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진홍색의 불협화음 (Discord in Scarlet)>은 A.E.반 보그트가 쓴 것으로 <에일리언>의 원작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우주선 비글 호가 갖가지 외계 생명체를 만나는 것이 본래 이야기인데, 이 중에 '익스톨'이
라는 생명체와 만나는 부분이 바로 <진홍색의 불협화음>이죠. 원래 영화 제작진은 원작으로 인정할 생각이
없었지만, 영화가 개봉한 후 반 보그트에게 로열티를 지불했다고 합니다.

소설이나 영화나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합니다. 우주선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외계 생명체가 지구인들
을 습격하는 거죠. 찾아낼 방도도 없고,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 익스톨'. 그래서 우주
선은 삽시간에 공포의 구렁텅이로 빠져 버립니다. 또한 익스톨이 인간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알
을 이식한다는 것도 에일리언과의 공통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습니다.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던 영화의 승무원들과 달리 소설 속의 과학자들은 익스톨
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합니다. 익스톨의 출생 비밀을 파헤치기도 하고, 약점을 캐내기도 하죠. 이
소설의 재미 중에 하나는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서 괴물을 제거할 전략을 짜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괴물로
묘사되는 익스톨 또한 에일리언과 달리 이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익스톨은 한 때 전 우주를 지배하기도 했을
정도로 뛰어난 생명체이죠. 그(?)는 인간을 잡아서 분자 구조를 바꾸어 벽을 통과하는 등 놀라운 능력을 보
여주기도 합니다.

<진홍색의 불협화음>은 에일리언의 원작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지만, 소설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걸작입
니다. 미국 SF 황금기를 대표하는 소설이라고 하더군요. 아직 접하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 읽어보세
요. 소설의 분위기를 즐기며 영화와도 비교할 수 있는 이중의 재미를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