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과 미사일...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사람을 겨누느냐 아니면 우주를 겨누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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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V2. 그 끝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


  독일의 우주 과학자들이 개발한 V2는 이를 실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쥘 베른 등의 작품을 읽고, 고다드, 치올코프스키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우주로 가려던 꿈을 꾼 독일의 학자들이 만든 이 물건은, 2차 세계 대전 중 주로 영국으로 날아가 수많은 이를 해쳤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소련과 미국으로 옮겨진 V2는 미사일이라는 이름을 벗고 로켓이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바로 이 로켓을 바탕으로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이 시작된 것입니다.


  1946년 오늘(5월 10일). 미국 뉴 멕시코주의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실험장에서 V2 로켓이 날아올랐습니다. 미국에 옮겨진 V2로서는 최초의 발사... 이름 그대로 군사 시설에서의 발사였지만, 이 실험은 동시에 로켓으로서의 V2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V2의 기술은 미국과 소련의 로켓 개발에 도입되어 세계 최초로 인공 물체를 우주에 쏘아올리게 했고(스푸트니크), 인간을 우주로 보냈으며(보스토크 1호), 결국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했습니다.(아폴로 11호)


  일설에 따르면 V2의 개발자들은 이 것이 처음 떠오르는 장면을 보고 "우리는 달로 갈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V2가 우주 여행의 도구로 이용되기에는 그후로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최소한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전쟁의, 살육의 상징으로서의 V2가 로켓으로 새롭게 태어난 날입니다. 미사일이자 동시에 로켓인 V2는 인류의 과학 기술이 가진 양면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V2로부터 스푸트니크와 보스토크와 아폴로와 스페이스 셔틀과 국제 우주 정거장이 탄생했지만, 동시에 사이드와인더와 스커드, 그리고 SS-20 같은 ICBM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로켓이 겨누는 것은 우주... 그리고 미사일이 겨누는 것은 사람...


  본래 미사일이었던 V2가 오늘을 기점으로 로켓으로도 활약했듯, 먼 훗날 현재의 미사일들이 모두 로켓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더 이상 사람을 겨누는 미사일이 존재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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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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