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오늘도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안집에 맞은 산 밑에는 논이 있습니다. 그래서 집안일을 끝난 무렵에 돈사에 나오면 개구리가 우는 소리를 계속 듣습니다. 올해는 언제부터 개굴개굴 거리는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못하지만 - 지난 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 소리를 들으면서 제가 시골에 산다는 기쁜 감정을 느낍니다. 서울 같은 데에는 몇 안되는 지역을 빼고는 개구리 소리를 전혀 못 들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듣고나서는 목욕합니다. 돼지우리에 있다보면 그 곳 냄새가 베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다른 데에 가는 경우가 많기에 몸을 안 씻고 가면 상당히 불편합니다. 여동생은 교회 유치원 강사를 맡아서 그런지 돈사 냄새를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요.- 그런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기까지 하지만, 참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집안일을 완전히 끝냈으니 마음놓고 푹 쉴 수 있구나. 이런 마음을 담은 습관이라고 할까. 이런 생상을 합니다. 점심 먹기 전에도 집안일을 끝낸 듯과 같은 마음으로 목욕을 합니다. 잠시라도 쉬더라도 목욕하고 나서다. 이런 습관이 배어 있어서 돈사일을 했으면 아주 예외가 아니라면 목욕을 계속 합니다.
시간이 오후 9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지금 있는 여동생 아파트에는 스카이라이프가 없습니다. 오후 10시에 OCN에서 <300>을 방송하는데 놓치고 싶지 않아 제목에 나왔듯이 오늘에 있던 일을 아주 짧게 씁니다. 오늘은 아파트에서 새벽 3시에 늦게 자다가 아침 7시를 넘고 여동생이 깨우고 나서야 안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까닭은 인터넷 중독입니다. 특히 엔젤하일로 폐인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다른 인터넷 사이트가 있지만 시간 관계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생략합니다.
안집에 돌아가서는 인큐베이터에 있는 새끼돼지를 자돈사로 옮긴 일을 도왔습니다. 인큐베이터 8칸 중에서 3칸에 있는 돼지를 자돈사 2칸으로 옮겼습니다. 돼지 이동으로 비게된 인큐베이터는 주변에 돈사에 있는 물분사기를 이용해 물청소를 했습니다. 밥통은 인큐베이터 밖에서 씻고, 벽은 물뿌리개와 쇠수쇠미로 사전 작업을 한 뒤에 분사기로 한 차례 씻었습니다. 돼지오줌을 처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 한 해에만 천만원이나 들어갑니다. - 마음놓고 물청소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아버지를 돕고 나서 몸씻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뒤에는 아버지와 함께 투표하려 읍내에 갔는데 그러다가 어머니와 마주쳤습니다. 몇 가지를 얘기를 하다가 어머니와 아버지는 장을 보려 택시 타고 갔으며 저는 자건거를 타고 여동생이 사는 아파트에 갔습니다. 거기에서 팜플렛을 보며 누구를 찍을까 생각하려 했는데 낮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여동생이 애걸복걸하며서 깨운 덕분에 간신히 투표할 수 있었습니다. 투표하고 나니 도우미 아저씨가 종료 3분 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신이 없었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은 친일파이며 민주당은 악질지주>라서 적어도 이 두 파벌을 찍을 리가 없습니다.
9시 48분이 되어 다급히 글을 마칩니다. 이제 OCN에 나올 300을 보려 안집으로 갑니다. 가기 전에 이 글을 제 블로그로 옮기렵니다.
This is Sparta!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
이번 여름에는 저도 귀농하신 부모님이 계신 지방으로 내려가 농사를 도울 예정입니다. 일단 올해에는 크게 일 벌이지 않고 간단하게 콩, 고추, 고구마로 시작한다고 하시는데, 무려 40 년 만에 농사일을 재개하시는 부모님께서 과거 20 대 때 팔팔하던 시절만 생각하시면서 큰 소리 치고 계신 것이 오히려 더 걱정입니다. 개인적으로 방학 기간 내내 밭일을 하고 나면 뱃살이 좀 들어가지 않을까 나름 기대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