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시커면 연기를 뿜으며 타들어가는 22대의 미군 전차주변에는 4대의 H-3 보병전투차가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었고 후방 램프도어를 열고 뛰쳐나온 32명의 하차보병이 분주하게 근방을 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포탑 측면에 '71'이라고 쓰여진 보병전투차의 양쪽 포탑 해치가 유압 피스톤소리와 함께 열리면서 피곤한 표정의 병사 둘이 빠져나왔다. 그 둘은 잠시간 길게 긁힌 자국이 남은 자신들의 보병전투차 전면장갑을 인상을 구기며 바라보았다. 바로 얼마전 전투에서 M1A1전차의 120mm 포탄에 맞았던 보병전투차였다.
"젠장, 그따위 구시대 유물에 얻어맏다니. 창민이 너 오늘 단단히 각오해! 빨리 안나와?"
차장으로 보이는 병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차체 전면의 조종수용 해치가 열리더니 파랗게 질린 병사가 머리를 내밀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차장은 대뜸 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너 이자식아, 이게 얼마짜린줄 알아? 무려 800만 레논(한화 약 50억원 상당.) 짜리야! 고작 150만 레논(한화 9억 3000만원. 이들은 M1 전차의 가치를 이정도밖에 안되는 고물 취급을 하고 있었다.)도 안나갈만한 저 고물탱이한테 얻어맞는다는게 말이 되냐? 급속기동은 엿 바꿔 먹었냐?"
아예 운전병에게 주먹질을 해댈 기세로 달려드는 차장에게 포수가 다가가 그를 말렸다.
"아이고 고참, 왜 그러십니까 고작 일병밖에 안된 애 치고는 잘했잖아요. 2주일 전까지 H-2 만 몰다가 H-3를 모는데, 이정도면 대단한겁니다. 그 복잡한 조종법을 거의 다 터득했잖아요."
차장은 포수의 말에 아차 싶었다. 실제로 자신들의 운전병은 2주일 전까지만해도 4세대 보병전투차인 구식 H-2 보병전투차를 몰던 운전병이었다. H-2와 5세대 보병전투차인 H-3의 기본 조종환경과 체계는 4세대 병기와 5세대병기에서 흔히 보이는것 처럼 성능에서는 월등히 뛰어나지만 조작은 대단히 복잡한 단점을 가지는것을 감안했을때 2주일만에 이정도 기량을 선보인다면 대단한 것이었다. 뒤늦게서야 자신이 성급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차장은 입맛을 쩍쩍 다시며 운전병에게 사과했다.
"아.. 거 참.. 내가 깜박했다... 얼마전에 제대한 창열이 녀석이 몰던놈만 타봐서 습관적으로 이러네... 그... 미안하게 되었다.. 크흠.."
그가 멋적게 사과를 하자, 그제서야 퍼렇게 질렸던 신참 운전병이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의 실수로 적 포탄에 맞았을때 차내 통신망으로 들린 차장의 그 험악한 욕설을 잊을수 없었던 그로써는 얼굴이 질리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잠시 안도하던 그는 자신의 실수로 길게 긁힌 자국이 남은 보병전투차를 보며 해치에서 나오지 않은상태 그대로 고개를 숙여 장갑판에 머리를 박으며 자책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한두군데씩 상처입은채 불타는 전차에서 간신히 탈출했다가 어이없이 포로로 잡힌 미군 전차병들은 자책중인 운전병과 열화우라늄 탄두를 쓰는 120mm 활강포에 맞았음에도 살짝 흠집이 난데에 그쳐버린 보병전투차의 전면을 경악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경악한 얼굴로 자신의 보병전투차를 바라보는 포로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71호 보병전투차의 차장은 그들을 노려보며 소리를 꽥 질렀다.
"뭘봐 이 잡것들아!! H-3 처음보냐 이 거지들아...!!!"
처음보는 것 맞는데... 무슨소리인지는 알아듣질 못했지만 미군들은 험악한 인상의 이계병사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돌렸고, 차장의 외침을 들은 포수는 허무하게 웃으며 그를 제지했다.
"저 고참.. 쟤들 H-3 처음보는거 맞는데요..."
"시끄러."
차장 역시 자신이 말을 이상하게 했다는것을 깨달은듯 얼굴을 붉히며 얼버무렸다. 그런 보습에 포수는 씨익 웃었다.
"허, 그렇다고 해서 무안해 하실필요는 없는데요. 어차피 우리가 뭐라고했는지 못알아 먹었을텐데."
차장은 그 말에 무어라 대꾸하려 했지만 그들이 출발했던 도시쪽 하늘에서 나타난, 바람이 빠지고 있는 풍선에서 나는듯한 소리와 함께 네개의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자 환성을 지르며 그것을 올려다 보았다. 분명 저것은 루세니아와 미드가츠에만 도입되어있는 현존하는 궁극의 직승기였다.
"헛!! 저건 AH-249잖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저녀석을 보게 될줄이야!!"
차장의 말대로, 지금 그들에게 날아오는것은, 엄청난 양의 대지공격용 무장을 덕지덕지 장착하고 날아온 한개 분편대(4대)로 구성된 AH-249였다.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9월 8일 이계, 제 1점령지근교 강 상공 [미 동부 표준시] 12:27>
(서기 2010년 9월 7일 옐로스톤 강 북쪽 도로 상공[미 동부 표준시] 12:27)
"아아... 빌어먹을 작전...이젠 쉬고싶다구..!!"
로스케는 현재 죽을 맛이었다. 벌써 13시간동안을 자신의 분편대와 함께 작전수행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해 버렸다. 그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래를 슬쩍 내려다 보았다. 한제국 소속의 H-1 전차 네대가 로스케의 AH-249 분편대를 본듯, 포탑 상부에 부착된 피아식별 라이트를 껐다 켰다하며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한제국 기갑보병들은 수색을 하다말고 자신들을 바라보며 손까지 흔들고 있었다.원래 그들 분편대의 임무는 한제국 기갑부대를 지원하는 임무였지만, 그들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한 제국군은 달랑 8대의 기갑차량만으로 강 서쪽에서 여태껏 귀찮게 굴던 적 부대를 완전히 쓸어버렸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1차적 목표물은 제거된 상태였지만 아직 2차 타격대상이 남아있었다. 그는 구겨졌던 인상을 약간 펴면서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1차 목표는 한제국 친구들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2차목표 타격을 위해 이동한다. 이상."
그는 그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조종간을 틀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그런 로스케의 뒤를 나머지 3대의 AH-249가 뒤따랐다.
*
<서기 2010년 9월 7일 LA 국제공항[미 동부 표준시] 12:30>
LA 공항은 며칠전, 그러니까 외계인(혹자는 '심판자' 라고 부르기까지 했다.)의 침공소식이 전해지면서 LA시민들을 비롯한 근처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미국을 떠나 다른나라로 도망가는 행렬때문에 혼돈의 도가니였다. 발디딜틈조차 없는 공항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그러나, 단 두사람만이 이 아수라장속에서 너무도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간편한 여행복차림으로 녹색으로 염색한-그러나 실제로는 천연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의 중간부분을 묶은 키 170Cm정도의 17세 가량의 소녀 하나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긴 코트와 챙이 큰 중절모로 자신을 완전히 가려버린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 하나였다. 자신이 입고있는 하얀 원피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편한 표정으로 뒤척거리던 소녀가 옆에있던 남자를 올려다 보며 볼멘소리를 질렀다.
"체, 이게 뭐야? 이 옷 정말 이상하다 하늘하늘 거리는게 정말 마음에 안들어."
소녀의 키가 그다지 작지 않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보다 머리 하나 반쯤 키가 큰 이 사내는 그런 그녀의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먹이고는 그 과정에서 내려가 버린 자신의 코트 깃을 시커먼 가죽장갑을 낀 손으로 다시 꼿꼿히 세우며 말했다.
"시끄러, 의심받기 싫으면 이런차림으로 다니는게 좋아. '그곳'에서 처럼 로브 입고 망토두르면서 에너지 소드들고 다니면 미친놈 취급당하기 딱이란 말야. 얌전히 있어."
그런 그의 말에 소녀는 입을 삐죽 내밀며 빈정거렸다.
"하이고, 그래서 넌 겨울용 코트랑 가죽장갑, 중절모까지 쓰고 다니냐? 아직 가을인것 같은데?"
그녀의 가시돋힌 말에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다만 슬쩍 주변에 꽉 차있는 사람들을 살짝 살펴보다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조용히 해. 여기서 우리 정체가 들켜봐야 재미있을건 없잖아."
"하긴...."
소녀는 수긍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잠시후 한숨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우리 언제가냐..?"
그녀의 말에, 남자 역시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대답했다.
"글쎄.. 우리 어제는 저~쪽에 있었으니 아마 내일쯤이면 비행기 탈수 있겠지."
둘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한숨을 내 쉬었다.
"에휴~"
공포에 질린 사람들로 가득찬 LA국제공항에서 유일하게 태연한 두 사람.
그들의 목적지는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
오늘의 연참놀이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_-)
왜 이 소설이 SF 대 현대가 아니라 판타지 대 현대인지는 다음화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자, 드디어 지긋지긋한 8장이 끝났군요.
9장.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가디언 편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젠장, 그따위 구시대 유물에 얻어맏다니. 창민이 너 오늘 단단히 각오해! 빨리 안나와?"
차장으로 보이는 병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차체 전면의 조종수용 해치가 열리더니 파랗게 질린 병사가 머리를 내밀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차장은 대뜸 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너 이자식아, 이게 얼마짜린줄 알아? 무려 800만 레논(한화 약 50억원 상당.) 짜리야! 고작 150만 레논(한화 9억 3000만원. 이들은 M1 전차의 가치를 이정도밖에 안되는 고물 취급을 하고 있었다.)도 안나갈만한 저 고물탱이한테 얻어맞는다는게 말이 되냐? 급속기동은 엿 바꿔 먹었냐?"
아예 운전병에게 주먹질을 해댈 기세로 달려드는 차장에게 포수가 다가가 그를 말렸다.
"아이고 고참, 왜 그러십니까 고작 일병밖에 안된 애 치고는 잘했잖아요. 2주일 전까지 H-2 만 몰다가 H-3를 모는데, 이정도면 대단한겁니다. 그 복잡한 조종법을 거의 다 터득했잖아요."
차장은 포수의 말에 아차 싶었다. 실제로 자신들의 운전병은 2주일 전까지만해도 4세대 보병전투차인 구식 H-2 보병전투차를 몰던 운전병이었다. H-2와 5세대 보병전투차인 H-3의 기본 조종환경과 체계는 4세대 병기와 5세대병기에서 흔히 보이는것 처럼 성능에서는 월등히 뛰어나지만 조작은 대단히 복잡한 단점을 가지는것을 감안했을때 2주일만에 이정도 기량을 선보인다면 대단한 것이었다. 뒤늦게서야 자신이 성급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차장은 입맛을 쩍쩍 다시며 운전병에게 사과했다.
"아.. 거 참.. 내가 깜박했다... 얼마전에 제대한 창열이 녀석이 몰던놈만 타봐서 습관적으로 이러네... 그... 미안하게 되었다.. 크흠.."
그가 멋적게 사과를 하자, 그제서야 퍼렇게 질렸던 신참 운전병이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의 실수로 적 포탄에 맞았을때 차내 통신망으로 들린 차장의 그 험악한 욕설을 잊을수 없었던 그로써는 얼굴이 질리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잠시 안도하던 그는 자신의 실수로 길게 긁힌 자국이 남은 보병전투차를 보며 해치에서 나오지 않은상태 그대로 고개를 숙여 장갑판에 머리를 박으며 자책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한두군데씩 상처입은채 불타는 전차에서 간신히 탈출했다가 어이없이 포로로 잡힌 미군 전차병들은 자책중인 운전병과 열화우라늄 탄두를 쓰는 120mm 활강포에 맞았음에도 살짝 흠집이 난데에 그쳐버린 보병전투차의 전면을 경악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경악한 얼굴로 자신의 보병전투차를 바라보는 포로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71호 보병전투차의 차장은 그들을 노려보며 소리를 꽥 질렀다.
"뭘봐 이 잡것들아!! H-3 처음보냐 이 거지들아...!!!"
처음보는 것 맞는데... 무슨소리인지는 알아듣질 못했지만 미군들은 험악한 인상의 이계병사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돌렸고, 차장의 외침을 들은 포수는 허무하게 웃으며 그를 제지했다.
"저 고참.. 쟤들 H-3 처음보는거 맞는데요..."
"시끄러."
차장 역시 자신이 말을 이상하게 했다는것을 깨달은듯 얼굴을 붉히며 얼버무렸다. 그런 보습에 포수는 씨익 웃었다.
"허, 그렇다고 해서 무안해 하실필요는 없는데요. 어차피 우리가 뭐라고했는지 못알아 먹었을텐데."
차장은 그 말에 무어라 대꾸하려 했지만 그들이 출발했던 도시쪽 하늘에서 나타난, 바람이 빠지고 있는 풍선에서 나는듯한 소리와 함께 네개의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자 환성을 지르며 그것을 올려다 보았다. 분명 저것은 루세니아와 미드가츠에만 도입되어있는 현존하는 궁극의 직승기였다.
"헛!! 저건 AH-249잖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저녀석을 보게 될줄이야!!"
차장의 말대로, 지금 그들에게 날아오는것은, 엄청난 양의 대지공격용 무장을 덕지덕지 장착하고 날아온 한개 분편대(4대)로 구성된 AH-249였다.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9월 8일 이계, 제 1점령지근교 강 상공 [미 동부 표준시] 12:27>
(서기 2010년 9월 7일 옐로스톤 강 북쪽 도로 상공[미 동부 표준시] 12:27)
"아아... 빌어먹을 작전...이젠 쉬고싶다구..!!"
로스케는 현재 죽을 맛이었다. 벌써 13시간동안을 자신의 분편대와 함께 작전수행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해 버렸다. 그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래를 슬쩍 내려다 보았다. 한제국 소속의 H-1 전차 네대가 로스케의 AH-249 분편대를 본듯, 포탑 상부에 부착된 피아식별 라이트를 껐다 켰다하며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한제국 기갑보병들은 수색을 하다말고 자신들을 바라보며 손까지 흔들고 있었다.원래 그들 분편대의 임무는 한제국 기갑부대를 지원하는 임무였지만, 그들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한 제국군은 달랑 8대의 기갑차량만으로 강 서쪽에서 여태껏 귀찮게 굴던 적 부대를 완전히 쓸어버렸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1차적 목표물은 제거된 상태였지만 아직 2차 타격대상이 남아있었다. 그는 구겨졌던 인상을 약간 펴면서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1차 목표는 한제국 친구들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2차목표 타격을 위해 이동한다. 이상."
그는 그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조종간을 틀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그런 로스케의 뒤를 나머지 3대의 AH-249가 뒤따랐다.
*
<서기 2010년 9월 7일 LA 국제공항[미 동부 표준시] 12:30>
LA 공항은 며칠전, 그러니까 외계인(혹자는 '심판자' 라고 부르기까지 했다.)의 침공소식이 전해지면서 LA시민들을 비롯한 근처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미국을 떠나 다른나라로 도망가는 행렬때문에 혼돈의 도가니였다. 발디딜틈조차 없는 공항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들이었다. 그러나, 단 두사람만이 이 아수라장속에서 너무도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간편한 여행복차림으로 녹색으로 염색한-그러나 실제로는 천연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의 중간부분을 묶은 키 170Cm정도의 17세 가량의 소녀 하나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긴 코트와 챙이 큰 중절모로 자신을 완전히 가려버린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 하나였다. 자신이 입고있는 하얀 원피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편한 표정으로 뒤척거리던 소녀가 옆에있던 남자를 올려다 보며 볼멘소리를 질렀다.
"체, 이게 뭐야? 이 옷 정말 이상하다 하늘하늘 거리는게 정말 마음에 안들어."
소녀의 키가 그다지 작지 않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보다 머리 하나 반쯤 키가 큰 이 사내는 그런 그녀의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먹이고는 그 과정에서 내려가 버린 자신의 코트 깃을 시커먼 가죽장갑을 낀 손으로 다시 꼿꼿히 세우며 말했다.
"시끄러, 의심받기 싫으면 이런차림으로 다니는게 좋아. '그곳'에서 처럼 로브 입고 망토두르면서 에너지 소드들고 다니면 미친놈 취급당하기 딱이란 말야. 얌전히 있어."
그런 그의 말에 소녀는 입을 삐죽 내밀며 빈정거렸다.
"하이고, 그래서 넌 겨울용 코트랑 가죽장갑, 중절모까지 쓰고 다니냐? 아직 가을인것 같은데?"
그녀의 가시돋힌 말에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다만 슬쩍 주변에 꽉 차있는 사람들을 살짝 살펴보다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조용히 해. 여기서 우리 정체가 들켜봐야 재미있을건 없잖아."
"하긴...."
소녀는 수긍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잠시후 한숨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우리 언제가냐..?"
그녀의 말에, 남자 역시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대답했다.
"글쎄.. 우리 어제는 저~쪽에 있었으니 아마 내일쯤이면 비행기 탈수 있겠지."
둘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한숨을 내 쉬었다.
"에휴~"
공포에 질린 사람들로 가득찬 LA국제공항에서 유일하게 태연한 두 사람.
그들의 목적지는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
오늘의 연참놀이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_-)
왜 이 소설이 SF 대 현대가 아니라 판타지 대 현대인지는 다음화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자, 드디어 지긋지긋한 8장이 끝났군요.
9장.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가디언 편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흐음 연제분을 줄이시는것도 모잘라 양도 줄이시는것이옵니까~ (팬져파우스트에 쌈싸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