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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달린 붉은 경고등에 빛이 들어오면서 포탑 내부가 붉은빛으로 가득 찼다. 우렁차다 못해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전차의 엔진 소리를 무색하게하는 전자 경고음이 빽빽 거렸고 시작했고 관제병 딘의 욕설도 그와 거의 동시에 차내 통신망에 울려 퍼졌다.

[젠장!! 여섯 시 방향 대전차 미사일 열여섯 기!! 거리 1700!! ASTRO 시스템 대응 중!]

"또냐!! 어떤 놈이야! 여기 13번!! 대전차 미사일 경고입니다!! 이런 썅!!"

주행중 갑자기 측면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대전차 미사일에 반스가 상소리를 내뱉으며 통신기를 부여잡고 소리질렀고 전차 소대장은 역시나 욕설로 반스에게 답했다.

/그런 건 이미 알아 새꺄!! 이런 씨발!!!/

장갑관통력 1,400mm의 무지막지한 위력을 자랑하는 ATM-667 대전차 미사일이 전차 한기당 4발씩이나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들었고 소대 통신망 전체가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반쯤 공황상태에 빠져 허둥거리기 시작하는 정찰 소대원들의 심리상태 따위를 알 수 없는 디지털 전자장비인 ASTRO-C 통합 방어시스템은 서로서로 데이터 링크를 주고받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탄막 구성을 단 1.4초 만에 계산해 냈고 그 와중에 여섯 기의 대전차 미사일이 네 대의 ASTRO 시스템이 발산하는 강력한 ECM에 전자장비 교란을 일으키며 땅바닥에 처박히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솟아올랐다.

도주 중이던 네 대의 전차 각부에 달린 유탄발사기가 폭음을 토해낸 것은 그것과 거의 동시였다. 동시에 발사된 8발의 65밀리 유탄은 수만 개의 쇠구슬을 쏟아내었고 다시 여섯 기의 미사일이 허공에서 불꽃이 되어 흩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넷. 이번에는 전차 상부에 두 정씩 장착된 18.6밀리미터짜리 CIWS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T-444A3전차에 장착된 여덟 정의 CIWS가 분당 1,450발의 속도로 지연 신관이 장착된 폭발탄과 일반탄을 뒤섞어 무지막지한 탄막을 치자 네발의 미사일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박살 나 흩어졌다. 공황상태에 빠져 허둥거리던 소대원들은 입 험한 중대장의 욕설을 한바탕 듣고서야 의식을 바로잡고자 고개를 흔들거나 장갑에 머리를 박은 뒤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돌렸고 곧 자동으로 추적된 조준경에 포착된 대전차 미사일 발사용 플랫폼 용도로 포탑에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를 주렁주렁 단 2대의 반군 보병전투차를 발견해 내었다. 소대 통신망 너머로 소대장의 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저 새끼들!! 뭉개버려!!/

소대장의 일갈이 터져 나오기 무섭게 반스의 전차에서 초탄이 발사되었다. 주변을 쩌렁쩌렁하게 물리는 폭음과 소닉붐을 동반하며 포구초속 3,766미터로 튀어나온 140밀리미터, 67구경장의 오리코니움 철갑탄은 반군 보병전투차의 전면장갑에 정확하게 명중했고 탄두 끝부분에 장착된 압전 신관이 반응 하자마자 탄두에 내장된 5킬로그램 중량의 카로타니움이 장갑차의 내부에서 폭발하면서 압도적인 폭압으로 장갑차를 형체도 남기지 않고 짓뭉개다시피 박살 내 버렸다. 조준경을 통해 사방으로 흩날리는 장갑차의 파편을 확인한 새미드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떠냐 이 자식들아! 꼴 좋다!!"

애초부터 전차에 비교한다면 종잇장이나 다름없는 장갑을 가진 반군의 T-220A3 보병전투차는 유효사 4,270미터 기준으로 장갑관통력 1,100밀리미터의, 60톤 이상의 주력 전차에게나 쓰이는 무지막지한 오리코니움 철갑탄을 불과 20여톤짜리 차량이 1,800미터 거리에서 얻어맞았으니 제대로된 형체조차 보존하지 못하는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신이 한때 장갑차량이었다는 최후의 흔적인, 파편 덩어리만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다가 곧 우수수 떨어져 내렸고 동료의 처절한 최후를 지켜본 반군의 다른 보병전투차는 기겁하며 무너진 건물더미 뒤로 숨으려 했으나 그마저도 12번 전차에서 쏜 대전차 고폭탄을 맞고 커다란 폭음과 함께 불타올랐다. 폭압에 날아간 후방 램프도어로 온몸에 불길에 휩싸인 반군 두엇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와 잠시 버르적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에라 이 니미럴 개쉐이들아! 내가 빨리 튀라고 그랬잖아! 최고 속도로 때려 밟아 이 육시럴 놈들아! 놈들이 네놈들 똥구멍을 겨누기 시작했다고! 야 12번! 루크 이 미친놈아! 지그재그로 움직여! 너 뒈지면 네놈 마누라랑 애새끼들은 어떻게 보려고 그래 이 썅눔아!/

그들이 대전차 미사일과 씨름을 하는 와중에도 반군의 전차대대는 계속해서 진격하는 중이었고 적의 수에 비례하듯 유난히 많아진 중대장의 욕설 섞인 지시는 계속해서 중대 통신망을 울렸다. 젠장 저 자식은 입에 걸레를 물었나. 고작 해봐야 후방에서 지시나 하는 주제에 왜 저렇게 말이 많아 미친놈. 반스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억지로 목구멍 안으로 쑤셔넣으며 묵묵히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옮겼다. 이제 5분. 5분 정도만 더 도망치면 아군의 주력부대와 만날 수 있다. 그럼 저 빌어먹을 중대장 새끼 상판대기부터 후려쳐야지. 다시금 떠오른 잡생각에 반스는 고개를 털며 억지로 그 생각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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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전차 한 대가 정부군 전차의 포격에 전면장갑이 뻥 뚫리며 폭음과 함께 구멍으로 거대한 화염을 토해내며 뒤로 주욱 밀려나가 시커면 연기를 뿜으며 주저앉는다. 덕지덕지 붙여놓은 강화 반응 장갑 덕택에 십여 발의 포격을 맞고도 간신히 살아남은 정부군 전차 한 대는 황급히 흐트러졌던 전열을 유지하려고 후진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돌격해 들어온 반군 전차에게 결국 궤도를 내어주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두 개 중대규모의 정부군과 1개 대대규모의 반군 전차대는 전차의 성능 탓인지 숫자에 구애되지 않고 서로 비등비등한 수준을 유지하며 치열하게 전투를 치렀다.

/2번차!! 2번차!! 3시방향! 적 전차! 널 노리고 있어 조심해!!/

/뭐... 뭐야? 젠장! 포수 포 돌려!!/

/이런 씨바...! 늦었습니다!!!/

전방의 적을 조준하고 있는 정부군 전차의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튀어나온 반군 전차의 포가 불을 뿜었고 측면 장갑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정부군측 전차는 차륜 보호 장갑과 차륜이 통채로 깨어져 나가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측면 격파를 노리고 다시한번 같은 지점에 포탄을 날리려던 반군 전차의 포는 다시는 불을 뿜지 못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날아온 비행체는 정확히 반군 T-437A 전차의 후면을 강타했고 튀이어 터져나온 무지막지한 폭발은 58톤의 거구를 가볍게 들어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돌렸다. 후방 장갑과 엔진이 통째로 뜯겨 나간채 거꾸로 처박힌 반군 전차의 내부에선 시커멓게 탄 시체 두구가 튀어나와 바닥에 나뒹굴었다.

종심타격임무를 위해 출격했다가 급하게 작전이 전환된 루세니아 공군소속의 RA-27E 전폭기 2개 편대 8기가 황급하게 발사한 열여섯 발의 대전차 미사일은 변변한 통합 방어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반군 전차들을 불태우기 시작했으며 뒤이어 반군 전차들의 머리로 떨어진 십여 발의 클러스터 폭탄을 끝으로 반군 전차들은 모두 침묵했다. 여덟대의 전차를 잃은 정부군 전차병들은 전차내에 전차병용 개인화기로 지급된 RP-5 기관단총을 거머쥐고 자신들의 전차에서 기어나와 비교적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는 아군이나 적군 전차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군데군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동료나 적군들을 발견했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사전에 계획이라도 되어 있었듯이 때맞춰 CH-130R 구급직승기까지 도착해 의무병들이 호위병을 대동하고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후…. 한숨 돌렸다."

반스는 불타는 반군 전차의 앞에 서서 소매를 이용해 땀을 닦으며 한숨을 푹 내쉬며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긴장이 모두 풀려버린 새미드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축 늘어져 있었고 운전병 톰은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듯 계속해서 무어라 구시렁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고 관제병 딘은 지갑을 꺼내어 무엇인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마 동생의 사진일 것이다. 딘의 동생이라… 제법 미인이던데……. 전쟁 끝나면 소개해 달라고 해볼까…. 갑자기 떠오른 엉뚱한 생각에 반스는 피식 웃고 말았다.



"끝났네…"

예전 로아나스 시의 상징이기도 했던, 아직도 그럭저럭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인 180층짜리 고층 빌딩의 옥상에서 이런 전투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그림자는 목소리로 미루어 보아 여자인듯했다. 아직 앳되어 보이는 그러나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지는 듯한 음성의 여성은 후드 달린 망토를-라고 하기보단 거적때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하지만…- 푹 눌러써 얼굴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한동안 뒷수습을 하는 루세니아 병사들을 바라보다가 무엇인가를 느낀 듯 갑자기 흠칫 놀라며 소리질렀다.

"아아앗!! 오늘 손님이 온댔는데 늦었다!! 사이클론 자식이 또 난리 치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뒤에 있는 계단이 아닌, 옥상 난간에서 바로 뛰어내렸고 180층, 560여 미터에 달하는 까마득한 높이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다 거짓말처럼 땅에 사뿐 하게 내려앉았고 더 놀라운 것은 그녀가 내려앉은 지면 역시 낙하의 충격은 전혀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그녀는 그런 비현실적인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간단하게 해내었다.

"누구 본 사람 없지?"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무너진 건물더미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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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느립니다.... 느려요.... 이것참 빨리 노트북님이 오셔야 뭘 해도 제대로 할수 있을텐데 말이죠.... 내일이면 노트북이 오니... 그때 신나게 풀어야 겠습니다. 사라집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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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01/11 오/탈자 수정 내용 소폭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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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