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탄약 잔량은?
차장의 무선에, 정신이 번쩍 든 신황은 디스플레이로 눈을 가져갔다. 출발할때는 꽉찬 1800발이었던 코일건 탄환의 잔량이 앞선 3번의 교전끝에 이제는 432에서 멈추어 있었다. 그는 무겁에 입을 열었다.
"젠장, 고작 432발 남았습니다. 이래갖고는 목적지까지 가기도 힘들것 같습니다. 예상대로 포탄보다는 코일건 탄환의 소모량이 더 많습니다. 보급기는 언제 온답니까?"
-앞으로 약 45분뒤에 도착한다는군.
"제길..! 그때까지 계속 이동하랍니까?"
-잠시.... 소대장이 지휘본부에 연락을 취하고 있으니 잠시후면 답신이 올거야...... 지휘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걱정이야.. 아, 연락이 왔다는군. 여기서 잠시 보병전투차량들과 같이 대기하다가 지원군과 합류한 뒤에 이동하라는구만. 지원군은 전차 3개 소대니까 이제 고생은 끝났어.
개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는 꼭 붙잡고 있던 조종간에서 손을 뗀 뒤 한숨을 푹 내 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갖다 대었다. 이상하게 배가 고파오자 그는 출발하기 전에 주머니에 쑤셔박아두었던 제3종 극한생존식-고압축 라면-의 봉지를 뜯더니, 장기알만한 크기로 압축된 라면 한개를 꺼내어 입안에다 집어넣고 꼭꼭 씹었다.
수분이 완전히 제거되어 딱딱하기 그지 없는 라면은 씹기도 버거워 먹기에는 불편했지만 여기서는 이 라면을 불릴만한 뜨거운 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먹는 수밖에는 없었다. 너무 딱딱해서 이가 아프긴 했지만 면발에 배어있는 진한 양념-물에 불리면 국물이 되는-이 매콤하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그는 침과 반응해 벌써부터 천천히 불어나기 시작하는 라면을 목구멍으로 넘긴뒤 또 하나를 꺼내어 입안에 집어넣고 오도독 씹었다.
-야, 뭐 먹냐?
갑자기 들려오는 차장의 목소리에 신황은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아직 차내 통신기를 켜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입안에서 미처 분쇄되지도 않은 라면 조각을 황급히 목구멍으로 넘기며 허둥대며 말했다. 날카롭게 쪼개진 면발의 단면이 식도를 긁고 지나가 따가웠다.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작전중 무단취식한 사실이 발각되면 분명 죽도록 뺑이칠께 뻔하다... 그는 목덜미로 식은땀 한줄기가 흐르는것을 몸으로 느끼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통신기 저편에서도 무언가 우두둑 씹는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마, 내가 너 뭐먹냐고 그랬지 그걸 억지로 삼키라고 그랬냐?
차장의 장난기어린 목소리, 차장 역시 고압축라면을 입에 넣고 씹고있었던 것이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허탈감에 그는 피식 웃으며 말꼬리를 길게 하며 대답했다.
"라면 먹습니다아-"
-라면먹냐? 난 짜장먹는데
차장의 그 말에, 신황은 놀라고 말았다.
"헛...? 어디셔 나셨슴까?"
-여기 오기전에 미드가츠군 보급기지에서 한개 빼돌렸지 크큭.
맙소사.... 차장은 자신보다 한술 더 뜨고 있었다.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쥔 그는 자신이 왜 라면을 다 씹지도 않고 넘겨버렸는지, 그리고 그것때문에 따끔따끔한 식도와 얄미운 차장의 장난에 정신적 타격을 받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한제국군 선발대가 위치한곳으로부터 북서쪽 하늘에서 푸른 빛 몇개가 움직이는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빛들은 빠르게 다가왔고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빛덩이들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총 14개의 비행체. 게일리니아 사상 최대인 5만 2천여대라는 어마어마한 생산량을 자랑하는 루세니아제 수송기 CH-130 이었다. 총 14대의 CH-130은 한제국 기갑대에 근접하더니 여태껏 무겁게 매달고 있던 컨테이너를 내려놓았고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자마자 12개의 컨테이너에선 H-1 전차가 한대씩 튀어나왔고 한개의 컨테이너에는 보급물자가 잔뜩 실려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컨테이너에서 무엇인가가 튀어나왔다. 수송부대의 하역작업을 지켜보던 신황의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온것도 그와 동시였다.
"앗..? 저건...?!!"
키 205Cm. 비무장중량 880Kg. 전투중량 1140Kg. 항속거리 300Km. 최대속력 60.87Km. 30mm자동포 2문. 1.3A, 700V 펄스건 2문, ATR-5A9 대전차로켓 2기. TK-3 로켓탄 10발. 유난히 두터운 다리와 몸통위에 부착된 TK 로켓포드때문에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머리, 그리고 묵직한 양팔. 그는 그것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지만 차장이 먼저 선수를 쳤다.
-저건.... 루세니아 반군의 AMBR-20' 헬브링어'잖아... 저게 왜....?
그들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에도, 컨테이너에선 헬브링어가 계속해서 쏟아져나왔고, 4열 횡대를 지어 집결한 헬브링어의 숫자가 30기에 육박하자 숫자는 더이상 불어나지 않았다. 대신, 통신망을 통해서 누군가의 무전이 들려왔다. 쾌활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 1 전투로봇 소대장 채선화 대위라고 합니다. 많이 놀라셨을줄로 압니다. 먼저 저 기종을 설명하자면 루세니아 반군의 AMBR-20 헬브링어를 탈취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헬브링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정식명칭은 ABR-1A '헬브링어 IIH'로 명명되었고 기존의 헬브링어보다 항속거리와 최대속력,장갑이 보완된 기종입니다. 지금부터 제 1전투로봇 소대는 여러분을 따라다니며 지원할것입니다. 헤헷.. 처음 실전투입되는것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한제국군 기갑병들은 깜짝 놀랐다. 이건 대단한 뉴스였다. 헛소문으로만 치부되던 헬브링어 탈취설이 기정사실로 드러난채, 그 연구의 부산물이 바로 자신들의 눈앞에 서서 붉은색 아이렌즈를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상하지도 못한 지원군의 출현에 헛웃음을 흘리는 신황의 귀로, 차장의 괴성이 들려왔다.
-에라~ 씨펄!! 드디어 우리도 자동전투로봇을 보유했다~!!! 아싸~!!!
차장의 외침을 시작으로, 통신망 전체가 괴성과 세레모니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귀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신황 자신도 싱글벙글하며 환호성을 울렸다.
30년동안, 매스드라이버 기술에만 집착한 때문에, 제 1의 매스드라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제국이었지만, 대신 로봇공학분야에 투자가 부족했던 이유로, 다른 국가들은 다 보유하고 있던 자동전투로봇을 보유하지 못했던 그들의 한이, 지금 눈앞에 서 있는 30대의 중장갑 전투로봇에 의해, 급류에 쓸려내려가는 쓰레기처럼 깨끗하게 쓸려 내려가고 있었다. 보병대에게도, 그리고 기갑대에게도, 중장갑. 중화기로 자신들을 엄호하는 자동전투로봇의 존재 유무는 그들의 사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한제국군은 약 5분동안 미친듯이 환호성을 울렸다. 헬브링어 지휘통제용으로 개조된 CH-130A5 '커맨드센터'의 지휘석에 앉아있던 채선화 대위는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앞에 앉은 두명의 수송기 파일럿들과 마주보며 황당함이 섞인 미소를 교환했다. 그렇게, 한제국군의 또다른 역사는 시작되고있었다.
*
<서기 2010년 9월 13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미 동부 표준시] 21:26>
라스베이거스의 방어를 맡았던 주방위군 지휘본부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단 4대의 적 전차에게 M-60전차 7대. M-1전차 4대. M-1A1전차 5대를 잃고 40명의 주방위군을 잃었다. 정말 말도안되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방어군 사령관, 존 홀더 소장은 두눈을 꼭 감은채, 그의 앞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장교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조금 있으면 아군 롱보우아파치 10개편대가 지원을 온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
이 목소리.... 칼 데이비슨 대령이었던가... 홀더는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데이비슨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데이비슨대령!! 자네 제정신인가? 그들은 우리의 탱크처럼 그런 허술한게 아니야!! 자네, 못봤나? 그들은 대공미사일까지 갖추고 다니는 괴물들이라고!! 아파치의 30mm 기관포로는 놈들의 상부장갑도 뚫지못하는거 못봤나? 아파치가 아니라 매버릭으로 무장한 랩터 편대가 온다고 해도 상대가 안된다고!! 항복해야돼!! 그들도 항복한 적은 어쩌지 않아!!"
마틴 루스먼이라는 이 흑인 대령은 꽤나 적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루스먼의 주장은, 또다른 장교의 외침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빌어먹을 깜둥이가!! 그딴 헛소리로 우리를 겁주려 들지마라!! 역시 깜둥이들은 애국심조차 없어! 빌어먹을 돼지들!!"
그 말에, 기가막혔는지, 루스먼은 헛웃음을 흘리며 크게 외쳤다.
"이 씹어먹을 백인자식들아!! 지금 때가 어느땐대 그따위 소리나 하고 다니는거냐!! 좋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늬들 마음대로 하다가 다 뒈져버려라!!"
루스먼은 크게 화를 내면서 막사를 빠져나가 버렸다. 그가 나가자, 홀더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신도 루스먼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으나, 이상하리만치 애국심이라는 콩깍지가 씌워진 저 장교들을 설득하기에는 자신 혼자로는 부족했다. 결국 그는, 무겁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라스베이거스를 방어할 준비들을 하시오.."
홀더의 말에, 데이비슨이 씨익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걱정마십시오. 저딴 외계인들에게 패할 미국이 아닙니다. '인디펜던스데이'에서도 언제나 우리는 승리해 왔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우리는 지구 최강의 국가 아닙니까."
그래, 네 멋대로 생각해라 이 머저리야. 홀더는 한숨을 푸욱 내 쉬며, 장교들을 향해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장교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막사를 빠져나가자. 그는 윗옷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사진을 꺼내어 바라보며 말했다.
"루이스... 나 돌아가지 못할것 같소.. 미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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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간만에 글발이 좀 받는군요 므흐흐...;
간단한 문제 하나, 홀더소장... 죽을까요.. 살까요..?
맞추시면 선물은.... 없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_-)//
**이제 비축분은 없습니다.
때가 되면 천천히 올리겠습니다 (-_-)
차장의 무선에, 정신이 번쩍 든 신황은 디스플레이로 눈을 가져갔다. 출발할때는 꽉찬 1800발이었던 코일건 탄환의 잔량이 앞선 3번의 교전끝에 이제는 432에서 멈추어 있었다. 그는 무겁에 입을 열었다.
"젠장, 고작 432발 남았습니다. 이래갖고는 목적지까지 가기도 힘들것 같습니다. 예상대로 포탄보다는 코일건 탄환의 소모량이 더 많습니다. 보급기는 언제 온답니까?"
-앞으로 약 45분뒤에 도착한다는군.
"제길..! 그때까지 계속 이동하랍니까?"
-잠시.... 소대장이 지휘본부에 연락을 취하고 있으니 잠시후면 답신이 올거야...... 지휘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걱정이야.. 아, 연락이 왔다는군. 여기서 잠시 보병전투차량들과 같이 대기하다가 지원군과 합류한 뒤에 이동하라는구만. 지원군은 전차 3개 소대니까 이제 고생은 끝났어.
개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는 꼭 붙잡고 있던 조종간에서 손을 뗀 뒤 한숨을 푹 내 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갖다 대었다. 이상하게 배가 고파오자 그는 출발하기 전에 주머니에 쑤셔박아두었던 제3종 극한생존식-고압축 라면-의 봉지를 뜯더니, 장기알만한 크기로 압축된 라면 한개를 꺼내어 입안에다 집어넣고 꼭꼭 씹었다.
수분이 완전히 제거되어 딱딱하기 그지 없는 라면은 씹기도 버거워 먹기에는 불편했지만 여기서는 이 라면을 불릴만한 뜨거운 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먹는 수밖에는 없었다. 너무 딱딱해서 이가 아프긴 했지만 면발에 배어있는 진한 양념-물에 불리면 국물이 되는-이 매콤하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그는 침과 반응해 벌써부터 천천히 불어나기 시작하는 라면을 목구멍으로 넘긴뒤 또 하나를 꺼내어 입안에 집어넣고 오도독 씹었다.
-야, 뭐 먹냐?
갑자기 들려오는 차장의 목소리에 신황은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아직 차내 통신기를 켜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입안에서 미처 분쇄되지도 않은 라면 조각을 황급히 목구멍으로 넘기며 허둥대며 말했다. 날카롭게 쪼개진 면발의 단면이 식도를 긁고 지나가 따가웠다.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작전중 무단취식한 사실이 발각되면 분명 죽도록 뺑이칠께 뻔하다... 그는 목덜미로 식은땀 한줄기가 흐르는것을 몸으로 느끼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통신기 저편에서도 무언가 우두둑 씹는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마, 내가 너 뭐먹냐고 그랬지 그걸 억지로 삼키라고 그랬냐?
차장의 장난기어린 목소리, 차장 역시 고압축라면을 입에 넣고 씹고있었던 것이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허탈감에 그는 피식 웃으며 말꼬리를 길게 하며 대답했다.
"라면 먹습니다아-"
-라면먹냐? 난 짜장먹는데
차장의 그 말에, 신황은 놀라고 말았다.
"헛...? 어디셔 나셨슴까?"
-여기 오기전에 미드가츠군 보급기지에서 한개 빼돌렸지 크큭.
맙소사.... 차장은 자신보다 한술 더 뜨고 있었다.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쥔 그는 자신이 왜 라면을 다 씹지도 않고 넘겨버렸는지, 그리고 그것때문에 따끔따끔한 식도와 얄미운 차장의 장난에 정신적 타격을 받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한제국군 선발대가 위치한곳으로부터 북서쪽 하늘에서 푸른 빛 몇개가 움직이는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빛들은 빠르게 다가왔고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빛덩이들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총 14개의 비행체. 게일리니아 사상 최대인 5만 2천여대라는 어마어마한 생산량을 자랑하는 루세니아제 수송기 CH-130 이었다. 총 14대의 CH-130은 한제국 기갑대에 근접하더니 여태껏 무겁게 매달고 있던 컨테이너를 내려놓았고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자마자 12개의 컨테이너에선 H-1 전차가 한대씩 튀어나왔고 한개의 컨테이너에는 보급물자가 잔뜩 실려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컨테이너에서 무엇인가가 튀어나왔다. 수송부대의 하역작업을 지켜보던 신황의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온것도 그와 동시였다.
"앗..? 저건...?!!"
키 205Cm. 비무장중량 880Kg. 전투중량 1140Kg. 항속거리 300Km. 최대속력 60.87Km. 30mm자동포 2문. 1.3A, 700V 펄스건 2문, ATR-5A9 대전차로켓 2기. TK-3 로켓탄 10발. 유난히 두터운 다리와 몸통위에 부착된 TK 로켓포드때문에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머리, 그리고 묵직한 양팔. 그는 그것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지만 차장이 먼저 선수를 쳤다.
-저건.... 루세니아 반군의 AMBR-20' 헬브링어'잖아... 저게 왜....?
그들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에도, 컨테이너에선 헬브링어가 계속해서 쏟아져나왔고, 4열 횡대를 지어 집결한 헬브링어의 숫자가 30기에 육박하자 숫자는 더이상 불어나지 않았다. 대신, 통신망을 통해서 누군가의 무전이 들려왔다. 쾌활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 1 전투로봇 소대장 채선화 대위라고 합니다. 많이 놀라셨을줄로 압니다. 먼저 저 기종을 설명하자면 루세니아 반군의 AMBR-20 헬브링어를 탈취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헬브링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정식명칭은 ABR-1A '헬브링어 IIH'로 명명되었고 기존의 헬브링어보다 항속거리와 최대속력,장갑이 보완된 기종입니다. 지금부터 제 1전투로봇 소대는 여러분을 따라다니며 지원할것입니다. 헤헷.. 처음 실전투입되는것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한제국군 기갑병들은 깜짝 놀랐다. 이건 대단한 뉴스였다. 헛소문으로만 치부되던 헬브링어 탈취설이 기정사실로 드러난채, 그 연구의 부산물이 바로 자신들의 눈앞에 서서 붉은색 아이렌즈를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상하지도 못한 지원군의 출현에 헛웃음을 흘리는 신황의 귀로, 차장의 괴성이 들려왔다.
-에라~ 씨펄!! 드디어 우리도 자동전투로봇을 보유했다~!!! 아싸~!!!
차장의 외침을 시작으로, 통신망 전체가 괴성과 세레모니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귀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신황 자신도 싱글벙글하며 환호성을 울렸다.
30년동안, 매스드라이버 기술에만 집착한 때문에, 제 1의 매스드라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제국이었지만, 대신 로봇공학분야에 투자가 부족했던 이유로, 다른 국가들은 다 보유하고 있던 자동전투로봇을 보유하지 못했던 그들의 한이, 지금 눈앞에 서 있는 30대의 중장갑 전투로봇에 의해, 급류에 쓸려내려가는 쓰레기처럼 깨끗하게 쓸려 내려가고 있었다. 보병대에게도, 그리고 기갑대에게도, 중장갑. 중화기로 자신들을 엄호하는 자동전투로봇의 존재 유무는 그들의 사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한제국군은 약 5분동안 미친듯이 환호성을 울렸다. 헬브링어 지휘통제용으로 개조된 CH-130A5 '커맨드센터'의 지휘석에 앉아있던 채선화 대위는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앞에 앉은 두명의 수송기 파일럿들과 마주보며 황당함이 섞인 미소를 교환했다. 그렇게, 한제국군의 또다른 역사는 시작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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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9월 13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미 동부 표준시] 21:26>
라스베이거스의 방어를 맡았던 주방위군 지휘본부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단 4대의 적 전차에게 M-60전차 7대. M-1전차 4대. M-1A1전차 5대를 잃고 40명의 주방위군을 잃었다. 정말 말도안되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방어군 사령관, 존 홀더 소장은 두눈을 꼭 감은채, 그의 앞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장교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조금 있으면 아군 롱보우아파치 10개편대가 지원을 온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
이 목소리.... 칼 데이비슨 대령이었던가... 홀더는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데이비슨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데이비슨대령!! 자네 제정신인가? 그들은 우리의 탱크처럼 그런 허술한게 아니야!! 자네, 못봤나? 그들은 대공미사일까지 갖추고 다니는 괴물들이라고!! 아파치의 30mm 기관포로는 놈들의 상부장갑도 뚫지못하는거 못봤나? 아파치가 아니라 매버릭으로 무장한 랩터 편대가 온다고 해도 상대가 안된다고!! 항복해야돼!! 그들도 항복한 적은 어쩌지 않아!!"
마틴 루스먼이라는 이 흑인 대령은 꽤나 적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루스먼의 주장은, 또다른 장교의 외침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빌어먹을 깜둥이가!! 그딴 헛소리로 우리를 겁주려 들지마라!! 역시 깜둥이들은 애국심조차 없어! 빌어먹을 돼지들!!"
그 말에, 기가막혔는지, 루스먼은 헛웃음을 흘리며 크게 외쳤다.
"이 씹어먹을 백인자식들아!! 지금 때가 어느땐대 그따위 소리나 하고 다니는거냐!! 좋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늬들 마음대로 하다가 다 뒈져버려라!!"
루스먼은 크게 화를 내면서 막사를 빠져나가 버렸다. 그가 나가자, 홀더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신도 루스먼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으나, 이상하리만치 애국심이라는 콩깍지가 씌워진 저 장교들을 설득하기에는 자신 혼자로는 부족했다. 결국 그는, 무겁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라스베이거스를 방어할 준비들을 하시오.."
홀더의 말에, 데이비슨이 씨익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걱정마십시오. 저딴 외계인들에게 패할 미국이 아닙니다. '인디펜던스데이'에서도 언제나 우리는 승리해 왔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우리는 지구 최강의 국가 아닙니까."
그래, 네 멋대로 생각해라 이 머저리야. 홀더는 한숨을 푸욱 내 쉬며, 장교들을 향해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장교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막사를 빠져나가자. 그는 윗옷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사진을 꺼내어 바라보며 말했다.
"루이스... 나 돌아가지 못할것 같소.. 미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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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간만에 글발이 좀 받는군요 므흐흐...;
간단한 문제 하나, 홀더소장... 죽을까요.. 살까요..?
맞추시면 선물은.... 없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_-)//
**이제 비축분은 없습니다.
때가 되면 천천히 올리겠습니다 (-_-)
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