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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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 주면 춤 추는 '범'고래]
한때 칭찬문화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자며, 회사마다, 학교마다 서로 칭찬해주기 바빴지요.
이때 크게 뜬 책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입니다.
조련사가 고래를 칭찬할 때 더 멋진 묘기를 부렸다는 데서 영감을 얻은 제목이죠.
그래서 아직도 칭찬문화가 남아있는 회사는 저 문구가 게시물로 붙어있기도 합니다.
간혹 가다 고래 그림도 같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고래 그림도.
문제는 사람들이 정작 책에 나오는 고래가 무슨 종인지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마다 머릿속으로 상상한 다양한 고래 혹은 바다괴수를 그리기 마련인데….
덕분에 웬 수염고래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 ‘칭찬은~한다.’는 문구가 박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인간은 수염고래를 칭찬할 수가 없죠.
인간이 주로 만나는 수염고래는 참고래, 혹등고래, 긴수염고래 등인데, 칭찬이 불가능합니다.
말이 안 통하는 걸 떠나서 애초에 크기 차이 때문에 서로 소통할 수가 없잖아요.
그 거대한 수염고래를 키우는 수족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이빨고래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돌고래가 있기에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거죠.
책 표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책에서 가리키는 고래가 범고래이기도 하고요.
저런 그림들을 보며 느끼는 점 하나는 ‘인간이 평소에 고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입니다.
수염고래를 그린 사람들이 왜 하필 수염고래를 그렸는지 저야 알 도리가 없습니다.
사실 인류는 이빨고래와 더 친숙한 까닭에 수염고래를 그렸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요.
큰 고래는 말향고래나 범고래, 작은 고래는 돌고래로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요.
혹시 과자 <고래밥> 표지 탓에 수염고래로 그렸을 거라는 망상까지 듭니다.
혹은 노래 ‘고래사냥’ 가사 때문일 수도 있죠. 말향고래는 절대 동해안 예쁜 고래가 아니니까.
뭐가 되었든 간에 평소 관념은 '인류가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고래는 이빨고래이다.'였습니다.
그런 관념이 깨진 사건(?)이라서 작은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이거 계속 동물 관련해서 까칠한 잡담만 올리는 듯하군요. -_-;;
칭찬은 고질라도 춤추게 합니다...같은건 안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