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5/9/01 북극성]

-스르릉...-

"이런..."

선체 이곳저곳에서 금속이 예리한 무언가에 썰려나가는 소리에 사람들은 희망을 잃었다. 이 소리는 분명 리플렉터가 선체에 달라붙어 금속을 스트란즐렛으로 만드는 소리일것이다. 사람들은 아까와는 달리 온 사방에서 이 불길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구조될거라는 희망조차 없어졌다. 이미 탈출선은 리플렉터에게 흡수되고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무기조차도 흡수된 상태였다. 발전기도 고장난 지금 작은 조명장치에서 빛이 난다는 것은 그들에게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하지만...

-스르릉....-

유난히 강하게 나는 이 소리덕에 그 빛도 이젠 어둠이 되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불이 꺼지자 이젠 마지막이다 싶어 자신의 손에 들린 약간은 부족하게 생긴 총기를 들고 꽈악 붙잡고 보이지도 않지만 입구쪽을 바라보았다. 예상대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사실은 저 굳게 닫힌 문을 중심으로 들린다는것을 자신들은 아주 잘 알고있었다. 사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단지 인간과 비슷하게 보일뿐. 본래 인간에게는 세비어라고 불리는 종족이며 인간보다 훨씬 진보된 기술과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현제 인간과는 약 4세기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종족이었다. 외모는 인간과 차이가 없고 인간과는 다르게 미세하게 염력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쾅~!-

갑작스레 문쪽에서 들리는 충격음에 선원들의 얼굴은 공포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제 저것마저 열리면 이 안에 있는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면치 못할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꺼졌던 조명등이 다시 빛을 뿜기 시작했고 주위는 순식간에 밝아졌다.

-쾅 쾅!-

이제는 문이 심하게 덜컹거리기까지 한다. 아마 한두번만 더 치면 저 문도 박살나리라... 선원들은 이젠 정말 마지막이다 싶어 그냥 죽어버릴까까지 생각했을 정도였다. 여기 함께 탔던 사람 수만 300명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 남은 사람수는 부상자까지 합쳐봐야 30명이었고 그중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장교들이 부하들 살린다 해놓고 돌격해서 지들이 가장먼저죽어버렸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위이이이잉.... 콰아!!-

...

순식간에 자신들을 막아주던 문이 박살이 났다. 하지만 그 뒤로 예상했던 상황은 오지 않았다.

"뭐... 뭐지?"

한 선원이 당황하며 외쳤고 그들은 본래 문이 있었던 곳을 바라보았다. 아주 맘편히 죽이라고 친절하게 박살이 난 상태였다. 그 때 입구 반대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무사합니까? 아직 살아있으면 대답하십시오~!"

...

선원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리플렉터의 소리가 아닌 자신들의 언어였다. 자신들이 아는한 리플렉터는 생물체 특유의 소리는 낼수 없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문 반대편에서 다시 장난끼가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에 무사하십니까!? 대답하지 않는다면 그쪽 병기고를 폭파시키겠습니다!"

"아! 예예! 여긴 무사합니다."

"아~ 다행이군요.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의문의 남자가 대답하고나서 잠시후 뭔가 뒤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박살난 문밖에서 한 남자가 그림자속에머리만 빼꼼 내밀었다. 밝은 적색의 더벅머리와 아직 소년티도 못낸 외모였다. 어린애라도 상관없다. 선원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의 모습에 잠시나마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그도 지금 자신이 구하러 온 사람들이 무사함을 느끼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다들 살아계시네. 다행입니다. 그런데 장교들은 다들 어디갔죠...?"

"모두... 전사하셨습니다."

빨간머리의 소년의 질문에 한 선원은 존뎃말로 답하면서 표정이 매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존경하던 그들이 겨우 게처럼 생긴 금속덩어리한테 당했을때가 생생하게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빨간머리 소년도 그들이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지자 자신이 실수한것을 깨닫고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괜히 ..."

"아.. 아닙니다. 그런데 저기 어떻게 여기 오셨습니까...? 지금 이 함선 주위는 리플렉터로 도배됬을텐데..."

"아하~ 오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소개를 안했군요. 저는 제 221 순양함전단 소속 소령 페드릭 포터라고 합니다. 상관이라도 제가 나이가 상당히 적어서 존뎃말받기도 그러니 그냥 말 낯춰서 하세요. 하지만 개기면 용서 안해드립니다. 어떤 보복이 있을지 저도 잘 모릅니다. 알겠죠? 일단 당신들 구하러 자발적으러 왔으니 어서 함으로 갑시다. 부상자들은 멀쩡한 사람들이 엎고 가는겁니다."

시작부터 등장이 예사롭지 않던 그의 모습과 지금은 은근히 살기를 풍기며 미소짓는 거의 모습에 다들 새로운 공포심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어쩌랴... 아직 멀쩡한 사람들은 이동불가한 부상자들을 업기 시작하고 페드릭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절대 정상적이지 않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앞서가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선원들은 뒤에서 나이도 기껏해야 소년티도 못벗은 그를 애매하게 여기며 일단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선원들에게 그는 만난지 5분도 안된 수상한 생명체로 여겼다.

하지만 오늘 명을 끝낼뻔했던 그들에겐 새로운 삶이 시작된거나 다름없었다. 선원들을 뒤에 따라오게 한 채 혼자 가는 빨간 머리의 소년이 너무나 특별하게 보였다.








분량이 4화까지는 이미 완료한 단계라 어쩔수가 없을것 같아 죄송합니다. 문제됬던 엔터신공을 없앴더니 더더욱 짧아지는게 몸으로 느껴지네요. 이미 썼던거를 수정한 게 저정도라는게 난감한겁니다 ; ㅇ;
문제발견되면 꼭좀 리플달아주세요. 확인즉시 수정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