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AvP>를 보면, 프레데터는 처음 사냥한 대상의 피를 몸에 바릅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에일
리언이죠. 그래서 통과의례를 거친 모든 프레데터들에겐 흔적이 남습니다. 프레데터 부족장이 주인공
렉스를 살려준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죠. 사냥꾼의 표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 <프레데터>에 나온 프레데터에겐 이러한 표식이 없습니다. <AvP>에 따르면, 이 통과의례
는 지난 세월 동안 계속 이어져 왔으니, 표식 없는 프레데터는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야겠죠.
그러면 이 프레데터가 지구를 찾은 목적이 약간 애매해 집니다. 인간들을 상대로 통과의례를 치르려는
걸까요. 다른 이유들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게 가장 유력한 해답일 것 같군요.

그렇다면 <AvP>와 <프레데터>의 프레데터들은 모두 초보 사냥꾼이라고 해야 합니다. 기타 게임이나
만화책에 나오는 프레데터까지 따진다면 (표식이 없으므로) 모두 초보라고 할 수 있지요. (초보가 이
정도면 노련한 사냥꾼들은 얼마나 대단하다는 걸까요)

이러한 차이는 <AvP>를 만든 폴 앤더슨의 실수라고 해야겠죠. 프레데터의 설정을 만들다 보니까 기존
의 것과 어긋난 길을 가게 된 겁니다. 아니면 통과의례를 거친 프레데터도 표식이 없을 수 있다는 이야
기를 집어넣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표식 없는 프레데터가 전부 풋내기라는 결론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가정을 하자면, 다른 영화나 게임에 나온 프레데터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표식을 했을 수도 있
습니다. 갑옷이나 옷 속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피부에 표식을 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지요. 이렇
게 따진다면, 표식 없는 프레데터들도 노련하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렇게 가정을
했을 경우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