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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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즈음해서 플레밍 박사님이 개발한 페니실린은 최초의 항생제라고 할만한 물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큰 발견이 아니라 여겨졌고, 그 겸손한 플레밍박사가 왜 저렇게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라는 반응이 대세였죠.
페니실린은 다들 아시다시피 푸른 곰팡이가 세균을 막아내는 기작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세균이 분열을 계속하려면 세포벽 층에 펩티도글리칸 층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 펩티도 글리칸에 계속 페니실린이 반응을 일으켜,
연속적으로 합성하여 벽을 만들어내는것을 방해하지요. 세포벽이 제대로 합성이 되지 않으니, 분열시에 합성이 덜된 세포벽층을
만들어내는 상태이니 제대로 될리가 없습니다. 결국 세포막이 터져 죽게되지요.
현재로서는 이 원본 페니실린이 제대로 들어먹는 세균은 별로 없고, 개량을 한 페니실린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항생제가 발견된지 이제 한 50년즈음 된것 같은데... 인류의 역사를 따져보면 참으로 짧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발견전엔 전쟁시엔 치료를 해도 감염으로 인해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수술은 정말 생사를 넘나드는 것이었죠.
그리고 현재... 이제 항생제가 개발된지 50년즈음 되었는데, 슈퍼바이러스, 슈퍼세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세포 동물은 중추신경계가 나가면 그걸 사망으로 칩니다. 반면에 단세포동물은 먹고싸고 분열못하면 그걸 사망으로 치지요.
이같은 차이는 매우 큰데, 다세포동물은 각 조직이 필요한 부분을 전담하여 생명유지를 돕고, 궁극적으로 중추신경계를 유지시키지만, 단세포 동물은 세포 그 자체로서 대사작용, 분열이 가능하며 여기에 다세포동물만큼 복잡한 기작이 필요치는 않습니다. 해서, 다세포동물이 변이를 일으키면 그 결과는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단세포동물은... 변이 한두개쯤 일어나도 그닥 상관은 없지요.
이같은 결과는 단세포동물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닐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려주었습니다.
진화의 기본을 이루는 이론은 자연 선택과 변이입니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나돌았을때 유럽인구 반에 달하는 인간이 죽었습니다. 위생불결도 큰 몫을 차지는 합니다만....
다만 현대시대에는 흑사병은 그냥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한 병이죠. 암은 어떻습니까. 수술로 조기치료만 하면 심각한 병은 아닙니다.
최근엔 완치율도 점점 늘고있죠.
최근의 인플루엔자같은 것이 과거에 돌았으면 현대판 '중세시대 흑사병'의 재래가 되었겠죠.
가족간에 관련 병을 앓고 있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이되겠지만....
이같은 것이 의미하는 바는 '죽어야 할 사람'이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안죽는 것'이라고 해석가능합니다.
자연선택을 거부하고 생존한다는 것이죠.
이같이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거나 적응 가능 한 개체만 남도록 거르는 과정을 거스르고 살아남는것을 진화에 거부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자손세대는 어떨까요. 아마도 암같은거 생겨도 문제가 안되니 고장난 유전자가 도태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을 것이겠죠.
나중되면 홍역처럼 암도 의례히 거쳐가는 의식같은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슈퍼바이러스나 슈퍼박테리아만 남는다면 항생제가 필요가 없어질테니 인구수도 도로 급감할지도 모르겠네요.
개체에게는 안된일입니다만, 개체군에게는 진화를 멈춘다는 것이 나중에 화산처럼 크게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엔 인구 반정도가 죽는게 아니라, 인류멸종까지 갈지도 모르겠네요.
의학이 개체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개체군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Sed Deus Non Vult
상당히 흥미로운 의견이네요. 세균과의 싸움에서 면역 체계가 진화하는데, 항생제는 바로 이런 면역체계의 진화를 막는다...
한 단면만을 보면 그것이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생제만이 의학은 아닐 것입니다. 조금 다르지만, 농업에서는 특정한 질병에 강한 품종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진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자신이 강력한 면역 체계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의학의 발전에 따라 우리는 항생제의 도움 없이 병을 이겨내는 수단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전에는 자연이 선택을 맡았다면 이제는 인간이 선택을 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사례로, 말라리아에 잘 걸리지 않는 부족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선천적으로 적혈구의 산소 전달 능력이 떨어지지만 말라리아에 만큼은 유용하다고 합니다. 의학의 발달로 적혈구의 산소 전달 능력은 그대로, 말라리아의 예방 효과만 높이는 방법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말라리아에 잘 걸리지 않는 진화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전에 진화의 방향성 글이 올라온 글의 댓글에 달았던 내용이었는데...
흔히 말하는 '겸상적혈구빈혈증'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30대초반을 넘기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성질이 도태되지 않고 남아있는 이유는 이 기형적혈구에 말라리아균이 들러붙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이것이 통용되는 이유는 애초에 적혈구가 기형이기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유전자치료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전자가 결여되어 생기는 질병의 경우는 해당 조직의 세포에 유전자를 넣어주면 됩니다.
그러나 유전자가 있긴 있는데 변이되어 제기능을 못하는 경우에는 답이 없습니다. 유전자를 넣어줘도 생각만큼 효과를 볼 수도 없구요.
방법이 있다면 해당 조직을 싸그리 긁어낸뒤, 줄기세포를 고쳐서 장기로 분화시키고 도로 이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자손세대에 고쳐낸 성질이 유전되는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아예 처음부터 난세포와 정자를 딱 하나씩만 골라내서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잘못된거 있나없나 보고, 도로 집어넣는 기술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 유전자 검사를 한다는 것은 인간 지놈 프로젝트급의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TV에 나오는 친자 자식 같은 것과는 다릅니다. 그건 대략적인 검사일 뿐이고, DNA는 단 하나만 잘못되어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겸상적혈구는 아미노산 배열이 딱 하나 잘못되어 나오는 결과입니다. 유전자가 잘못되어 생기는 병은 발병 후에는 원인을 추적하여 알기 쉽지만, 그 전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성질을 만들어 낼 수도 없습니다.
인간 지놈 프로젝트가 완료가 되었는데도 아직 DNA가 비밀에 휩싸인 까닭은 '설계도'는 있는데 이 설계도대로하면 뭐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그 기능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있는 DNA서열을 검증도 하고 연구하여 쓸순 있지만, 전혀 새로운 DNA를 만들어내진 못합니다.
때문에 유전자 조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은 예전부터 작물을 교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왔죠. 몇달전에 '자연상태에서 키운 사과는 병충해를 이겨낸다.'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때는 주제가 된 방송을 안보았기때문에 별 말이 없었지만, 며칠 후 재방송을 해주더군요. 그리고 고개를 끄덕한게...
맞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자란 과실은 병충해가 안걸려야 정상입니다. 병충해도 과실이 썩어들어갈 것 같으면 그 품종은 이미 옛날에 도태되었어야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식물에도 면역체계가 있기 때문이죠. 사과벌레라면 몰라도, 뭔가 보조 약같은게 필요한 시점에서 이미 정상은 아닌것입니다.
치타는 어떨까요. 치타는 멸종 위기까지 갔던 동물입니다. 현재 억지로 되살려낸 치타에는 치명적인 결함이있습니다. 한 개체군에게서 유전자의 다양성의 총 합을 유전자 풀이라고 하는데, 치타는 이것이 매우 좁습니다. 치타에게 치명적인 병이라도 생기면 면역체계가 넓지 않은까닭에 전멸하기 십상이지요.
사과와 치타.. 약간 닮은 구석이 있다고 전 봅니다. 사과는 인간이 키우고 먹기 좋은 것만 생각하고 조작된 과실입니다. 목적없이 자라나는 자연상태의 진화와는 다르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지속적인 변이를 시켜온거죠. 인간에게 인플루엔자가 있고, 치타와 마찬가지로 사과에게도 농약이나 어떠한 처치가 없어지면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유전자 풀이 한정시킨 것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인간이 진화를 주도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화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다양성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을것 같다.. 라는것의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다양성을 가지고 한다고 해도, 한가지 특성을 만들어내는데 일일히 시험하고 체크하고 그 다음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생명과학의 특성상, 자연이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할것 같아요.
의학과 병원균과의 싸움에서 의학이 밀린다면, 의학이 발달하기 전 원시 시대 수준으로 건강도가 내려갈 뿐입니다.
많이들 죽고 많이들 괴로와하겠지만, 그걸로 인해 인류 멸종에 이르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의학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다른 동물들이 단순히 병원균에 의해 멸종에 이르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보면, 인류같이 별다른 의학 도움 없이도 생태계 정점에 위치하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의학에 의존하며 살던 '연약한' 개체가 모두 죽는다고 해도, 아주 건강한 1%만 살아남는다 해도 그 수가 6천만 명... 선사 시대에 살던 인류의 개체 수를 훨씬 뛰어넘거든요.
그러고보니, 멸종은 좀 힘들겠죠..?;; 세균과는 상관없이 고장난 유전자가 쌓이더라도, 오히려 생존에 적합한 개체가 아예 안나오진 않겠네요. 그 개체가 결혼에 성공한다면 이야기이겠습니다만..; 확실히 세상엔 의학 도움 없이 사는 아프리카 원주민들도 있으니까요.
문제가 되는건 슈퍼박테리아뿐 아니라, 암같은 유전병도 포함이 되긴 합니다. 암 발병 증가 추세에 있는 것도 임계점을 넘지 말아야 하니까요.
흠.... 식물도 내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육종을 합니다. 사과같은 과수의 경우 유묘가 성숙하여 꽃이 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교잡육종을 하지 못하고 실생 묘 중에서 적합한 특성을 지닌 것을 선발하거나 아조변이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육종해야하지만, 1,2년생 작물들같이 유묘에서 성숙하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지 않은 식물의 경우에는 내병성이 강한 다른 재배품종이나 기본종 중 내병성이 강한 특성을 지닌 개체들과 교배시켜 내병성이 강한 신품종을 육종할 수 있습니다. 화훼 중에서는 백일홍의 원예품종 중 Profusion 시리즈에 속한 품종들이 대표적이요. 이렇게 이미 충분한 다양성이 유지되고 있다면 인위적인 선발이 한계를 지닐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선발과 조작의 과정이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생물학적 발견들과 이에 기반한 신기술의 개발을 통해 이러한 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예로, 육종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유전자를 직접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검정교배 등을 해야했기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현재는 분자마커를 이용하여 육종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유전자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고 유전자 조작에 한계가 많다고 하여도, 생물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는 한 새로운 발견들이 있을 것이고, 이에 기반하여 의학에도 지속적인 발달이 있어, 제기하신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건 사족이지만;; 자연상태에서 키운 사과의 예시는 죄송하오나, 좀 적합하지 못한 듯 합니다;; 그 농부분께서 기르시는 사과도 야생사과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 기르시는 것도 일반적인 사과 품종이지만, 재배 환경을 달리 하셨을 뿐입니다. 확실치는 않으나, 질소를 적게 시비하여 식물체가 셀룰로오즈를 더 많이 합성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적당한 환경에 두면 썩는 대신 그냥 마르는 것 같더군요. 대신 수확량과 사과 하나하나의 크기는 관행농법에 따라 재배한 사과에 비해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간만 홀로 진화 하지 못하고(막고) 세균만 진화한다면 결과는 자명하겠죠.
현재 슈퍼박테리아는 제한적인 영향만 끼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바이러스보다는 덩치가 커서 제어하기가 좀 쉽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인공면역체계가 없으면 인류가 생존하지 못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와 같은 이유로 유전공학적인 조제를 합리화 하게 될지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