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AvP>와 <스타크래프트>. 당시에 <AvP>나 혹은 <스타…>를 다루는 사이트라면 저 둘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나름대로 많았습니다. 전 <AvP>가 별 인기를 못 끌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저런 글은 종종 눈에 뜨이더군요. 아니, <AvP>가 아니라 <스타…>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저런 게시물이 많은 거겠죠. 여하튼 우리나라에서 저 두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 결과, 글은 <스타…>에 더 무게를 두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몇몇 사이트를 보면 저런 게시물에 질이 안 좋은 답변이 달려 있었습니다. <스타…>만 알고 <AvP>는 모른다고 깔아뭉개거나 인식모독을 하는 답변이 많았거든요. 모르는 걸 그냥 모른다고 지적하면 그만인데, 마치 죽을 죄를 지은 것마냥 이야기하는 거죠. 게다가 SF를 잘 안다는 우월감 비슷한 감정도 서려 있었고요.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를 모른단 말야? 저런 무식한 것들, 수준이 안 맞아서 못 놀겠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소위 엘리트주위라고 할까요.

사실 <AvP>를 <스타…> 짜집기로 몰아가는 건 비판해야 합니다. 하지만 꼭 저렇게 우월감을 드러내고 상대를 무시해야 하는 건 아니죠. '게토' 현상이라고 일부 사람들이 담벼락을 짓는 상황이 있습니다. 가령, 하드 SF 소설을 즐기는 소수가 스페이스 오페라를 즐기는 다수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시하는 행위 등입니다. 이렇듯 SF계에서 게토 현상이 심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대중 취향인 <AvP> 팬들까지 벽을 둘러서야 되겠습니까. 에일리언과 프레데터가 싸우는 건 B급 정서도 어느 정도 가미했는데, 여기까지 엘리트주의가 판을 쳐서는 안 되겠죠. 취향에는 높고 낮음이 없으니까요.

게토 현상은 SF 팬들이 겪는 고질병이라고 들었습니다.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AvP> 팬들이 이런 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군요. (그런 점에서 우리 클럽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