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가 분위기 자체의 매력이었다고 봐요.

영화,음악작품에서 브랜드가 흡인력을 갖게되는데있어 필수조건이 분위기--세계관,스토리,연출,음악 등등이 포함됩니다. 이하 분위기란 단어엔 이모든걸 포함합니다--인데 게임에선 그에 더불어 플레이 적인면에서의 우수함--흔히들 게임성이라고 하죠. 밸런스,버그,인터페이스,타격감,접근성 등등이 포함됩니다-- 이 추가됩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르려면 저 두가지 모두를 충족해야 하지요. 하지만 둘중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당연 전자입니다. 브랜드의 영속성 이란 측면에서 보면 말이죠.

후자의 특성은 새로 발매되는 작품에 따라 편차가 크게 생길수 있습니다. 후자의 매력에 빠져 브랜드의 팬이 됐던 부류는 그 브랜드가 수준급의 만족을 못시켜줄 경우 전혀 망설임 없이 타 브랜드로 옮겨간다는 것입니다. 후자의 특성은 특정 브랜드만의 장점이 될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자가 지닌 특성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분위기의 경우에는 플레이적인 우수함보다 완성도를 유지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오히려 크게 뒤틀어버리는것이 더 어렵다고 볼수 있겠네요. 확실한 분위기가 구축될 경우 그 분위기란것을 뒤틀지 않는 이상은 변동 없는 일정 수준의 팬층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바로 분위기에 끌려서 팬이 됐던 부류들이죠. 이들이 존재한다면 플레이적인우수함만 트렌드에 맞춰 발전시킬 경우 옛 영광을 되찾아오는것도 불가능 하지많은 않습니다.

모 커뮤니티에서 미칠듯이 까이는 타선을 저는 그래도 좋게 생각하는게 전자의 팬층은 확실하게 잡았었고 C&C1,레드1에서 시작되었던 C&C유니버스의 분위기적 기둥 역할을 해냈기 때문입니다. 멀티플레이 취약함으로인해 중간에 토탈,스타로 옮겨간 후자의 팬층을 다시 C&C으로 끌어오는대는실패했지만 그리 큰 문제로 보진 않습니다. 그들이야 언제든 철새처럼 떠도는 부류라 확실한 대박감 타이틀만 C&C에서 나와준다면 다시 끌어오는것도 가능하니까요. 레드얼럿2에서 나름 괜찮은 성적이 나왔던것도 타선이 전자의 팬층을 잃지않았던 덕택도 있었다 봅니다.

하지만 레드얼럿2에서부터 C&C에 뭔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에이의 입김이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볼수 있는 첫작품인데 여기서부터 기존의 C&C유니버스 파괴가 시작됩니다. 파괴의 초창기라 그런지 아직은 사람들이 확 깨닫진 못했습니다. 유복까지도 그렇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란 느낌만 가질뿐 레드얼럿을 타베 시리즈의 프리퀄에서 완전 다른 세계관으로 떼어낼것이란 생각을 했던 사람이 그당시 몇이나 있었을까요? 그당시에 나온 C&C 스토리 요약을 보면 국내나 해외나 여지없이 레드1,2를 타돈 이전에 끼워 넣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설마 그러겠어? 유리가 설치는 동안 케인은 어디선가 웃고있겠지.. 이정도였죠.

제너럴의 경우는 원래 C&C분위기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논외로 치고 C&C3.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사람들이야 타베 세계관이 돌아왔다고 기뻐했으나 자세히 보니 뭔가가 달라졌습니다. 이에이식 C&C 생명연장의 꿈에 의한 결과물이죠. 나름 신경 많이 쓰고 공들인 작품이지만 타베 세계관이되 타베 세계관 같지 않은 묘한 물건입니다. 타선을 부정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 물건이죠. 타선이 타베 세계관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타선을 무시한 타베 세계관을 심어넣었습니다. 당연히 C&C팬들이 보기엔 이상하죠. 타베 후속작이라고 나오긴 했는데 뭔가 붕 떠버린 느낌이니.. 이에이가 보잘것 없이 생각했던 타선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에 의외의 항의가 넘쳐나자 케분에 타선과의 연결점을 넣긴 했는데 금가기 시작한 둑을 손바닥으로 막을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C&C3가 멀티플레이 위주로 가서 나쁘게 보는게 아니라 분위기 변화와 이야기 전개 방식이 바뀐게 큰 문제입니다. 예전작들이 결말이 기다려지는 영화 스타일이었다면 C&C3은 시트콤 형식. 케분을 하면서 확실히 파악했습니다. 이제 타베시리즈는 이에이가 망하지 않는 이상 절대 끝나지 않을 시트콤이 되었다는걸 말이죠. 케인만봐도 예전의 미스테리한 인물같은 느낌은 못받겠더군요. 그래도 케분까지는 나름 봐줄만한 케이스입니다.

허나 레드3은 저 위에 말한 전자의 팬층을 완전히 내치기로 작정한 물건입니다. 워크3의 상대를 하기엔 너무 어려우므로기존 분위기를 고수하며 약간 마이너하지만 확실한 고정시장을 확보하느냐, 예전걸 버리고 제2의 워크래프트를 노리며 블리자드에 맞불을 놓느냐. 이에이의 선택은 후자였고 결과는 실패입니다. 국내에서만 돌던 이야기지만 일본 제국주의 풍자라... 그냥 웃기는 소립니다. 애초에 이에이는 제국주의 일본을 풍자할 생각도, 깔 생각도 없었고 서양인들의 일본에 대한 판타지적 감성이 이입된 진영을 하나 넣어볼 생각뿐이었습니다. 게다가 C&C 시리즈엔 전혀 안어울리는 섹스어필까지.. 스스로 브랜드가치를 파먹기로 작정하지 않고서야 나올수가 없는 물건.

브랜드의 분위기적 매력을 완전히 잃어버렸으므로 분위기에 이끌려 C&C을 좋아했던 부류는 그들대로 등을 돌리고 주력삼았던 멀티플레이마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채 그저 그런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C&C의 기세를 꺾은 두가지 물건을 보자면 타선과 레드3인데

타선이 하나는 잘했고(분위기 확보) 하나를 실패했다면(철새팬들을 끌어오지 못한것) 레드얼럿3은 하나도 어정쩡(멀티) 하나는 완전 실패(분위기 날려먹음)한 것이죠. 둘의 차이점은 타선은 C&C 브랜드가 재도약할 가능성은 남겨둔 물건이나 레드3은 그것마저 완전히 날려버렸다는게 차이점.

007시리즈. 재미나죠. 오스틴 파워,총알탄 사나이 재밌습니다. 리얼액션 현실감 넘치던 설정으로 잘 나가던 007 시리즈(원C&C유니버스)에 사건이 발생합니다. 어떤 작품이 다이나믹한 액션장면보단 제임스본드의 심리적인면을 다루다 보니 흥행면에선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화끈함이 부족하다보니 대중적 인기는 그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007팬들은 시리즈와 본드에 대한 애착을 더 가지게 되었습니다.(타선) 스폰서에서 그 작품의 흥행부진을 지적하며 차기작의 분위기를 많이 다르게 만들게 했습니다. 007-총알탄 사나이(레드얼럿2). 예전과는 많이 다르지만 007시리즈에도 이런 웃긴물건 하나 있어도 나쁘진 않군.나름 재미도 있겠다. 흥행 나름 잘 됐구요. 이후 작품에서는 대세를 따라 cg를 다량 사용하고 중간에 007이 mi6가 아닌 CIA 소속으로 설정이 바뀝니다. 프레데터같은 외계인이 등장해서 미국과 러시아 둘다 괴롭히다가 본드한테 털리기도 하구요. 007팬들은 CG 없던 리얼액션,현실감넘치던 전작들에 비해 뭔가 좀 달라진게 씁쓸하긴 하지만 그래도 썩 볼만한 영화이므로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트랜스포머같은 화려한 CG,간지나는 외계생명체에 푹 빠져 살던 대중들에게 큰 어필은 하지 못했네요(C&C3). 그다음작에서 스폰서는 또 압력을 넣습니다. 007-총알탄 사나이가 반응이 괜찮았으니 좀더 확돌아버릴만한거 만들어 보자. 007-오스틴파워 크랭크인 들어갔습니다. 대세에 따라 화려한 CG, 이번 작에선 리얼액션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300못지 않게 완전CG로만 촬영된다 하네요. 이번엔 태평양 해저에서 아틀란티스인들이 적으로 등장합니다. 적대 세력으로 중국,이라크가 등장하긴 하는데 얘들은 병풍이구요 아틀란티스인들이 메인입니다. 영화 오프닝도 아틀란티스인 침공이 주된 내용. 모 매체에선 현존하지 않았던 아틀란티스에 대한 연구를 신랄하게 비판,풍자하는 내용이다라고 하지만 촬영된 영화를 보니 그딴거 없었습니다. 007팬들은 패닉상태에 빠지고 CG아닌 리얼액션,현실감에 매력을 느껴 007팬이됐던 사람들은 이젠 완전히 등을 돌려버립니다. CG,유쾌한 분위기가 그닥 싫지 않아서 아직 007 시리즈는 건재하다고 외치는 부류도있습니다만 트랜스포머가 아직까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흥행에선 오히려 전작만도 못한 수준입니다. 몇 달후에 닥터 이블이 대 쥬신제국을 이끌고 호주를 쳐들어간다는 속편도 계획중이라네요.

(재미로한 비유일뿐 실제 영화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음을 밝힙니다)

이에이가 C&C3에서부터 C&C의 트렌드를 렐릭처럼 특정계층 공략이 아닌 세계시장 블리자드 맞불놓기용으로 정했으면 신제품 사이클 먼저 줄였어야 합니다. 전략게임 특성상 물건을 많이내놓는다고 C&C 브랜드가 커지는게 아니지요. 오히려 팬층의 분열만 초래할뿐.

예전의 웨우처럼 싱글,분위기 위주의 제작이라면 신작 사이클이 짧아도 상관 없습니다. 하나의 굵은 기둥에서 잔가지들이 뻗어나가는 형상이라 오히려 세계관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장점이 있지요. 하지만 현재 이에이 스타일대로 멀티플레이 위주 제작에선 짧은 사이클은 독이될뿐이고 거기다 탄탄했던 기존의 분위기마저 찢어발기고 있는 상황에선 앞으로 신작이 나올수록 팬층은 얇아져만 가는 악순환의 반복일 뿐입니다. 멀티시장 장악을 위해선 커뮤니티의 대량화도 필요한데 신작이 나오면 나올수록 분위기에 이끌렸던 팬층은 줄어들고 이들 없이는 커뮤니티 발전도 없습니다. 대량생산 물량승부를 모토로 하는 이에이 입장에서 저 악순환의 고리를 깬다는것은 불가능해보일뿐입니다.

퍼스트 디케이드 나왔습니다. 세컨드 디케이드도 나올것 같습니다. 하지만 써드 디케이드? 못나옵니다. 그때쯤이면 분위기에 이끌렸던 남아있는 팬은 존재하지 않을테니까요.

레드3 확장팩 정보 접하고 예전에 팬이었던 C&C가 갑자기 생각난 한사람의 주절거림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