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우... 다사다난 (정말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해를 살아본적이 없는 것 같아 ㅠ0ㅠ) 했던 2008년도 드디어 마지막 날이로군요. 올해도 스타워즈계는 <시스의 복수> 이후 시작되었던 대작 프로젝트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해로써 온갖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났었죠. 스타워즈 영화가 3년을 주기로 나온다는 것을 볼 때, 올해 역시 2005년 이후 찾아온 첫번째 '스타워즈 주기'였던 것도 있었습니다. 자, 그럼 수 많은 일이 일어났던 이번 2008년, 스타워즈계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었을까요?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1. 극장에서 TV로! <클론전쟁>의 출발



- 올해 가장 큰 이벤트를 꼽는다면 역시 3D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난 <클론전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올해 초에 극장 개봉 소식이 깜짝 공개되면서 많은 팬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고, 과연 압도적인 퀄리티의 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냈죠. 현재 방영중인 TV판 역시 극장판과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며 3D애니메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하 지만 극장판은 TV판에 비해 떨어지는 연출력과 단조롭기 그지없는 스토리로 인해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아소카 타노라는 신캐릭터의 등장 때문에 아나킨의 승급이 빨라지고, 그리보우스, 아사즈 등의 캐릭터들의 출연도 앞당겨지는 등, 기존 작품에 대한 설정 파괴는 앞으로 풀어나갈 크나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기존의 타임라인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것인가? 혹은 스타워즈의 컨티뉴이티를 버리고 패러랠 세계관으로 새로 태어날 것인가? <클론전쟁>은 앞으로 스타워즈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칠 카드를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직 기획의 10%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 <클론전쟁>!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성공인가 실패인가? <포스 언리쉬드>.



올 한해 <클론전쟁>과 함께 가장 큰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이라면 역시 <포스 언리쉬드>를 따라올게 없죠. 작년부터 계속 발매가 연기되다가 올해 여름에야 발매된 <포스 언리쉬드>는, 공개 전부터 무수한 떡밥을 흘리며 스타워즈 팬들을 열광시키고, 경악시켰습니다. 특히 스타워즈의 불모지로 통하는 한국에서도 액티비전 코리아의 한글화 관련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죠.

하지만 막상 게임이 나왔을 때 반응은 '기대 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단조로웠으며, 지나치게 반복적인데다가 제작진이 약속했던 '10개나 되는 멀티엔딩' 따위는 등장하지도 않았죠. 게다가 플레이 타임은 비상식적일 정도로 짧아서 '대체 뭐 때문에 그 많은 돈과 시간을 쳐부은 것이냐'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유명 스타워즈 작가인 헤이든 블랙만이 자신있게 썼다는 스토리조차도 기존 설정에 대한 때려부수기와 캐릭터의 막장화, 조잡한 플롯 등으로 올드팬들을 격노시켰죠. 여기에 루카스아츠의 임원 중 상당수가 집단 해고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포스 언리쉬드>의 제작진이 제작비를 횡령한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래도 폭발적인 포스를 자유자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액션은 많은 팬들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포스 언리쉬드>의 리뷰의 말미에는 항상 '평범하지만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꼭 해봐야 하는 게임'이라는 문장이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팬들'을 만족시키려 만든 게임이 오히려 '올드팬'들을 분노하게 한다면 이건 무슨 아이러니인가요?




3. 셀레브레이션V : 일본



스 타워즈인들의 축제, 셀레브레이션이 가까운 섬나라 일본에서 열렸습니다. 일본은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자, 세계에서 영국/호주/캐나다 등과 어께를 나란히 할 정도로 스타워즈 팬덤이 거대한 나라이지요. 이번 셀레브레이션에는 스타워즈 TV 드라마 관련으로 인해 조지 루카스는 불참했지만, <클론전쟁>의 감독인 데이브 필로니나 루크 스카이워커 역의 마크 해밀 등의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바로 이웃이지만 팬덤 사정이 180도 다른 우리나라와 비교되어 좀 슬픈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크흙 ㅠ




4. 한국 팬덤의 한 획? 번역본들의 출간




예, 올해에는 무려 8년만에 스타워즈 서적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정발 되었었죠. 일단 애니북스와 (제가 참여했던)스타워즈 제작위원회가 올해 초부터 기획한 <클론워즈 어드벤처>가 얼마 전 5권으로 완결을 지었습니다. 그 외에도 형설라이프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맞추어 카렌 트래비스의 <클론전쟁>을 번역했었죠. 소설 <클론전쟁>은 영화에 편승해 나온 단발성 이벤트인데다가 괴랄한 번역 때문에 별로 상대할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클론워즈 어드벤처>의 경우에는 진정으로 팬들이 참여한 기획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앞으로 후속작이 나올 수 있는, 진정한 한국의 '스타워즈 브랜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책 좀 사주세요). 자, 환율 크리 폭탄을 맞은 2009년에는 과연 새로운 스타워즈 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건 팬 여러분(그리고 환율신)께 달려 있습니다.




5. 막장으로 달려간 소설계



올 한해동안 쏟아져 나온 스타워즈 소설은 15권이 넘는 엄청난 물량이었습니다만, 그 중에서 팬들을 완전히 흡족시킨 건 정말 없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휘청휘청하던 메인스트림의 선두주자, <레거시 오브 더 포스> 시리즈는 결국 <인빈시블>편에서 자폭을 하며 역대 스타워즈 소설 사상 최악의 평가를 받아버렸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급조된 후속편 <밀레니엄 팔콘>은 제임스 루세노라는 베테랑 작가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작품성을 보여주며 메인스트림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이러한 메인스트림계 추락의 중심에는 떠오르던 작가, 카렌 트래비스가 서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올해 가장 많이 구설수에 올랐던 작가인 카렌 트래비스는 <레거시 오브 더 포스>에서 다른 두명의 작가들과 팀워크를 맞추지 않고 독단적인 작품을 써버려 시리즈 전체의 구성을 무너뜨렸다는 물의를 일으켰죠. 게다가 자신의 싱글 작품인 <오더66>에서는 스타워즈의 기반이 되는 정체성을 자기 마음대로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려 스타워즈 소설계의 '여왕'에서 '마녀'로 타락해버렸습니다. 카렌 트래비스의 폭주는 작품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및 포럼에서도 이어져, 전 세계의 수 많은 스타워즈 팬들을 격노하게 했습니다. 여기에 또 다른 주목받던 작품인 <포스 언리쉬드>의 소설판은 작가 역량의 부족인지 원작 플롯이 쓰레기여서인지 망해버렸죠.

이렇게 나락의 수렁으로 떨어진 메인스트림과는 달리, 스릴러 작가 마이클 리브스의 복귀작인 <코루스칸트의 밤> 시리즈는 스타워즈에 하드보일드를 도입시켰다는 준수한 평을 받았으며, 연말에 공개된 스타 작가 매튜 스토버의 <루크 스카이워커와 민도어의 그림자>는 상당한 작품성으로 올해 스타워즈 소설계의 수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6. 하반기를 달군 기대작, <구공화국>



< 포스 언리쉬드>의 아쉬움이 가시기 시작할 무렵, 우리 앞에는 오랫동안 고대한 바이오웨어의 프로젝트인 <구공화국>이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스타워즈 역사상 가장 큰 히트작 중 하나로 평가된 <구공화국의 기사단>의 정식 후속작이라는 것과, <갤럭시> 이후로 시도되는 최초의 스타워즈 MMORPG 작품인지라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요.

게다가 여기에 EA의 전폭적인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는 RPG의 명가, 바이오웨어의 'MMO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라는 기획이 워낙에 대단해서, 과연 WOW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명품 RPG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직 발매까지는 멀었지만, 공개만으로도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구공화국>의 이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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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is a lie; there is only passion.
Through passion; I gain strength.
Through strength; I gain power.
Through power; I gain victory.
Through victory; my chains are broken.

The Force shall set me 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