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패트레이버 TV 시리즈 팬이더군요. 형과 내 취향은 여기서 극과 극을
달립니다. 전 라이덴 좋아하고 형은 패트레이버 좋아하죠. 형은 라이덴이
흐물거린다고 싫어하고 난 패트레이버가 어딘지 등장인물들이 어리버리
해 보여서 싫어했는데... 패트레이버의 사실성 만큼은 인정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이즈미 노아와 오다가 맘에 들더군요. 바보스러워 뵈지만
레이버 조종에서만큼은 천재성을 드러내는 노아와 단순무식 폭력경찰
오다는 정말이지 맘에 드는 팀입니다.
그래도 이들의 바보스러움은 좀 답답하지만요.
이 애니는 일본의 현실을 잘 담아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나 넘쳐나
는 재개발 사업과 그로 인한 온갖 병폐들의 모습은 역시 일본은 토건국가
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비슷한 광경들이 우리나라 80년대 영화들에
서도 발견되는데 그 전영록 주연의 돌아이나 괴작 우뢰매 같은 데서 보면
무지 황폐한 공사장 같은 데가 주 무대로 나오죠? 이는 당시 한국 사회의
토건 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긴 오늘날도 한국은 여러
모로 토건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일본은 더 심한가 봅니
다.
오시이 애니도 미야자끼 애니처럼 한소리 또 해대지만 그래도 보다 다
양한 뭔가를 보여주는군요. 그러고 보니 블러드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