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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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 단 척의 배에 의존하여 광대한 우주를 항해하는 이야기는 여러번 봤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듭니다. 사람은 결국 먹고 사는 생물인데, 그 배 안에서의 경제는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요.
재산에 대한 개념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은 듭니다.
한정된 공간(설령 업그레이드나 모듈 추가로 늘린다 쳐도)에서 부동산이란 개념은 있기 어렵습니다. 땅 뺏기면 갈 곳이 없으니까요. 굶어 죽는 사람도 있으면 곤란합니다. 어지간하지 않은 이상, 지금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살릴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폐쇄공간에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까요?
이렇게나 자원 회전이 어려운 곳에서도 경제가 어떤 변화를 맺을지 참 궁금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광대한 우주를 넘고넘어 도착한 살만한 행성에 도착했습니다.
행성에 도달한 후 경제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픽션에서 본 것은...
1. 히가란: 전혀 언급 없음
2. 테란: 쓸데 없어 지구에 추방된 인간들. 과정은 아무런 언급이 없지만 자본주의 체제(지구에 살던 방식)를 재도입
3. 다크템플러: 테란과 동일. 역시나 과정은 언급이 없으나 프로토스식(아이어에서 살던 방식)을 재도입한 것 같음
어째건 종합해 보면, 픽션에선
고향에서 살았다가 → 단 한순간에 대장정에 적응하고 → 또 단 한순간에 엤날에 살던 방식으로 산다...
가 됩니다. 참 쉽네요(...)
그치만 사람(이나 외계인)들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한번 적응한 대장정당시 생활방식을 어떻게 버리고, 대장정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무인 행성에 갓 도착한 직후에 이들의 생활방식이 곧바로 변하게 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한번 길들여진 대장정식 조직경제가 개인주의적 경제로 돌아가는데엔 어떤 과정을 통하게 될까요?
[물고기군] 밤이면 언제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사랑하고픈 사람과 별을 바라다 보고 싶을때 비오는날 우산들이 공허하게 스쳐갈 때 노래부르는 물고기가 되고 싶고 날개달려 하늘을 날고싶다. 아침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돌려 회색의 도시라도 사람의 모습을 느껴본다 부디 꿈이여 날 떠나지 마소서... [까마귀양] 고통은 해과 함께 서려가고 한은 갑갑하메 풀 길이 없네 꿈은 해와 함께 즈려가고 삶과 함께 흩어지네 나의 꿈이여 나의 미래여 나의 길을 밝혀 밤의 끝을 보내길....
상당히 흔한 소재군요. 언급하신 작품외로 마크로스나 파피용이나 닥터후에서나 그런 것들이 등장하긴하죠.
이 3작품들에선...
마크로스: 함선내의 도시 구역, 농경 구역, 산업 구역이 다 존재하므로, 지구에서의 삶과 똑같이 영유 할 수 있음. 한마디로 마크로스에서의 삶은 지구와의 삶과 거의 다르지 않고, 때문에 이주 할 행성에 도착해도 가지고 있던 물자로 여유롭게 건설하면 됨.
애초 목적이 식민 행성 개발이고, 많은 준비을 했기 때문에.....생활 방식을 바꿀 필요도 없고.....그냥 바로 적응하겠죠. 음 그리고 단 한척이 아니라 수많은 함선이 같이 움직이니까.......말씀 하신 주제랑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군요.
물론 초기엔 마크로스 단 한척만이 이동 했는데, 그 속에도 충분한 도시 구역이 존재했고 물자도 넉넉해서 그런지 지구에서의 자본주의 삶이 그대로 적용되었씁니다.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애초 목적이 단 한명이라도 살아 도착하는 것 이기때문에......경제고 뭐고 없음
닥터 후: 뉴 시즌 5에서 등장하는 에피소드로, 잉글랜드 전체가 이주 하는 함선이 나옵니다. 문제는 도착하는게 주 주제가 아니라 이동 하던중 일어나는 사건이 주 주제이므로, 아무런 언급 없음.
아마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재화가 어느 정도로 넉넉한가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요소는
1. 충분한 재화가 있다. - 지금의 삶을 그냥 영위할 수 있겠죠. 충분한 공간과 충분한 재화가 있다면 말입니다.
2. 재화가 모자란다. -예를 들면 특정 시간동안 특정 항성계에 가야 하는데 적어도 인류가 몇명 이상 타야 한다든가.
하지만 아무리 준비해도 그들을 배불리 먹일 재화가 없다면, 아마도 배급경제로 가기가 쉽겠죠. 이를테면 전쟁 이후의
피폐한 생활상이랑 많이 비슷할 겁니다. 굶어죽지 않도록 하긴 해야 겠지만 안정된 상황이 아닌 경우 이를테면
곡물생산섹터가 화재로 기동불능이라면 흉년을 맞은 전후의 악몽처럼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가 되겠죠.
사실 SF세계에서 자본주의가 득세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습니다.
SF는 상당히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옹호하고, 아마도 발전된 미래라면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형태의
극미래적 사회주의 형태를 띌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겠죠.
일단 함선의 규모가 불가피한 이유로 인해서 승선한 인원을 충분히 보급하기에 모자른다면 배급제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먹는 식량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배급제를 하여 최저선의 식량을 보급한다면 함선이 유지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인구의 규모가 몇 백, 몇 천 단위라면 지구를 출발할 때 정해졌던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 기존의 세력보다 뛰어난 능력+a로 새로운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이죠.(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러기 위해선 기존 지배층이 불가피한 죽음등의 사고가 발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주선은 외부의 영향이 거의 없는 대단히 안정적인 사회라는 염두에 두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인구의 규모가 몇 만 단위로 늘어난다면 마크로스에서 묘사된 것과 비슷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주선은 항상 태양 등의 항성으로붙 균일한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면 우주선은 기본적으로 닫힌계이고 인구가 아무리 많고 적든 농업이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인공 태양을 통해 경작하는 것은 에너지의 손실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박테리아를 이용한 것이 가장 편리한 식량생산 방식이 되겠죠. 뭐, 생각해보니 항성계를 지날 때 항성으로부터 쏟아지는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보금자리가 될 행성에 도달했다면 그 때부터 인류의 생활방식이 바뀌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적응하기보다는 우주선에서의 생활방식을 고수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편안함을 버리고 새로운 행성에 걸맞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개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다면 가만히 있는 사람과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한 사람 사이엔 격차가 발생하겠죠.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이상 새로운 생활방시에 적응한 사람이 사회의 주류가 될 것이고 더 많이 전파하고 더 많이 번식할 것입니다. 몇 세대가 지나기 전에, 심지어는 한 세대가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생활방식이 고안되고 발전되고, 인류는 거기에 적응할 것입니다.
성계 시리즈에서 아브가 식민을 위해 떠날 때, 유아논-닫힌 문 덕분에 에너지 문제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맡은 우주선 담당에 의해 계급이 정해지고, 도제 제도가 도입됩니다. 세습제랄까요.
경제는 공동 재산제. 결혼 제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건 차라리 종족 특성에 가까울지도...)
정착할 곳(그곳마저도 우주 공간이긴 합니다)을 찾은 후에는 정보 상인 겸 군인으로 우주를 누비게 됩니다.
대형 우주선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먼 우주로 날아가는 이야기라면,
SF를 오래 읽어 온 독자들은 당연히 보그트의 <스페이스 비글>, 폴 앤더슨의 <타우제로>를 떠올릴 텐데요.
<스페이스 비글>에서도 <타우제로>에서도 먹고 사는 문제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된다는 식입니다.
딴은 대형 우주선은 자체적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죠.
어쩌면 베겔이 더 리얼할지도 모르지요.
필수적인 부분에는 징발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자유경제....그러나 막판갈수록 징발하는 부분이 더 커지겠지요.
아니면 베겔 스핀오프 레이져 처럼 징발이라고 쓰고 약탈을 하는 군국주의가 될지도....
스타크래프트의 테란은 냉동 동면상태로 항해했습니다. 그냥 잠만 잤으니까 생활도 경제도 뭣도 없었죠.
코프룰루 섹터에 닿은 후에 깨어나서 '아 잘 잤다. 왠지 여기는 목적지가 아닌 것 같지만 별로 상관없어' 주섬주섬 나라를 만든 겁니다.
홈월드1에서도 히가란 인들(정확하게는 카락인들?)의 상당수는 냉동 동면상태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령 카타클리즘에서 비스트 슬레이어가 된 키쓰 솜타우도 1편 내내 대부분이 냉동 상태였다죠.
이렇게 냉동 동면 기술이 있다면, 소수의 당직근무자만 교대하고 대부분은 재워서 아주 간편한 항해가 될 듯 합니다.
<라마와의 랑데뷰>가 괜찮은 해답이 될 듯합니다. 아서 클라크 본인이 쓴 거 말고 젠트리 리와 공저한 속편들이요.
읽은 지 오래 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일단 지구인 외에도 다양한 행성 출신이 거주합니다. 라마 우주선 생김새는 이미 삽화로 많이들 나왔으니까 아시겠죠. 거기서 구역을 할당하여 지냅니다. 경제 방식은 농업에 기초했던 걸로 기억하고, 물자를 만들어내는 초과학 덕분에 공산품 생산에 별 지장이 없었던 것 같네요. 라마 내부엔 작지만, 바다도 있고, 극지방도 있고, 인공 태양도 있어서 뭐든 다 안에서 해결한다는 방식. 아마 책을 읽으면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올 겁니다.
이 우주선의 최고 문제는 결국 경제 방식이 아니라 지구인들의 정치 문제였지만.
기존의 사회와 다른 것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아닐까요? 이런 상황을 거친 후 새우는 사회는 작가 맘대로 다 되는 것 같은데...
주로 유토피아가 세워지거나 디스토피아가 강림하는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