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온라인


(지난 줄거리?)

  리스본 주변의 해역에도 상당히 익숙해진 제온. 새로운 여정을 위하여 지중해로 향하려 하지만, 그곳으로 가기 위해선 스페인이 장악하고 있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다시 스페인령을 지나야만 했다. 그리하여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알베로란 청년의 주선으로 제온은 인정서를 담당하고 있는 브라간사 공작을 만나게 되는데...


새로운 여정의 시작

  -새로운 여정의 시작. 그것은 너무도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기도 한다.

[ 혼잡한 술집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 혼잡한 술집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잠깐만요. 지금 뭐라고 했죠?”

  술집의 혼잡한 공기를 뚫고, 내 목소리는 크게 울려 퍼졌다. 순간, 몇 개인가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여기는 리스본에서도 가장 번화한 술집. 이 정도 소란 쯤 금방 잊혀지고 말테니까요.

  “그러니까, 쓸만한 일거리를 낚아왔다 이거지. 그것도 보통이 아닌 큼직한 놈으로 말야.”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던 검은 머리의 체격 좋은 사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알베르트. 뱃사람의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왠지 전쟁터에서 도끼나 철퇴를 휘두르는 게 더어울릴 듯한 이 사람은, 고모부의 소개로 내 배에서 일하게 된 첫 번째 선원이기도 했지요. 30대 아니, 40대쯤 되었을까요? 얼굴 가득한 수염으로 나이를 추측하기 어려운 그였지만, 적어도 나보다 열 배 쯤 긴 인생을 산 듯한 느낌을 가진 그는 항상 나를 ‘꼬마’라고 부르곤 했고, 그 자신은 -말 안 듣는 선원들에겐 나를 대신하여 주먹을 휘둘러 보임으로서- ‘주먹(Punho)’이라는 별명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건 알겠다고요. 그런데, 그 목적지가...”

  “마르세유라 이거지? 그것도 세우타, 팔루마를 지나, 거의 서지중해 전부를 훝으면서 말야. 뭐 그 정도야 당연하지 않을까?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일은 거금 18000두카토가 걸려 있단 말이지.”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문제는 우리가 팔루마나 마르세유는 고사하고, 지중해 입구에도 발을 담그지 못했다는 점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큰마음 먹고 세비야(세빌리아)까지 가서 인정서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단은 아직까지 지브롤터 해협을 넘어본 일도 없는 겁니다.

  대국 에스파니아. 이탈리아 출신의 지도 상인, 크리스토발 콜론(콜롬부스)의 항해 이래 신대륙 교역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며 황금을 쌓아올리고 있다는 나라. 그런 나라에 있어 무역의 거점인 세비야는 우리나라의 수도 리스본 이상으로 거창하고 화려한 곳이었습니다. 널찍한 광장에 면해있는 세비야 대성당의 위용이며 저 멀리 신대륙까지 뻗어있는 듯한 항구... 그야말로 화려하고도 북적거리는 곳이었지요. 

  그곳의 섭정인 다베라 추기경을 만나기 위한 우리의 방문은 디에고씨, 그리고 브라간사 공작의 추천장 덕분에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늙었지만,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다베라 추기경. (대항해시대 온라인)
[ 늙었지만,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다베라 추기경. (대항해시대 온라인) ]

  “흐음... 지중해 무역에 참여하고 싶다고. 자네가?”

  이렇게 말하면서도 추기경의 눈길은 편지에서 떠나려 하지 않았고, 곧이어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덧붙였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영해에서 약탈 행위나 부당한 상장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추기경의 말은 위엄과 확신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들의 영해 내에선 그런 일이 존재할 수 없다는 듯이...

  “맹세합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고 그것은 모든 것에 도장을 찍는 대답이 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브라간사 공작에게 확인을 받을 뿐... 그렇게 지중해를 향한 문은 열리게 되었지만, 그 날로 우리 상단의 목적이 지중해로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일을 보고하기 위해 조합을 방문한 우리에게 상당히 짭짤한 일거리가 떨어졌으니까요.


마데이라로의 항해

  의뢰료만 12000두카토. 제한 시간도 없다는 부록을 덧붙여서... 그야말로 우리 상단에겐 최고의 일거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그 목적지는...

  “교역소 주인이 최근 마데이라와 나포르트의 특산품을 조사해 달라더군. 아무래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야.”

  그랬다. 바로, 이제까지 방문해 보지 못했던 곳... 신대륙으로의 입구라고 불리고 있는, 아프리카 서쪽 끝의 포르투갈령, 마데이라 항구였던 것입니다. 그때 조금이라도 깊이 생각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수많은 모험가와 선원들이 모여드는 그곳이 결코 천국의 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특산품에 대한 의뢰는 상당히 짭짤한 편이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특산품에 대한 의뢰는 상당히 짭짤한 편이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그곳에 대한 소문이나 주변 소식을 생각하면 주의했어야 할 일이지만, 당시의 나로선 그러한 소문을 떠올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마데이라라는 말을 들은 순간 이미 내 정신은 리스본을 떠나 대서양 저편의 신대륙으로 향하고 있었으니까요.

  마데이라. 언젠가 유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떠나고 싶었던 내게 있어 그곳은 첫 번째 목표라고 해도 좋았습니다. 단지 유럽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들은 바로는 능숙한 선원이라도 왕복 보름 이상의 여정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껏 떠나가는 것을 망설였을 뿐. 신대륙이니 인도니 하고 떠드는 베테랑들에겐 우습겠지만, 초보 상단인 우리들로선 장거리 여행에 따른 여비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일은 우리가 돈을 내는 여행이 아니었지요. 불과 삼일이면 왕복할(게다가 육로로도 갈 수 있는) 나포르트는 일단 제쳐두고, 마데이라까지만 다녀오면 자그마치 만 이천 두카토! 여행도 하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비교적 가까운 항로를 골라 파로에서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아프리카 북방에 도착한 곳이 카사블랑카. 고대 카르타고 시대부터 이어져 내리는 이곳은 한때 아프리카 무역의 요지로 각광받았지만, 오래전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금은 그야말로 인적조차 드문(물론 방문객조차 드문) 폐항 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런 곳에도 보물은 숨겨져 있었습니다. 바로 말로만 듣던 용연향이... 바다 저편에 사는 용이 뿜어낸다고 알려진 그것은, 사실상 금보다 귀한 보물이었습니다. 게다가,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지만, 그 밖에도 카사블랑카엔 양파나 밭벼 같이 유럽에선 보기 힘든 물건들이 많았기에 리스본을 중심으로 한 교역에 이익을 더할 수 있겠지요.(항구가 작은 만큼 거래량도 작다는게 유일한 흠일까요?)

* 토막 상식 - 용연향
  용연향은 향유 고래 수컷의 창자 속에 생기는 이물질로서, 이것이 배설되어 해상에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온 것을 가리킨다.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향료와 함께 영속적인 향기를 제공하는 특징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향료로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카사블랑카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우리들은 해가 저무는 방향을 향하여 돛을 올렸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육지를 따라갈 수 없는 만큼(게다가 측량술도 모르고 있기에) ‘카사블랑카에서 서쪽으로 일주일 쯤 항해하면 마데이라가 나온다.’는 소문을 믿을 뿐. 왕복 보름 쯤 걸린다고 하니 넉넉하게 20일치 식량을 채우고, 열흘 간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마데이라를 발견하지 못하면 다시 회항하기 위해... 물론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다른 항해사 분들이 비웃으리라는 것을... 하지만, 이탈리아인 콜론이 무작정 떠나간 끝에 신대륙을 발견했듯, 저로선 이런 방법 밖엔 없었던 것입니다.

(* 모험가를 제외한 직업으로 시작하면 [측량] 스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육분의 같은 아이템을 사용해서 측량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여유있는 항해사의 이야기. 육분의를 어디에서 파는지(대개 공방에서 판다)조차 모르는 초보로선 그냥 무작정 항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이 게임에선 실제의 바다와는 달리 주변의 땅들이 더 쉽게 발견되고, 마데이라 제도는 꽤 큰 편이다.)

저 멀리. 마데이라를 향하여. (대항해시대 온라인)
[ 저 멀리. 마데이라를 향하여. (대항해시대 온라인) ]

  하지만, 정말로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출발한 아프리카 서해안 일대가 해적들의 소굴이라는 것이지요.(어쩌면, 너무 들뜬 나머지 그 얘기를 흘려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는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해적의 추격. 위기는 끝없이 계속되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해적의 추격. 위기는 끝없이 계속되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벌겋게 달아오른 물체가 돛을 스치고 바다 속에 떨어지자 거대한 물보라가 솟아올랐습니다.

  "해적이다!(Pirates!)"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동료들은 당혹한 표정을 지었지요. 그리고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 저 너머에서는 조금 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쳐간 상선 같았던 배들이 측면을 드러낸 채 우리를 향해 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흔한 소문과는 달리, 진짜 해적들은 결코 해골 깃발을 달지 않습니다. 망원경으로나 겨우 보일 법한 검은 깃발 따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아니, 진짜 먹이를 도망치게 하고 해군이나 사냥꾼들이 몰려드는 데는 도움이 되겠군요.) 그래서 평범한 상선처럼 위장하고(라기보다는 평범하게) 있다가 갑자기 공격을 해 오곤 합니다. 마치 독수리가 먹이를 발견하고 내리꽂듯... 우리도 바로 그런 기습에 걸리고 만 것이지요.

* 대항해시대의 해적과 전투

  이 게임 속의 해적은 크게 두 부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NPC로서 컴퓨터에 의해 조종되는 RPG 세계의 몬스터 같은 존재. 또 하나는 본래 플레이어로서 해적으로 전향한 사람들... 전자의 해적들은 항해 중 수없이 접하게 되는데([지방 해적A]니, [사략단B]니 하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단순히 지나치는 존재에 지나지 않지만, [사르데냐 해적]이나, [앙파 해적] 같은 특정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해적들은 갑자기 나타나서(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던 데서 갑자기 나타나) 공격을 가해오는 경우가 있다.

갑자기 나타나 공격해 오는 몬스터(아니 해적)들... (대항해시대 온라인)
[ 갑자기 나타나 공격해 오는 몬스터(아니 해적)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이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위험 지역. 위에서 나오는 아프리카 서해안 부근이나, 마르세유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북방, 그리고 튀니지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 남방 등은 대표적인 위험 지역. 이런 지역은 비싼 교역품이 많아 돈을 벌기 쉽지만, 해적의 피해를 입기 쉽기에 가능한 피하는 게 좋다.(만일 [경계] 스킬이 있다면, 이런 지역에서 기습을 당할 확률을 줄여준다.)

지중해 지역에선 이런 해전을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시하고 지나가면 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지중해 지역에선 이런 해전을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시하고 지나가면 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대항해시대의 전투는 주로 포격전 위주로 전개된다. 당시의 배들은 좌, 우에 포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를 사용해서 적에게 포탄을 날리는 것이 목적. 그래서 적에 대해 측면을 보여야만 한다. 전투가 시작되면, 배의 양쪽 멀리에 포탄의 사거리가 표시된다. 이것은 이 위치에 적이 들어가면 포를 쏠 수 있다는 뜻. 이렇게 포를 쏘아 적함을 격침시켜버리면 되지만, ‘탄도학’ 같은 스킬을 갖고 있지 않은 상인이나 모험가는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좋다.(NPC 해적과의 전투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정신이 들고 보니 심한 진동과 함께 갑판에는 조금 전까지 선체의 일부였던 파편들이 이리저리 널려 있었습니다.

  “꼬마야! 정신 차리고 키를 잡으라고!”

  알베르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가 싶은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키를 돌리고 있었지요. 바람을 뒤로 받으며 해적들에게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서...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아프리카의 해안이 보이지 않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해적들은 모습을 감추었고, 우리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해적의 습격을 받다니, 우리도 꽤 잘 나가는 모양이야?”

  알베르트는 이렇게 말하며 웃고 있었지만,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이 말에 응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피로한 모습으로 주저앉아 있을 뿐. 방향조차 모른 채 난파된 것처럼 우리들은 그렇게 떠 었었지요.


계속되는 바다의 공포

엎친 데 덮친 격? 상어의 습격이 이어졌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엎친 데 덮친 격? 상어의 습격이 이어졌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그런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을까요? 본래 어부 출신이라는 청년이 자청해서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배의 피해를 살펴야 했기 때문이지요. 물이 새는 데는 없었지만 혹시라도 파손된 곳이 있다면 미리 수리를 해 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육지에서 가깝다곤 해도 여하튼 여기는 육지조차 보이지 않는 대서양 한 가운데... 언제 큰 파도나 폭풍우가 밀려올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왜 갑판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그리고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 바다의 위협

갑판이 지저분하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기분은 좋지 않은 법 (대항해시대 온라인)
[ 갑판이 지저분하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기분은 좋지 않은 법 (대항해시대 온라인) ]

  실제의 바다와는 달리, 이 게임 속의 바다는 매우 안전한 편이다. 폭풍우라고 해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가게 마련이고, 설사 세계 일주를 한다고 해서 마젤란처럼 5척 중 고작 1척 만 도착하는(그것도 마젤란 자신은 전사하고) 일은 없는 것. 하지만, 그래서는 어딘지 부족하다. 때문에 여기서는 해적들 외에도 각 해역에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마데이라로 가는 항로에 위치하고 있는 상어의 위협은 그 중 하나.(물론, 상어가 자신보다 큰 배를 습격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지만, 이 게임에선 상어의 습격으로 선원이 잡아먹히고 배가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 밖에도 세이렌의 노래소리나 바다 괴물의 습격도 준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원거리 항해에선 괴혈병이나 역병이 돌거나, 쥐가 날뛰는 일도 있게 마련. 여기에 갑판이 더러워지거나, 흔들리는 배에서 잠을 설치는 등 수많은 사건이 있고, 이를 위한 다채로운 아이템들이 준비되어 있다.


  깊은 바다에는 식인 상어가 날뛰고 있다는 사실을... 핏빛으로 물든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고 피 냄새에 취해 날뛰는 상어들을 쳐다보며 우리들은 멍하니 있을 뿐이었습니다. 단지 날뛰는 상어가 배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그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지요.

힘겹게 도착한 마데이라. 하지만, 마음 속은 어두웠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힘겹게 도착한 마데이라. 하지만, 마음 속은 어두웠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그렇게 만신창이가 된 채, 우리들은 마데이라의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보다 이틀이나 더 걸려 자그마치 아흐레째에야 겨우 겨우... 처음으로 동료를 잃었다는 생각에 침울할 뿐이었지만, 우리들은 ‘손해를 메워야 한다.’는 알베르트의 말을 따르듯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설탕이나 목상 등. 마데이라 특산물을 가득 채우기 위해... 리스본으로의 귀환길. 다른 상선들과 함께 갔기 때문인지, 상어도 해적도 없는 한가로운 항해였지만 마음은 더 없이 무거웠던 기억 만이 남아 있습니다.


드디어, 로마인의 바다로...

  “위대한 상인이나 모험가가 되려면, 그 정도 쯤 아무 것도 아니지. 어차피 꼬마 넌 리스본도 처음 온거라며?”

  리스본의 술집에서... 알베르트의 말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분명 타당한 말이었지만,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바다. 모르는 항구. 해적들이 날뛰고 있다는 소문들... 무엇보다도 핏빛으로 물든 바다에서 몸부림치던 선원의 모습이 나를 주저케 했던 것이지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를 바라보던 알베르트는 이윽고 입을 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그럼 이렇게 하지. 이번 의뢰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 순간 나를 제외한 테이블에 있던 전원이 손을 들었습니다. 사실상의 만장일치. 나는 항의하려 했지만...

  “네가 이렇게 하자고 하지 않았냐? 왜 세비야로 가다가 세 번째 좌초될 뻔 한 다음에”

  알베르트의 말을 끝으로 논쟁은 종식되었습니다. 나는 조합을 찾아가 이 일을 맡겠다고 확인해야 했고, 오래지 않아 지브롤터의 해협을 가로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왠지 흥분하고 있는 자신을...

여기가 바로 지브롤터. 저 멀리 아프리카의 해안이 보인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여기가 바로 지브롤터. 저 멀리 아프리카의 해안이 보인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말라가 항구. 지도에는 없어도 가끔 이렇게 항구가 발견되곤 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말라가 항구. 지도에는 없어도 가끔 이렇게 항구가 발견되곤 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고대 페니키아인으로부터 이집트, 페르시아를 거쳐, 그리스, 그리고 로마인의 바다(지금은 베네치아와 스페인, 오스만 투르크가 대결하는 바다)가 되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모험에 나섰던 위대한 문명의 바다. 대서양, 심지어 태평양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작지만 오랜 역사와 함께 수많은 이들의 운명을 장식했던 이 바다에서 밀려오는 바람과 함께, 한때 침울해 있던 자신이 저 멀리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어쩌면, 이 때문에 이 일을 맡기로 했을지도 모릅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를 향했지만, 사람 좋은 알베르트는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평소처럼 유쾌한 목소리와 과장된 몸짓으로 선원들을 다그치고 있을 뿐...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희망과 함께 저 멀리 떠오르고 있는 동녘해를 향하여...

사르미엔트 상회에 대한 재미있는 소문...?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사르미엔트 상회에 대한 재미있는 소문...?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웃어보자. 가끔은 카메라(?)를 향하여 포즈! (대항해시대 온라인) ]
[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웃어보자. 가끔은 카메라(?)를 향하여 포즈! (대항해시대 온라인) ]


* 지중해와 대항해시대

로마의 바다 지중해. 매우 작은 지역이지만, 많은 일이 펼쳐진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로마의 바다 지중해. 매우 작은 지역이지만, 많은 일이 펼쳐진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은 대부분 저 멀리 아프리카나 인도, 혹은 신대륙을 목적으로 하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오랜 시간 동안 북해, 혹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약하게 된다.(올해 하반기에는 프랑스, 베네치아, 네델란드 등의 국가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지중해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교역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오스만투르크가 장악하고 있는 동부가 아니라,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국가들이 위치한 서부에서 활약하게 마련. 이곳은 스페인의 세빌리아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의 피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항구들이 있으며, 각각 다채로운 특산물이 준비되어 있어(물론, 피사의 사탑처럼 볼거리도 넘쳐나고 있다.) 약간의 위험만 조심하면 상당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그리고 제노바의 다빈치나 노스트라다무스, 피사의 갈릴레이 등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까? 물론 피사의 사탑 같은 건물도 볼 수 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 아쉽지만 안을 볼 수는 없다.(대항해시대 온라인)
[ 여기가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 아쉽지만 안을 볼 수는 없다.(대항해시대 온라인) ]

발견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면 돈과 함께 모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발견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면 돈과 함께 모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

  또한,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지중해의 남쪽에는 튀니지를 비롯하여 오스만 투르크가 점령하고 있는 -그리고 해적들이 날뛰는- 항구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여기는 변장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대항해시대 온라인 일지는 일단 막을 내립니다. 아쉽게도 여기서 연재를 중단했기 때문에 이후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언젠가 다시...? 라고 생각은 해 보고 있지만, 이건 기약이 없는 일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연재를 계속 하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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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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