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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전투 공룡이지만, 의외로 인정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비운의 공룡]
안킬로사우루스는 조반목 갑룡(곡룡)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길이는 6~9m, 체고는 2m 정도로 넓적하고 땅딸막하게 보이는 체구가 특징이죠. 갑룡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말 그대로 갑옷을 입었기 때문인데, 등판에 단단한 뼈가 촘촘히 짜여져 있고, 양쪽으로 짧은 가시가 열을 지어 나 있습니다. 육식공룡이 공격하려고 하면, 단단한 등껍질로 보호하죠. 배 부분에는 아무런 방어구도 없어 몸이 뒤집히면 치명적이나 체구가 납작하기 때문에 그리 쉽게 뒤집힐 일도 없습니다. 육식공룡이 뒤집으려고 해도 가시가 나 있어 방해가 되고요. 거기다 안킬로사우루스는 방어구만이 아니라 공격 무기까지 있는데, 꼬리에 달린 통뼈가 그겁니다. 마치 중세시대 메이스처럼 둥그런 뼈가 꼬리 끝에 달려 있어서 제대로 휘두르면 육식공룡의 다리뼈를 박살낼 수 있습니다. 두 발로 사냥하는 공룡에겐 허벅지나 종아리 뼈가 부러지는 게 곧 죽음을 뜻하니 꼬리 곤봉은 그야말로 강력한 무기인 셈. 안킬로사우루스 외에도 다양한 갑룡이 있고, 각자 등껍질 배열이나 가시 위치, 꼬리 곤봉 등이 다릅니다만. 트리세라톱스와 스테고사우루스가 불용, 검룡 대표이듯 안킬로는 갑룡을 대표합니다.
전투적인 외모의 초식공룡 3종 세트인 트리세라톱스, 스테고사우루스, 안킬로사루루스 중에 그 공격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인정을 받는 건 안킬로입니다. 트리세라톱스는 T-렉스와 싸우는 걸로 유명하나 어떤 학자는 뿔이 단지 자기들끼리 싸움할 때 썼을 뿐이라고 합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커다란 골판은 방패라고 여겼으나 그저 몸을 크게 보이기 위한 허세 혹은 체온 조절을 하는 태양열 전지라는 주장도 있고요. 그러나 갑룡의 등껍질과 꼬리 곤봉은 적과 싸우는 무기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사실 육식공룡과 싸울 때 말고는 쓸 데도 없어 보이고요. 문제는 이처럼 전투력이 뛰어난데, 크고 강한 공룡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겐 희한하게 인기가 없다는 겁니다. 트리세라톱스나 스테고는 소설이나 영화, 게임의 주연으로 자주 출현하며, 육식공룡과도 많이 싸웁니다. 트리세라톱스야 워낙 유명하니까 말할 필요도 없고, 스테고는 <킹콩>, <판타지아>, <리들 풋의 공룡시대>, <쥬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 등에 출현했죠.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인형이나 장난감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이드> 시리즈에도 두 공룡을 본뜬 모델이 있죠.
허나 안킬로사우루스가 그렇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뭐, 공룡 영화하면 딱 떠오르는 <쥬라기 공원> 시리즈만 해도 트리세라톱스, 스테고와 달리 안킬로는 찬밥 신세죠. <우주용사 다이노서>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악당 T-렉스의 부하로 나온 적이 있긴 한데, 순 바보 캐릭터.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녀 렉스에게 항상 구박만 받습니다. 선한 알로사우루스 진영에 스테고 캐릭터도 비슷한 바보 역이지만, 어쨌거나 선한 편이므로 바보라기보다 순수하다는 쪽으로 몰아주죠. 그리고 <다이노서>에 좀 얼빠지게 등장하긴 했군요. (얼빠져서 그런지 이름도 '얼'입니다) 하지만 누가 기억할까요. 얼이 카르노타우르 다리뼈만 동강냈어도 쓸데없이 이구아노돈들이 나서서 다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안킬로사우루스가 대중적인 조명을 받지 못하는 건 아무래도 외모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싸움 실력이 좋아도 겉모습이 안 따라주니 매스컴에 못 나가는 겁니다. 트리세라톱스요? 세 개의 뿔을 앞으로 내뻗은 그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흥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돌적이란 단어를 외모로 이만큼 잘 표현한 공룡도 없을 겁니다. 스테고는 저돌적인 것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만, 대신 골판이 위로 솟아있어 꽤 날카롭고 듬직해 보입니다. 기본적인 체형은 볼품이 없으나 골판이라는 장식물 덕분에 독특한 외관을 유지하는 거죠. 꼬리에 달린 가시 두 쌍도 한몫 하고요. 허나 안킬로는 난쟁이입니다. 무게 중심이 낮은 덕분에 약점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만큼 눈에 뜨이는 외모가 아닙니다. 트리세라톱스의 뿔이나 스테고의 골판처럼 외부로 돌출한 구조물도 없습니다. 등껍질이 좋은 방어구이긴 한데, 몸에 착 달라붙어서 별로 튀어보이지 않죠. 그나마 꼬리 곤봉이 있지만, 둥그런 뼈 뭉치와 날카로운 창 4개 중에 뭐가 더 멋있게 보일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양산 판타지 소설에 메이스가 안 나오고 롱소드만 나오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즉, 안킬로사우루스는 체구도 땅딸막하고, 튀어나온 돌출물도 없고, 꼬리 곤봉도 너무 둔해 보여서 대중에게 소외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매체에 나오려면 사람이든 공룡이든 얼굴이 받쳐주어야 하는 법이죠.
※ 90년대 이후, 영상 기술 발달로 각종 공룡 매체들이 늘어났고, 유명 공룡들은 겹치기 출현이 심해졌습니다. 이에 새로운 얼굴을 찾으려는 제작진이 안킬로를 택하기도 하는데, 나온다 한들 그렇게 큰 화제를 모은 적은 없네요. T-렉스를 대체하는 스피노사우루스나 카르노타우르가 폭풍을 몰고 다니는 것과는 정 반대. 하긴 이들은 등지느러미나 뿔 등으로 외모가 꽤 튀는 편이니.
※ 물론 과학서적이나 공룡 학습 만화 등에서는 잘만 싸우고 다닙니다. 다만, 과학서적을 보고 불타오르는 아이들은 얼마 없기 때문에 이걸 대중적 인식으로 보기엔 좀 무리.
고지라 에서 최초로 고지라와 겨룬괴수 안기라스는 안킬로사우루스 에서 모티브를 얻은 괴수입니다.
이름에서 알수있듯이 안킬로사우루스에서 따온것이고요.
이녀석도 꽤나 이름있습니다.
안킬로사우루스는 그리 마이너 하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갑옷으로 중무장한 외형은 뽀대도 나는데.. 마이너 하다는 이유가.. 아마 타 매체에서 디자인으로 옮겨쓰기가 불편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촘촘하게 박혀있는 뼈들을 일일이 표현하기가 빡세기 때문에 그래서 이지 않나.. 싶기도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