사를 때려치고 학원선생질을 잠깐 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대부분인 취미미술학원인데요. 당연하겠지만 학원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뭔가 기술 또는 비법을 가르쳐달라고 옵니다. 사실 선생이라는 사람이 해줄 것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게 시간을 들여서 스스로 그리는 것이거든요. 그분들에게 그걸 이야기하면 상당히 실망을 합니다. 그리고는 어느순간부터 학원에 나오질 않아요. 아악! 여기라 하는 말이지만 뭔가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은 아구창을 날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정신차려 세상에 그런건 없어! 이사람아!"
제 어머니가 처녀 시절 중학교 미술 선생님을 하셨고,
큰 이모님이 서울 미대 출신으로 현재 추상화가로 활동중이며,
사촌 누이 한 사람은 남편이 화가이고 부부가 함께 미술 학원을 경영중이고,
또 다른 사촌 누이는 한국에서 미술 전공하고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공통된 결론...
"그림은 소질 + 노력 뿐이다. 아예 소질이 없으면 어쩔 도리가 없지만,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에는 왕도가 없으므로 노력해야 한다"
저는 주변 사람들의 각별한 지도편달에도 불구하고 미술에 대해서는 타고난 소질이 아예 제로라는 것이 판명되자 포기하시더군요.
하지만 그 전까지 '노력을 하지 않는 녀석'으로 간주되어 엄청난 갈굼을 당해야 했습니다 - "그럴 리가 없다"라는 이유로 말이죠.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하여간 아트 계열의 공통점은,
1) 타고난 소질이 아예 없으면 그 경우에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
2) 얼마간 소질이 있을 경우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은 왕도가 없으며 오로지 노력 뿐이라는 것
이 두 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친구분의 말이 정답입니다. :)
글은 정말로 쓴 양에 비례해서 늘게 됩니다. 우선은 습작이라도 많이 써 보세요.
물론 많이 읽고 생각하라는 말도 있지만, 결과물의 질은 쓴 양에 비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