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사진 게시판
때로는 유머 그림도 좋겠지요?
프랑스의 특수효과 회사에서 스타크래프트 2 발매 행사에 쓰기 위해 만든 물건이네요. 다시 말해서 프로가 몇 달에 걸쳐서 만든 물건이고 단순히 취미로 하는 코스프레 따위완 비교가 안 되는 게 당연하긴 합니다.
위의 제작 과정을 보면서 든 생각은, 다들 아시겠지만 스타크래프트의 마린 CMC 강화복은 너무 어깨가 넓다는 겁니다. 원래 컨셉아트에서 어느 정도 비례를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크기도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바로 위의 사람과 비교 사진을 보시면 사람에 비해 어깨가 너무 넓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했을까요...움직이는 영상을 보니 쉽게 생각 가능한 방법을 쓴 게 보이긴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어깨는 그냥 모양만 잡혀 있는 거고, 실제로는 팔을 다소 벌린 좀 엉거주춤한 자세로 들어가 있게 되는 셈이죠.
이쯤에서 회상해보자면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은 상당히 비중 있는 존재로 블리자드가 밀어준 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제일 처음의 로딩 화면에 질럿, 히드라와 함께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테란 관련된 각종 스크린샷에도 주연처럼 등장하고요. 사실 각 종족 기본 유닛을 보여준 셈인데, 저글링은 싸구려라 그런지 히드라가 대신 나온다는 것도 좀 흥미롭습니다만, 아무튼 마린은 게임 중의 동영상에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2편 오프닝은 아예 마린을 만드는 과정을 매우 폼나게 보여주며 통째로 헌정해버렸기까지 합니다.
물론 아무리 폼나게 등장해 봐야 마린은 50원짜리일 뿐. 한편으로 늘 그렇듯 따지기 좋아하는 저로서는 저거 한 번 입으면 어떻게 벗는 걸까라던가 어깨에 철심 박아놓으면 평상복은 어떻게 입느냐던가 하는 의문이 잔뜩 생기긴 합니다. 좀 더 생각해보자면...
사실 스타크래프트 1에서부터 대체 마린은 신체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길래 저런 걸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많이들 갖게 만들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위 스샷을 보면 1편에서는 2편보다 훨씬 더 어깨가 넓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나마 줄였다고 줄인 게 2편의 현란한 디자인인데요. 그래도 여전히 넓기는 합니다. 해외 포럼에서 퍼온 이미지를 한 번 보세요.
납득 가능한 해명으로 사실 마린 팔이 기계팔인 거 아니냐 하는 말도 예전에 나왔긴 합니다. 팔은 가슴 부분에 있고 조이스틱 같은 걸로 조작하지 않느냐는 거죠. 사실 각종 SF 영상물에서 강화복이 많이 묘사됩니다만 정확히 사람이 입고 움직일 만한 디자인으로 나오는 경우는 그닥 흔치 않습니다. 주로 어깨가 너무 넓던가, 가랑이가 너무 넓던가 하는 식이죠.
메카 디자인이라면 일본 쪽에서 인기가 있으니 묘사할 떄도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하죠. 위의 경우처럼 팔을 두 개 달아버려서 어깨 넓이 문제를 해결한다던가, 혹은 기계팔을 조종간으로 조작하는 경우는 일본 애니메이션 무책임함장 테일러를 보면 거기 해병대가 딱 그런 스타일로 묘사되긴 합니다. 개그 만화라 그런지 참 궁상맞아 보이긴 하는데...스타크래프트에서는 2편이 나오면서 이미 오프닝에서 사람 팔이 거의 끝까지 CMC 슈트에 들어간다는 묘사가 나왔고, 한편으로 비례 문제는 편집으로 두루뭉실하게 넘겨버렸고. 이게 간단히 해명이 가능할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 이유를 찾자면 일단은 어깨 넓은 게 남자다워 보인다는 디자인 컨셉 때문이고, 블리자드란 회사의 그래픽 스타일이 좀 떡 벌어지고 납작하고 그런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워크래프트에서도 그랬고 스타크래프트에서도 그랬죠. 이런 거야 캐릭터성이라는 측면에서 예술적 허용으로 봐야 하는 거긴 하고요, 컨셉아트가 아니라 게임 내부 그래픽으로 들어가자면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집니다. 언제나 블리자드는 좀 비현실적이더라도 게임적인 느낌의 디자인을 추구해왔었으니까요. 드랍쉽은 자기보다 훨씬 큰 탱크를 아무렇지도 않게 싣고 날아다니고 이건 리버를 싣는 셔틀이나 울트라를 싣는 오버로드도 마찬가지. C&C가 멀쩡했던 시절에는 크래프트 시리즈와 정말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었죠. 기동하는 모습만 봐도 오르카가 꽤 그럴듯하고 무게감있게 날아다니는데 반해서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의 비행 유닛은 그냥 제자리 서서 미사일만 슝슝슝. 근데 스타크래프트 1이나 2나 동영상에선 비행유닛은 멋드러지게 공중기동하면서 미사일도 쏘고 레이저도 쏘고 하더란 말예요. 그게 뭐 나쁘다는 건 아닌데요...
내 어깨넓이에 불만 있수?
또한 마린 자체만 놓고 보자면 스타크래프트가 워해머 40K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란 것 역시 언급 가능합니다. 워해머 40K의 스페이스 마린 역시 인간이라 부르기 힘든 비례를 보여주니까요. 하긴, 그네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인간이 아니긴 하죠.
이렇게 워해머와 비교하자면 스타크래프트의 마린은 굉장히 늘씬하고 잘빠진 몸매를 자랑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번 2에서 나오는 파이어뱃이나 머라우더 같은 녀석을 보면 이건 완전 스페이스 마린...
무려 500년 뒤의 먼 미래니까 워해머에서처럼 인류가 진화를 했든 뭘 했든 신체구조가 좀 달라졌을 가능성을 언급할 수는 있긴 합니다. 허나 게임상 스샷을 보자면, 나름 '남자다운' 레이너나 로리 스완과 비교해도 여전히 과장된 비례라는 걸 알 수 있죠. 저기 평범한 몸매의 정비공과 비교하면 저 동네는 인종이 2종류 있고 어깨 떡벌어진 애들만 마린 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뭐, 답이 없어서 저 같은 성격의 사람이나 따지는 문제기는 하죠. 그래도 마지막으로...
다들 보신 그림이죠, 스타크래프트 1의 메딕. 여기도 올라왔었고. 마린은 남자다우니 그렇다 칩시다. 여자다워야 할 메딕은 어떡할까요. 마린과 달리 메딕 CMC만 기계팔 달아놨을 것 같지도 않고요. 강화복 디자인대로라면 대체 어떤 체형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기가 참 어렵죠. 좀 흥미로운 건, 블리자드도 이 문제를 신경썼던 것 같다는 겁니다. 2편의 경우 실제 게임에서 나오는 3D 렌더는 여전히 메딕에게 떡벌어진 어깨에 짤막한 몸매에 SD 유닛스런 디자인을 부여해놨지만, 얼굴창을 보자면 어깨 넓이가 현격하게 줄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기 얼굴 바로 옆에 보이는 어깨 장갑...저 정도면 저처럼 남자답지 못한 사람도 그럭저럭 입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마린 어깨 넓이는 여전히 넓은 편으로 내버려뒀고, 캐리건이나 나이트엘프나 현대 사회 기준으로도 굉장히 여성스런 몸매를 갖고 있다는 걸 감안해보면...결국 이건 남성/여성적 매력을 적당히 과장시켜 유닛 디자인을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음, 당연한 이야기죠.
마지막으로 메딕 팬아트. 물론 메딕이 어떻게 저 주사기로 마린 강화복을 수리하냐는 고전 떡밥 역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이 역시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결국 게임은 현실이 아니니까요.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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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의 어깨폭 얘기는 이미 고전 떡밥이 되어버렸지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아래는 의무관 영웅 유닛 '싴병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