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나 판타지에는 여러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괴물이 아니라 다른 종족이지만, 인간 입장에서 보면
괴물이죠. 포식자 역할을 담당하는 동물에 불과한 호랑이나 늑대가 인간에게는 피에 굶주린 사악한 짐승
인 것처럼 말입니다. 에일리언, 프레데터도 사람 죽이는 괴물일 뿐이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
려고 하는 에일리언은 확실히 괴물이긴 합니다만…)

<AvP>의 장점은 그런 괴물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통 게임은 인간이 각종 장비로 괴물들을 때려
잡는데 비해 여기에선 괴물이 되어 인간을 때려잡아야 합니다. 물론 플레이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기 때
문에 괴물의 시점으로 진행하면 고충이 뒤따르죠. 하지만 상당히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임에는 틀림없
습니다. (괴물이 되어보면,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제일 무서운 건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게임 'WoD'도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WoD'는 World of Darkness란 게임
의 약자인데, TRPG의 일종(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여기에선 인간이 아니라 공포의 대상이었던 뱀파
이어나 늑대인간, 유령 등의 입장이 되어 게임을 합니다. 그래서 뱀파이어 사냥꾼이 되어 인간을 수호하
는 게 아니라 되려 사냥꾼을 없애야 하죠. 물론 사냥꾼을 다루는 시리즈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뱀파
이어나 늑대인간에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괴물의 시점에서 게임하기는 흔치 않습니다. <AvP>와 'WoD'는 이런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
입니다. 항상 같은 편이었던 우주 해병대나 괴물 퇴치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