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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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군대를 제대하고 공학계열의 대학교 학부생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제가 군대를 갔다오면서 머리가 많이 트였습니다(제대한 건 09년 11월).
인생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공대에 와서 보니까 현실이 느껴졌습니다. 취업률, 취업, 진로, 공대는 걱정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취업이 힘든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힘든 게
공대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인풋 자원 자체가 부족하다는 국내 공학계의 실상을,
그렇기에 취업은 쉽지만 회사에 들어가면 일의 특성상 여가가 거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메카트로닉스 계열이며, 학교는 취업이 매우 잘되는 편입니다. 40% 정도가 공기업/대기업을 갑니다.
다른 공대도 꽤 그렇겠지만..)
즉, 취업이 문제가 아니라 인생이 문제였던 것이라는 것을, 이제 와서 알아버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보기술분야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자신이 없어서 기계계열에 가까운 메카트로닉스를
공부하고 있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성적은 괜찮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냥 재미가 없습니다. 적성에 맞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직장에 들어가서 신입사원, 막내로서 정신못차리고 야근밥먹듯이 하며 간신히 자리잡아보니
이미 30대가 넘었다는 그런 미래는 너무 답답합니다.
제가 바라는 이상적인 조건은 연봉이 2천만원만 되도 좋은데, 퇴근이 6시 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매일 몇 시간 정도는 자기계발이나 여가를 가지고 싶은 것입니다.
(돈이 많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 보다는 먹고살 수 있으면 매달리고 싶지 않습니다.
건강도 자산이라고 생각하니까 야근만 하는 건 싫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안그럽니다. 적어도 2500은 거의 다 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3천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신입사원이 보너스 50%해서 LCD부문의 경우 연봉이 5천까지 갔다는 선배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건 저는 선망하지 않습니다.
저는 어떤 선배도 공학계열에서 칼퇴근 한다는 이야기를 못 들어본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그런
직업을 선망하는데 말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저보다 먼저 사회에 계시는 분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철없는 제가 어떤 공부와 어떤
사고방식과 생각을 해야 더 후회를 덜 하게 될까요? 쉽게 말하면 저는 연봉은 적어도 좋으니까,
안정적이고 칼퇴근이나 여가가 있는 삶을 원합니다(쉽게 말하면 다운 쉬프트 족이랑 유사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학계열에는 일의 특성상 그런 계열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경우의 수는 이러한 것입니다.
1. 9급 공무원 전산직 시험에 합격한다(운이 좋다면). 이 경우에는 학과 공부와 공무원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산직을 하는 이유는 정보기술이나 컴퓨터 관련 분야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2. 공기업을 준비한다(그나마 대기업 보다는 야근이 적고 여가가 있을까 시퍼서). 그러나 이 경우에는 산업기사가 아니라
기사 이상의 자격증이 최소한 요구되며 그것도 2개는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공사는 들어가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3.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가되 어차피 야근을 안할 수는 없으니 거기에 대해선 포기하고 차라리 전망있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반도체 장비 계열로 입사한다. 삼성보다 오히려 엔지니어에 가까운 기술들을 습득하여 퇴직하더라도 재취업이 용이하므로
안정적이진 않더라도 생계는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입은 위 두 경우보다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신입일 때나
몇년 지나서 회사에 대해 이해하고 시스템에 대해 꿰뚫기 전에는 여가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다.
4. 그 외의 길?..
1. 공무원은 기술직은 크게 전망도 없고, 얼마 뽑지도 않습니다. 조직관련상 기술직도 승진하려면 일반직으로 편입됩니다.
거기다가 동종 계열이라고 해서 크게 유리한 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해당 전공자 지원자가 대부분이니까요..
시험당락은 그리고 영어가 좌우하죠. 이건 뭐 공사쪽도 마찬가지일듯합니다.
한전 합격자 토익평균이 900인가였다는 이야기를 꽤 오래전에 들은것 같습니다.
공무원 자체가 정시퇴근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도 신입에게 그렇게 잘 적용되지는 않을겁니다.
큰 기관으로 갈수록 퇴근시간이 늦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기술직은 동사무소 같은데는 별로 없죠.
현재 한국에서 야근 안하고 자기 시간을 활용하면서 신입이 일할수 있는 직장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중소기업은 오히려 대기업보다 상황이 더 안좋죠. 급료도 못 받으면서 일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수 있으니까요.
공무원이 그나마 현재 이야기 하시는 그런 타입에 가장 맞는 일이지만, 공사 들어가는것만큼이나
공무원 공채 합격하기도 어렵습니다. 공무원을 지원하시려고 한다면 학과 공부는 학점만 대충
졸업에 맞춘다고 생각하고, 공무원 시험에 올인해야 합니다. 이미 운으로 합격할수 있는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전망있다랄수 있는 하위직인 국회직8급의 경우에는 몇년전에 합격자 전원이 SKY대학 출신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시험을 보는데 가장 잘 훈련된 사람들이 이제 공무원 시험도 대거 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특별한 가산특전(국가유공자 같은)이 없을 경우에는 평균 2년 정도 공부할수 있을만한 경제적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잘은 모르지겠만 은행쪽도 기술직은 뽑는것 같으니 자기시간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금융쪽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각 금융기관 과거 공채 자료등을 한번 검색해 보세요.
금융쪽도 칼 퇴근의 대명사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쪽도 업무 외쪽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히 있을겁니다. 직원에게 금융상품 판매를 할당시키거든요.
제가 쓰는글이 의외일것 같습니다만,
이민 오세요. 저의경우는 KAIST 전자과-> 대우-> 이민 입니다. 이곳 캐나다에 오셔서 맘것 자유롭게 살아 보세요. 젊은 나이일수록 이곳생활 적응이 더 쉽습니다.
공학 분야의 에로사항을 말씀 하셨지만, 어떤 분야던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도 있지만, 어느 사회에 있던지 대충 대충하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모두 칼퇴근 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미국 공무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결국은 본인의 인생관이 중요하다가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공학을 하던 안하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계발을 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지금 당장 경제적 여건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친구들은 연봉 8000 받는데, 칼퇴근 하는 나는 연봉 2000에 있어도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되도록이면 큰회사나 공무원이 되시길 추천 합니다.
(큰회사나 공무원이 자기 계발을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에 비해 눈치를 좀 덜 보면서 지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 친구 중에 하나는 많은 돈을 들여서 유학까지 갔다 왔지만, 요즘 기업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컴퓨터에 익숙해지질 못해서 직업을 못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공학이던 아니던 사회는 계속 급변하고 있습니다.
역간 딴지 같아 죄송...
일이 힘들 것 같어서 공대가 아닌 다른 쪽을 알아보고 싶다 하신다면, 그건 절대로 착각입니다. 인문계열이라고 밤샘 안하는 거 아닙니다. 컨설팅 업계에서 잘 나간다는 액*추어 보면 매일 새벽에 퇴근합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계열 역시 가장 밤샘이 많고 구조조정이 잦은 업종입니다. 그 나마 인문계열 쪽에서 가장 연봉 높고 유망한 동네라는 금융과 컨설팅이 그렇습니다. 출판사 편집자 역시 야근을 밤먹듯 해야 하고 그나마도 나이 40이 되면 전직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공계보다 인문계가 그나마 야근이 적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직장이 세상에 존재하긴 하나 싶습니다.
신입 시절부터 연봉 많이 받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폐가 있습니다. 솔직히 신입은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능력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기업은 그 사람이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연봉을 줍니다. 이공계든 인문계든 뭐든 능력자가 기업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면, 받는 것도 많습니다. 억대 연봉자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만큼 기여를 합니다. 기업은 절대 바보가 아니죠.
취업을 할 때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면 기계에 관련된 산업계에서 돈을 버는 기업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 제조라던지 산업 기계 생산이라던지, 어디까지나 기계 공학이 근간을 이루는 분야의 기업에 들어가야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전자 공학을 전공했다면 전자 공학이 근간을 이루는 기업, 전자 회사 같은 곳에 들어가서 전자 회로를 설계하는 그런 업무를 맡아 하면서 캐리어를 쌓는 게 좋습니다. 화공이 전공이면 화학 쪽 기업으로 가는 게 좋은 게 당연 지사입니다.
전공 분야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자신이 여러 해 동안 공부하고 익힌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잘 모르는 분야로 가서 처음부터 밑바닥부터 새로 공부해서 그 쪽 전공자들과 경쟁하고 싸워서 무언가를 이룩해 보겠다는 것은, 하늘이 내린 능력자라면 모를까 애당초 승산이 별로 없습니다. 양수겸장이라는 게 듣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진짜로 상충되는 두 분야를 다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자기가 전공한 분야에서 죽도록 노력해도 성공하기 힘든데,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 성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말이 안되는 얘깁니다.
은행이나 건설회사에도 전산 계열직이 있긴 하고, 자동차 회사에도 전자 공학 전공자가 필요하긴 합니다. 다만, 그쪽 전공자들이 신입으로 들어가서 어느 정도 직위에 오를 때까지는 일 할 수 있겠지만, 나이 먹으면 임원이 되거나 크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애당초 그른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 전산실에서 아무리 죽도록 일한다고 하더라도, 금융 업무를 제대로 하면서 돈 굴려서 은행에 돈을 벌어다주는 능력자에 비해서는 별로 기업에 기여한 게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그 은행에서 출세하거나 거물이 되거나 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솔직히 경영자 입장에서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것이 정답일 겁니다.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시기가 되면, 어느 쪽이 칼날 위에 놓이게 될 지 자명하죠. 전산 쪽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IT 쪽 기업에 가야 제대로 성장하고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한 얘깁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기업에서 일할 때 두 가지 스타일의 기업이 있습니다. 한 쪽은 '굵고 짧게', 다른 한 쪽은 '가늘고 길게'입니다.
가늘고 길게 스타일의 기업은 왠만해서는 해고가 없고, 평생 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야근 위에서 시키면 해야 하고, 더러운 꼴 당해도 그냥 그려러니 합니다. 또 연봉도 짜고 급여는 평생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보다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라는 것 자체가 결정적인 장점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늘고 길게'를 표방하는 기업이라면 백화점, 과자, 껌, 호텔 쪽으로 유명한 'L' 그룹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신입 사원 연수 자리에서 '가늘고 길게' 살자를 가르쳤다는 전설이 전해오죠.
굵고 짧게 스타일은 큰 실책 한 방이나 또는 몇 년간 돋보이는 실적이 없으면 해고를 걱정해야 하거나 사실상 사표를 내야 합니다. 누가 시켜서 일하기보다 워낙 경쟁이 심하므로 살아남기 위해서 알아서 미친듯이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이자 동기부여이고, 일반적으로 업적에 따라 금전적으로 보상을 해 주므로 나이 40이면 왠만한 능력자라면 억대 넘길 수 있습니다. 다만 끝없이 일하고 끝없이 대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누구나 아는 한국 대표 간판 기업 'S' 그룹의 'S' 전자가 바로 이 '굵고 짧게'의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굵고 짧게든 가늘고 길게든 어떤 인생을 살 지는 자유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조직이 가늘고 길게의 대표적인 곳이 되겠죠. 솔직히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정년까지 무사히 마치는 것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작은 사건 사고가 문제가 되어 공무원 자리를 내 놓고 사표를 써야 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습니다. 제 주변만 해도 본래 공무원이셨던 분이 꽤 많지만, 정년을 채운 분은 몇 안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걸 느꼈네요. 역시 방법은 부딪히는 것 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역시 전공한 분야가 근간이 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심도있는 진로를 걷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하긴 생각해 보면 전산계열, 특히 IT 개발자들의 대우가 처참한 건 알고 있었기에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렇다면 그나마 나의 재능이나 능력을 가장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전공을 유지하고 주력으로 보존해가야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겠죠!
그렇다면 차라리 일에서 흥미를 느끼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그것 역시 쉽지 않겠지만...
저는 전자 공학을 전공하고, 2달 전까지는 3년 가까이 반도체 회사에서 설계 일을 했습니다. 아시는대로 퇴근 시간 뭐..-_-a 암흑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제가 가진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100%는 아니지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의지했던 팀장님 떠나고 나니, 바로 위 대리님이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팀장 맡으면서 어그러졌지요.
"광희씨. 그걸 왜해? 하던거나 해."
그래서, 지금은 출판사에 들어가서, 전자책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 다른 분들이 6시 되면 왜 집에 안가냐고(이봐요! 나 아직 좀 더 해야 된다 말이야!.ㅜ.ㅡ)하시고, 월급도 그만한하면 이전 다니던 회사보다 더 좋게 받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간 이유가 전자책 비지니스에서 일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오늘 예전에 모시던 팀장님께 전화 했더니 그분이 그러더군요.
"야. 꿈은 이루어지는구나. 네가 그만큼 노력했으니 얻을만한 걸 얻은거야."
정말 하고 싶으신게 뭔지부터 결정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런것 같습니다. 많은 연봉도 칼퇴근도 제가 바라던건 아니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분야에 최대한 가까운 무언가를 찾던 여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 저도 아직 인생의 길이 많이 남은 사람이라서 어줍지 않은 충고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