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게임이 깔끔하게 조합돼 있지만 시대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게임 하나하나가 그리 오래 붙잡고 있을만한 매력이 없기 때문에 금방 질리는 감이 있습니다.

발상은 좋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결국 조화쪽으로 갈것인지 포식자쪽으로 갈 것인지 결정하는 것. 그것만 놓고 보면 나쁜 것은 전혀 없지요. 블랙&화이트도 다를바가 없으니까.

하지만 게임플레이가 너무 단순해서 대충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나면 지지리 노가다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그나마 화면상으로 보여지는 흥미로운 것들(동맹 맺은 부족에서 춤추고 행진하면서 음식을 건내준다던가 세포 단계에서 포식자로 돌아다니면 조그만 미생물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간다던가 하는 거...)이 좀 있어서 가끔 그런 거 보는 재미는 있지만 플레이 내용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듯.

그 결과 거의 광속으로 팔았습니다.

그러나 게임 자체는 심플, 깔끔하고 이런것 저런것 자잘한 것들에 흥미를 갖을 수 있다면(예를들어 커스터마이징 하는것 하나 가지고 디자인적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오래 잡고 있을 거 같습니다.) 상당히 흥미있게 플레이할 사람도 많을 듯 합니다.

그런 관계로 상업적인 성공은 무난할 듯. 뭐 아마도 기대치가 워낙 높았을 게임이니 풀리자마자 기본적으로 원가정도는 뽑지 않았을까 생각되는군요. ㅡㅡa

발상 자체가 새로운 것이라 다소 마니악하게 만들자면 한없이 마니악 해질 수도 있었을텐데 윌라이트는 완전히 반대를 선택했군요. 역시 대세는 심플인가.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플레이어가 일일히 쫓아다니면서 조작을 하는 게 아니라 몇가지 변수를 설정해놓고 생물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바라보는 방관자같은 것이길 원했습니다.

개미집을 바라보는 꼬마처럼 말이지요. 구경하다가 심심해지면 개미집에 물을 부어 볼 수도 있고 커다란 사슴 벌레를 집어 넣어 보듯이 운석을 떨궈 보던가 지진을 일으켜 보던가 화산폭발을 일으켜 본다던가..... 혹은 두 부족을 이간질 시켜서 싸움 붙여놓은 뒤 팝콘 씹으면서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나 구경하는 그런거.

(물론 그냥 가만히 내려버 둘 수도 있겠죠. 아니면 도와주던가. 예를들어 운석 떨궜는데 예상과 달리 괴멸 직전이라 도와줘야겠다던가....물론 멸망시켜 버려도 상관은 없겠죠.) 

여튼간 저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듯.

크로마뇽인은 우리 가슴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