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9월 3일 이계, 제 1점령지 [미 동부 표준시] 20:00>
(서기 2010년 8월 29일 빌링스 시[미 동부 표준시] 20:00)
정식명칭 케블라 연소방식 엔진사용 44식 주력전차 개조 2형. 간단히 줄여 T-444A2로 호칭되는 거대한 무장차량이 65톤에 달하는 엄청난 무게와 3000마력의 강력한 엔진을 앞세워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의 앞부분을 가볍게 올라탔다. 탄소강으로 된 엔진이 무게를 못견디고 깨어지고 각종 부품들 역시 산산조각으로 짓뭉개 졌다. 운전석이 으깨지더니 곧이어 뒷자석까지 납작하게 뭉개져 버렸다. 네개의 바퀴는 전차의 무게를 못견디고 부러진 차축째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전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한대의 승용차를 차에 치인 개구리처럼 납작하게 눌러버리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 전차의 옆에 나란히 붙어 일렬 횡대로 이동하던 다른 T-444A2전차가 무엇인가를 봤는지 주포에서 불을 뿜었다.
발사폭음과 함께 정 반대방향에서 무엇인가 폭발하는 폭음이 들렸다. 급히 소집되었다가 미드가츠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사방으로 흩어졌던 주 방위군 소속의 M1A1전차였다. 이제는 60여톤짜리 쓰레기로 전락해버린 불타는 주방위군 전차를 향해 다시한번 포탄이 발사되었고, 이번 포탄은 격파되어 길을 막고있던 전차를 산산조각으로 박살내버렸다. 좁은 길을 꽉 메우며 이동하는 두대의 T-444A2전차들의 뒤는 한개 분대의 중보병대가 뒤따르고 있었는데, 완전무장한 중보병대와는 차림새가 전혀 다른 사람이 두명 있었다. 그중 한명은 전차포의 폭음소리에 놀란듯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고철조각들로 변해버린 M1 전차의 파편을 바라보았고 한명은 들고있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로 모든것을 찍고 있었다.
"맙소사, 이란전때 미군전차에게 당하던 이란군 전차를 보는것 같군."
김상철이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앞서서도 몇번 저것과 비슷한 광경을 보았던 그였지만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다. 이미 완전히 넋이 빠져버린 김상철 대신에 민효은이 벌써부터 그의 캠코더를 빼앗아 모든것을 촬영하고 있었다.
빌링스 시에 숙소를 잡았던 방송사 직원들을 찾기 위해 미드가츠 군을 따라나섰던 그들이었지만 이미 본래의 목표를 까맣게 잊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우스웠던지 자신을 론넬이라고 소개했던 미드가츠군 병사가 피식피식 웃으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 시선을 느꼈던지 민효은이 캠코더를 내리고 그를 쏘아보았다.
"뭐가 웃기다고 웃어요 아저씨?"
'아저씨'라는 말에 론넬이 휘청하며 소리질렀다.
"아..아저씨라니..!!! 난 이제 겨우 22살이라고!"
그러나 그녀 역시 지지않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받아쳤다.
"어, 이상하네.. 저 얼굴로 이제 22살이라고..? 설득력이 부족한데."
투닥거리는 두사람을 바라보며 론넬의 바로 뒤에 있던 분대장이 피식 웃었다. 론넬은 만난지 단 몇시간밖에 되지 않은 다른 세계 사람들과 저런 대화까지 할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언어가 통한다는것이 차원을 넘어서면서 까지 사람과 사람간의 친밀감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대학원 등록금때문에 군에 입대했던 그로썬 제대후 좋은 논문거리를 찾아낸거나 마찬가지였기에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제목은 [차원을 넘어선 언어]정도로 하면 되겠지?"
"예?"
분대장의 뒤를 따르던 병사 한명이 반문하자 그는 아차 하며 얼버무렸다.
"아냐, 아무것도. 그나저나 액세리언의 레이더엔 뭐 잡히는거 없나?"
분대장에게 물음을 던졌던 그 보병은 바로 액세리언 운용병이었는데 그는 헬멧 옆에 붙은 헤드셋을 매만지며 기어이 불만을 터뜨렸다.
"쳇, 확실히 모릅니다. 가시광선 레이더는 장애물이 많아 건물 뒤나 은폐물 뒤에 있는것은 잡아낼수 없습니다. 움직임 감지장치도 가시광선 레이더 장치에 연동되는거니 마찬가지고요. 그나마 쓸만한건 적외선 감지기 하나뿐인데 탐지범위가 너무 좁아요."
그는 속사포처럼 계속해서 떠들었다.
"뭣때문에 저놈한테 가시광선 레이더를 장착한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건 탁 트인 지형이 아니면 장애물에 가려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시가전에서 제일 중요한 적외선 감지기는 탐지범위가 고작 전방 80도밖에 안되고요. 차라리 저기 저 루세니아제 전차에 쓰인 나노미터파 레이더를 장착시켜주든지. 쯧."
아마 로봇공학과를 나왔다고 했다던가. 분대장은 쉴새없이 액세리언의 문제점을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병사를 은근슨썩 무시하고 다시 전방을 주시하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모르는 소리 하지마라 이녀석아, 너 대학 헛나왔구나."
"에.....?"
액세리언 운용병이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나 분대자은 그를 무시하면서 천천히 중얼거렸다.
"어디보자.. 지금 우리가 제일 앞서가고있고, 넌 액세리언 운용병중 가장 앞에 있지..? 지금쯤이면 때가 됐을 법도 한데말이야..."
"도..도데체 무슨소리를 하시는겁니까 분대장님..?"
운용병이 당황하며 분대장에게 물음을 던짐과 동시에 그의 액세리언이 반응했다. 후방을 경계하고 있던 상체가 기계음과 함께 신속하게 오른쪽으로 40도 정도 돌아가더니 오른팔에 장착된 저격용 3.33mm 코일건이 찢어지는듯한 굉음을 내며 탄을 쏘아 보냈다. 그러자 근처 3층건물에 소총을 거치하고 숨어있던 미군 병사 한명이 창문을 깨고는 뻥 뚫버린 흉부를 움켜잡은채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저 머리가 박살난 시체를 질린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액세리언 운용병을 향해, 분대장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가시광선 레이더는 장애물에 가리게 되면 그 뒤를 볼수 없는건 맞아. 하지만 모든 방향을 다 탐지할수 있고 움직임감지장치와 연동되어 일단 잡아낼수 있는 모든것의 움직임을 확인할수 있어서 아무리 먼 거리에서 적이 움직인다 해도 그 적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대응사격을 가할수 있지. 운용병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액세리언으로썬 주인을 노리는 저격수들로 부터 주인을 완전히 보호해야하지.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가시광선 레이더를 장착하는 이유야."
그리고 이제서야 모든것을 수긍하는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병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 김상철은 뜨악한 표정으로 방금전 미군을 저격한 액세리언과 저격당해 바닥으로 추락한 미군 병사를 번갈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론, 특종에 집착하는 말괄량이인 민효은은 자꾸 돌발행동을 하는 그녀 옆을 거의 붙어다니다시피 하고 있는 론넬을 무시하며 디지털카메라를 들고선 추락사한 미군의 사진을 몇장 찍었다. 끔찍하게 죽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촬영하는 그녀의 모습에, 김상철은 물론, 그녀의 근처에 있던 미드가츠군 전체가 멍한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오랫동안 사진을 찍을수는 없었다. 어느순간에 갑자기 1개 분대에 배치된 3기의 액세리언이 전부 반응을 개시함과 동시에 사방에서 대전차 로켓이 날아들었다. 민효은은 자신의 앞으로 불꽃을 매달고 날아오는 은색의 점을 멍청하게 바라다 보다가 그것이 무엇인지 뒤늦게야 알아챘다. 팬저 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이었다. 발을 떼려고 했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녀는 선채로 비명만을 질렀다. 잠시후 있을 엄청난 고통을 생각하고는 눈을 짐끈 감은 직후, 그녀를 덮치는 그림자 하나만 없었다면 그녀는 강력한 대전차 로켓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단백질과 칼슘뭉치로 화했을 뻔 했다. 덕분에 그녀는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대신, 등에만 약간의 고통이 왔을뿐이었다.
민효은과 그녀를 덮친 그림자가 한쪽으로 쓰러짐과 동시에 그녀가 서 있던 위치를 휭하니 지나가 버린 로켓은 선두에 섰던 T-444A2 전차의 후방장갑을 정통으로 후려갈겼지만 전면 다음으로 두터운 후방장갑에 가벼운 흠집만을 남기고는 모든 에너지를 잃었다. 두대의 T-444A2전차와 액세리언을 집중적으로 타격한 대전차 로켓은 아무런 성과를 만들지 못한채, 자신의 주인이 액세리언의 코일건과 T-444A2 전차의 주포에 아작나는 모습을 바라다 볼수밖에 없었다.
"이 '아줌마'야!! 어쩌자고 '날 잡아 잡수쇼' 포즈로 가만히 서 있냐!!"
간신히 그녀를 쓰러트려 구한 론넬이 쓰러진 그대로 그녀에서 소리를 질렀다.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있던 민효은이 '아줌마'라는 말에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녀 역시 미처 일어나지 못한채로 나란히 쓰러져 있는 론넬에게 소리를 질렀다.
"뭐, 아줌마? 이'아저씨'가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누가 구해달래? 구해달랬냐고!"
"얼씨구? 손바닥 뒤집기도 유분수지 구해줬더니 소리부터 지르네?"
"뭐야? 이 인간이!!"
나란히, 그것도 포개져있는 상태로 말싸움을 하던 그들을 향해, 분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 이거 그림 좋은데? 다른세계 사람들한테까지 마수를 뻗치는거냐 론넬?"
론넬은 그제서야 나란히 포개진 상태로 쓰러져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라 잽싸게 그녀에게서 떨어져 일어났다. 민효은 역시 어떤 군인이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뭔가를 말하자 그제서야 정신이든듯(뭐라고 하는지는 알지 못해도, 지금의 모습을 보곤 대충 뭐라고 했는지 짐작이 갔기때문에)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일어나는 그녀를 향해 김상철이 다가와 부축했다.
"씁, 이거 아까운걸, 아까 내가 말 안했으면 그 자세 그대로 말싸움을 했을건데."
분대장은 진짜 아쉬운듯, 입맛까지 쩍쩍 다셔가며 중얼거렸다. 물론 다른 병사들의 뒤통수에 주먹만한 식은땀이 매달린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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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8월 29일 빌링스 시[미 동부 표준시] 20:00)
정식명칭 케블라 연소방식 엔진사용 44식 주력전차 개조 2형. 간단히 줄여 T-444A2로 호칭되는 거대한 무장차량이 65톤에 달하는 엄청난 무게와 3000마력의 강력한 엔진을 앞세워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의 앞부분을 가볍게 올라탔다. 탄소강으로 된 엔진이 무게를 못견디고 깨어지고 각종 부품들 역시 산산조각으로 짓뭉개 졌다. 운전석이 으깨지더니 곧이어 뒷자석까지 납작하게 뭉개져 버렸다. 네개의 바퀴는 전차의 무게를 못견디고 부러진 차축째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전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한대의 승용차를 차에 치인 개구리처럼 납작하게 눌러버리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 전차의 옆에 나란히 붙어 일렬 횡대로 이동하던 다른 T-444A2전차가 무엇인가를 봤는지 주포에서 불을 뿜었다.
발사폭음과 함께 정 반대방향에서 무엇인가 폭발하는 폭음이 들렸다. 급히 소집되었다가 미드가츠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사방으로 흩어졌던 주 방위군 소속의 M1A1전차였다. 이제는 60여톤짜리 쓰레기로 전락해버린 불타는 주방위군 전차를 향해 다시한번 포탄이 발사되었고, 이번 포탄은 격파되어 길을 막고있던 전차를 산산조각으로 박살내버렸다. 좁은 길을 꽉 메우며 이동하는 두대의 T-444A2전차들의 뒤는 한개 분대의 중보병대가 뒤따르고 있었는데, 완전무장한 중보병대와는 차림새가 전혀 다른 사람이 두명 있었다. 그중 한명은 전차포의 폭음소리에 놀란듯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고철조각들로 변해버린 M1 전차의 파편을 바라보았고 한명은 들고있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로 모든것을 찍고 있었다.
"맙소사, 이란전때 미군전차에게 당하던 이란군 전차를 보는것 같군."
김상철이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앞서서도 몇번 저것과 비슷한 광경을 보았던 그였지만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다. 이미 완전히 넋이 빠져버린 김상철 대신에 민효은이 벌써부터 그의 캠코더를 빼앗아 모든것을 촬영하고 있었다.
빌링스 시에 숙소를 잡았던 방송사 직원들을 찾기 위해 미드가츠 군을 따라나섰던 그들이었지만 이미 본래의 목표를 까맣게 잊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우스웠던지 자신을 론넬이라고 소개했던 미드가츠군 병사가 피식피식 웃으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 시선을 느꼈던지 민효은이 캠코더를 내리고 그를 쏘아보았다.
"뭐가 웃기다고 웃어요 아저씨?"
'아저씨'라는 말에 론넬이 휘청하며 소리질렀다.
"아..아저씨라니..!!! 난 이제 겨우 22살이라고!"
그러나 그녀 역시 지지않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받아쳤다.
"어, 이상하네.. 저 얼굴로 이제 22살이라고..? 설득력이 부족한데."
투닥거리는 두사람을 바라보며 론넬의 바로 뒤에 있던 분대장이 피식 웃었다. 론넬은 만난지 단 몇시간밖에 되지 않은 다른 세계 사람들과 저런 대화까지 할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언어가 통한다는것이 차원을 넘어서면서 까지 사람과 사람간의 친밀감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대학원 등록금때문에 군에 입대했던 그로썬 제대후 좋은 논문거리를 찾아낸거나 마찬가지였기에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제목은 [차원을 넘어선 언어]정도로 하면 되겠지?"
"예?"
분대장의 뒤를 따르던 병사 한명이 반문하자 그는 아차 하며 얼버무렸다.
"아냐, 아무것도. 그나저나 액세리언의 레이더엔 뭐 잡히는거 없나?"
분대장에게 물음을 던졌던 그 보병은 바로 액세리언 운용병이었는데 그는 헬멧 옆에 붙은 헤드셋을 매만지며 기어이 불만을 터뜨렸다.
"쳇, 확실히 모릅니다. 가시광선 레이더는 장애물이 많아 건물 뒤나 은폐물 뒤에 있는것은 잡아낼수 없습니다. 움직임 감지장치도 가시광선 레이더 장치에 연동되는거니 마찬가지고요. 그나마 쓸만한건 적외선 감지기 하나뿐인데 탐지범위가 너무 좁아요."
그는 속사포처럼 계속해서 떠들었다.
"뭣때문에 저놈한테 가시광선 레이더를 장착한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건 탁 트인 지형이 아니면 장애물에 가려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시가전에서 제일 중요한 적외선 감지기는 탐지범위가 고작 전방 80도밖에 안되고요. 차라리 저기 저 루세니아제 전차에 쓰인 나노미터파 레이더를 장착시켜주든지. 쯧."
아마 로봇공학과를 나왔다고 했다던가. 분대장은 쉴새없이 액세리언의 문제점을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병사를 은근슨썩 무시하고 다시 전방을 주시하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모르는 소리 하지마라 이녀석아, 너 대학 헛나왔구나."
"에.....?"
액세리언 운용병이 멍청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나 분대자은 그를 무시하면서 천천히 중얼거렸다.
"어디보자.. 지금 우리가 제일 앞서가고있고, 넌 액세리언 운용병중 가장 앞에 있지..? 지금쯤이면 때가 됐을 법도 한데말이야..."
"도..도데체 무슨소리를 하시는겁니까 분대장님..?"
운용병이 당황하며 분대장에게 물음을 던짐과 동시에 그의 액세리언이 반응했다. 후방을 경계하고 있던 상체가 기계음과 함께 신속하게 오른쪽으로 40도 정도 돌아가더니 오른팔에 장착된 저격용 3.33mm 코일건이 찢어지는듯한 굉음을 내며 탄을 쏘아 보냈다. 그러자 근처 3층건물에 소총을 거치하고 숨어있던 미군 병사 한명이 창문을 깨고는 뻥 뚫버린 흉부를 움켜잡은채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저 머리가 박살난 시체를 질린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액세리언 운용병을 향해, 분대장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가시광선 레이더는 장애물에 가리게 되면 그 뒤를 볼수 없는건 맞아. 하지만 모든 방향을 다 탐지할수 있고 움직임감지장치와 연동되어 일단 잡아낼수 있는 모든것의 움직임을 확인할수 있어서 아무리 먼 거리에서 적이 움직인다 해도 그 적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대응사격을 가할수 있지. 운용병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액세리언으로썬 주인을 노리는 저격수들로 부터 주인을 완전히 보호해야하지.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가시광선 레이더를 장착하는 이유야."
그리고 이제서야 모든것을 수긍하는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병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 김상철은 뜨악한 표정으로 방금전 미군을 저격한 액세리언과 저격당해 바닥으로 추락한 미군 병사를 번갈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론, 특종에 집착하는 말괄량이인 민효은은 자꾸 돌발행동을 하는 그녀 옆을 거의 붙어다니다시피 하고 있는 론넬을 무시하며 디지털카메라를 들고선 추락사한 미군의 사진을 몇장 찍었다. 끔찍하게 죽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촬영하는 그녀의 모습에, 김상철은 물론, 그녀의 근처에 있던 미드가츠군 전체가 멍한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오랫동안 사진을 찍을수는 없었다. 어느순간에 갑자기 1개 분대에 배치된 3기의 액세리언이 전부 반응을 개시함과 동시에 사방에서 대전차 로켓이 날아들었다. 민효은은 자신의 앞으로 불꽃을 매달고 날아오는 은색의 점을 멍청하게 바라다 보다가 그것이 무엇인지 뒤늦게야 알아챘다. 팬저 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이었다. 발을 떼려고 했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녀는 선채로 비명만을 질렀다. 잠시후 있을 엄청난 고통을 생각하고는 눈을 짐끈 감은 직후, 그녀를 덮치는 그림자 하나만 없었다면 그녀는 강력한 대전차 로켓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단백질과 칼슘뭉치로 화했을 뻔 했다. 덕분에 그녀는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대신, 등에만 약간의 고통이 왔을뿐이었다.
민효은과 그녀를 덮친 그림자가 한쪽으로 쓰러짐과 동시에 그녀가 서 있던 위치를 휭하니 지나가 버린 로켓은 선두에 섰던 T-444A2 전차의 후방장갑을 정통으로 후려갈겼지만 전면 다음으로 두터운 후방장갑에 가벼운 흠집만을 남기고는 모든 에너지를 잃었다. 두대의 T-444A2전차와 액세리언을 집중적으로 타격한 대전차 로켓은 아무런 성과를 만들지 못한채, 자신의 주인이 액세리언의 코일건과 T-444A2 전차의 주포에 아작나는 모습을 바라다 볼수밖에 없었다.
"이 '아줌마'야!! 어쩌자고 '날 잡아 잡수쇼' 포즈로 가만히 서 있냐!!"
간신히 그녀를 쓰러트려 구한 론넬이 쓰러진 그대로 그녀에서 소리를 질렀다.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있던 민효은이 '아줌마'라는 말에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녀 역시 미처 일어나지 못한채로 나란히 쓰러져 있는 론넬에게 소리를 질렀다.
"뭐, 아줌마? 이'아저씨'가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누가 구해달래? 구해달랬냐고!"
"얼씨구? 손바닥 뒤집기도 유분수지 구해줬더니 소리부터 지르네?"
"뭐야? 이 인간이!!"
나란히, 그것도 포개져있는 상태로 말싸움을 하던 그들을 향해, 분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 이거 그림 좋은데? 다른세계 사람들한테까지 마수를 뻗치는거냐 론넬?"
론넬은 그제서야 나란히 포개진 상태로 쓰러져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라 잽싸게 그녀에게서 떨어져 일어났다. 민효은 역시 어떤 군인이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뭔가를 말하자 그제서야 정신이든듯(뭐라고 하는지는 알지 못해도, 지금의 모습을 보곤 대충 뭐라고 했는지 짐작이 갔기때문에)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일어나는 그녀를 향해 김상철이 다가와 부축했다.
"씁, 이거 아까운걸, 아까 내가 말 안했으면 그 자세 그대로 말싸움을 했을건데."
분대장은 진짜 아쉬운듯, 입맛까지 쩍쩍 다셔가며 중얼거렸다. 물론 다른 병사들의 뒤통수에 주먹만한 식은땀이 매달린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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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