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AvP 2>에는 모든 4종류의 에일리언이 등장합니다. 3편의 독버스터가 모델인 러너, 2편의 일꾼이
모델인 드론, 프레데터를 숙주로 삼은 프레데일리언, 여왕을 지킨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프레토리안.
그런데 이들 중에서 '입 속의 입'이 표현된 것은 드론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에일리언들에게서는 입 속
의 입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이런 겁니다. 드론에게는 입 속의 입이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
래서 드론을 가만히 놔두면 입에서 뭐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머리나 팔다리,
꼬리처럼 입 속의 입도 엄연히 렌더링된 것이죠. <AvP 2>에서는 캐릭터가 죽을 때 몸이 희미해지는데,
이 때 드론을 자세히 관찰하면 머리 속에 길쭉한 입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에일리언들에겐 이런 것이 없습니다. 나름대로 귀여움(?)을 자랑하는 러너도, 희한한 턱을
가지고 있는 프레데일리언도, 엄청난 갑빠(…)를 선보이는 프레토리안도 입 속의 입은 없습니다.

물론 이 입 속의 입이 실제 게임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닙니다. 그래픽으로 구현되지 않았을 뿐이지 다
른 에일리언들도 입 속의 입을 가지고 있다는 개념 정도는 잡혀 있거든요. 그래서 '상대를 머리를 조준
하면 또 다른 입으로 뜯어 먹는다'는 기술도 가능한 거고요. 따라서 이 두 번째 입이 그래픽으로 구현되
지 않아도 실제 게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AvP 2>는 재미만큼이나 영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영화를 자주 본 사람이라
면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영화 같은 요소들을 보고 탄성을 지르게 되죠. 따라서 다른 에일리언도 길쭉
한 입을 가지고 있는 편이 분위기 연출을 위해 더 바람직합니다. 특히나 에일리언의 입은 상징과도 같
으니 말입니다.

똑같은 에일리언인데, 누구는 입이 나오고 누구는 나오지 않으니 약간 아쉽더군요. (프레데터의 경우엔
어떤 프레데터든 간에 추적 불빛이나 눈의 번쩍임 등이 그래픽으로 구현되었는데 말입니다) 정말 '누구
입은 입이고, 누구 입은 주둥이냐'라는 말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