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rkiller.jpg
[황윤성에게 포스 라이트닝을 작열하는 스타킬러]

 

대전 게임 <소울 칼리버 4>의 잔재미 중 하나라면, <스타워즈>의 인물인 요다, 다스 베이더, 스타킬러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것도 원작 설정을 (인물들만 아니라 배경까지) 상당히 잘 재현해 놓아서 가끔 보면 <소울 칼리버>인지 <스타워즈> 게임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죠. 거기다 요다, 다스 베이더, 스타킬러는 모두 포스를 운용하며 광검을 휘두르는 터라 다른 캐릭터들에겐 없는 포스 게이지 같은 것도 있습니다. 제다이나 시스나 전투를 하려면 포스를 어떻게 운용하는가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 때문에 원래 없던 인터페이스를 추가해준 거죠. 어느 쪽에서 먼저 요청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루카스아츠가 <소울 칼리버 4>에 요다나 다스 베이더를 넣어달라고 부탁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남코가 아까운 개런티를 지불하며 비교적 이름값도 없는 스타킬러를 집어넣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여하튼 간에 루카스아츠는 자신들의 캐릭터가 다른 게임에 나온다는 것에 상당히 신경을 썼을 겁니다. 그런 점이 잘 드러난 부분이 제다이와 시스의 검술 방식 차이라고 봅니다. 저는 게임을 직접 해 본 적은 없는 터라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전 동영상을 보면, 제다이인 요다는 주로 몸을 날리며 광검으로 적을 공격하는 기술이 많습니다. 반면, 시스인 다스 베이더와 스타킬러는 포스를 외부로 분출해 적을 공격하는 기술이 많죠. 가령, 다스 베이더는 멀리 떨어진 상대를 공격할 때 포스를 충격파처럼 내뿜는다든가 (그 유명한) 포스 그립으로 목을 조르든가 엎어뜨리곤 합니다. 스타킬러 역시 적이 거리를 둘 때 포스를 충격파처럼 내뿜으며, 여유가 된다 싶으면 트레이드 마크인 포스 라이트닝으로 상대를 지져 버리죠. 하지만 요다는 자신이 직접 뛰어가 광검으로 상대와 겨룹니다. 멀리 떨어진 채로 뭘 하거나 하는 행동은 없죠. 가끔씩 포스를 이용하긴 합니다만, 주력 기술은 아닙니다.

 

저는 이게 제다이와 시스의 사상을 검술에 비유했다고 봅니다. 제다이가 포스를 운용하는 이유는 그게 만물에 퍼져 있고, 그 기운을 이용해 조화를 추구하기 위함입니다. 포스는 어디까지나 생명체 내부에 있어야 하며, 그것을 쉽게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됩니다. 반면, 시스는 포스를 재빨리 운용하기 위해 분노를 이용하고, 결과적으로 화를 내는 동시에 포스까지 밖으로 튀어나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분노에 몸을 맡겨 상대와 싸우다 보면 포스가 외부로 뿜어져 나와 상대를 다치게 하는 거죠. 제다이인 요다가 굳이 두 발로 직접 뛰어가 상대의 틈을 치고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시스인 다스 베이더나 스타킬러가 포스로 충격파나 번개를 만들어 적을 쓰러뜨리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 겁니다. 기실 영화에서도 보면, 포스로 물체를 집어 던지거나 번개를 쏘는 쪽은 항상 시스였지요. 제다이는 어디까지나 거기에 대응하기만 할 뿐 뭔가를 집어 던지거나 발사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시스가 발사한 것을 안으로 거두어들이기까지 하니까요.

 

<소울 칼리버 4>에서 요다, 다스 베이더, 스타킬러는 어디까지나 깜짝 스타일 뿐이지만, 보면 볼수록 원작의 설정을 참 잘 반영한 것 같습니다.

 

몇몇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나온 그리보우스 장군은 본문에서 설명한 시스 검술을 익히지 않았나 봅니다. 두쿠 백작에게 배웠다고는 하지만, 뭔가를 집어 던지거나 배출하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뭐, 그리보우스는 어디까지나 시스가 아닌 사이보그일 뿐이고, 포스를 운용하지 못하니 시스 검술을 완벽히 따라 할 수는 없는 처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