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떠올리는 에일리언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입에서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분
비물입니다. (산액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여왕 에일리언은 이 분비물을 흘리
지 않더군요. 여왕 에일리언은 총 3편의 영화(2편, 4편, <AvP>)에 나오는데, 분비물을 흘리는 경우는 한 번
도 없었습니다.

일단 영화 외적으로 보자면, 여왕 모형에 분비물을 묻히기 힘들어서 그랬을 겁니다. 아니면 카리스마를 자
랑하는 여왕이 입가에서 무언가를 흘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거나요. 제가 보기엔 카리스마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가 그럴 듯해 보입니다. 제작자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이상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만요. 그 밖에도
갖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설정을 따져보면 어떨까요. 먼저 분비물의 정체가 둥지를 짓는 재료라고 가정합시다. 에일리언의 둥
지를 보면 기괴한 모양의 구조물들이 붙어 있는데, 이게 분비물 때문에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거
말고 다른 재료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여왕이 분비물을 흘리지 않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해명됩
니다. 여왕은 알을 낳는 계급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계급과 다르다는 거죠. 병정 계급이 둥지를 짓고 여왕은
알 낳는데만 신경쓴다는 겁니다. 벌이나 개미의 사회와 상당히 비슷하죠? 이 설정은 에일리언의 사회 구조가
벌이나 개미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어 역으로 따져본 것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한 명의 팬이 만든 땜빵(?) 설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애초에 여왕을 만들 때 저런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우니까요. 어쨌든 여왕에겐 분비물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서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