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 유에프오 디펜스(X-COM UFO Defense) - 글 : 전홍식(pyodogi)
마이크로 프로즈의 고전 게임 X-COM의 팬픽.
엑스컴에 소속되어 활약한 한 대원의 일기로 엑스컴의 여러 이야기를 연출한다.
글쓴이의 말 : 계속 쓸 생각이었지만, 연재를 중지한지 한참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는 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연재라는 것은 항상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아아.. 아쉽다...
엑스컴에 소속되어 활약한 한 대원의 일기로 엑스컴의 여러 이야기를 연출한다.
글쓴이의 말 : 계속 쓸 생각이었지만, 연재를 중지한지 한참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는 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군요. 연재라는 것은 항상 시작하고 빨리 끝내는게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되네요. 아아.. 아쉽다...
글 수 44
2000년 2월 3일 (4)
'전장'에서는 어딘지 불길한 느낌이 흐르고 있었다. 케셀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성은 아직도 남아있는 조명을 받아 어둠 속에 떠올라 있었고, 아래쪽으로 펼쳐진 초원 중앙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음산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이거, 이거 난데없이 구름 속으로 다이빙을 해야 하나? 나는 고공 낙하라면 질색인데."
토머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말대로 성 아래로 이어진 계단의 끝은 근처에서 피어오른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는 마치 산 위를 덮은 구름처럼, 멀리 보이는 미술관과 넓게 펼쳐진 숲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었다.
"시끄럽다, 토머스. 이미 연락 받지 않았나? 이 지역에 안개가 자주 발생하니 주의하라는 말을."
분대장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작전 브리핑 시 안개에 대한 주의를 받은 것은 분명하니까. 다만, 문제는 이 안개가 단순히 ' 주의 '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브리핑에 의하면 쇨로스 빌헬름쇠엔의 미술관은 5층 높이에 달하는 고전적인 느낌의 거대한 석조건물이라고 하는데 지금 그 미술관의 지붕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단지, 초원 중앙-이라고 생각되는 장소-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만이 그 자리에 무언가, 아마도 우리의 목표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거야. 주의 받기는 했습니다만."
토머스가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하긴, 말은 안 하고 있지만 토머스만이 아니라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분대장은 마녀!'라고….
"안개라는 상황은 이미 파악되었고, 지금으로서는 이를 극복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 안개는 적의 광학 병기를 조금이라도 약화시켜 줄 테니. 아군으로서는 도리어 유리한 셈이지."
"어? 이 정도로 짙은 안개 속에선 탄환도 맥 못추긴 마찬가지 아닌가요?"
분대장의 시선이 목소리가 나온 방향을 향했다.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있는 여성의 목소리. 그럼 그렇지. 린 레이첼 하사였다. 여러 모로 토머스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그녀는, -처음에는 얌전하게 파워를 감추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 그 특유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지. 뭐로 보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분대장의 말꼬투리를 잡는 것은 토머스 외엔 그녀밖엔 없을 것이다.
"린 레이첼 하사. 자네는 원거리 저격이라도 할 셈인가? 고작해야 몇 십 미터 거리에선 안개의 영향도 크지 않다는 건 잘 알텐데."
"그러니까. 녀석들의 무기도 마찬가지로 영향이 크지 않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토머스가 옆에서 끼어 들었다. 이런, 이런, 분대장의 이마에 주름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다간 골치 아픈 상황에.
그러나, 분대장은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이마의 주름살을 펴고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다. 우리의 무기인 탄환은 안개 때문에 속도가 약간 줄어들겠지만 납탄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지. 말하자면 이 정도로 상대를 못 죽일 정도는 아니다. 다만 너무 멀면 총알이 잘 안 맞을 뿐이지. 하지만, 외계인의 무기는 이렇게 춥고 안개가 심한 장소에서는 그 위력이 확실하게 줄어든다. 안개 속의 물 입자가 무기의 에너지를 빼앗아서 에너지 탄환이 작아지고 확산되어 제멋대로 날아가게 되지. 그만큼 맞을 위험도 죽을 위험도 줄어든다. 적어도 눈앞에서 쏘지 않는 한 평소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분대장의 설명은 상당히 논리 정연하게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설명은 언젠가 레이저 라이플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며 강제로 함께 식사를 했던 마린 파커 박사가 해 준 말과 비슷했다.
레이저 등의 에너지 병기는 물 속에서는 쓰기 어렵다면서, 그러니까 입자 에너지가 물 속에 확산된다거나 어쨌다던가? 그때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사실 별 상관도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분대장의 설명을 들으니 보다 현실적이고 명확하게 이해되는 느낌이 들었다.(분대장이 보다 쉽고 간결하게 설명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같은 전투 대원의 입장에서 설명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분명 그녀는 파커 박사와 함께 스탠포드 동기생이라고 했다. 분명 1, 2등을 다투었다고. 그런데 어째서 연구반이 아니라 전투 부대에 들어온 것일까?
왠지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는 뭔가 깊은 사정이 숨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파티, 그리고 ' 적 '에 대해 갖고 있는 끝 모를 분노….
어쩌면 그녀는 그들에게 원한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등에서 흔히 보듯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식으로. 하긴, 외계인의 공격이 시작되고 2년째가 되어 가는 지금. 외계인에게 원한이 없는 사람은 드물 정도이니 그도 이상한 일도 아니겠지만….
문득, 로리스 분대장이 내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이어 다시. 너무 순간적이어서 잘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시선에서 왠지 모를 무언가가 느껴진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설명을 마친 분대장은 우리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자. 이제 알겠나? 이 안개는 비록 예상치 못했던 정도라곤 하지만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만은 아니다. 아니, 어차피 단순히 밤의 어둠 속과는 달리 우리에게 도리어 유리한 조건일 수도 있다. 어차피 우리는 안개 속이건 밤이건 암시경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저들은 안개라는 조건에 익숙하지 않을 테니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가 지구인이라는 사실에 자신을 갖고 그들과 맞서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때,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무전기로부터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제 1, 제 5 분대. 작전 지역 배치 완료. 제 2 분대 작전 개시하라."
무전기를 향해 짧은 대답을 마친 분대장은 다시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들었나? 우리 동료들은 이미 모든 준비를 했다. 적은 아군의 작전에 의해 완전히 포위된 것이다. 안개 따위 걱정할 일도 아니다. 작전대로 토끼 몰이를 해 준 동료들을 위해 멋진 사냥감을 준비할 뿐. 자. 계획대로 각 팀 별로 작전에 돌입한다."
분대장의 지시에 대해 조용한 답변을 하고, 손을 야간 암시경으로 뻗었다. 평소와는 달리 적외선 모드로 전환한 암시경은 안개 속에서 충분한 시계를 제공해 줄 것이다. 좌측의 스위치를 켜자 어두웠던 시야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주변의 동료들과 분대장의 모습이 밝은 조명을 배경으로 또렷하게 들어왔다.(적외선의 장점이라고 할까? 광증폭기와는 달리 밝은 빛에도 눈이 부시지 않았다.)
이 좁은 작전 지역에는 주변에 배치된 적외선 발신기로부터 충분한 적외선 조명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화상의 반사를 통해 모든 물체의 영상이 붉은 영상으로 비추어졌다.
나는 계단 아래에 펼쳐진 잔디밭을 바라보았다. 그 중앙, 불길로 인해 밝게 빛나는 어떤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적외선을 방사하고 있는 그 물체는 지구상의 어떤 기계와도 닮지 않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작전 개시."
분대장의 목소리가 컴링크를 통해 들려왔다.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인 나는 토머스와 함께 굽이굽이 아래를 향해 뻗어있는 계단을 따라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표인 저 물체를 향하여.
★∼을 사랑하는 표도기였습니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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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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