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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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리오니아력 4373년 4월 2일 오후 22:51 <루세니아 공화국 루크렉 평원>
여섯대, 1개 중대규모의 T-157A자주포가 두개소대, 8대의 T-444A3전차들의 엄호를 받으며 최고속력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자주포에 달린 구경 183밀리미터짜리 포는 15초에 한번씩 사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주행중 사격기능이 갖추어진 T-157A는 반군의 대 포병사격을 거의 완벽하리만치 피하면서 역으로 이 기능을 갖추지 못한 반군 자주포 부대를 학살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주행중 사격은 시속 50킬로미터 이하에서 시행 하라는 안전수칙을 어긴채로 야지에서의 최고속력인 95킬로미터로 주행하면서 사격을 하고있는 중이라 포가 불을 뿜을때마다 차체가 뒤집어질듯 위태하게 흔들리긴 했지만 놀랍게도 단 한대의 자주포도 반동에 뒤집히거나 쓰러지는 일 없이 고속주행 와중에도 정확히 목표물에 포탄을 꽃아넣는 중이었다.
[반스하사님. 진짜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말입니다, 쟤내들 무섭습니다.]
차내 통신망으로 들려오는 운전병 톰 샌더슨의 말, 반스는 피식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자식, 겁도많으셔, 쟤들이 적도 아닌데 우리가 저걸 무서워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건 그렇지만...대 포병 사격마저 무시하는 괴물 자주포라니.... 더군다나 주행중 사격을 한단 말입니다. 세상천지에 저런 괴물은 저놈뿐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사거리도 거기에 비례해서 짧지. 그러니까 우리가 여기서 저 친구들 엄호해 주는거고."
그랬다. T-157A는 강력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주행중 반동을 최소화 하기 위해 동급의 다른국가 자주포들보다 12Km 정도 사거리가 짧고 반동이 덜한 TAR-201C 183mm 단포신 포를 장비하여 비교적 전방위에 배치되었고 때문에 그런 자주포들을 엄호하기 위해 전차부대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들 T-157A의 유효사거리는 75Km였고 이는 MLRS를 제외한 반군의 어느 포대보다 사거리가 길었다. 더군다나 대포병 사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데다가 자주포로는 세계 최초로 통합 방어시스템인 ASTRO시스템을 채택하여 미사일 공격으로부터도 뛰어난 방호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런 T-157A도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타 국가의 동급 자주포 보다 생산비용이 무려 8.7배나 높아 대량생산이 힘들었고 주요 부품의 노후기간이 짧아 잦은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거북이, 여기 용가리. 사격 완료. 이탈./
"아. 끝났다."
포대로부터 사격이 완료 되었다는 무전이 들리자 반스의 옆에 있던 새미드 상병이(엊그제 진급했다.)반색을 하며 말했다. 곧이어 전차소대의 선임 소대장이 무전을 받았다.
/용가리, 여기 거북이. 수신 완료. 끝까지 지키겠다./
/감사./
"딘, 레이더엔 뭐 잡히는거 없지?"
그들의 무전을 가만히 듣고 있던 반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난듯 레이더 관제병 딘을 불렀다.
[현재까진 전차 제체 레이더로부터 들어오는 레이더 자료에는 적은 없는걸로 나옵니다만..]
그의 말에 반스가 인상을 구기며 볼을 긁적였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 너무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일 없다면 좋겠지만.."
그리고 그런 반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차내 비상등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선임 전차소대장의 무전은 그 다음에 들려왔다.
/반공태세! 반공태세! 적 직승기 12기, 1개 편대출현! 전원 대비하라!/
새미드가 인상을 구기며 내뱉았다
"제기랄. 너무 조용하다 했지."
"잡답은 나중에. 전 승무원 방공태세! ASTRO 시스템 풀 가동하고 대공미사일 예열시작!"
[적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본 전차 락온되었습니다! 미사일과의 거리 19.22Km. ASTRO 시스템 대응 13초전!]
레이더 관제병 딘의 목소리가 차내 통신망을 울리자 반스가 소리질렀다.
"우리만 당할수 없다 이거야! 롱보우 시스템 가동하고 락온되는 대로 미사일 발사!"
"완료! 미사일 발사합니다!"
새미드의 발사 복창과 함께 반스의 전차 포탑 측면에 붙어있는 대공미사일 포트에서 R-14C 롱보우 미사일이 폭음과 함께 거대한 소닉붐을 일으키며 초기속도 마하7.98로 솟아올랐다. 이윽고 완벽하게 목표물을 감지한 미사일은 최고속도인 마하 15.7까지 가속하더니 눈 깜짝 할 사이에 25Km를 날아갔고 반스의 전차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던 반군의 구형 AH-3C 직승기의 파일럿은 미처 반응할 사이도 없이 캐노피를 향해 정확하게 날아드는, 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시퍼렇게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미사일의 탄두를 저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불길에 휩싸였다.
"여기 13호 적 직승기 격추"
반스가 격추무전을 날림과 동시에 다른 전차들에게서도 무전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나 잡았습니다!/
/여기 17호. 요격 실패! 적 직승기 2탄 발사! 본 전차를 향해 미사일 2기 접근중!/
/거북이 여기 용가리. 용가리도 미사일 요격에 동참하겠다. 친구들은 걱정말고 적 날파리에만 신경써라./
/용가리 여기 거북이. 고맙다!/
순식간에 일어난 전차-직승기간 교전은 반군측이 직승기 4대를 잃음과 동시에 종결되었다. 애초에 주어진 임무가 이들을 저지하는게 아니라 정부군의 보병대대를 급습하기 위해 출격한 만큼 무장에서부터 반군 직승기 편대는 불리했고 무장뿐 아니라 루세니아 정부군 측에서는 이미 15년전에 퇴역시킨 구형의 AH-3C직승기는 초속 5.3Km로 날아드는 최신예 전차탑재 대공미사일인R-14C 롱보우 미사일을 요격할만한 재간따위는 없는 구식중에 구식이었다.
오래전에는 직승기는 원래 전차를 잡는 용도였으나, 전차탑재용 단거리 소형 대공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부터 직승기의 아성은 천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ASTRO 통합 방어시스템이 개발되고, 이전의 수동 조준이 아닌 능동조준/유도방식, 나아가 기만체를 역으로 기만하고 적의 배후를 급습하는 이른바 '스마트' 유도방식인 지능형 대공미사일이 개발되면서 부터 직승기는 완전히 전차의 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항간에서는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장거리 대전차 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했으나 워낙에 크고 무거워 직승기당 두발 이상은 장착하기 힘들었고 더군다나 그마저도 개발 업체 자체가 치열한 경쟁속에 사는 민간업체인 까닭에 필요에 따라 성능을 향상시키는 군부와는 달리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몇년 주기로 끝없이 발전하는 전차의 ASTRO 통합 방어시스템은 대전차 미사일의 명중률을 두자리수 미만으로 끌어내렸다.
[아, 적이 물러갑니다.]
안도감 섞인 딘의 목소리를 들으며 반스가 한숨을 내 쉬었다.
"돌아가자."
그들은 하루동안의 치열한 교전끝에 마지막으로 명받은 자주포 호위임무를 약간의 교전만으로 마무리 짓고 안도감 섞인 한숨을 내쉬며 주둔지로 귀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의 지옥같은 하루가 끝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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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게을러 졌습니다. 필력도 부실한데다 게으르기까지 하니 이것참 민망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음엔 꼭(!)제대로 된 글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_-)a
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2008.03.22 02:37:31 (*.77.18.156)
음.... 그렇게 부르는것도 고려해 봐야 하겠군요.... 저 자주포 다 좋은데 문제라면 무지막지한 가격때문에(설정상 동급 자주포의 8.7배..) 몇대 없다는게 문제죠(:twisted:)
2008.03.22 02:37:31 (*.39.35.218)
음?
게일리오니아 전차의 공축 코일건은 내부에서 컨트롤이 되지 않았나요? 저건 암만봐도 몸통을 내놓고 쏴야 되는 모냥인데....
게일리오니아 전차의 공축 코일건은 내부에서 컨트롤이 되지 않았나요? 저건 암만봐도 몸통을 내놓고 쏴야 되는 모냥인데....
2008.03.22 02:37:31 (*.77.18.168)
1)공축기관총(혹은 공축코일건)은 주포 옆에 붙어있구요 포탑 위의 기관총은 내부에서 컨트롤은 하되 기본 배치와 용도는 근접하는 보병 공격,제한적인 대공사격등 현대의 전차들과 같습니다.(전차 상부의 중기관총 2문이 하는 역활과 거의 같습니다 틀린것이라곤 기관총 정도가 아니라 FCS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CIWS(Close In Waepone System)로 불린다는게 다르죠..
[물론 FCS가 망실되었거나 혹은 다른 문제로 내부 컨트롤이 불가능할 경우 수동사격도 가능하게끔 손잡이도 달려있습니다]
2)윽. '미만'을 '이하'로 써버렸구나...; 지적 감사합니다 (-_-);;
[물론 FCS가 망실되었거나 혹은 다른 문제로 내부 컨트롤이 불가능할 경우 수동사격도 가능하게끔 손잡이도 달려있습니다]
2)윽. '미만'을 '이하'로 써버렸구나...; 지적 감사합니다 (-_-);;
2008.03.22 02:37:31 (*.242.23.123)
문득 드는 생각입니다만, 그 정도의 거리에서 고속 이동하면서 사격할때,
그 사격 지점을 전부 추적 가능하다면,
사거리도 알고 있다면,
고속 이동의 포격도 꽤 위험할 것 같군요.
왜냐하면, 고속 이동이라는 것은 한 방향으로 혹은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는 것일테고
수차례의 포격에 따라 그 타겟의 이동 방식은 대충 유추 가능할테니까요.
동에서 서로 시속 90km로 달리고 있다면, 분명 어느 지점을 어느 정도 시각에
지난다는 것도 파악 가능하겠죠.
그렇다면, 그 지점으로 TOT 사격을 가해준다면,
하다 못해 이동 예측 지점으로 대전차 지뢰 살포탄을 뿌려준다면
고속 이동의 포병도 만능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포병 사격은 피할 수 있다지만, 계속 그런 속도로 이동한다면 말입니다.
분명 어느 시점에는 잡을 수 있을 것 같군요.
그 사격 지점을 전부 추적 가능하다면,
사거리도 알고 있다면,
고속 이동의 포격도 꽤 위험할 것 같군요.
왜냐하면, 고속 이동이라는 것은 한 방향으로 혹은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는 것일테고
수차례의 포격에 따라 그 타겟의 이동 방식은 대충 유추 가능할테니까요.
동에서 서로 시속 90km로 달리고 있다면, 분명 어느 지점을 어느 정도 시각에
지난다는 것도 파악 가능하겠죠.
그렇다면, 그 지점으로 TOT 사격을 가해준다면,
하다 못해 이동 예측 지점으로 대전차 지뢰 살포탄을 뿌려준다면
고속 이동의 포병도 만능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포병 사격은 피할 수 있다지만, 계속 그런 속도로 이동한다면 말입니다.
분명 어느 시점에는 잡을 수 있을 것 같군요.
고속 이동형 포탄발사체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12km~15km정도가 수평선 끝까지의 거리 정도라고 들었는데,
75km의 사거리에서 12km정도는 말 그대로 신경쓸 건덕지도 안 되는 거리겠지요.피해도 없이 일방적 타격만 가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