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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슨생각인지 모르겠지만, 9.11 테러사건 당시 동영상을 다시 봤습니다...
주 전공은 전자관련이지만 깔짝 깔짝 곁다리로 핧아보는 것들이 있어서요...
9.11 테러사건에서 그 빌딩이 무너진건 좀 특수한 상황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잉기가 대각으로 들이받아 충돌단위면적이 넓어졌고, 그 상황에서 항공유에 불이 붙어 충돌시, 폭발시의 충격으로 안그래도 약해져
있는 구조물에 온도또한 2000'C 이상으로 올라가 콘크리트구조물을 이루는 철근구조물이 녹아내려 안그래도 불안한 빌딩상부의 붕괴를 촉진시켰다-
이렇게 말이죠...
그럼 여기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일반적인 건물화재에서도 콘크리트기반 건축물이 붕괴할 수 있는 건가요?
근하신년~ 로또대박
타륜을 꽉 잡고 흔들릴지언정 가라않지 말자!
'일반적인 화재'가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콘크리트건 뭐건 붕괴 가능성은 당연히 있습니다.
911 경우는 스프링쿨러 임계점 문제라기 보다는 (그건 수 많은 지엽적 원인 중 하나) 최초 화재가 내부 설비 도관과 공간을 따라 백드래프트 되면서 아주 빠른 시간안에 광범위한 화재를 일으켰죠. (즉 불길 자체가 덕트 등, 소화장치가 소용 없는 곳부터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문제가 뭐냐면 철콘 구조의 경우 주요 부재인 철근과 콘크리트의 팽창률이 다르기 때문에 압도적인 온도를 계속 받는 상황에서 부대의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됩니다. 결국 서로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해 주어야 할 부재들이 그 역할을 못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건물의 안정성 자체가 항복점을 순식간에 넘어버리는 거죠. 그러면서 상부 구조가 무너지고 거의 수직 낙하하다 보니 하부 구조에 부하를 계속 주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하부 구조는 이미 스트레스를 받을대로 받아서 건드리지도 않는데 자중조차 못견디고 주저앉는 거죠. 마치 해체 폭발 시킨듯한 붕괴는 그래서 나왔습니다.
즉, 예전의 그 비극적인 사고처럼 압도적인 고온고압의 상황이 건물 전체를 폭풍처럼 휩쓰는, 혹은 그에 준하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게 순식간에 붕괴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리고 실재 건물의 화재시 상당 열량은 불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뜨거워진 공기에 의한 대류열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콘크리트건 뭐건 불연재는 복사열보다 대류열에 더 강합니다. (그냥 간단히 생각해서 전체에 골고루 열을 받는 것에 더 우수한 내열력을 갖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연재의 경우는 화염이 직접 닿지 않아도 공기 온도가 발화점에 이르면 그냥 불이 붙어 버리죠.)
뭐 이건 당연히 이론이고, 콘크리트건 뭐건 모든 건물은 -그게 단순히 천장이나 바닥이건, 건물 전부건-화재시에 붕괴할 위험이 상존합니다. 정상 상태의 건물 붕괴 확률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면, 종류 여하를 막론하고 화재시에는 무시하면 안 될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건물이 커서 전체 붕괴가 안 생긴다 해도 하다못해 일부 붕괴 위험은 항상 있습니다.
911의 무역센터는...철근 콘크리트 구조가 아니라 중앙과 각 모서리에 철골로 만들어진 기둥이 하중을 떠받치고 있는 철골 구조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이 비행기 충돌 시 중심의 주 철골 기둥이 극심한 타격을 입었고 항공기의 연료탱크에서 나온 불 붙은 항공유가 전체로 퍼지는 바람에 충돌한 위쪽은 완전히 붕 떠버린 상태가 됐다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완전히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고 하더군요. 실제 당시도 두 건물 모두 지붕부터 정말 폭파공법하듯 바로 아래로 자유낙하하듯 떨어져내렸죠.
주 구조는 철골 구조 맞는데 실제 시공시 응력을 받는 부분에 따라 섞어서 시공합니다. 그런 초고층 빌딩은 휨이 가장 심하기 때문에 주 구조를 철골로 하지만 비틀림을 받는 부분 같은 경우는 철콘 타설을 하죠.
철근콘크리트공법은 열에 약한 철근을 콘크리트가 피복역할을 하며 보호해주고, 압축에는 강하지만 인장에 약한 콘크리트 속에서
철근이 인장강도를 보강해주는 역할을 해서 버팁니다.. 일반적인 화재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초기진화가 어렵더라도
콘크리트와 철근의 보조를 통해 구조물은 지탱됩니다.... 극심한 열이나 상상이상의 지속적인 열이 가해지고, 화재진압도 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어, 콘크리트 내부의 철근이 팽창되면 콘크리트균열,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런 화재면 일반적인 화재는 아니겠지요..
911처럼 충돌로 수직부재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폭발로 인한, 압력과 고온... 이어지는 중력가속도가 더해진 붕괴하중...
위에 석아찬님 설명대로 그냥 푸석 주저앉아버리겠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있습니다.' 초고온 환경하에선 콘크리트도 힘을 잃고 붕괴됩니다.
다만 고층빌딩의 경우 스프링클러 시설 기준이 까다로워서 웬만한 규모의 화재는 크게 번지기 전에 진압당하고 맙니다. 아담한 폭탄 몇 개 정도로는 건물이 내려앉을 정도의 화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죠. 하지만 911 사태의 경우 비행기의 물리적 충돌로 건물 중심구조가 손상된데다, 초기화재가 이미 스프링클러 등으로 끌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버렸기에 비극이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