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흔의 전장 (목숨이 붙어있고 생활환경이 보장되는 한 연재는 계속됩니다.) - 08년 10월 27일 공군입대 합니다.
글 수 79
멀린 중사의 보고는 순간적으로 함교 내를 혼란에 빠지게 할뻔했다. 오랜 세월동안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뭐라고? 그게 가능해!? 당장 편대 보내서 추적시켜!"
상황이 한순간에 뭣같이 변해버리자 모두가 황당했다. 그나마 리플렉터로부터 안심할 수 있었던게 4세대 이상의 차원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카르나드가 방금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고정관념을 박살내버렸다. 이제 모든 리플렉터가 그 기술을 보유하기까지는 단지 시간문제일 것이고 그 후에는 결국 상상하고 싶지않을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윌리언 제독은 오퍼레이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무전을 통해 직접 명령을 해댔다. 함교 내의 모든 승무원들은 그의 행동이 이미 의미없는 행동 임을 알고 있었다.
"멀린!"
윌리언 제독은 갑자기 레이더 오퍼레이터인 멀린 중사를 불렀다.
"제독님?"
"카르나드를 추적할 수 있겠나?"
초공간도약 항행을 추적한다는 것은 현재 기술력으론 불가능했다. 적어도 6~7 세대의 차원 기술은 필요했다. 멀린 중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윌리언 제독이 지금 그의 행동을 봤다면 당장 함내에 있는 감금실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윌리언 제독은 턱을 괴고 함교 밖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멀린으로써는 다행스러웠다. 제독은 멀린이 말이 없자 긍정적인 무언인줄 착각하고는 즉시 출격 명령을 내렸다. 그는 자신이 앉아 있는 함교석에서 오른쪽 손잡이에 있는 버튼 몇개를 눌렀다. 그 버튼들은 특정 구역의 방송 버튼이었다.
"제독이다. 지금 이 말을 듣는 즉시 3분 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카르나드를 추적하라. 발견시에는 나에게 발포 승인 받을 필요없이 격침시키도록. 윌리언 아웃."
이미 함포 폭격으로 인해 카르나드의 방탄막이 거의 소진된걸 알고 있었기에 전투기로도 격침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한 그였다.
......
이상한 침묵이 시작되었다. 윌리언 제독은 더 이상 할만한 일이 없는지 아까와 같이 함교석에 앉아 주위를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함교내에 있던 작업중인 승무원들에게 골고루 부담을 주긴 했지만 말이다. 몇분이 지나자 함선의 우현 비행갑판에서 날렵하게 생긴 몇기의 금빛 전투기들이 날아올랐다. 멀린 중사는 이륙 후 순식간에 흰 궤적만을 남긴 채 사라져가는 전투기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은 '고생하겠네.' 이 정도에 한정되있었다.
드르륵...
멀린 중사는 제복의 왼쪽 손주머니에 든 단말기가 진동하자 재빨리 꺼내며 액정을 쳐다보았다. 발신 위치를 보니...
'레이더 통제실?'
희한하게도 단말기가 울린 것은 레이더 통제실에서 온 메세지 때문이었다. 굳이 레이더 스크린에 직접 보이게 할 수도 있었는데 왜 이랬는지 당황스러웠다. 그는 이어서 메세지를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카르나드를 추적할 수 없다는 것과 함대를 향해 뭔가가 빠른 속도로 접근 중이라는 것이었다. 멀린 중사는 설마하는 마음에 탐지 레이더의 범위를 5배로 넓혔다. 그러자 레이더 스크린 속에서 함대의 모습이 19척의 군함에서 함대를 나타내는 초록색의 점으로 축소되며 스크린 상의 해상도가 더욱더 정밀해지기 시작했다.
"이… 이런!"
탐색범위를 5배 가량 늘리자 그는 스캔 레이더의 작업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 한 5분간은 레이더 시스템을 초기화 시킬 필요가 생겼기 때문에 다른 레이더 시스템으로 대체해야만 했다.
"무슨일 있나 중사?"
!!!
윌리언 제독이 멀린 중사가 식은 땀을 흘리는 것을 봤는지 그에게 말하자 멀린은 순간적으로 뜨끔했다. 그는 애써 부인했다.
"어… 없습니다. 제독님."
멀린은 제독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펴봤다. 다행히 제독은 라디오로 다른 구역의 갑판장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일이 예상외로 쉽게 넘어가자 그는 긴장이 풀렸는지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사실 이 일이 걸리면 거의 영창 신세이기 때문에 그는 서둘러 실수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잠시 사용불능인 탐지 레이더 시스템을 이지스 레이더에 연결시켰다. 어차피 레이더가 같은 설계사에서 제작한 거였기 때문에 호환 장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고비를 넘기자 그는 아까 탐색 범위를 넓혔을 때 레이더 정보를 출력하기 시작했다.
221 순양함대 선두함 토란스 200km 외곽
사방이 온통 우주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밝은 공간 속에서 4기의 전투기가 긴 궤적을 남기며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이륙한지 몇분도 채 안된 인컴브릿지드의 첫번째 비행대 알파 편대였다. 그들은 현제 카르나드를 추적하려 이륙했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점을 찾지 못해 시간때우기 식으로 주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슈우우웅~!
"오옷~! 편대장님. 이거 거의 비행시간 늘리려고 이륙한거 아닙니까? 오랜만에 그 불같은 제독님께서 우리를 배려한 걸까요?"
한 조종사가 기체에 스핀을 걸며 일부러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조종간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것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행동이었는지 장난까지 치며 편대장에게 무전을 걸고 있었다. 편대작은 그의 기체가 감속하며 순식간에 뒤쳐지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으로 따라가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돌아가는 머리는 어쩔 수 없었다.
"아아. 텔슨 그런거 따질 시간동안 장난치지 말고 대형이나 유지하라고. 메릴 가리비! 각자 항법시스템 재점검 들어가고 10분정도 더 작업하라. 뭔가 발견되기라도 하면 바로 응전하지는 말고 연락하고. 시그널은 알파 델타 에타. 코르웬 아웃."
-수신확인 아웃!-
-편대장님 이하동문입니다. 메릴 아웃!-
-...-
"텔슨 뭐하는가?"
편대장은 텔슨에게서 응답이 없자 그의 기체에 무선을 보냈다. 도대체 저 인간에게선 진지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덜렁대는 것은 그에겐 빠질 수 없는 필연적인 요소였다. 뭐 비행훈련이나 이륙했을 때도 무선을 하면 항상 반응이 없다가…
-아앗! 죄송합니다. 수신확인 했습니다 편대장님. 뚝!-
"..."
이런 식이었다. 알파편대 편대장인 라이언 코르웬 소령은 다른 기체들이 산개하기 시작하자 조종간을 쥔 채 기체에 탑재된 레이더 시스템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톡톡! 톡! 삐익.-
조종간 오른 쪽에 있는 2개의 자그마한 스크린을 몇번 손가락으로 치자 백색화면 뿐이었던 스크린이 흑색으로 변하며 짧은 효과음이 났다. 버튼이 따로 필요없는 터치 스크린 형태의 스크린은 전체 크기가 성인 손바닥 크기 정도였다. 코르웬은 스크린에 몇가지 창이 분할되자 지시표식 레이더라는 부분을 오른쪽 손가락으로 찍었다 그러자 창이 다시 어두워지며 캐노피 전체가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캐노피 전체가 스크린이 된 것같았다. 코르웬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검은색뿐이었지만 간혹가다 밝게 빛나는 별빛이 보였다.
감수성이 끝내줄 정도로 풍부한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분명 글로 남기거나 전 방위를 목표로 수십장의 사진을 찍어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 뭔가가 자신의 기체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한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그 때 갑자기 경고음이 울렸다.
삐비비빅!
"뭐야!?"
코르웬은 갑작스레 캐노피 전체가 붉은 화면으로 변하자 경고음이 울린 원인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이더 디스플레이에 보란듯이 적혀있는 단어…….
- 미확인 함대 초공간에서 진입중!-
삐익! 삑삑삑!!
경보음은 더욱 요란해져만 갔고 그는 곧바로 자세제어 장치로 기체를 돌리며 쓰로틀을 최대로 밀어냈다. 곧 기체는 엄청난 가속도로 그 곳을 향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편대의 다른 기체로부터 통신이 오기 시작했다.
-치익! 시그널! 알파 델타 에타! 피아식별장치를 하지 않은 미확인 함대가 초공간에서 진입중입니다! 편대장님 앞쪽입니다!-
-인컴브릿지드에서 대규모 함대 접근중이랍니다! 즉시 귀환하랍니다!-
-치익!-
마지막은 아마 텔슨이었을 것이다. 그는 차례대로 들려오는 소리에 같은 채널로 무전을 맞춘 후 입을 열려했다.
"편대장이다. 모두에게……"
그는 순간적으로 머리 위로 보이는 공간이 매우 허전하게 느껴졌다. 왠지 모를 공포가 엄습해오고...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편대장이다. 내 말을 듣는 즉시 인컴브릿지드에 귀함해라. 얼렁……"
쿠구구구구...
그는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꽤 멀리 있는것 같은데 크기로 인해 바로 앞에 있는것 같았다. 마치 본래 있던 공간은 어디론가 없어져버리고 그 자리를 대신한 새로운 공간 속에는 거대한 행성이 그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가 대규모로 이쪽으로 건너오고 있었다. 그는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저건……."
콰앙!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폭발소리가 나면서 기체가 뭔가에 맞은듯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초공간이 본래 공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붕괴하며 생긴 엄청난 충격파가 그의 기체를 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체의 방향이 변할까 서둘러 쓰로틀을 당겼다. 최대출력을 한채 자칫 방향이 변해버리면 기체가 그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박살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박살나는 것은 면했지만 충격파로 인해 기체의 거의 모든 전자장비가 죽어버렸다.
"하필 이런때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까지도 살려고 온갖 짓을 했는데 이젠 쓸모도 없는 것이다. 기체는 아까 충격파때문인지 위아래로 회전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그가 지금 탑승한 기체인 F-661 달리오스는 탈출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기체였다. 그런 기체가 지금 이꼴이니…….
코르웬은 이왕 이렇게 된김에 마지막으로 공간이 닫힌 지점을 쳐다보려 고개를 돌렸다.
"……"
시선이 곧 그 곳을 향해 멈춘 순간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선형을 알 수 없는 엄청난 수의 함선들이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략적인 거리로 보아 30km는 거뜬히 넘어갔는데 점점 함체가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리플렉터에게 죽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행히 아까 엔진 시동으로 인해 제자리 걸음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째 따라잡히고 있는것 같았다. 첫번째 함선이 가장먼저 그의 기체를 스쳐 지나갔다.
"젠장……"
다른 말은 나오지 않고 일단 욕밖에 안나왔다. 저 많은 숫자가 자신 하나 없앨라고 온것은 아닐테지... 지금 시야에서 보이는 함선 수만 수십척... 거의 모두 뒤에서 선두함을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무력하게 자신의 기체를 스쳐 지나가는 거대한 전함들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뭔가 잘못된듯한 느낌이 팍팍드네요 -_-
일단 써 올리고 봅니닷
"뭐라고? 그게 가능해!? 당장 편대 보내서 추적시켜!"
상황이 한순간에 뭣같이 변해버리자 모두가 황당했다. 그나마 리플렉터로부터 안심할 수 있었던게 4세대 이상의 차원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카르나드가 방금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고정관념을 박살내버렸다. 이제 모든 리플렉터가 그 기술을 보유하기까지는 단지 시간문제일 것이고 그 후에는 결국 상상하고 싶지않을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윌리언 제독은 오퍼레이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무전을 통해 직접 명령을 해댔다. 함교 내의 모든 승무원들은 그의 행동이 이미 의미없는 행동 임을 알고 있었다.
"멀린!"
윌리언 제독은 갑자기 레이더 오퍼레이터인 멀린 중사를 불렀다.
"제독님?"
"카르나드를 추적할 수 있겠나?"
초공간도약 항행을 추적한다는 것은 현재 기술력으론 불가능했다. 적어도 6~7 세대의 차원 기술은 필요했다. 멀린 중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윌리언 제독이 지금 그의 행동을 봤다면 당장 함내에 있는 감금실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윌리언 제독은 턱을 괴고 함교 밖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멀린으로써는 다행스러웠다. 제독은 멀린이 말이 없자 긍정적인 무언인줄 착각하고는 즉시 출격 명령을 내렸다. 그는 자신이 앉아 있는 함교석에서 오른쪽 손잡이에 있는 버튼 몇개를 눌렀다. 그 버튼들은 특정 구역의 방송 버튼이었다.
"제독이다. 지금 이 말을 듣는 즉시 3분 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카르나드를 추적하라. 발견시에는 나에게 발포 승인 받을 필요없이 격침시키도록. 윌리언 아웃."
이미 함포 폭격으로 인해 카르나드의 방탄막이 거의 소진된걸 알고 있었기에 전투기로도 격침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한 그였다.
......
이상한 침묵이 시작되었다. 윌리언 제독은 더 이상 할만한 일이 없는지 아까와 같이 함교석에 앉아 주위를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함교내에 있던 작업중인 승무원들에게 골고루 부담을 주긴 했지만 말이다. 몇분이 지나자 함선의 우현 비행갑판에서 날렵하게 생긴 몇기의 금빛 전투기들이 날아올랐다. 멀린 중사는 이륙 후 순식간에 흰 궤적만을 남긴 채 사라져가는 전투기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은 '고생하겠네.' 이 정도에 한정되있었다.
드르륵...
멀린 중사는 제복의 왼쪽 손주머니에 든 단말기가 진동하자 재빨리 꺼내며 액정을 쳐다보았다. 발신 위치를 보니...
'레이더 통제실?'
희한하게도 단말기가 울린 것은 레이더 통제실에서 온 메세지 때문이었다. 굳이 레이더 스크린에 직접 보이게 할 수도 있었는데 왜 이랬는지 당황스러웠다. 그는 이어서 메세지를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카르나드를 추적할 수 없다는 것과 함대를 향해 뭔가가 빠른 속도로 접근 중이라는 것이었다. 멀린 중사는 설마하는 마음에 탐지 레이더의 범위를 5배로 넓혔다. 그러자 레이더 스크린 속에서 함대의 모습이 19척의 군함에서 함대를 나타내는 초록색의 점으로 축소되며 스크린 상의 해상도가 더욱더 정밀해지기 시작했다.
"이… 이런!"
탐색범위를 5배 가량 늘리자 그는 스캔 레이더의 작업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 한 5분간은 레이더 시스템을 초기화 시킬 필요가 생겼기 때문에 다른 레이더 시스템으로 대체해야만 했다.
"무슨일 있나 중사?"
!!!
윌리언 제독이 멀린 중사가 식은 땀을 흘리는 것을 봤는지 그에게 말하자 멀린은 순간적으로 뜨끔했다. 그는 애써 부인했다.
"어… 없습니다. 제독님."
멀린은 제독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펴봤다. 다행히 제독은 라디오로 다른 구역의 갑판장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일이 예상외로 쉽게 넘어가자 그는 긴장이 풀렸는지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사실 이 일이 걸리면 거의 영창 신세이기 때문에 그는 서둘러 실수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잠시 사용불능인 탐지 레이더 시스템을 이지스 레이더에 연결시켰다. 어차피 레이더가 같은 설계사에서 제작한 거였기 때문에 호환 장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고비를 넘기자 그는 아까 탐색 범위를 넓혔을 때 레이더 정보를 출력하기 시작했다.
221 순양함대 선두함 토란스 200km 외곽
사방이 온통 우주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밝은 공간 속에서 4기의 전투기가 긴 궤적을 남기며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이륙한지 몇분도 채 안된 인컴브릿지드의 첫번째 비행대 알파 편대였다. 그들은 현제 카르나드를 추적하려 이륙했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점을 찾지 못해 시간때우기 식으로 주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슈우우웅~!
"오옷~! 편대장님. 이거 거의 비행시간 늘리려고 이륙한거 아닙니까? 오랜만에 그 불같은 제독님께서 우리를 배려한 걸까요?"
한 조종사가 기체에 스핀을 걸며 일부러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조종간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것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행동이었는지 장난까지 치며 편대장에게 무전을 걸고 있었다. 편대작은 그의 기체가 감속하며 순식간에 뒤쳐지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으로 따라가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돌아가는 머리는 어쩔 수 없었다.
"아아. 텔슨 그런거 따질 시간동안 장난치지 말고 대형이나 유지하라고. 메릴 가리비! 각자 항법시스템 재점검 들어가고 10분정도 더 작업하라. 뭔가 발견되기라도 하면 바로 응전하지는 말고 연락하고. 시그널은 알파 델타 에타. 코르웬 아웃."
-수신확인 아웃!-
-편대장님 이하동문입니다. 메릴 아웃!-
-...-
"텔슨 뭐하는가?"
편대장은 텔슨에게서 응답이 없자 그의 기체에 무선을 보냈다. 도대체 저 인간에게선 진지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덜렁대는 것은 그에겐 빠질 수 없는 필연적인 요소였다. 뭐 비행훈련이나 이륙했을 때도 무선을 하면 항상 반응이 없다가…
-아앗! 죄송합니다. 수신확인 했습니다 편대장님. 뚝!-
"..."
이런 식이었다. 알파편대 편대장인 라이언 코르웬 소령은 다른 기체들이 산개하기 시작하자 조종간을 쥔 채 기체에 탑재된 레이더 시스템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톡톡! 톡! 삐익.-
조종간 오른 쪽에 있는 2개의 자그마한 스크린을 몇번 손가락으로 치자 백색화면 뿐이었던 스크린이 흑색으로 변하며 짧은 효과음이 났다. 버튼이 따로 필요없는 터치 스크린 형태의 스크린은 전체 크기가 성인 손바닥 크기 정도였다. 코르웬은 스크린에 몇가지 창이 분할되자 지시표식 레이더라는 부분을 오른쪽 손가락으로 찍었다 그러자 창이 다시 어두워지며 캐노피 전체가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캐노피 전체가 스크린이 된 것같았다. 코르웬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검은색뿐이었지만 간혹가다 밝게 빛나는 별빛이 보였다.
감수성이 끝내줄 정도로 풍부한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분명 글로 남기거나 전 방위를 목표로 수십장의 사진을 찍어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 뭔가가 자신의 기체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한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그 때 갑자기 경고음이 울렸다.
삐비비빅!
"뭐야!?"
코르웬은 갑작스레 캐노피 전체가 붉은 화면으로 변하자 경고음이 울린 원인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이더 디스플레이에 보란듯이 적혀있는 단어…….
- 미확인 함대 초공간에서 진입중!-
삐익! 삑삑삑!!
경보음은 더욱 요란해져만 갔고 그는 곧바로 자세제어 장치로 기체를 돌리며 쓰로틀을 최대로 밀어냈다. 곧 기체는 엄청난 가속도로 그 곳을 향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편대의 다른 기체로부터 통신이 오기 시작했다.
-치익! 시그널! 알파 델타 에타! 피아식별장치를 하지 않은 미확인 함대가 초공간에서 진입중입니다! 편대장님 앞쪽입니다!-
-인컴브릿지드에서 대규모 함대 접근중이랍니다! 즉시 귀환하랍니다!-
-치익!-
마지막은 아마 텔슨이었을 것이다. 그는 차례대로 들려오는 소리에 같은 채널로 무전을 맞춘 후 입을 열려했다.
"편대장이다. 모두에게……"
그는 순간적으로 머리 위로 보이는 공간이 매우 허전하게 느껴졌다. 왠지 모를 공포가 엄습해오고...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편대장이다. 내 말을 듣는 즉시 인컴브릿지드에 귀함해라. 얼렁……"
쿠구구구구...
그는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꽤 멀리 있는것 같은데 크기로 인해 바로 앞에 있는것 같았다. 마치 본래 있던 공간은 어디론가 없어져버리고 그 자리를 대신한 새로운 공간 속에는 거대한 행성이 그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가 대규모로 이쪽으로 건너오고 있었다. 그는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저건……."
콰앙!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폭발소리가 나면서 기체가 뭔가에 맞은듯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초공간이 본래 공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붕괴하며 생긴 엄청난 충격파가 그의 기체를 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체의 방향이 변할까 서둘러 쓰로틀을 당겼다. 최대출력을 한채 자칫 방향이 변해버리면 기체가 그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박살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박살나는 것은 면했지만 충격파로 인해 기체의 거의 모든 전자장비가 죽어버렸다.
"하필 이런때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까지도 살려고 온갖 짓을 했는데 이젠 쓸모도 없는 것이다. 기체는 아까 충격파때문인지 위아래로 회전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그가 지금 탑승한 기체인 F-661 달리오스는 탈출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기체였다. 그런 기체가 지금 이꼴이니…….
코르웬은 이왕 이렇게 된김에 마지막으로 공간이 닫힌 지점을 쳐다보려 고개를 돌렸다.
"……"
시선이 곧 그 곳을 향해 멈춘 순간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선형을 알 수 없는 엄청난 수의 함선들이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략적인 거리로 보아 30km는 거뜬히 넘어갔는데 점점 함체가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리플렉터에게 죽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행히 아까 엔진 시동으로 인해 제자리 걸음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째 따라잡히고 있는것 같았다. 첫번째 함선이 가장먼저 그의 기체를 스쳐 지나갔다.
"젠장……"
다른 말은 나오지 않고 일단 욕밖에 안나왔다. 저 많은 숫자가 자신 하나 없앨라고 온것은 아닐테지... 지금 시야에서 보이는 함선 수만 수십척... 거의 모두 뒤에서 선두함을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무력하게 자신의 기체를 스쳐 지나가는 거대한 전함들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뭔가 잘못된듯한 느낌이 팍팍드네요 -_-
일단 써 올리고 봅니닷
안녕하세요
2008.03.22 02:39:17 (*.49.133.156)
아무리 소리 효과를 없앨라고 해도 단지 묘사만 하려니 엄청 따분하더군요. 사실 너무 과학적 고증만 따지는건 무리인것 같습니다.(전 물리학,천문학자가 아니에요 ;ㅅ ;) 소리효과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양해해주세요.
그리고 충격파라면 보통 칼리님 말씀대로 기체와 같은 매질을 통해 나아간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대략 저 혼자 상상해본 거지만 -_-; 보통 스타게이트에서 나온 초공간과 달리 공간과 공간 자체를 직접 이어서 상대적이지도 않게 시간의 제한을 없애서 (엄청난 허구;;) 이동하는 수단이라면 공간이 열리거나 닫힐때 약간의 기압차가 있지 않을까요. 설상 우주공간이라 해도 말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몇세제곱m인가 km에 수소원자 몇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반경 수십km정도의 공간이 한번에 닫혀버리면 약간이라도 충격파가 생길듯 합니다. (수소가 고압에 압축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한다고 쳐도 물론 그 힘은 엄청 미약할듯 합니다.)
3번째 '기체의 방향이 변할까봐 쓰로틀을 당겼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선 쓰로틀몸쪽으로 당기면 을 엔진출력이 저하되 더이상의 가속이 없어지는 쪽으로 썼습니다. 보통 대기권 내에서 뱅기가 엔진출력을 낮추면 땅에 박지만 우주에선 왠만한 중력장만 없으면 등속(맞나?)운동을 하면서 쭉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기서 우려한건 충격파로 인해 기체가 선회하게 되면 기체 고유의 운동에너지(이것도 맞나 -_-;;)가 겹쳐서 조금이라도 기수가 변하는 순간에 최대출력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진하게 되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관성제어 뭐시기 붙여도 멀쩡하긴 힘들듯 하겠죠.
소설을 쓰면서 여러 수정을 하는데 아무리 써도 부족해보이는군요 ㅠ 과학적 고증 너무 따지자니 무식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것고;; 쓰면 쓸수록 모순 도배가 예상된다는... 저의 무식을 용서해주세요 -;;
그리고 충격파라면 보통 칼리님 말씀대로 기체와 같은 매질을 통해 나아간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대략 저 혼자 상상해본 거지만 -_-; 보통 스타게이트에서 나온 초공간과 달리 공간과 공간 자체를 직접 이어서 상대적이지도 않게 시간의 제한을 없애서 (엄청난 허구;;) 이동하는 수단이라면 공간이 열리거나 닫힐때 약간의 기압차가 있지 않을까요. 설상 우주공간이라 해도 말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몇세제곱m인가 km에 수소원자 몇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반경 수십km정도의 공간이 한번에 닫혀버리면 약간이라도 충격파가 생길듯 합니다. (수소가 고압에 압축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한다고 쳐도 물론 그 힘은 엄청 미약할듯 합니다.)
3번째 '기체의 방향이 변할까봐 쓰로틀을 당겼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선 쓰로틀몸쪽으로 당기면 을 엔진출력이 저하되 더이상의 가속이 없어지는 쪽으로 썼습니다. 보통 대기권 내에서 뱅기가 엔진출력을 낮추면 땅에 박지만 우주에선 왠만한 중력장만 없으면 등속(맞나?)운동을 하면서 쭉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기서 우려한건 충격파로 인해 기체가 선회하게 되면 기체 고유의 운동에너지(이것도 맞나 -_-;;)가 겹쳐서 조금이라도 기수가 변하는 순간에 최대출력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진하게 되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관성제어 뭐시기 붙여도 멀쩡하긴 힘들듯 하겠죠.
소설을 쓰면서 여러 수정을 하는데 아무리 써도 부족해보이는군요 ㅠ 과학적 고증 너무 따지자니 무식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것고;; 쓰면 쓸수록 모순 도배가 예상된다는... 저의 무식을 용서해주세요 -;;
2008.03.22 02:39:17 (*.211.72.28)
설정에 대한 딴지는 말 그대로 딴지니까 너무 개의치 마세요.
공간과 공간을 이어서 이동하는 수단이라면, 분명 둘 사이에 어떤 흐름의 차이나 압력이 있을 수도 있겠죠.(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또한 기기를 만들기에 따라 쓰로틀을 당기면 엔진출력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게 이거다. 혹은 아니다 라는 문제보다도 그것을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거겠죠.
우주개구리가 우주에서 혀로 우주선을 낚는 장면이나 우주 햄스터가 우주유영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해도 독자가 납득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양서류나 포유류는 우주에 나갈 수 없다. 말도 안된다 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되죠.
사람들은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원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원하죠.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부족한 것은 과학적 고증이기보다는 설득력인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쓰로틀을 당긴다.' 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출력을 높인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이 표현을 이용해서 출력을 낮췄다라고 표현하면 독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요.
차라리 엔진 출력을 낮췄다. 라거나 쓰로틀 밸브를 닫았다 출력 레버를 당겨 엔진 출력을
최소로 했다. 같은 식으로 쓰는 게 나을 듯 합니다.
SF의 힘은 과학적 고증이 아닌 상상력에 있다고 봅니다.
제 딴지도 어디까지나 고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겁니다.
ps. 건버스터는 말그대로 먼치킨 머신. 일단 교전시작하면 억단위의 적도 박살내는 최고의
머신이죠. 근성으로 싸우기 때문에... 일단 강합니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서 이동하는 수단이라면, 분명 둘 사이에 어떤 흐름의 차이나 압력이 있을 수도 있겠죠.(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또한 기기를 만들기에 따라 쓰로틀을 당기면 엔진출력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게 이거다. 혹은 아니다 라는 문제보다도 그것을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거겠죠.
우주개구리가 우주에서 혀로 우주선을 낚는 장면이나 우주 햄스터가 우주유영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해도 독자가 납득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양서류나 포유류는 우주에 나갈 수 없다. 말도 안된다 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되죠.
사람들은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원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원하죠.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부족한 것은 과학적 고증이기보다는 설득력인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쓰로틀을 당긴다.' 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출력을 높인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이 표현을 이용해서 출력을 낮췄다라고 표현하면 독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요.
차라리 엔진 출력을 낮췄다. 라거나 쓰로틀 밸브를 닫았다 출력 레버를 당겨 엔진 출력을
최소로 했다. 같은 식으로 쓰는 게 나을 듯 합니다.
SF의 힘은 과학적 고증이 아닌 상상력에 있다고 봅니다.
제 딴지도 어디까지나 고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겁니다.
ps. 건버스터는 말그대로 먼치킨 머신. 일단 교전시작하면 억단위의 적도 박살내는 최고의
머신이죠. 근성으로 싸우기 때문에... 일단 강합니다.
폭발음이나 공간 충격파.
진공에는 충격파가 없습니다.
충격파란 공기와 같은 매질이 급격하게 자리를 옮기면서 퍼져나가는 흐름이니까요.
뭔가 빛이나 전자파, 입자 같은건 있을 수 있겠지요.
물이 없는 곳에선 물결도 파도도 치지 않는 것과 매한가지입니다.
기체의 방향이 변할까봐 쓰로틀을 당겼다고 했는데..
쓰로틀은 기체의 출력을 높이는 쉽게 말하면 자동차의 엑셀레이터 같은 기능을 합니다.
출력을 줄인 것인가요? 보통 당기면 출력이 올라가는 것 같은데요.
최고 속도에서 방향이 바뀔때 박살날수 있는 건 기체 중에서 비행하는 비행기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무중력, 진공에서는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우주 함대전이라. 역시 쓰기 어려운 것 같군요.
그나저나 이미 적의 전력으로 보건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건버스터 밖에 수가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