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역사 포럼
밀리터리, 군사 과학, 그리고 역사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게시판.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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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82&article_id=0000053051§ion_id=102&menu_id=102http://www.pusanilbo.com/news2000/html/2005/0702/040020050702.1023101212.html[부일시론] '제국'의 향수와 '아나킨'의 비극
/ 이재호 변호사 (부산일보, 2005. 07.02.)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즈의 복수'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특히 프랑스인들의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에피소드3'은 아득히 먼 옛날 은하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이며,영화는 우주에 대한 지식과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의 디지털기술로 전개된다. 그러나 머나먼 은하계에서 있었던 일이라지만 사회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역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스타워즈'가 상상력의 근원으로 하고 있는 시대가 역사상의 어느 시대인가를 추측한다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워즈의 시대적 구도는 고대 로마공화정 말기에서 차용했을 듯하다는 것이 '에피소드3'을 본 나의 견해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에는 공화정을 유지하려는 세력과,혼란한 공화정을 끝내고 새로운 제정을 세우려는 세력 간의 대립이 치열하였다. 제정세력의 대표자가 로마 최대의 영웅 카이사르(시저)였다. 그는 반란을 일으켜 로마를 점령한 뒤 로마제정을 창건한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결국 친아들처럼 아꼈던 브루투스에게 최후의 일격을 맞고 암살된다.
'스타워즈'에서 제정을 꿈꾸는 악의 세력의 이름이 '시즈'라는 것도 재미있고,황제가 아꼈던 후계자 아나킨에게 살해되는 구도도 카이사르의 최후를 연상시킨다. 카이사르의 암살 후 공화주의자와 제정세력은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여 결국 제정세력이 승리하고 로마제국이 출현한다. 그러나 제국 내에 공화정을 그리워하는 세력들은 계속 존재해 왔고,결국 프랑스혁명도 이들의 사상적 후계자인 루소에 의하여 이론적 토대가 세워진 뒤 점화된 것이다.
로마제국 멸망 후 유럽의 역사는 한마디로 로마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역사였다. 서로마제국이니 신성로마제국이니 하는 이름들이 이것을 증명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제국들은 껍데기에 불과했고,단 한번 나폴레옹에 의하여 로마제국이 프랑스의 이름으로 거의 부활할 뻔하였다.
스타워즈의 실질적 주인공 아나킨은 나폴레옹을 모델로 한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8세의 노예소년 아나킨이 공화국의 수도에 가서 제다이의 기사가 되는 과정과,8세의 식민지 소년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육군 유년학교에 입학하는 출발점,공화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뒤 자신을 키워준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제정을 창건한 행적,그 천재적이고 기구한 삶이 너무나 닮아 있다. 아나킨이 시즈제국의 황제를 안고 떨어져 죽는 장면은 나폴레옹이 자신의 죽음으로써 유럽의 전제군주정을 사실상 절멸시킨 업적과 비견된다. 아나킨의 쌍둥이 자녀들인 레아와 루크는 아메리카를 상징하는 것 같다. 이름의 합성어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고대 로마인들이 꿈꾸던 자유롭고 공화주의적인 로마,이것이 대서양 건너 오늘의 미국에서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현대 미국인의 신화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영화가 바로 미국의 찬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600만 명이나 봤다는 프랑스에서의 '에피소드3' 열기는 프랑스인들이 가지는 과거 제국의 영광에 대한 무의식적인 향수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영화의 핵심적인 개념은 '포스'라는 존재이다. 포스는 현대물리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통일력과 동양적인 기(氣)가 융합된 개념인 것 같다. 제다이의 스승인 요다라는 인물이 동양의 선승을 연상시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스타워즈가 주는 메시지의 결론은 '포스의 균형과 평화'이다. 포스의 균형을 유지해야 할 사명을 가진 자신의 운명을 오만과 분노 때문에 망각하고 제국의 길로 달려간 아나킨의 비극은 이 영화의 제작자가 미국 자신에게 던지는 경고가 아닐까.
오늘날의 미국이 동맹국과 동맹국의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는 힘의 논리에 취하여 포스의 균형자로서의 과거의 역할을 잊고 로마제국이 가던 길을 간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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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에피소드2 개봉 당시에도 루카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쿠데타가 아닌 시민들 의사에 따라 독재국가로 변모한다'는 정치관을 밝힌 바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0158035§ion_id=104&menu_id=104
법조인의 시각에서 본 스타워즈에 대한 감상도 재미있네요. ^^
/ 이재호 변호사 (부산일보, 2005. 07.02.)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즈의 복수'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특히 프랑스인들의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에피소드3'은 아득히 먼 옛날 은하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이며,영화는 우주에 대한 지식과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최첨단의 디지털기술로 전개된다. 그러나 머나먼 은하계에서 있었던 일이라지만 사회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역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스타워즈'가 상상력의 근원으로 하고 있는 시대가 역사상의 어느 시대인가를 추측한다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워즈의 시대적 구도는 고대 로마공화정 말기에서 차용했을 듯하다는 것이 '에피소드3'을 본 나의 견해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에는 공화정을 유지하려는 세력과,혼란한 공화정을 끝내고 새로운 제정을 세우려는 세력 간의 대립이 치열하였다. 제정세력의 대표자가 로마 최대의 영웅 카이사르(시저)였다. 그는 반란을 일으켜 로마를 점령한 뒤 로마제정을 창건한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결국 친아들처럼 아꼈던 브루투스에게 최후의 일격을 맞고 암살된다.
'스타워즈'에서 제정을 꿈꾸는 악의 세력의 이름이 '시즈'라는 것도 재미있고,황제가 아꼈던 후계자 아나킨에게 살해되는 구도도 카이사르의 최후를 연상시킨다. 카이사르의 암살 후 공화주의자와 제정세력은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여 결국 제정세력이 승리하고 로마제국이 출현한다. 그러나 제국 내에 공화정을 그리워하는 세력들은 계속 존재해 왔고,결국 프랑스혁명도 이들의 사상적 후계자인 루소에 의하여 이론적 토대가 세워진 뒤 점화된 것이다.
로마제국 멸망 후 유럽의 역사는 한마디로 로마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역사였다. 서로마제국이니 신성로마제국이니 하는 이름들이 이것을 증명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제국들은 껍데기에 불과했고,단 한번 나폴레옹에 의하여 로마제국이 프랑스의 이름으로 거의 부활할 뻔하였다.
스타워즈의 실질적 주인공 아나킨은 나폴레옹을 모델로 한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8세의 노예소년 아나킨이 공화국의 수도에 가서 제다이의 기사가 되는 과정과,8세의 식민지 소년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육군 유년학교에 입학하는 출발점,공화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뒤 자신을 키워준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제정을 창건한 행적,그 천재적이고 기구한 삶이 너무나 닮아 있다. 아나킨이 시즈제국의 황제를 안고 떨어져 죽는 장면은 나폴레옹이 자신의 죽음으로써 유럽의 전제군주정을 사실상 절멸시킨 업적과 비견된다. 아나킨의 쌍둥이 자녀들인 레아와 루크는 아메리카를 상징하는 것 같다. 이름의 합성어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고대 로마인들이 꿈꾸던 자유롭고 공화주의적인 로마,이것이 대서양 건너 오늘의 미국에서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현대 미국인의 신화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영화가 바로 미국의 찬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600만 명이나 봤다는 프랑스에서의 '에피소드3' 열기는 프랑스인들이 가지는 과거 제국의 영광에 대한 무의식적인 향수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영화의 핵심적인 개념은 '포스'라는 존재이다. 포스는 현대물리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통일력과 동양적인 기(氣)가 융합된 개념인 것 같다. 제다이의 스승인 요다라는 인물이 동양의 선승을 연상시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스타워즈가 주는 메시지의 결론은 '포스의 균형과 평화'이다. 포스의 균형을 유지해야 할 사명을 가진 자신의 운명을 오만과 분노 때문에 망각하고 제국의 길로 달려간 아나킨의 비극은 이 영화의 제작자가 미국 자신에게 던지는 경고가 아닐까.
오늘날의 미국이 동맹국과 동맹국의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는 힘의 논리에 취하여 포스의 균형자로서의 과거의 역할을 잊고 로마제국이 가던 길을 간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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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에피소드2 개봉 당시에도 루카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쿠데타가 아닌 시민들 의사에 따라 독재국가로 변모한다'는 정치관을 밝힌 바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0158035§ion_id=104&menu_id=104
법조인의 시각에서 본 스타워즈에 대한 감상도 재미있네요. ^^
必. Love & Peace.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깔린 필자가 스타워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루카스 본인도 밝혔듯이) 스타워즈의 시나리오는 시저가 활약하던 로마 시대를 모티브로 짜여졌죠.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잘 정리된 글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