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올리는 함대스샷 -ㅂ-ㅋㅋ(소설엔 이런 조합 절대 안나옵니다 ㅋ_ㅋ)

  콰과과과...!!
  실내에서 울려 퍼지는 총소리. 단순한 총이라 기보단 거의 포에 가까운 위력에 떼거지로 달려들던 변종 리플렉터 수십 마리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뒤이어 더 많은 수가 몰려오자 콜린 대위는 혀를 찼다. 적들의 병력체계는 아무래도 기계화병력을 중심으로 한 공격부대인 것 같았다. 대체 수가 얼마나 많길래...
  최후의 방법으로 X701에 배치될 예정인 S-6 미스틱 1기를 간신히 얻어왔지만 숫자가 확실히 부족했다. 미스틱의 양 주익에 탑재된 4정의 코일벌컨포가 다시 불을 내뿜으며 측면에서 접근 중이던 곤충모양의 기계들을 쓸어버렸다. 화력지원화기로 전투기를 동원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16.5mm의 코일건 탄환은 제아무리 사기적인 재생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 해도 일격에 파괴시킬 수준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탄환의 크기만으로 말이다. 레일건 탄환 구경이 16.5mm 이면 거의 포탄이나 로켓의 위력과 맘먹기 때문에 대부분은 포라고 취급한다. 콜린은 이 기체를 하나밖에 가져오지 못한 것에 가슴을 찢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야만 했다.
  처음부터 중장비들을 입구에 배치시켜 놨으면 얼마나 방어하기가 편했을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단점은 존재하는 법.
  콰과과과…!! 콰과!! 쾅! 쾅!
  콜린은 기총의 지원사격이 점점 난사에서 점사로 변해져가는 걸 눈치채고는 후퇴대기 명령을 내렸다. 재원상 미스틱에는 최대 1,500 발의 탄환이 탑재된다. 뭐 전투기 치고는 근접무기 탑재량이 많은 것에 속하니 나름대로 아쉬울 뿐이었다.
  "3차 방어선으로 후퇴준비! 3, 4선은 엄호사격 대기하라!"
  풀 플레이트 갑옷을 연상시키는 전투복을 착용한 강습 대원들은 하나 둘 탄창이 비자 3, 4 선 병력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뒤로 빠져나갔다. 미스틱의 조종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워낙 급하게 전투배치를 하느라 미스틱에는 기준 적재량의 반도 안되는 기관포탄을 채워 놓은 게 전부였다. 탄환이 모두 소모되자 그 조종사는 역추진 추력기의 출력을 지상활주속도 수준에 맞춰 조심스레 기체를 후진시켰다.
  파바바바… 팍! 철컥!
  120발들이 탄창이 불과 5초만에 깔끔하게 비어버리자 그는 능숙한 솜씨로 탄창을 갈고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앞으로 남은 탄창은 3개. 콜린은 아직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하며 뒤쪽으로 빠져가는 부하들을 보조했다.
  콜린은 아군의 기계화 병력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는 기동성이나 훈련도가 뛰어난 강습보병을 중심으로 전술을 쓰고 있었다. 과거 500년 동안 보병화기들은 레일건이나 코일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발전했다. 하지만 같은 개념이라도 현재의 화기들은 과거에 비하면 극상을 달릴 정도의 신뢰도와 위력을 자랑했다. 강습병같은 경우엔 해병대와 비슷한 대우를 받는 정예병력이기 때문에 화기 중에서도 탄창이 가벼우며 이동이 용이한 값비싼 무기들을 배급받는다. 하지만 기계화 보병의 경우엔 중무장 중장갑이 우선이기 때문에 다른 병과에 비하면 명령인식속도나 기동성이 상당히 느린 편에 속해 그들은 대부분 거친 손길이 필요한 무기를 다루었다. 예를 들면 매뉴얼 웍스 사의 M266 마울건. 분대지원화기 중에서는 가장 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5.68mm 구경의 탄환을 분당 3천발을 발사한다. 일단 발사하면 마치 거대한 망치로 후려 패는 듯한 충격파가 일어나는 것 같다며 지어진 이름이었으나 위력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았다. 콜린은 적어도 입구가 완전히 적들에게 점령당하고 이 병력이 전멸 당하지 않는 이상은 이들을 나서게 할 생각이 없었다.
  "1, 2선 후퇴 완료했습니다!"
  어느새 3, 4선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1, 2선 병력들이 재보급을 위해 빠져나가자 중대장 한 명이 무전으로 보고했다. 콜린은 또다시 탄창을 갈며 뒤로 빠지려했다. 하지만 그 때 끊임없이 달려들던 변종 리플렉터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동시에 입구 밖에서 수십 개의 빛덩어리들이 작렬하기 시작했다. 적 보병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섬광과 폭음.
  지리적으로는 확실히 적쪽이 불리했다. 하지만 화력이 문제였다. 일순간에 입구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대체 뭘 쏘는 거야?!"
  쒜에엑! 꽈앙!!
  바리케이드 하나가 갑작스레 폭발하자 주위에 있던 몇 몇 대원들이 파편을 맞고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바리케이드가 폭발하다니…!
  이번 거는 의외의 상황이었다.
  위생병 몇 명이 그 쪽으로 달려가 부상자들을 끌고 가는 걸 보며 콜린은 그렇게 생각했다. 현존하는 금속 중에선 거의 상상 세계에서나 볼법한 아다만타이트 수준의 특징에 가장 근접한 타이날리움은 열 전도율이나 강도가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웬만한 보병화기는 거의다 방어해내는 사기적인 금속이었다. 타이날리움 합금으로 만들어진 바리케이드가 폭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현상이었다.
  빛줄기 하나마다 내는 위력은 하나같이 비상식적인 결과들을 선보였다. 방금 전과 같이 바리케이드가 폭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마치 파편수류탄이 터지는 것처럼 탄이 내벽 곳곳에 작렬할 때마다 수많은 파편들이 퉁겨져 나갔다.
  빠악!
  바로 옆에서 파편이 튀기자 전투복이 섬뜩한 소리와 함께 상체 일부분이 으스러졌다. 콜린은 순간적으로 주눅들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유 없이 화가 났다. 자신이 적에게 두려움을 갖게 됐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고 말았다는 이유였다. 콜린은 뒤에서 자세를 낮추고 대기 중이던 무전병을 붙잡고는 병력지원을 요청했다. 한 3~4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은, 또는 변종 리플렉터까지 다시 공격에 합세하면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후방에 600여 명의 대원들이 있었지만 그 중 전투 중인 병력은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보충 병력으로 꽤 넉넉해 보였지만 이들로도 부족해 보였다. 병력을 단순히 숫자 취급하는 것은 그들에겐 미안했지만 대대장인 위치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다.
  희한하게도 상황은 1분이 넘어가도록 난전 상태였다. 양쪽간의 피해도(솔직히 적들의 피해현황은 잘 모르겠다.) 나름대로 비슷했고 지리상의 이점으로 인해 적들이 쉽사리 접근을 못한다는 게 장기전의 원인이 되는 것 같았다.
  '아무리 군 기술이 우위에 있다고 해도 자연적인 요소에는 당해낼 수가 없는 건가.'
  순간 이미 적이 차지한 바리케이드 건너편에서 은폐에 신경 쓰지 않는 호루스인을 발견했다. 콜린은 앉아 쏴 자세로 적의 머리통을 조준했다.
  그리고 발사.
  총구를 빠져나간 1.85mm 탄환이 적의 머리통을 관통했다. 힘없이 쓰러지는 호루스. 생명체를 의도적으로 죽여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건 자신의 부하들도 마찬가지겠지. 1, 2선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몸뚱이는 누군가가 죽였기에 저렇게 되었을 것이다. 결과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
  뒤이어 중대급 병력이 도착했다. 차림새로 보아하니 보병이었다. 말 그대로 보병. 단순히 몇 시간의 훈련만을 받은 애들이다. 콜린은 그런 애송이들을 보며 기지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는지 대충이나마 추측할 수 있었다. 1개 연대 급의 정예병력이 기지 전체에서 활동 중이다. 대충 이런 뜻인가. 그 중 3한에 해당되는 병력을 이 곳에 집중시켰으니... 말 다했다.
  현재 임무는 단순한 방어이다. 시간 제한은 없으며 몇 주간은 지원군도 없다. 그냥 사령실에서 OK라고 하면 후딱 신속히 후퇴하는 것 외에는 복잡한 것도 없었다. 고작 항공모함 하나를 건지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기지에 근무하면서 다른 장교들에게 쉴 틈 없이 들은 대사가 바로 '현존 최강의 돈지랄함선'이었다. 예상건조비용이 1조 5천억 크릴이 넘어간다고 했다. 완전 맙소사다.
  보통 1끼 식사 때 드는 비용은 10~20크릴을 넘어가지 않았다. 금액에 대한 비교가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설명도 가능하다. 하루에 4150만 명의 인간들에게 3끼씩 40개월 동안 배터지게 대접할 수 있는 액수인 동시에 일반 5세대 항공모함 가격의 80배 정도나 되는 가격이다. 상상이 가지 않는 액수이니 만큼 절실한 게 분명하다. 괜히 비싼 건 아니겠지.
  바로 그 때 난전 속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호루스인들의 공격이 주춤해진 것도 그 때였다. 소리는 입구 외곽에서 들려왔다. 콜린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들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 그렇다면 아군이 왔다는 뜻일 확률이 높았다.

  "와… 혼자 다해먹네 저거…"
  "그렇습니다."
  "……!"
  멀찌감치서 페드릭의 행동을 구경하던 칼과 사일러가 한마디씩 말을 내뱉는다. 처음에 그 망설이던 태도는 대체 어디로 간 건가.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짓을 보면 아까와는 너무나 달라 보였다. 칼의 눈에 보이는 페드릭은 무슨 다른 차원에서 온 생명체가 강림한 것 같았다. 사일러는 표정변화는 없었지만 충분히 경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페드릭의 손짓 한번에 주위의 공기가 일렁였다. 말 그대로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페드릭의 손가락이 향한 공간에 있던 호루스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목을 움켜잡고 쓰러졌다. 질식인가…?

  애써 두통을 무시하며(사실 예전에 비한다면 놀라울 정도로 두통이 줄어들었다.) 페드릭은 극히 실용적으로 염력을 쓰고 있었다. 적 하나마다 일일이 염력을 사용해 제압하는 것은 염력의 낭비가 심했다. 처음에는 저것들의 집중사격에서 벗어나고자 주의를 끌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체 병력을 모두 제압하는 게 가능했다. 저놈들도 이건 예상 못했겠지.
  "옛날에 내 팔 가져간 보답은 폭리까지 쳐서 갚아주마."
  고체를 통제하는 것은 그에게 부담되었지만 기체는 아니었다. 페드릭은 조용히 읊조리며 호루스의 병력들이 위치한 공간의 공기 밀도를 거의 치사율에 근접한, 진공 수준에 가깝게 낮추기 시작했다. 힘도 별로 안들이면서 효과는 거의 만점인 방법이었다. 공간을 통제하고 기압을 낮추자 밀도 유지를 위해 또 다른 공기가 난입된다. 하지만 이것도 이미 예상했는지 페드릭은 해당 공간 전체를 통제했다. 다행히도 변종 리플렉터들은 이 기지의 방어병력이 대부분 처리한 것 같았다. 들어간 놈들 중 몇 마리가 도로 나오긴 했지만 처음에 들어갔던 숫자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에 속했다. 페드릭은 거의 척살하다 싶히 놈들을 제압했지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았다. 사실 스피카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이것도 부족했다.
  후우우웅…
  거의 5분 동안이나 통제하고 있던 공간을 그대로 놓아버리자 난데없이 강풍과 함께 바람소리가 들렸다.
  "설마 5분이 넘어가도록 숨안쉬고 사는 생명체는 없겠지…."
  페드릭은 장례식장으로 변해버린 입구 앞 공터를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
막힌거 또 뚫고 간신히 올립니다 ㅋㅋㅋ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