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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역사 포럼
밀리터리, 군사 과학, 그리고 역사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게시판.
역사 속의, 또는 현대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들과 관련한 뉴스 이외에 국내 정치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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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531
밑의 노병이 전하는 글을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고 반성중입니다. 솔직히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고 그저 SF영화와 전쟁영화에서 총알이 빗발치고 용감히싸우는. 아니 그저 싸우는 죽어가는 전사들을 보고 전 그저 액션의 통쾌함과 무기를 보고서 열광했습니다. 참 욕먹을 짓이죠. 그래서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라는 책이 학교에 있길레. 빌려서 읽는 중입니다.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해서 인지 내용은 모르갰더군요. 그리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밑의 글에서 추천해 주신 로멜장군과 구데리안 장군의 유명한 저서가 무엇이 있는지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조각에서 나왔는데 현재 시판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는 ROTC의 군사학 참고 교재 중 하나가 이 책이라 도서관에 장서되어 있는데 (저도 이 책을 읽었죠) 아마 중, 고등학교 도서관에는 따로 장서되어 있지 않을 듯 합니다.
꼭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롬멜이 얼마나 솔선 수범하는 훌륭한 지휘관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롬멜은 야전원수의 직에 있을 때에도 후방에서 뒷짐지고 보고나 받는 장군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롬멜 자신이 지은 저서로, 1차 대전의 경험을 살려 저술한 보병전술 (한국명 롬멜보병전술, 일조각) 이 있습니다. 이 책은 절판 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요. 우리 학교에 있는 것으로 보니 ROTC가 개설된 학교 도서관에는 거의 다 비치 되어 있을 듯 합니다.
구데리안 장군의 명작으로는 기갑전 및 전격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힌 '차렷! 탱크 (Achtung Panzer)'와 회고록인 한 '군인의 회상 (Erinnerungen eines Soldation)'이 있는데 저도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번역본이 있다고 들었는데 찾기가 어렵군요.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후자는 따로 번역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번역본 소장하신 분 글 한번 올려 주시겠습니까?)
'차렷 탱크'는 언젠가 어떤 밀리터리 사이트에서 아마추어 번역가 분이 일부 번역한 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해군사관학교 부교장 출신의 제독님께서 지으신 태평양전쟁 해전사라는 책이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의 시작에서 마무리까지를 한 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하셨는데요, 약간 전문적인 말이 나오긴 합니다만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제가 알기로 해군사관학교의 전사관련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아마 각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을 겁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아마추어가 아닌 바다의 베테랑의 숨결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쟁의 비참함을 다룬 저서는 문학, 다큐멘터리 모두 괜찮은 것이 많죠. 문학의 경우는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 및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을 들 수 있는데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정말 강력 추천입니다. 스페인 내전이라는 특이한 전쟁에서 단순히 전쟁터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만 비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 역시 예술이고요. '무기여 잘있거라'의 경우는 비참함보다는 전쟁의 덧없음때문에 탈주하는 장교 이야기지만 헤밍웨이가 체험했을 법한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후퇴하는 중령, 대령들을 헌병들이 즉결 처분하는 장면 등...배경이 이탈리아인데 이탈리아 군대는 옛부터 당나라로 유명했죠)
헤밍웨이 소설은 끝이 인상적이죠. 정말 끝도 없는 감상이 밀려오는데 헤밍웨이 이상으로 화룡 정점에 능한 작가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차 대전 관련 저서들도 괜찮은 것이 많습니다. 전 다이제스트로 읽어서 꼭 짚어서 정할수는 없지만 인류 사상 가장 비참한 전쟁이 1차 대전이었거든요. 유럽인들은 2차 대전보다 1차 대전을 더욱 두려워합니다. 독가스라는 대량 살상 무기가 처음 쓰였고 비참한 참호전이 계속 되었으니까요. 참호전에 대해서 조금 더 아시고 싶으시면 구글이나 야후에서 참호전 관련 검색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정장이 얼마나 비참해 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그리고 지휘관의 무능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날릴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쟁이 참호전 및 1차세계대전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밀리터리 관련 만화 및 은하영웅전설류의 소설은 절대 비추천입니다. 전쟁도 군대도 모르고 동양적 입신 양명주의가 투철한 일본인의 망언록에 가까운 책이니까요.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자샘의 칠원수가 아니라 최전방에서 피흘리는 병사, 하사관, 초급장교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군대를 가 볼것을 권합니다. 말로만 보도 듣던 (물론 예상보다는 초라하겠지만) 병기들을 직접 만지고 다루는 기회도 얻을수 있을 뿐더러 밀리터리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을 갖게 됩니다. 단순히 성능, 멋을 좋아하시며 미국의 첨단 병기 이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분들, 한국 군대의 현실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지를 보고 절망할 지도 모릅니다만 인식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늘에는 F-22와 B-2만 날라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창공에서 F-16과 F-4는 아직 건재합니다. 영화에서 멋있어 보이는 각개 전투, 수색이 실제로는 얼마나 힘든지도 알게됩니다. 몸소 체험함으로써 디자인, 데이터, 멋 등 낮은 수준의 시각과 환상주의는은 제도, 정책적 모순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현실주의로 성장할 것입니다. 매니아에서 전문가로의 발돋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병보다는 지원, 특기등을 살려 공군 (좀 길긴 깁니다만), 기갑, 포병등으로 배치되는 것이 매니아에겐 좋을 것 같습니다. 고달프긴 합니다만 항상 사진으로만 보던 장비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것은 멋진 일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저는 주특기가 작전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