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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역사 포럼
밀리터리, 군사 과학, 그리고 역사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게시판.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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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531
현재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상당 부분 미국을 축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록,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교류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영향도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경제 세력 주류는 아직도 미국의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고, 때문에 영어의 영향은 나날이 커져 가는 것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정말로 좋은 일일까요? 지금처럼 토익 점수를 무조건 받는 방식으로 사원들을 뽑아 나가도 되는 걸까요? 물론, 우리의 경제 중심은 미국이므로 이 말은 옳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는 10년전의 그것과도 다르고 미국 하나 만을 축으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작은 규모도 아닙니다.
바야흐로 진정한 세계 무대와의 대결이 시작되어야 할 판이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무대에서 돌아가는 언어,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게 '영어 공용화'의 목적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세계적인 기준에서 볼 때 영어의 영향은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무시당하거나 증오당하는게 고작이지요.)
우선 바로 옆의 중국(그리고 대만)만 해도 영어는 사실상 안 통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지요. 버스니 택시니 하는 것도 제대로 못 알아 듣는데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대만의 이름 높은 대학생들이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아예 모른다고 봐야 겠지요.(중국과 대만을 합치면 15억이 넘는 인구가 있는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만다린(북경어)은 통합니다. 사실은 대만에서 대만어, 홍콩에선 광동어를 쓰는게 좋겠지만, 그건 조금 어려운 일이지요.)
우리와 가까운, 그리고 잠재 시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에서도 필리핀을 제외하면 영어는 통용되지 않습니다.(도리어 상점가에선 일본어가 잘 통하겠지요. 하지만 그들은 과거에는 달러는 받아도 미국인은 안받았고, 지금은 엔화는 받아도 일본인은 안받는 식이라 일본어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합니다.) 그 나라의 토착어, 또는 동남아 일대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계의 중국어가 더욱 잘 통하는게 사실이지요.
조금 지나 인도로 가면 역시 영어는 무용지물이 되기 쉽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기에 제 2 공용어이기 때문인지 지식층들은 영어를 꽤 하지만(그래서 미국에 인력으로 많이 나가지만), 일반인들 대상으로 영어가 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니까요.
다시 옆으로 가서, 과거 우리와 연관이 깊었던 아랍 쪽을 보지요... 여기서는 영어를 쓸 수 밖에 없다고 치더라도 그다지 환영받는다곤 하기 어렵습니다. 역시 그들과 교역은 아랍어를 사용하는게 제일이겠지요.
그 아래의 검은 대륙 아프리카, 대부분 영어는 안 통합니다.(관광 가이드들은 영어를 쓰는 경우가 있겠지만) 가장 아래의 다이아몬드 왕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제외하면 도리어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잘 통하는 편이랄까요?(역시 식민지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아프리카는 유럽 세력의 무대였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 위로 올라가서 유럽으로 가면, 영어의 불모지대가 펼쳐집니다. 프랑스? 영국을 증오하기도 하지만, 프랑스인의 자부심(프랑스어는 가장 아름답다, 귀족적이다라는 의식도 포함) 탓인지 영어는 상대해 주지 않습니다. 상당 수의 바가지 상점(즉, 유명 상점)에선 도리어 일본어가 받아들여질 정도.
그 옆의 독일로 가면 영어는 깜깜 무소식. 아우토반을 타고 한참을 달려봐야 영어 알아듣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듭니다. 네델란드에서도 독일어가 어느 정도 통하고, 독일 옆의 동구권에선 독일어의 영향이 강하지요. 남쪽으로 내려가면 '우리말 아니면 상대 안해'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있고, 그 옆의 그리스 역시 그리스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요. 도리어 터키에서는 영어가 조금 된다는데 거기는 잘 모르겠군요.
거기서 북으로 올라가면 xx스탄...들이 등장하고, 러시아가 나옵니다.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를 타고 -미국과 교류를 많이 하기 위해- 영어가 조금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본 사람 얘기로는 역시 러시아인을 제대로 상대하려면 러시아어여야 한다는군요.
자, 유럽을 떠나서 영국으로 가봅시다.(유럽인은 영국을 유럽으로 치지 않습니다. 영국에 대한 유럽의 의식은 일본에 대한 아시아의 의식과 비슷한 듯 하더군요. 물론 영국 역시 다른 유럽 국가와 어울리는걸 좋아하지 않고...)
여기서는 당연히 영어가 통하리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 일. 발음이 다른 겁니다. 우리가 흔히 배우는 미국식 영어가 여기서는 촌스러운 말로 인식되고, 게다가 발음이 다르다 보니 사투리 수준. 조금 고생하게 되지요. 여하튼, 현재의 영국은 완전히 가라앉은 해라서 시장 가치도 전무하고... 해서 별 신경은 쓰지 않지만.
다음으로 미국 다음으로 여행을 많이 가는 나라 캐나다로 넘어가 봅시다. 여기는 당연히 영어가 통하겠지요. 라는데... 캐나다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은 의외로 프랑스어권. 영국보다는 프랑스에 호감을 갖고 있는 모양이라 합니다.
자, 미국에서 밑으로 내려가보죠.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라 불리는 중남미...지만, 여기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어. 아니, 정확히는 미국 남부 멕시코 국경 지역부터 시작해서 아래쪽으로 계속 스페인어가 활개를 치고 있으니, 만일 이들을 상대하겠다면 스페인어는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남쪽까지 내려오다 보면 가끔 포르투갈어를 쓰는 동네가 있긴 하지만 넘어가고, 남미 끝자락에 오면 영어가 통하는 동네가 조금씩 있다지만, 그 정도론 경제나 문화 교류엔 도움이 안 되겠죠?
바다를 건너와서 오스트레일리아. 영국의 식민지이고 영국 여왕의 말을 아직도 신봉하는 나라. 이번 이라크 전에서도 영국과 함께 미국에 붙었지요? 영어가 안 통할 리 없습니다.(호주나 뉴질랜드는 저렴한 영어 연수의 무대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올라와서 가깝고도 먼 일본. 영어가 통할까요? 으음... 통하는 데도 있습니다. 세계(주로 미국 시장)을 무대로 하는 대기업들. 그런데 중소기업 정도만 되어도 영어는 거의 안 통하는군요. 하물며 거리에서야 영어로 길 물어봐야 대답하는 이 하나 없네~~~.
이렇게 세계를 한바퀴 빙 돌아 보았습니다만, 영어가 통하거나 쓸만한 동네가 의외로 없군요. 미국의 대다수 지역은 당연히 통하겠고, 호주와 영국, 캐나다 그리고 고작 인도 정도.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여행가는 순서가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렇게 됩니다.)
영어 공용화니 뭐니 해서 열심히 해 봐야 세계의 극히 일부분. 그리고 고작 10억 정도의 인구를 상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인도를 포함했을 때 얘기. 그런데 인도는 과포화 상태라 진출하기는 어렵겠지요. 영국은 격식 밖에 안 남은 황혼의 나라라서 볼게 없고, 호주는 )
이래서야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 영어를 모처럼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지... 의심이 되는군요.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외 교역을 비롯한 경제 시스템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영어는 한동안 계속 쓸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미국 하나 만을 중심으로 한 축으로 돌아갈 생각인가요? 이미 축의 반쪽은 중국으로 쏠려 있는 상태인데 말입니다.
미국은 현재 영어를 하는 인구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을 정도이지만,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어 인재를 대량으로 육성해야 합니다.(조선족의 경우 중국어를 잘하고 우리말도 어느 정도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첨단 산업과 자본주의에 맞는 인식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법과 규칙에 따라서 원칙대로 잘 해나가는 미국인과는 달리, 중국인은 돈 문제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만큼 각오를 하고 덤벼야 하지요.
그리고,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유럽에서, 영어는 천시를 받는 언어입니다. 각 나라는 그 나라 언어 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에 진출하려면(또는 유럽을 상대로 하려면), 유로의 중심인 프랑스나 독일의 언어 정도는 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큰 시장인(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중국 이상의 시장일지도 모르는) 러시아 역시 그 나라 말을 할 수 있어야 본격적인 상대가 가능합니다. 영어 만으로는 말도 잘 안 통할뿐더러 우리 쪽에서 진출은 힘들다고 봐야 겠지요.
물론, 영어를 배우는 것은 좋습니다. 지구 상에 남은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언어이기도 하고, 최소한 영연방 국가들에 있어 은근한 지배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이미 미국 하나 만을 축으로 하기에는 지나치게 커졌기에, 필연적으로 그 일부는 다른 축(중국, 러시아, 그리고 유럽 등)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영어를 제 1 외국어로서 ‘강요’하는 영어 공용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를 파탄시키는 요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영어 인재가 필요하다면 알아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충당하면 되는 것입니다.(내친 김에 미국과는 관련도 없으면서 무작정 토익 시험 점수만 요구하는 폐단도 사라져야 합니다.)
현재의 문제는 영어 인재의 숫자가 아니라 그 질입니다. 사실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은 이미 과포화상태이지만, 정말 잘 하는 사람이 드문게 문제인 것이지요. 이는 영어 공용화같은 ‘강요 대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영어권자를 대상으로 대결을 벌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미국인의 관습과 습성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비로서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미국인의 성격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재들은 영어 공용화같은 주먹구구식 대책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정말로 미국이나 영어권을 상대로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면, 영어 공용화로 어쭙잖은 영어 실력자를 양산하지 말고, 정말 질 높은 인재가 대우 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나아가 영어로 되어 있는 자료나 문서를 완성도 높은 우리말로 번역해서 영어를 모르고서도 이들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영어 공용화에 들어가는 비용이면 이를 상당 부분 충당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나오는 인력의 대부분은 죽을 때까지 영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고 끝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도 상당히 큰 편이며, 사실상 미국과 직접 상대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영어를 쓸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들이 정작 자신의 계발에 사용할 시간을, 평생 한번도 쓸 일 없는 영어 공부에 투자함으로서 낭비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수많은 전공 서적이 바로바로 우리말로 -그것도 충실하게- 번역되어 나온다면, 대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고 이해하기보다는, 책을 해석하는데 시간을 더 빼앗기는데 어떻게 자연 과학 수준이 향상될 수 있고, 기술이 발전할 수 있고, 문화가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지금 개인에게서 빼앗기고 있는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는 커녕, 더 많은 시간 낭비를 자초하려는 ‘영어 공용화’ 계획은 당장 중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충실한 한글화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번역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도록 하여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이 영어 서적을 보며 전공을 배워야 하는 불합리한 점을 없애 버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나라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비록,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교류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영향도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경제 세력 주류는 아직도 미국의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고, 때문에 영어의 영향은 나날이 커져 가는 것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정말로 좋은 일일까요? 지금처럼 토익 점수를 무조건 받는 방식으로 사원들을 뽑아 나가도 되는 걸까요? 물론, 우리의 경제 중심은 미국이므로 이 말은 옳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는 10년전의 그것과도 다르고 미국 하나 만을 축으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작은 규모도 아닙니다.
바야흐로 진정한 세계 무대와의 대결이 시작되어야 할 판이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무대에서 돌아가는 언어,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게 '영어 공용화'의 목적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세계적인 기준에서 볼 때 영어의 영향은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무시당하거나 증오당하는게 고작이지요.)
우선 바로 옆의 중국(그리고 대만)만 해도 영어는 사실상 안 통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지요. 버스니 택시니 하는 것도 제대로 못 알아 듣는데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도 대만의 이름 높은 대학생들이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아예 모른다고 봐야 겠지요.(중국과 대만을 합치면 15억이 넘는 인구가 있는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만다린(북경어)은 통합니다. 사실은 대만에서 대만어, 홍콩에선 광동어를 쓰는게 좋겠지만, 그건 조금 어려운 일이지요.)
우리와 가까운, 그리고 잠재 시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에서도 필리핀을 제외하면 영어는 통용되지 않습니다.(도리어 상점가에선 일본어가 잘 통하겠지요. 하지만 그들은 과거에는 달러는 받아도 미국인은 안받았고, 지금은 엔화는 받아도 일본인은 안받는 식이라 일본어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합니다.) 그 나라의 토착어, 또는 동남아 일대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계의 중국어가 더욱 잘 통하는게 사실이지요.
조금 지나 인도로 가면 역시 영어는 무용지물이 되기 쉽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기에 제 2 공용어이기 때문인지 지식층들은 영어를 꽤 하지만(그래서 미국에 인력으로 많이 나가지만), 일반인들 대상으로 영어가 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니까요.
다시 옆으로 가서, 과거 우리와 연관이 깊었던 아랍 쪽을 보지요... 여기서는 영어를 쓸 수 밖에 없다고 치더라도 그다지 환영받는다곤 하기 어렵습니다. 역시 그들과 교역은 아랍어를 사용하는게 제일이겠지요.
그 아래의 검은 대륙 아프리카, 대부분 영어는 안 통합니다.(관광 가이드들은 영어를 쓰는 경우가 있겠지만) 가장 아래의 다이아몬드 왕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제외하면 도리어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잘 통하는 편이랄까요?(역시 식민지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아프리카는 유럽 세력의 무대였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 위로 올라가서 유럽으로 가면, 영어의 불모지대가 펼쳐집니다. 프랑스? 영국을 증오하기도 하지만, 프랑스인의 자부심(프랑스어는 가장 아름답다, 귀족적이다라는 의식도 포함) 탓인지 영어는 상대해 주지 않습니다. 상당 수의 바가지 상점(즉, 유명 상점)에선 도리어 일본어가 받아들여질 정도.
그 옆의 독일로 가면 영어는 깜깜 무소식. 아우토반을 타고 한참을 달려봐야 영어 알아듣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듭니다. 네델란드에서도 독일어가 어느 정도 통하고, 독일 옆의 동구권에선 독일어의 영향이 강하지요. 남쪽으로 내려가면 '우리말 아니면 상대 안해'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있고, 그 옆의 그리스 역시 그리스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요. 도리어 터키에서는 영어가 조금 된다는데 거기는 잘 모르겠군요.
거기서 북으로 올라가면 xx스탄...들이 등장하고, 러시아가 나옵니다.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를 타고 -미국과 교류를 많이 하기 위해- 영어가 조금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본 사람 얘기로는 역시 러시아인을 제대로 상대하려면 러시아어여야 한다는군요.
자, 유럽을 떠나서 영국으로 가봅시다.(유럽인은 영국을 유럽으로 치지 않습니다. 영국에 대한 유럽의 의식은 일본에 대한 아시아의 의식과 비슷한 듯 하더군요. 물론 영국 역시 다른 유럽 국가와 어울리는걸 좋아하지 않고...)
여기서는 당연히 영어가 통하리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 일. 발음이 다른 겁니다. 우리가 흔히 배우는 미국식 영어가 여기서는 촌스러운 말로 인식되고, 게다가 발음이 다르다 보니 사투리 수준. 조금 고생하게 되지요. 여하튼, 현재의 영국은 완전히 가라앉은 해라서 시장 가치도 전무하고... 해서 별 신경은 쓰지 않지만.
다음으로 미국 다음으로 여행을 많이 가는 나라 캐나다로 넘어가 봅시다. 여기는 당연히 영어가 통하겠지요. 라는데... 캐나다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은 의외로 프랑스어권. 영국보다는 프랑스에 호감을 갖고 있는 모양이라 합니다.
자, 미국에서 밑으로 내려가보죠.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라 불리는 중남미...지만, 여기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어. 아니, 정확히는 미국 남부 멕시코 국경 지역부터 시작해서 아래쪽으로 계속 스페인어가 활개를 치고 있으니, 만일 이들을 상대하겠다면 스페인어는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남쪽까지 내려오다 보면 가끔 포르투갈어를 쓰는 동네가 있긴 하지만 넘어가고, 남미 끝자락에 오면 영어가 통하는 동네가 조금씩 있다지만, 그 정도론 경제나 문화 교류엔 도움이 안 되겠죠?
바다를 건너와서 오스트레일리아. 영국의 식민지이고 영국 여왕의 말을 아직도 신봉하는 나라. 이번 이라크 전에서도 영국과 함께 미국에 붙었지요? 영어가 안 통할 리 없습니다.(호주나 뉴질랜드는 저렴한 영어 연수의 무대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올라와서 가깝고도 먼 일본. 영어가 통할까요? 으음... 통하는 데도 있습니다. 세계(주로 미국 시장)을 무대로 하는 대기업들. 그런데 중소기업 정도만 되어도 영어는 거의 안 통하는군요. 하물며 거리에서야 영어로 길 물어봐야 대답하는 이 하나 없네~~~.
이렇게 세계를 한바퀴 빙 돌아 보았습니다만, 영어가 통하거나 쓸만한 동네가 의외로 없군요. 미국의 대다수 지역은 당연히 통하겠고, 호주와 영국, 캐나다 그리고 고작 인도 정도.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여행가는 순서가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렇게 됩니다.)
영어 공용화니 뭐니 해서 열심히 해 봐야 세계의 극히 일부분. 그리고 고작 10억 정도의 인구를 상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인도를 포함했을 때 얘기. 그런데 인도는 과포화 상태라 진출하기는 어렵겠지요. 영국은 격식 밖에 안 남은 황혼의 나라라서 볼게 없고, 호주는 )
이래서야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 영어를 모처럼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지... 의심이 되는군요.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외 교역을 비롯한 경제 시스템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영어는 한동안 계속 쓸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미국 하나 만을 중심으로 한 축으로 돌아갈 생각인가요? 이미 축의 반쪽은 중국으로 쏠려 있는 상태인데 말입니다.
미국은 현재 영어를 하는 인구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을 정도이지만,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어 인재를 대량으로 육성해야 합니다.(조선족의 경우 중국어를 잘하고 우리말도 어느 정도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첨단 산업과 자본주의에 맞는 인식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법과 규칙에 따라서 원칙대로 잘 해나가는 미국인과는 달리, 중국인은 돈 문제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그만큼 각오를 하고 덤벼야 하지요.
그리고,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유럽에서, 영어는 천시를 받는 언어입니다. 각 나라는 그 나라 언어 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에 진출하려면(또는 유럽을 상대로 하려면), 유로의 중심인 프랑스나 독일의 언어 정도는 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큰 시장인(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중국 이상의 시장일지도 모르는) 러시아 역시 그 나라 말을 할 수 있어야 본격적인 상대가 가능합니다. 영어 만으로는 말도 잘 안 통할뿐더러 우리 쪽에서 진출은 힘들다고 봐야 겠지요.
물론, 영어를 배우는 것은 좋습니다. 지구 상에 남은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언어이기도 하고, 최소한 영연방 국가들에 있어 은근한 지배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이미 미국 하나 만을 축으로 하기에는 지나치게 커졌기에, 필연적으로 그 일부는 다른 축(중국, 러시아, 그리고 유럽 등)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영어를 제 1 외국어로서 ‘강요’하는 영어 공용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를 파탄시키는 요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영어 인재가 필요하다면 알아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충당하면 되는 것입니다.(내친 김에 미국과는 관련도 없으면서 무작정 토익 시험 점수만 요구하는 폐단도 사라져야 합니다.)
현재의 문제는 영어 인재의 숫자가 아니라 그 질입니다. 사실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은 이미 과포화상태이지만, 정말 잘 하는 사람이 드문게 문제인 것이지요. 이는 영어 공용화같은 ‘강요 대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영어권자를 대상으로 대결을 벌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미국인의 관습과 습성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비로서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미국인의 성격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재들은 영어 공용화같은 주먹구구식 대책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정말로 미국이나 영어권을 상대로 성공을 거두고자 한다면, 영어 공용화로 어쭙잖은 영어 실력자를 양산하지 말고, 정말 질 높은 인재가 대우 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나아가 영어로 되어 있는 자료나 문서를 완성도 높은 우리말로 번역해서 영어를 모르고서도 이들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영어 공용화에 들어가는 비용이면 이를 상당 부분 충당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나오는 인력의 대부분은 죽을 때까지 영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고 끝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도 상당히 큰 편이며, 사실상 미국과 직접 상대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영어를 쓸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들이 정작 자신의 계발에 사용할 시간을, 평생 한번도 쓸 일 없는 영어 공부에 투자함으로서 낭비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수많은 전공 서적이 바로바로 우리말로 -그것도 충실하게- 번역되어 나온다면, 대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학생들이 교과서를 보고 이해하기보다는, 책을 해석하는데 시간을 더 빼앗기는데 어떻게 자연 과학 수준이 향상될 수 있고, 기술이 발전할 수 있고, 문화가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지금 개인에게서 빼앗기고 있는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는 커녕, 더 많은 시간 낭비를 자초하려는 ‘영어 공용화’ 계획은 당장 중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충실한 한글화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번역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도록 하여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이 영어 서적을 보며 전공을 배워야 하는 불합리한 점을 없애 버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나라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일 것입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
몇년전에 배낭여행을 다녀온 소감으로는 유럽에서는 영어보다는 독어이지요. 독일어권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시작해서 동쪽으로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서쪽으로는 네덜란드, 스트라스부근처의 알자스로렌지방, 스위스 이탈리아 북쪽 아마 유럽인들의 반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군요.
그리고 어정정한 영어인력보다는 특화된 언어를 할줄 아는 인력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동감하지만...아직도 영어권의 입김은 무시할수 없다고 봅니다.
프랑스어가 영어를 이길수 없는 큰 이유중에 하나는 인터넷상에서 영어가 쓰이는 웹페이지에서 따라갈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죠.
그리고 어정정한 영어인력보다는 특화된 언어를 할줄 아는 인력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동감하지만...아직도 영어권의 입김은 무시할수 없다고 봅니다.
프랑스어가 영어를 이길수 없는 큰 이유중에 하나는 인터넷상에서 영어가 쓰이는 웹페이지에서 따라갈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죠.
必. 한국은 과도한 영어교육으로 엄청난 기회비용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성 교육 부재.
2012년 쯤에는 대문 밖이 지옥인 세상이 되겠죠.
* 그렇긴 해도,
반지의 제왕을 소설로 읽으면서(당시엔 반지 전쟁)
호빗, 휴먼, 엘프, 드워프, 오크족이 서부공용어 하나로 모두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간계가 참으로 놀라워 보이더군요.
게다가 인성 교육 부재.
2012년 쯤에는 대문 밖이 지옥인 세상이 되겠죠.
* 그렇긴 해도,
반지의 제왕을 소설로 읽으면서(당시엔 반지 전쟁)
호빗, 휴먼, 엘프, 드워프, 오크족이 서부공용어 하나로 모두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간계가 참으로 놀라워 보이더군요.
영어가 가장 유용한 외국어인 것은 사실입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5억 남짓이지만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이들의 수는 몇배입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의 경제력은 북경어 사용인구의 경제력에 비해 몇배가 될지요. (대만에서는 일반대중들이 북경어를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이건 좀 정치적인 문제로 보이더군요. 통일전까지는 대만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광둥어는.. 필요없지만요. -_-)이미 국제공용어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되네요. 문제는 한국의 영어교육이 변해가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외국어 교육은 한국 실정에 필요합니다. 자동통역기계 개발에만 매달릴 수는 없으니까요. 분명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 중 절반도 영어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다른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낫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국가적인 차원,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얘기이고 실제 공부는 각자 합니다. 영어를 배우는 것이 가장 파이가 크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현재의 외국어 교육 정책에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되네요. 고등학교까지의 외국어 교육을 절반으로 줄이고 전문대학 이상에서의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죠. 또한 비인기외국어 학원에 대한 지원책도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에서 3국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합니다. 수요창출이죠. 외국어도 언어이고 언어도 문화입니다. 배울 필요는 있지만 그거 없다고 당장 죽는 건 압니다. 다만 아는 만큼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풍요로울 수는 있지요.
현재 영어 열풍은 물론 비상식적인 면이 많습니다. (혀 잘라서 늘리기?)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보면 영어의 통용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도 맞습니다. 그러나, 그 일반적인 통용성 측면에서 보지 않고, 특정 분야에서는 영어가 무척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어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사내에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합니다. 독일, 프랑스의 유력한 기업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로 주고 받는 계약서나 주문서, 하다못해 업무상의 이메일도 영어가 사용됩니다. 물론, 특정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언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겠죠. 그렇지만, 한국 지사와 스페인 지사, 불가리아 지사끼리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영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적어도 글로벌 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왜일까요? 그건 조직 내에서 의사소통을 하거나 기업간에 공식적인 거래를 할 때,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즉, 칠레에서 물건팔려면 스페인어를 하는게 좋지만, 칠레에 있는 기업도 경우에 따라서는 영어를 통해 다른 기업들과 의사소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현지 언어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은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처럼 수출에 의존해서 먹고사는 나라일수록, 다른 나라 말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영어뿐만이 아니라 세계 주요 언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 일어 등..- 을 공부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중에서 영어라도 잘하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다만, 단지 영어면 모든게 다 된다는 태도에는 저도 반대합니다. 저도 필요성때문에 스페인어나 러시아어, 중국어 중 하나를 더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영어도 무척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현지 언어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은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처럼 수출에 의존해서 먹고사는 나라일수록, 다른 나라 말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영어뿐만이 아니라 세계 주요 언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 일어 등..- 을 공부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중에서 영어라도 잘하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다만, 단지 영어면 모든게 다 된다는 태도에는 저도 반대합니다. 저도 필요성때문에 스페인어나 러시아어, 중국어 중 하나를 더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영어도 무척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1. 나중에 책 봐바, 몽땅 영어야!
2. 세계에 나가면 영어 하나면 족해!
3. 영어는 국제공용어니 그거 하나만 배워둬!
아, 그리고 한국사람들 영어실력 저를 포함하여 쩝...
어렸을 때부터 문법만 달달 외우고 회화를 안 배워서인지...
저희 담임선생님께서는 이런 일도 있으셨답니다.
왠 외국인 모자가 에스칼레이터로 가려고 하는데 아이가 이제 "엄마, 또 올라가요?"라고 말할 때가 왔습니다.
저희 선생님은 습관대로 문법을 써가며 혼자 머릿속으로 고민하고 계시는데 그 아이가 던지는 한 마디.
"up?"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