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조원에게 알린다. 지금부터 15초 후에 토성에 도달한다! 모두 충격에 대비하도록! 5초 내로 이그라스 액티브 스캐닝 가동시키고 반경 10Au 내에 잡히는 모든 미 IFF 탑재 물체에 조준해두도록!-
  “자, 대령양반 말씀 잘 들었지!? 너희들은 초공간에서 나오는 동시에 기체를 출격시켜야 된다. 아까 브리핑 때 말했다시피 지금 미스틱 같은 경우 한 기당 16기의 ASM-139 미사일을 탑재했으니까 적함의 본체만 잘 찍어서 공격하기 바란다.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바란다. 이상!”
  웅웅웅웅….
  항공관제실 밖의 전경은 실로 장관이었다. 딱봐도 일반 공군기지에서는 볼 수 없는 최신예 전투기와 전폭기들이 항공갑판 전체를 매우고 있었다. 지금 여기 있는 모든 전투기들은 곧 있을 전투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
  -5초!-
  전체채널 스피커에서 칼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페드릭은 자신의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부관에게 말했다.
  “모든 항공요원들에게 외부 유영활동에 대비하라고 해. 전투가 시작되면 차폐막 발생기의 출력이 매우 불안정해질 테니까 말이야. 전투기 출격은 맨 앞 1열부터 이륙하는 순간 다음 열 이륙시킨다. 좌현 항공갑판에도 전하고 각 사출관제실에도 전해! 지금 이륙시켜!”
  지난 2주간의 시간 덕분에 좌현항공갑판은 어느 정도의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페드릭의 명령이 전해지자 <콜로수스>가 초공간에서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갑판에서 대기 중이던 전투기들은 아무런 주저 없이 최대출력으로 미끄러지듯 항공갑판을 나아가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바로 뒤에 있던 F/a-26d 전투기가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플라즈마로 인해 녹아버려야 했지만 기수 바로 앞에 펼쳐진 능동방탄막으로 인해 막혀졌다. 이것은 페드릭의 아이디어였다. 덕분에 함체 외부에 있던 능동방탄막 발생기를 항공갑판 안에 설치해야 했으니까.
  피닉스 전투기가 가속 3초 만에 시속 800 킬로미터로 갑판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눈앞에 펼쳐져 있는 푸른색 공간이 번쩍이며 수많은 별빛으로 뒤덮여있는 검은 공간으로 뒤덮였다. 평상공간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제부터 전투의 시작이었다.

  <DDX-705 글라디우스 전투정보실>
  “방금 히페리온 24 섹터에서 초공간 역장이 감지되었습니다!”
  “적의 추가함대인가!? 함대 규모는?”
  “아…. 적은 아닙니다. 규모는 미상이지만 이그라스에서는 전혀 잡히지 않습니다!  수십 개의 20 페타위츠급 위력의 양성자탄과 50킬로 톤급 이상의 핵미사일이 호루스 함대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레이더 사관의 보고는 맥 대령의 생각을 실로 황당하게 만들었다. 미확인 함선이 무려 2척이나 점프해왔다. 게다가 적이 아닌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이그라스에 탐지조차 되지 않는 경악스러운 은폐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아는 한,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한 이 <글라디우스>를 능가하는 함선은 없었기 때문이다. 연방군 소속의 함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생각났지만 그의 예상은 레이더 사관의 정확한 분석으로 인해 처참하게 짓밟히고 말았다. 적함대에게 나아가던 몇몇 미사일의 모델번호가 정확하게 찍혀졌기 때문이다. 그 뒤부터 폭발하듯 쏟아져오는 정보들의 폭풍에 전투 정보실은 전보다 더욱더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사일의 모델번호가 그의 눈을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ASM-139
  저게 뭐 어느 나라 개 이름도 아니고….
  게다가 스텔스 미사일이란다. 자신이 아는 가장 최근에 배치된 대함 미사일이 137버전이었던 걸로 기억했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주위에 있는 아군함대에선 이것들을 감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대체 저 전함은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 게다가 저 함선의 정체 또한 궁금했다. Mk.1 이그라스의 탐지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준의 은폐능력이라니….
  아무리 같은 아군이라지만 기술력의 차이가 너무나 어마어마했다. 어쩌면 먼저 온 X700이라는 이름의 전함보다 더 강력할 지도 몰랐다. 하지만 호루스 함대의 저 숫자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이쪽에선 안보일지 몰라도 호루스 전함에선 보일지도 몰랐다. 게다가 적들에겐 비현실적인 초고속탄까지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맥 대령은 이름 모를 전함의 안전이 염려되었다. 지금 이러고 죽치며 구경할 때가 아니라는 직감이 그의 등줄기를 스치자 그는 곧바로 명령했다.
  “화기부서. 제일 근접한 호루스 전함에 조준하고 리플렉터 탑재 미사일 발사시켜. 우리 쪽에서 감염시킨다!”

  <콜루수스>가 히페리온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주위는 온통 치명적인 방사능과 충격파로 인해 초토화가 되었다. 충격파와 충격파가 충돌하며 새로운 충격파가 뻗어 나갔다. 호루스 원정함대는 갑작스런 <콜로수스>의 기습으로 당황하는 눈치였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치고 빠지는 포격이 이루어졌고 뒤늦게 오파이온급 전함의 반격이 이루어졌다.
  지난 여러 번의 전투에서 얻은 경험으로 칼 어니스트 대령은 호루스 전함의 특징과 전술들을 세세히 분석했다. 일단 함대는 총 2종류의 전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마치 공중전에서 조기경보기가 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통신선이었다. 그리고 또 한 종류의 전함은 전형적인 공격함이다. 이쪽에서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은 레이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통신선이다.
  물론 공격함에도 자체적인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긴 했지만 통신선만큼 뛰어난 수준의 레이더를 보유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았다. 초공간 항행을 하는 동안 칼이 느낀 것은 이 항공모함에 주어진 장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타 전함보다 월등히 뛰어난 피해 복구력, 동력, 무장력, 요격기능에 말도 안 되는 이그라스의 실시간 탐지범위까지…. 전에 자신이 탔었던 군함들은 절대로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칼은 항공갑판에서 페드릭이 실시간으로 넘겨주는 정보에 따라 포격 명령을 가했다. 격침을 목적으로 한 포격이 아니다. 뭐, 어쩌다 운 좋게 격침되면 이쪽에선 대 환영이지만.
  적함대는 무서운 속도로 탐지망을 넓혔다. 이제 1~2분만 지나면 그 탐지망에 <콜로수스>가 걸려들어 집중포화를 뒤집어쓰겠지. 어차피 이 전투에서 이 함선은 탱커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출격 전 브리핑에서 페드릭이 말했던 말도 이것이었다.
  ‘너희들은 칼이 되어 싸워라. 이 배는 방패가 되어 막을 테니.’
  지금 외부에서는 수백의 전폭기들이 적함대의 대형 사이사이를 오가며 대함 미사일을 퍼붓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정확히 본체만 찍어 들어가며. 이제 더 이상 조종사들은 육안으로 시야를 확보할 필요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였던 적함대의 ‘분신’들은 아주 뜻밖의 탐지방법으로 인해 해결되었다. 드론 몇 기들로 이루어진 적전함의 분신은 눈에 보이는 것이든 해당되지 않는 것이든 간에 본체보다 미약한 중력과 전자파가 흘러나오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이것만으론 구분이 정확히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폭기까지 이륙하면 본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었다. 속전속결이다. 뭐가 어떻게 되든 간에.
  분당 40발의 속도로 10개의 2연장 양자포가 푸른빛을 내뿜으며 빛 덩어리를 날려 보냈다. 명중률은 반반. 탄속이 있었기 때문에 적전함도 회피기동을 취했다. 일단 한방이라도 맞았다간 방탄막의 반이 증발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적전함은 <콜로수스>의 무기가 아니면, F/a-26d나 S-6에서 날린 대함미사일에 의해 파괴되어갔다.
  이제 남은 시간은 20초.
  타이밍 좋게 연방군 함대에서 재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우려했었던 폭발형 무기는 꽤 드물었다. S-6라면 몰라도 F/a-26d는 연방함대에도 아군이라는 신호가 떴을 테니까. 초속 수 킬로미터로 느릿느릿 나아가는 함대 속에서 빌리 웰링턴 소령의 편대장기와 사일러 렉싱턴의 기체는 필사적으로 적선의 통신선을 찾고 있었다.
  항공기 조종능력 만큼은 함선 내에서도 소문이 났을 정도로 그들의 실력은 실로 대단했다. 시뮬레이션 내에서 간접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그들의 전투기 운용능력은 같은 동급 전투기 62대를 이길 정도였다. 특히 사일러는 기체의 기동성에 대해, 그리고 빌리는 도그 파이팅에 대해 상당한 실력이 있었다.
  다른 기체와는 달리 그들은 위험하다 싶은 속도로 적함들을 헤집고 다녔다. 최대출력은 아니지만 그들의 속도는 금방이라도 적함에 충돌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른 편대원들은 공격함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대함미사일을 날리고 있었다. 일단 최대한 적함대의 시선을 분산시켜놓는 동시에 효과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 그들이 맡은 임무였기에.
  사일러와 빌리는 계속해서 통신선을 찾아다녔다. 통신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전파는 기체의 레이더를 자극했는데 그 강도가 워낙 강렬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떻게 생긴 건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저 칼 어니스트 대령이 했던 말을 기준으로 통신선을 찾고 있었다.
  ‘대 레이더 미사일 한방이면 그대로 나가떨어질 거야. 내가 그놈들과 같이 안 살아봐서 어떻게 생긴 지는 잘 모르겠지만, 통신선의 역할을 보면 항상 전파 레이더의 블랙홀 같은 존재이지. 그 전파의 중심을 찾아가.’
  이것도 예상해둬야 했는데….
  통신선이 굳이 함선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두면 모든 것들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함선까지 드론을 이용해서 ‘분신’을 쓰는 종족인데 레이더라고 그런 것을 못할까. 사일러는 이것을 깨달자 즉시 <콜루수스>에 암호화된 주파수로 메시지를 전송했다. 지금쯤이면 통신선은 은폐상태의 <콜로수스>를 탐지해 모든 함선들에게 좌표를 공유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니….
  웰링턴 소령의 무전과 동시에 OUD(Omnidirectional-up Display)에 호루스 함대 전체에서 소규모의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늦었다. 더는 곤란해. 사일러. 빠져 나가자.-
  그는 최소한의 말들을 뱉으며 그동안 S-6의 양쪽 주익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ASM-139 미사일을 투하했다. 이 말은 적함대의 가장 한가운데 수백 킬로톤 급의 핵탄두의 족쇄를 풀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사일러는 아무런 불만 없이 그의 기체를 따라 기수를 돌렸다. 전과는 다른 호루스 함대의 움직임에 그의 시선이 떠날 줄 몰랐다.
  그리고 잠시 후. 호루스 함대가 있던 위치 한가운데에서 강렬한 섬광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자 사일러는 눈에 통증을 느끼고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제아무리 미스틱의 캐노피에 광차단장치가 잘돼있다고 쳐도 근접한 거리에서 폭발한 핵탄두의 섬광을 모두 여과시킬 수는 없었다. 사일러는 자신의 처지가 왠지 마음에 들질 않았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고 해도 이 전투는 그 근본 자체가 승리와는 거리가 상당히 먼 전투였다. 다만 목적은 역시 아군에게 최대한 유리하게끔 이끌어내는 것. 칼 어니스트 대령은 단지 사기를 위해 멋지게 말을 포장했을 뿐이었다. 이 사실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들의 수는 얼마나 있을까. 아마 자신의 추측 상 페드릭 포터 대령이나 앞서 가고 있는 빌리 웰링턴 소령 그리고 실전 경험이 아주 풍부한 몇몇 장교들이 전부일 것이다.
  “…….”
  예상대로 호루스 함대에게서 별다른 피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뭐, 지근거리가 아닌 이상은 웬만한 연방 소속 군용기조차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이쪽보다 기술력이 훨씬 앞서가는 저 외계인들에게 트릭 하나 섞이지 않은 핵공격이 통할 리는 없었다. 강력한 방어막은 핵탄두에서 뿜어져 나온 치명적인 방사능과 섬광으로부터 모두 버텨냈을 것이다. 운 좋게 그 충격파의 유효범위 내에 통신선이 있기를 바랄 수밖에….
  하지만 사일러의 바램은 곧 무너져 내렸다. 아까 전 빌리 소령의 핵폭격은 그들이 찾고 있던 통신선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한 것 같았다. 기체의 AI에서 적함의 포격을 알리는 경고가 나오고 뒤이어 박살났던 전함들의 복수라도 하듯 엄청난 양의 무기들이 허공을 향해 나아갔다. <콜로수스>와 호루스 함대간의 거리는 못해도 만 킬로미터가 넘었다. 사일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호루스 전함에서 빠져나가는 황금색 빛줄기를 무력하게 바라봐야만 했다.

  콰아앙!
  호루스의 오파이온 클래스 전함에서 발사된 아광속탄이 <콜로수스>의 능동방탄막에 의해 충돌하자 거대한 폭발광과 함께 그 속에서 순간적인 시간의 균열이 발생했다. 물론 함선 내부로 흘러들어온 충격의 세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고정되지 않은 모든 물체들이 몇 초 간 허공에서 춤을 췄고 승무원들은 바닥을 뒹굴었다.
  능동방탄막이나 그냥 방어막이나 완충효과는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저 호루스 전함에서 거의 퍼붓듯이 작렬하는 것들은 대부분이 초고속 탄두라 CIWS인 가디언이나 월터러가 요격하는 게 불가능했다.
  한마디로 개사기.
  페드릭은 저 말도 안되는 저 무기를 간단하게 요약시켰다.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개념의 무기였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이쪽도 만만찮은 개사기이다. 그런 무기를 막아내고도 함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게다가 이 함선에는 자신이 아는 한 전우주를 통틀어 가장 개념 없는 인간이 지휘를 하고 있었다. 사일러는 그를 극찬했지만 자신의 눈에는 그냥 젊은 나이에 높은 곳에 올라가신 그런 인간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콜로수스>가 적함대의 포격에 노출되기 시작하자 그는 회피에 집중하기는커녕 오히려 맞서며 호루스 함대와 똑같이 함선에서 나갈 수 있는 무기란 무기는 모두 퍼부었다.
  대함 미사일인 미스트레드나 스텔리온, 그리고 대구경에 속하는 세이빌까지….
  오죽하면 미사일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들로 2.9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함선이 연막처럼 뒤덮일 정도였을까. 이미 칼은 적함선 본체의 위치는 모두 파악한 것 같았다. 항공갑판에 있는 자신이 전투정보실의 상황을 알 수는 없었지만 대충 판단해볼 때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전술참모. 현재까지 발사된 함선의 탄두 궤도와 적함의 이동경로, 그리고 이그라스에 탐지되는 모든 전함들의 위치를 상황 스크린에 나타내 주게. 그리고 페드릭 대령 호출해서 함재기의 무전 내용도 전해달라고 해주게.”
  “예. 알겠습니다.”
  칼 어니스트 대령의 목소리 속에 다급함이 섞여 묻어 나왔다. 그는 전투정보실 중앙의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전술 정보를 머리에 집어넣으면서 떠오르는 잡생각들을 정리시켰다. 지금 상황에서 이런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들이었다. 지금 망설이는 동안에도 <콜로수스>는 수십 척의 호루스 전함들의 포격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적들은 더 이상 봐준다거나 하는 것이 없었다. 그들이 가진 최대의 전력으로 최고위험요소를 피해 없이 신속하게 제거하려 한다. 그리고 그 최고위험요소란 바로 <콜로수스>를 의미했다. 적 사령관의 의지는 확고했다.
  물론 이쪽도 확고하긴 하지만….
  화력과 병력의 부족하다는 것 외엔 조건은 평등했다. 물론 화력과 병력이 전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이다. 잠시 후 흔들리는 함체 안에서 전술참모가 위태롭게 균형을 잡으며 정보 차트를 직접 건네주자 칼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을 눈짐작으로 대충 계산하며 적함의 본체의 위치에 대해 계산했다.
  옛날 생도시절 배웠던 리플렉터 전함과는 달리 이 호루스 전함은 중량이 더 작아지고 외형이 납작해진 대신 기동성과 함체의 피탄 면적을 최소화 시킨 것 같았다. 게다가 적함선은 <콜로수스>의 Mk.5 이그라스 조차도 속일 수 있는 함선 복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정체는 결국 32개의 드론으로 밝혀졌지만….
  칼은 지금 상황에서 적 함대의 사령관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장 꺼려하는 행동을 해주면 어떻게 될까. 함정일지도 몰랐지만 그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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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에 계속.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