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유에프오 디펜스(X-COM UFO Defense) - 글 : 전홍식(pyodogi)
엑스컴에 소속되어 활약한 한 대원의 일기로 엑스컴의 여러 이야기를 연출한다.
글쓴이의 말 : 계속 쓸 생각이었지만, 연재를 중지한지 한참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는 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연재라는 것은 항상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아아.. 아쉽다...
XCOM : The Unknow Enemy (24)
2000년 2월 10일 (1)
콰아앙!
강렬한 폭발음은 넓지 않은 복도 안에 울려 퍼지고 주변을 둘러싼 물체에 진동을 전해 주었다. 사실 쇳소리와 함께 굴러간 수류탄이 폭발하는데는 일순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일순간은 영원히 계속될 듯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추어 버린 것처럼.
하지만, 수백그램의 화약을 몸에 품고 있는 금속 덩어리는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자연 법칙에 따라 스스로의 동체를 파열시켰고, 순간적으로 가속된 수 천 개의 파편을 쏟아내며 주변의 모든 것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것도 순간에 불과한 시간에.
그리고 그 결과를 보여주는 증거물을 확인하는데는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속 질감의 문 앞에 흩어진 그 것-녹색 페인트에 빠져죽은 회색 쥐새끼 무리를 연상케 했다.-은 그 누가 보아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한편으로 그다지 유쾌하다고는 할 수 없는 광경임에도 우리들 대원에겐 안도감을 전해 주었다.
물론 보통 사람이라면 -설사 그것이 지구상의 것이 아니라도- 이처럼 처참히 박살난 잔해를 보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임엔 틀림없으리라. 비록 그 것이 조금 전까지 섹토이드라 불리던 생물이었고, 우리를 죽이기 위한 플라즈마 라이플을 들고 있었다 해도 말이다.
하지만, 나도-그리고 내 곁에 말없이 서 있는 또 한 명의 동료도- 이런 광경에는 익숙해져 있었고, 겨우 이만한 광경에 질색할 성격은 아니었다.-물론 기뻐 날뛸 장면도 아니었지만.- 게다가 이와 같은 물체를 온 몸에 뒤집어 쓴 경험이 있다면 말이다.
그것은 불과 1 주일 전에 있었던 첫 번째 UFO 공격 작전-AFC라고 표현에 익숙치 않은 것은 나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우리는 중력 엘리베이터 너머의 물체를 향해 수 십발의 총탄을 난사했고 확실히 제거해 버렸다.
중력 엘리베이터는 그 물체의 잔해 한 점까지 모두 공중에 띄워둔 상태였고 때문에 그 순간까지는 우리의 복장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였다. 문제는 그 다음 순간, 중력 엘리베이터를 바닥으로 내릴 때 일어났다. 중력의 변화와 함께 아래로 떨어진 물체들은 바닥에 서 있던 우리들 위를 덮쳤고, 우리-나와 또 한 명의 동료-는 그 놈의 피와 잔해로 뒤범벅이 되어 버린 것이다.(확실히 말해 다시 한번 떠올릴 정도로 유쾌한 추억은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때의 동료와 함께 이번 작전의 마무리일지도 모르는 일을 해치우고 있었다. 바로, 그 때와 같은 중형 UFO의 조종실 앞에서.
이 물체를 끝으로 적어도 우리 주변의 ' 적 '은 모두 사라진 듯 했다. 나흘 전 지급된 모션 스캐너(가까운 위치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장비)로 주변을 검색해 보았지만, 분명 더 이상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물론 다른 곳(아마도 UFO의 밖)에 적이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사방 5m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둘 뿐인 것이다.
나는 컴링크를 켜면서 곁에 서 있는 동료-그가 나를 동료로 여기는 지의 여부는 제쳐두고-를 힐끗 바라보았다. 헬멧 아래 갈색의 단발머리를 가리고 있는 그-녀-는 항상 그렇듯 표정 없는 눈동자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KX-5 소총은 편하게 들고 있었지만 언제라도 쓸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 더 가까운 느낌. 그리고 내 쪽이 아닌 주변을 경계하는 그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전투에 익숙한지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 곳의 결과가 어떻든-그리고 모션 스캐너의 결과가 어떻든- 작전 종료가 확인되기 전에는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녀의 태도는 정확한 것이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많은 대원들이 임무를 마쳤다고 안심하던 순간에 기습을 받아 사라졌다. 그들은 다시는 작전에 나갈 수 없는-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함으로서 모두의 귀감이 되었다.
그들에 비해 우리는 모션 스캐너라는 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이 장비가 100% 확실하다고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었고, 5m 밖에서 빔이 날아오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었다.(게다가, 역시 이 프로젝트의 지휘자였던 마린 파커 박사도 작동이 정지되지 않은 UFO 내부에서의 성능은 보장할 수 없다고 했으니 말이다.)
"여기는 그린 원. 제로 섹터 소탕 완료(All Clear)"
나는 이렇듯 통상적인 보고로서 주변의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이 들어오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르곤이다. 전 섹터 소탕 완료를 확인했다. 임무 완수를 알린다. 잘했어. 라이너."
언제부터일까. 로리스 분대장이 작전을 마친 후에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시작이 언제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얼마 전부터 분대장은 마지막 보고자의 이름을 부르며 격려하는 것으로 임무 완수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물론 며칠 전의 우리 분대 최초의 UFO 공격 작전시에도 분대장은 이 말을 남겼다. '처음 치곤 쓸만한데.'라는 말과 함께.
그 당시에는 스베틀라냐에 대해 신경쓰느라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지나갔지만, 그 후 일주일 사이 3번의 작전이 있었고 우연히도 내가 마지막 보고를 하게 되었기에, 분대장의 '잘했어'라는 말에서 왠지 친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UFO 공격은 오늘로서 4번째 작전. 본래라면 다른 팀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들어 중급 이하의 소형 UFO의 활동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우리를 포함한 모든 분대는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피커-토머스- 녀석의 말에 따르면 '볼 일 보고 털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할까.
하지만, 계속되는 작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분대의 피해율은 제로였다.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적기는 중형 이하의 작은 것이었고 그것도 눈에 잘 띄는 평원에 떨어졌기에 지원을 받기 쉽다는 이점이 있겠지만, UFO 내부에서 활동한 대원들의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대원, 특히 함께 뛰는 사람의 호흡. 그것은 전투-특히 이런 좁은 공간에서의 실내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분명 적은 이 공간의 친숙한 장소에 매복하고 우리를 맞이했지만, 먼저 공격을 날린 것은 항상 우리 쪽이었다. 그것은 감의, 그리고 얼마 전 지급된 모션 스캐너의 도움도 있었지만, 역시 뒤에서 받쳐주는 동료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것도 단순히 호흡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읽는 듯이 말없이 손발이 맞는 동료라면 말이다.
나는 그 동료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쩌면 나를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대원. 얼음 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스베틀라냐 일리노바는 말없이 무기를 점검할 뿐이었다. 아무런 의견도 없이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었던 동료. 그리고, 일주일 전부터 모든 작전에서 마지막에 함께 뛰었던 동료.
그러나, 그녀는 또한 4번의 작전에서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내게 주의를 둔 일이 없었다. 호흡이 맞았다고는 해도 그것은 단지 내 생각과 그녀의 생각이 일치했을 뿐. 내가 제안하는 작전에 관심을 두고 그에 따랐기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서로의 생각이 맞은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녀와 내가 전투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같다고 보는 것이 옳으리라. 그녀 또한 나와 비슷한 과거와 경력을 갖고 있었으니까.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왠지 예전의 나와 비슷한 느낌이 풍긴 것은 결코 틀린 일은 아니었다. 자료실의 야마구찌에게 꽤 좋은 와인은 넘기고 알아낸 자료에 따르면, 그녀도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전쟁과 함께 살아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에겐 부모에 대한 기록과 성이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아프카니스탄 북방에 위치한 소련의 비밀 연구 시설에서 일하고 있던 그녀의 부모는 어느 날 있었던 게릴라의 습격으로 사망했다. 부모를 잃고 국가에 의해 부양된 그녀는 고아들에 대한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혼란기의 고국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다녔고 조금씩 축소되는 -그러나 그나마 제대로 된 군대로 남아있던- 특수부대에 지원하는 길을 택했다.
그 곳에서의 교육과 임무는 비밀리에 수행되어 있기에 자료로 남아있지 않았지만 게릴라와 용병으로 전장에서 살아왔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정규군이긴 했지만 그녀가 속한 부대는 대외적으론 밝힐 수 없는 각종 작전에 수없이 참여한 듯 했으니까.
엑스컴에서의 경력 만을 볼 때 그녀는 나보다 3개월 선배의 몸이었다. -나이는 아마 조금 어리지 않을까? 그녀는 적어도 20대 후반은 되어 보이지 않았다.- 각종 개혁의 실패로 파산 상태에 빠진 고국이 그녀와 같은 최정예 부대들을 아낌없이 엑스컴에 보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등 일부와 같이 세계를 지키기 위한 영웅으로서 자원한 것이 아니라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용병으로서.
그리고 6개월. 그녀는 3 분대가 참가한 모든 작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선전해 왔다. 그러나, 그녀의 파트너 운은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았다. 3 분대가 전멸하기 직전에 파트너가 되었다는 린 레이첼을 포함하면 6개월 동안 무려 8차례나 파트너가 변경되었으니까.
그 중 일부는 전사했고, 일부는 다른 분대를 보충하기 위해 이동되었으며, 그리고 나머지는 그녀와 함께 행동하기를 거부했다. 그녀와 파트너가 되기를 거절한 이들의 말은 한결같이 '나와는 생각이 맞지 않아.'였다고 한다.-생각해 보면 토머스와 만나기 전의 나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래 파트너의 변경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엑스컴이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다고는 해도 군대 조직에서는 파트너 하나도 상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이기에. 하지만, 그녀의 경우는 파트너 변경에 있어 아무런 잡음이 없이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그것은 그녀가 파트너라는 존재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직속 상관-전사한 3분대 분대장-도 이에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3 분대장도 그녀의 성격을 파악하고 최선의 성과를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물론, 그가 죽은 지금으로선 그에 대해서 알 방법은 없지만...
그러나, 그러한 경력과 과거가 있었기 때문인지, 적어도 전투 상황에서 그녀와 나는 호흡이 잘 맞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4년 간 항상 함께 활동했던 토머스보다도 말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나를 -그리고 다른 동료들을- 완전히 무시해 왔던 그녀였지만 첫 번째 작전 이후로는 적어도 나를 무시하는 느낌은 없었다.
아니, 도리어 임무 수행 시에는 나와 함께 행동하는 것을 더 선호한 느낌도 들 정도였다. 물론, 그녀에게 있어 나는 '적당히 쓸모있는 존재'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짜식. 오늘도 네가 먼저냐? 요샌 되게 날렵하누만."
우측 복도로부터 토머스와 린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둘은 우리와 다른 엘리베이터에서 올라왔을 것이다. 나와 스베틀라냐가 최종 작전 시에 돌입하듯 반대쪽 입구에선 대개 이 둘이 함께 올라오곤 했다.(물론 우리와는 달리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적은 대개 그들 두 사람이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주변에 위치하고 있었고 우리 쪽은 비교적 쉽게 조종실 입구까지 향할 수 있었다. 오늘도 우리가 조종실 입구의 한 명을 해치우는 동안, 이 둘-그리고 뒤를 맡은 두 대원-은 3명의 적을 해치워야만 했다. 녀석으로부터 마지막 녀석을 처치했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은 내가 수류탄을 굴리기 직전이었고 결국 이제서야 이 곳에 도착한 것이리라.
"오늘도 화려하게 해치웠군. 짜식, 이거 청소하려면 보통 진빠지는게 아니겠는데?"
토머스의 말대로 주변은 확실히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니, 확실히 지저분한 상황이였다. 파편을 적게 날린다는 MX-627 수류탄은 조금 더 조용하고 깨끗해 보였지만, 그만큼 잔해를 확실하게 흩어 놓았다. 게다가 이 수류탄은 -운 좋게도- 적의 바로 아래에서 터진 듯, 그 잔해는 주변 벽, 그리고 천장에까지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너무하네. 평소 나하고 할 때는 이렇게 잘하지 못했잖아?"
토머스가 투덜대듯 지껄였다. 나는 단지 어깨를 으슥해 보일 뿐. 그러나, 그에 대한 반응은 다른 방향에서 들려왔다.
"어머, 설마 질투? 그 쪽 취미는 아니겠죠?"
최근 토머스와 함께 행동하여 스피커 남자에서 스테레오 팀으로 별명을 바꾸는데 기여한 대원, 린 레이첼의 공격이었다. 함께 뛰게되면 작전 끝날 때까지 한 마디도 없는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조용한 목소리로 그러나 확실하게 서로 대화를 했다. 물론 그것은 작전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말싸움에 가까웠지만, 적어도 컴링크를 켜고 지껄임으로서 분대장에게 지적 받는 일은 없었으니 다행이랄까?
게다가 놀랍게도 작전에 대한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 그 두 사람이 전투 상황에서는 우리 쪽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 둘도 성격적으로 호흡이 맞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야 어떻든, 먼저 공격을 시작한 린도 그렇지만, 공격을 받고 가만히 있을 토머스도 아니었다.
"무슨 말씀을. 저는 비생산적인 연애에는 취미가 없답니다, 하·사·님! 게다가 하사님이야 말로 항상 파트너 걱정만 하지 않았던가요. 설마하니 정말로 그 쪽 취미?"
멋진 우정? 음. 이건 생각해 볼 이야기 군. 여하튼 이 둘의 논쟁은 이미 분대, 아니 기지 전체에 걸쳐 유명한 일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주변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의 하나였으니 관계없지만. 두 사람 모두 그 성격 탓인지 사사건건 논쟁을 시작했지만, 어느 쪽도 상대에게 큰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다.(이 또한 성격이리라.)
이를테면, 계급이 한 단계 높은 토머스가 하사님!이라고 높여 부르는 것은 묘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그것이 계급으로 그녀를 누르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어쩌면 토머스로서는 그렇게 함으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그와 말싸움을 계속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내가 적당한 농담 파트너라고 했지만, 그건 내가 그의 말을 재미있게 듣고 넘기기 때문이지 내가 말을 잘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어머나, 멋진 중사님께선 파트너와의 우정을 이해 못하시나보죠? 정말이지 걱정이시겠어요. 라이너 중사님. 파트너님이 이러니 정말 힘드시겠네요."
윽. 어째서 또 주제가 나로 바뀌는거지? 이 둘의 말싸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서로 극에 달한 말싸움이 돌연 방향을 바꾸어 '적당한 농담 파트너'인 내게 향하는 것이다. 나도 토머스의 농담에는 익숙했지만 린까지 내 쪽으로 말을 돌릴 때는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천만다행으로 컴링크로부터 친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너? 뭐하고 있어? 설마, 뒤에 남아 청소까지 하려는 건 아니겠지?"
로리스 분대장의 조금 재촉하는 듯한 목소리에 말다툼은 종결되었다. 언제나처럼.
그리고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그곳에는 스베틀라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그렇듯 아무 말 없이 먼저 돌아가 버린 것이다. 왠지 알 수 없는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자, 그만 돌아가자. 집에 돌아가서 파티나 해야지."
그런 내 기분을 눈치챈 것일까? 토머스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평소 같으면 뭔가 말을 꺼냈을 린도 아무 말 없이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조용히 장비를 챙겨서 UFO를 밖으로 나갔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귀환편에 탑승하기 위하여.
★∼을 사랑하는 표도기였습니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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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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