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 에일리언은 <AvP>에 등장하는 전사 에일리언 중 하나입니다. 프레데터의 그물에서 빠져 나오느라
머리에 바둑판 모양의 퓽터가 남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죠. 또한 칼에 잘려서 꼬리 끝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
라면 특징입니다. 온 몸이 흉터투성이라고 할까요. 프레데터 두 명을 연속으로 물어죽였으니 이만하면 영광
의 상처라고 해야겠죠.

바둑이는 여왕 에일리언과 더불어 에일리언 측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둑이 옷을 입고 연기한 배
우 이름은 엔딩 크레딧에도 올라오더군요. 게다가 인간을 숙주로 한 전사 에일리언 중에서 유일하게 캐릭터
화가 된 경우입니다. 1편의 전사 에일리언은 전체적인 전사 개체를 따져볼 때 별 특징이 없었습니다. 2편에서
는 워낙에 많이 나와 개성을 살필 여유가 없었고, 4편에서 튀는 건 신종 에일리언이었습니다. 3편의 독버스터
가 상당히 독특하긴 한데, 숙주가 인간이 아니므로 제외. 일반적인 에일리언 중에서는 바둑이가 참으로 튀는
편이지요. 다른 무리들을 이끄는 우두머리 역할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이 성격이라는 게 그저 싸움박질을 잘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표현되어서 좀 아쉽습니다. 외전 등에 써먹
기에는 좀 부족한 캐릭터죠. 싸움을 잘한다는 것에도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고, 죽는 것도 너무 허무하게
죽었습니다. 뭐, 에일리언은 어디까지나 본능에 충실한 만큼, 입체적인 성격을 부여하는 일이 어렵긴 합니다.
인간을 숙주로 했다는 태생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요. 그래도 영화에서 좀 더 인상적인 캐
릭터로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요.

이러한 캐릭터의 부재가 <AvP>의 아쉬운 면 중에 하나입니다. 전사라는 신분을 타파하는 것도 꽤나 깨는 일이
었을 텐데 말입니다.

※ 골든 라즈베리에 <AvP>가 최악의 리메이크 후보로 올라갔더군요. 역시 뭔가가 예상대로 올라가긴 했습니다.
(전혀 좋아할 일이 아니지만…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