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연개소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흥미대상 10위권 안에 넣고 있어 그와 관련된 글이나 TV 프로그램은 놓치지 않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KBS 역사스페셜에서 고구려와 관련된 내용은 빠짐없이 보는데, 한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더군요.

수.당 전쟁관련 부분을 가만히 보면, 우리 역사계가 이제까지 중국 역사서에 기록된 수당전쟁의 고구려 승전부분을 계속 밝혀내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 사서에 기록된 수나라 해군이 폭풍우를 만나서 큰 피해를 입었다는것등을 지적하며, 그때는 폭풍우가 칠만한 때가 아니라는것을 컴퓨터 해양 DB 를 통해 보여주고, 고구려 해군기지등을 소개하면서, 수의 해군이 패배한것은 폭풍우가 아니라,  고구려 해군에게 요격당해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고 지적하더군요.

당과의 전쟁에서, 당태종 이세민의 경우, 손쉽게 요동의 여러성을 함락시킨것으로 나오지만, SBS 스페셜에서는 고구려 군과의 야전에서 큰 피해를 받은것으로 나오고, KBS 스페셜에서는 아직까지 중국 경극에서는 연개소문의 무서움이 주된 소재거리중의 하나이고, 심지어는 당태종이 연개소문에게 항복하는 내용까지 있다는것을 소개하며, 중국 사서에서 초라한 몰골로 귀환하는 당태종을 묘사하면서 아마 연개소문이 후퇴하는 당태종의 뒤를 쫒아 큰 패배를 안겨준것이 아닌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구려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발해의 옛 문헌과 기록이 모두 남았다면, 고구려측에서 기록한 고구려의 승전이 좀더 명확하게 기록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는군요. 아쉽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때를 맞추어서인지, 한국 사학자들의 고구려 수.당전쟁의 진실을 밝혀야한다..라는 움직임이 고구려의 승전기록을 재조명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어보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구체적 사료와 문헌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학문이라 그들의 노력은 모두 추측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것이 결정적인 약점이죠.

SBS 에서는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이 제작,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 결여된 이랬으면 좋겠다..라던지, 우리가 추측해보건데 이러 이러 하지 않았을까...라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다큐멘터리나 치밀한 문헌비교와 과학적인 접근에서라면 마땅히 그런 추측과 가정을 하는것은 타당합니다만, 그런 접근을 아예 생략할 수 밖에 없는 드라마에서 결론만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자국역사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이용되는것 같아 좀 우려되는군요.

드라마는 사실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군요. 너무 이것 저것 들어가니 완전히 판타지 같습니다. 아무리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해도 없는 역사를 만들어내거나 의도에 맞추기 위해 어거지를 부린다면 이야 말로 역사왜곡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