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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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었습니다만 관심있는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올려보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어제 12일부터 일요일인 1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됩니다.
입장료는 초중고생은 1000원. 대학생,일반인은 3000원.
출판관련 종사자(명함제시), 미취학아동, 65세 이상 노인, 장애자 , 사전등록자 등은 무료입니다.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수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회 주빈국이 프랑스라 작가 사인회라던가 이런저런게 많은데 제가 아는건 베르나르 베르베르 밖에 없네요.
회사업무차 코엑스 들렀다가 내친김에 둘러보았습니다.
론 허버드의 사이언 톨로지 홍보부스 (배필도 거의 경전 취급하더군요^^물론 론 허버드가 썼다고 하는 경전성격의 책들도 많더군요),
라에리안 부스 (성적인 무언가를 강조하는 부분이 있으나 차마 언급을....) 하이틴 만화분위기로 라에리안을 홍보하던데 이건 거의 안티수준이더군요^^, 한단고기 비슷한 분위기의 개벽홍보부스-거의 역사서를 새로 쓰는듯 하더군요, 그리고 무슨 부적까지 판매하는 이상한 종교단체도 한 부스 있더군요, 그리고 목사님 설교 틀어놓거나 목사님 사진 올려놓고 홍보하는 기독교 서적부스들이 열개 부스 정도 되는듯 하구요- 물론 이건 그 행사의 작은 일부분들이었구요 (그냥 개인적으로 구경하기?무척재미있었다는...)
책 표지를 수제로 만드는 코너들도 있더군요, 거기다 몇몇 대학 책 편집관련 학과에서의 홍보부스 작품들도 재미 있었구요.
여기저기 좋은 책들 전시하고 파는데도 많아서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sf 관련 책 파는데는 없더군요 흑흑흑
물론 저는 육아서적 두권( 아이가 변했어요 시리즈), 그리고 아이 동화책두권
마지막으로 지름신이 발동하셔서 뉴톤 기획시리즈 한 육만원어치 구입하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책전시회는 상대적으로 여자분들이 많았던것 같았습니다.
제가 대학에도 들어가기 전이었던 1990년대 초반의 도서전은, 출판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올림픽 공원의 체조경기장을 직접 빌려서 스스로의 힘으로 직접 치르던 소박한 행사였습니다. 관람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부스의 크기도 모두 아담했습니다. 아직도 생생한 당시 도서전의 추억 한토막은, 한양출판(모음사) 부스에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 세 권이 나란히 전시되었던 것을 보고 반가워 했었던 기억입니다. 당시 집권했던 정부(노태우 대통령 시절)는 돈 안되는 출판 산업에 별 흥미도 관심도 없었고, 그냥 출판인들이 알아서 도서전을 개최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출판인들은 애써 도서전을 열면서도 변변한 홍보도 하지 못하였고, 코엑스와 같은 교통 좋은 곳에서 개최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지하철역도 없었던 올림픽 공원에서 행사를 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러던 행사가 YS가 집권한 후 1995년인가 갑자기 국제 도서전으로 격상시켜서 나라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큰 행사로 만들었고, 개최지를 삼성동 코엑스로 바꾸고, 대통령이 나서서 테이프를 끊기 시작합니다. 딴은 YS가 그리도 좋아하던 '세계화', '보여주기 이벤트'로 도서전이 채택된 것이었죠. 이후 다독가에 애서가로 이름이 높았던 DJ 집권 시절에는, 대통령만 도서전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는 총리가 먼저 가고 다음날에는 대통령이 갔다 오고 이런 식으로 책 좋아하는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들이 계속 도서전에 왔다갔다 하게 되면서 더더욱 큰 행사가 되었습니다.
도서전 규모가 바뀌면서 성격도 바뀌게 됩니다. 아동 도서를 출간하는 출판사와 참고서 전문 출판사들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스를 만들게 되었고, 도대체 책잔치인지 멀티미디어 전시장인지 분간이 안되는 방향으로 가버리더군요. 그러면서 오히려 책을 제대로 만드는 출판사들 중 차츰 도서전 참여하지 않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2000 년대 중반부터 문학동네나 문학과지성사 등과 같이 문단을 주도하는 출판사들조차 아동서적 전문 자회사 명의로만 참여하고 해당 출판사의 메인에 해당하는 책들은 전시하지 않게 됩니다. 점점 도서전 행사는 그저 시끄럽고 어지러운 곳이 되어 갔고, 진짜 책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내실은 사라져 버립니다. 심지어 도서전에서 책을 보는 것보다 코엑스에 붙어 있는 반디북에서 책을 구경하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 되었습니다. 도서전의 유일한 매력은 할인 판매 뿐이었죠.
그러더니... 작년부터인가 난데없이 관람객들로부터 돈을 받는 유료 행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도서전을 직접 가서 볼 가치가 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서전이 유료 행사라는 것이 황당하더군요.
1990년대 초기, 코엑스가 아닌 올림픽공원에서 하던 시절부터 도서전에 갔었지만...
슬그머니 입장료를 받는 것으로 바뀌고, 그러면서 내실이 나아진 것은 없고, 앞으로 다시는 가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