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블리자드의 게임 중 인상 깊은 작품은

3개가 있습니다.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죠.

그중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예기 하겠습니다.

조이SF를 살피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게임은

워해머라는 게임으로부터 기본 설정을 받아온 게임들입니다.

부정적으로 꼬아 보면 '뱃겼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단순히

'뱃겼다! 이런 사기꾼 놈들!!!'

이라고 욕할만큼 안일하게 설정을 받아오지는 않았습니다.

마린만 하더라도 스페이스 마린의 마린과 유사하지만 스타의 마린을 보면서

워해머의 마린을 보듯이 '광신도 십자군' 이나 '로마군단'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뒷골목 양아치로 썩다가 우연히 군대로 굴러들어와 한국으로 파병온 용산 미군'

이라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게다가 스타의 '마린'이 속한 테란은 워해머의 제국과는 전혀 다른 존제입니다.

제국은 이미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은하계를 지배하지만

테란은 지구에서 쫓겨난 깡패놈들이 쌩판 모르는 별천지를 개척해 나가는 이들이죠.

이를테면, 테란의 건물은 이동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걸 보면 미국 개척민들이 생각나더군요,

서부를 향해서 마차를 끌고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개척민들 말입니다.

프로토스도 엘다에서 설정을 따왔지만 그들의 건물이나, 문화적 특징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좀 다릅니다.

엘다가 엘프와 비슷하게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면

프로토스는 ET의 SF적인 분위기와 프로토스만의 독특한 문화...

사무라이와 십자군을 적당히 버무렸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ET를 예로 든게 좀깨는것 같기도 하지만... 제 부족한 지식으로는 그 정도 밖에는=_=;)

게다가 게임의 모습만 해도 그렇죠. 블리자드가 RTS를 만든건 아닙니다

하지만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 냈다고는 말할 수 있을겁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다 남에게서 가져온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남에게 당당할 수 있을 만큼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지요.

근데,  저는 이게 잘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저도 반쯤은 취미삼아, 반쯤은 나중에 업으로 삼을려고 이것저것 공상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것만 봐도 기분이 울적해지면서

자존심이 상하고 그쪽으로는 생각도 하기 싫어진단 말입니다.

근데 어떻게 남의 것을 가져다가 저렇게까지 멋지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블리자드는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을 만한 소재라면 다른데서 다끌어오고 그걸 자신들이 '재미'있게 버무리려고

죽어라 노력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자신들은 '재미'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