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기지[미 동부 표준시]  11:35>

"Thr pha coradom. the ra pa lons af saldin. Ronnel?"
("저기 저 민간인들 뭐라고 생각해 론넬?")

"tarpa. colla pa rapa. ropt tha pa ra. Kerion."
("글쎄, 낸들 알리가 없잖아 케리온")

"Ronnel. tht saldin pa ra rusenia polo? fraiant jas en hame perisz. Hankook pala?"
("론넬 저 사람들 루세니아 언어를 쓰지? 그렇다면 프라이언트에서 본 한국인들인가?")

"rah. tee ra. ssiz."
("예 맞습니다 분대장님")

"gon if far."
("다시 이동한다")

자신들이 전혀 알아들을수 없는 괴상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이계 병사들을 보며, 부상당한 동료를 데리고 가던 두명의 미군들과, 민효은, 김상철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간간히 자신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보며, 민효은은 혹시나 저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죽일지를 궁리하는것 같아 내심 불안했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불안한 심정을 읽기라도 한듯, 자신들을 생포할때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했던 병사가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가 당신네들을 어떻게 삶아먹을까 하는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오산이오. 우리는 우리 프라이언트 정글에서 만났던 포로들과 당신네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소. 당신들도 한국인이지?"

아무리 봐도 너무나 유창한 한국어였다. 그녀는 그들이 어떻게 한국어를 구사할수 있는지를 이미 설명 들었지만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채 멍청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그런데요..."

그녀의 멍한 목소리에, 말을 걸었던 이계 병사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사래를 쳤다.

"에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셨네."

멍한표정으로 터덜터덜 걷는 민효은을 무시하며 그 이계 병사는 고개를 돌리려다, 문득 김상철이 어깨에 둘러맨 캠코더에 눈이 정지했다. 김상철 역시 그의 시선을 느낀듯, 슬쩍 캠코더를 숨겼다. 그들에게 이게 무엇인지를 들키면 분명 필름을 배앗길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지만, 그 병사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챈듯, 그에게 물었다.

"이봐, 당신들. 혹시 직업이 기자아냐?"

김상철이 불안한 생각이 들어 즉각적으로 부정했다.

"아, 아니, 우리는 기자가 아닙니다. 그저 지나가던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 대답에 속아넘어갈줄 알았던 이계 병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먼저 앞서가던 분대원들에게 외쳤다.

"Tel ra pa!"
("잠깐만!!")

그 외침을 듣고, 이계 군인들은 물론 후미에서 따라오던 전투로봇들 까지도 움직임을 정지했다. 자신들을 빙 둘러싸는 이계 군인들을 두 사람은 불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다른 한명의 이게군인에게 감시를 받는 두명의 미군 역시 꽤나 당황한 표정으로 동료를 실은 들것을 천천히 내려놓고 그들을 주시했다. 예의 그 한국어를 구사하는 병사가 입을 열었다.

"바른대로 말하는게 어때..? 그렇지 않으면.."

"꺅!"

그는 다짜고짜 들고있던 소총을 민효은의 얼굴에 들이대었다. 그 상태로 그는 씨익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쥔 김상철을 바라보았다.

"바른대로 말 안하면 이 아가씨의 예쁘장한 얼굴에 구멍이 몇개 뚫리겠지?"

울것같은 표정을 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민효은의 모습을 보며, 김상철이 억지로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어 말했다.

"그..렇소.. 우리는 한국방송 기자와.... 프로듀서요. 우리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

그러나, 대답은 뜻밖에도 의외였다. 대답을 들은 그 병사는 활짝 웃으며 소총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분대장으로 보이는 병사에게 말했다.

"Korpa del raha!! brdcat pt!!"
("만세다!! 방송인이래요!!")

그가 무어라 중얼거리자, 잔뜩 굳을 얼굴로 자신들을 노려보던 병사들의 얼굴이 풀어지며 다들 헤벌쭉 웃었다. 개중에는 두 팔을 높이 치켜들며 무어라 환호성을 지르는 병사도 있었다. 언제 위협을 받았냐는듯, 민효은이 병사에게 물었다.

"저... 왜들 그러시죠..?"

그 병사 역시, 입이 귀밑까지 걸린채로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아무래도 이쪽세계의 방송인들이 필요했거든요. 우리 대대장이 방송인을 데려오는 분대에겐 특별 포상을 준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장난스럽게 찔러봤는데 맞았군요."

그의 대답에, 민효은과 김상철은 멍청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계 군인들의 괴성과 세레모니는, 잔뜩 긴장해있던 두명의 미군이 지겹다는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 앉음과 동시에 산산히 부서져 내리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갑작스럽게 사방에서 총탄이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민효은과 김상철 그리고 두명의 비무장상태의 미군이 기겁하며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이상하게도, 총탄은 이계 군인들이 아닌, 죄없는 그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Tar!! ciraz far tmes Exsrion!! fir teh polo!"
("젠장!! 포로들을 액세리언으로 엄호해!!")

리더로 보이는 이계 병사가 무어라 외치자, 정지해있던 전투로봇 두대가 걸어나오며 총탄이 날아드는 방향으로 응사를 시작했다, 액세리언의 오른팔에 장착된 30mm 기관포가 폭음과 함께 포탄을 날려보내자 불꽃이 번뜩이며 총탄을 날려보내던 건물이 폭음과 함께 폭삭 주저앉아버렸다. 다른 방향에 위치한 미군의 잔존병 역시 액세리언의 50mm 유탄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번뜩이는 빛이 폭음과 함께 울려퍼지자 잠잠해 졌다.

총성이 완전히 멎고나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던 김상철이 잽싸게 일어나 근처에서 엎드리고 있는 민효은에게 달려갔다. 그녀 역시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저만치에 떨어져 있던 미군 포로중 한명이 허벅지에 총탄이 관통당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Tardic-----!!!"
("위생벼---ㅇ!!!")

*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9월 3일 이계, 제 1기지 [미 동부 표준시] 12:24>
(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기지[미 동부 표준시]  12:24)


"아아... 드디어 돌아왔어."

미드가츠군의 주둔지에 도착하지 마자, 케리온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내뱉았다. 다른 분대원들 역시 녹초가 되어있었다. 돌아오면서, 무려 일곱번의 기습공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그곳을 통과할때 액세리언으로 완전히 주변을 정리했건만, 그들은 어디에 숨어있었던지 다시 튀어나와 자신들을 공격했었다.

이 과정에서 미드가츠군의 피해는 없었지만 최초 교전때 적군 포로 하나가 다리에 총상을 입어 여기까지 데려오느라 무던히도 애를 썼었다. 다리에 지혈대를 감은채로 의무대로 실려가는 그 포로를 바라보며 그는 피식 웃었다. 중상을 입고 마법스크롤로 응급치료를 했던 포로 역시 의무대 대원들이 와서 병실로 데리고 갔고, 멀쩡한 한명의 적군 포로는 포로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리고... 기자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두 남녀는......

"훗, 론넬녀석 고생좀 하겠는걸."

케리온은 자신들의 대대장과 그 기자들의 말을 땀을 뻘뻘 흘리며 번역해주고 있을 친구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르자 피식 웃으며 한마디를 뱉았다. 그러나 그의 미소도, 갑지기 들려오는 기갑차량의 엔진음에 지워져 버렸다. 모든 보병대원들이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다 보곤 경악을 금치못했다.

"뭐....뭐야..!!"

열려있는 차원문을 통해, 엄청난 숫자의 전차들이 이쪽세계로 건너오고 있었다. 자국의 주력전차인 M-3A5전차는 물론, 예전 루세니아에서 주문 구입했던 T-444A2 전차까지, 도합 100여대는 족히 되어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전차들을 바라보는 케리온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이번에는 차원문을 향해, 공수 트레일러에 실린채로 운반된 공격직승기들까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폭풍사업'이라는 이름하에, 루세니아에서 비싼값을치르고 구입한 고성능의 AH-249 공격직승기였다. 그것도 무려 3개편대, 36대나, 기술력을 차이를 감안한다면 이쪽 세계의 전차 사단 3개 정도는 고철로 만들수 있는 항공전력이었다.

그렇게, 차원간 전쟁은 돌아설수 없는 단계에 까지 접어들었다.

침공의 댓가는, 가차없는 역침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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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오늘도 연참놀이 들어갑니다.

단, 내일부터는 하루에 2회로 연참 횟수가 대대적으로 단축됩니다.
비축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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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