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9월 3일 이계, 제 1기지 [미 동부 표준시] 10:45>
(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기지[미 동부 표준시] 10:45)
AAB-14D '액세리언' 자동 전투로봇의 녹색 아이렌즈는 먹이를 찾아 헤메는 맹수의 눈빛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수색작전을 펼치던 액세리언은 곧이어 무엇인가를 탐지했고 오른팔에 장착된 유탄발사기를 슬쩍 위로 들더니 불꽃을 뿜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케블라닉 유탄은 무너진 건물더미 뒤로 날아가 폭발했고 그와 동시에 숨어있던 미군 하나가 자신의 무기와 함께 튀어올랐다가 땅에 떨어졌다. 시커멓게 그을린 시체를 잠시 내려다보던 액세리언은 왼발을 들고는 시체의 머리를 짓이겼다. 액세리언의 한쪽 다리 무게 180Kg에 다리에서 낼수있는 최대한의 힘인 200Kg의 하중이 더해져 380Kg의 하중이 가해지자 두개골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시체의 머리가 산산조각나며 피와 뇌수를 튀겼다. 물론, 액세리언의 뒤에서 따라오던 두명의 미드가츠 보병은 액세리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좋아할리 없었다.
"제길. 누가 저따위로 프로그래밍 해 놓은거야. 아무리 소탕작전이라곤 해도 시체까지 저럴 필요는 없잖아."
론넬 아스만 상병이 펄스건을 고쳐잡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이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멋대로 중앙대륙으로 건너와 주민들을 학살하고 그것도 모자라 2차 원정대까지 조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사실은 이들의 저항이 지겨우리만치 끈질기다는 사실이 더더욱 그를 짜증나게 했다.
"쓰읍... 돌아가면 분대 로봇 담당병 녀석부터 족쳐야겠다. 고작 일병주제에 고참을 골탕먹이려고 작정했어 그자식. 안그러냐?"
론넬의 동료, 케리온 말킨 상병도 그와 마찬가지생각을 하고 있었던지, 인상을 지푸리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러나 잠시 잡담을 나누던 둘은 액세리언의 기관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다시 긴장하며 그세 시야에서 사라진 액세리언을 찾았고 잠시후, 적병 일곱을 쓰러트린채 자신들을 쳐다보는 액세리언을 볼수 있었다. 잠시 그들을 쳐다보던 로봇은, 아까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두개골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둘은 다시금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며 동시에 소리질렀다.
"이런 제기랄!!!! 하스녀석!! 돌아가면 반 죽여버릴테다!!!!"
그러나, 갑자기 무엇인가가 꽁무니에 불꽃을 매달고 날아와 액세리언의 복부를 강타했다. 폭음과 함께 액세리언이 쓰러지자 그들은 기겁하며 그것이 날아온 방향으로 펄스건을 들이댔으나,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은듯, 복부 장갑이 시커멓게 그을린채로 멀쩡하게 일어선 액세리언은 다시 한번 유탄을 공중으로 쏘아올렸다. 다시 한번의 폭발과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더니 잠잠해 졌다. 둘은 서둘러 달려가 액세리언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AAB-14D 액세리언은 미드가츠 보병들에게 있어선 든든한 방패막이이자 지원 화력이기 때문에, 미드가츠 보병들은 유난히도 이 전투로봇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 오죽하면 중요한 작전수행중에 갑작스레 엑세리언이 고장나자, 수리를 위해 철수해버린 역사가 있을정도였다.
루세니아의 자동전투로봇이 비교적 적은 크기와 경무장을 갖추는데 반해, 미드가츠의 자동전투로봇은 루세니아의 것보다 덩치도 좋고 무기의 종류 또한 다양했다. 이는 각국의 자동전투로봇의 활용 방법이 틀리다는 소리였다. 루세니아의 것은 대량생산과, 자동전투로봇끼리만의 단독작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면, 미드가츠의 것은 다양한 중화기를 장착해 주로 보병 지원용으로 사용되었다. 물론, 단독개체간의 전투력으로 보면, 미드가츠의 것이 압도적으로 강했지만 미드가츠가 보유한 전투로봇의 10배라는, 엄청난 숫자의 자동전투로봇은 결코 무시할만한것이 아니었다. 물론, 두 나라가 전쟁할 이유도 없지만.
론넬이 액세리언의 복부장갑을 몇번 두드려도 보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의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액세리언이 이정도 타격밖에 입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스러웠지만 말이다.
"숯검댕이가 칠해진건만 빼면 멀쩡한데?"
잔뜩 진장했던 케리온도 피식 웃었다.
"쳇, 뭐야. 괜시리 겁부터 집어먹었잖아."
그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날아들더니 론넬이 뒤로 쓰러졌다. 케리온이 깜짝 놀라며 쓰러진 론넬을 살폈고, 액세리언은 자동적으로 론넬이 저격당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총탄이 날아온 방향을 계산, 케리온을 향해 제 2탄을 쏘려던 저격수의 포착하고 그의 머리를 향해 저격용 3.33mm 코일건을 발사했다. 마하 3의 속도로 날아간 총탄은 저격수의 양 미간 사이를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고, 3.33mm라는 작은 구경이 만들어냈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저격수의 머리가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가며 사방에 피와 뇌수를 흩뿌렸다. 머리없는 몸은, PSG-1 저격총을 든 채로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저격수는 목숨이 끊어졌지만 정작 저격당했던 론넬은 치명적인 부상없이 일어섰다.물론, 방탄모에 박힌 저격총탄이 만들어낸 충격 때문에 골 전체가 울리면서 정신이 없었지만.
"제..젠장!! 치사하게 저격이라니...으윽..!!"
케리온은 머리를 움켜잡고 끙끙대는 론넬을 향해 피식 웃으며 입을열었다.
"그래도 이번엔 좀 위험했다. 우리가 경무장 보병이었으면 아마 아까 그 저격총탄에 죽었을지도 몰라. 8mm 두께의 엘늄 방탄모를 반 이상 관통했잖아? 저격총은 조심해야겠어."
"아아... 머리가 깨질것같이 아프다.. 케리온, 우린 철수한다고 그래. 아무래도 안되겠어."
케리온은 그런 론넬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분명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저격총탄에 방탄모를 맞고, 그 충격이 고스란히 머리에 전해졌다면, 작전수행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해 내고는 이어폰의 스위치를 누르고 말했다.
"본부, 여기는 수색 3대 1조. 적 저격총에 한명 부상이다. 귀환하겠다."
그 와중에도 다시금 들리는 액세리언의 기관포이 발포 소음에 이은 두개골 으깨지는 소리에, 케리온의 얼굴은 점점 더 험악하게 일그러지며, 돌아가면 '죽은 시체의 머리를 발로 밟아 으깨버린다'라는 엽기적인 명령을 내려놓은 분대 로봇담당병을 어떻게 회쳐먹을지 궁리했다.
다시금 세명의 적병을 사살한 엑세리언의 엄호하에, 케리온은 론넬을 부축하며 임시 본부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사각형의 커다란 발이 따라가며 발자국을 만들어냈다.
*
"동작이 느리다!! 다시!!"
"으아악!!! 상병님!! 그건 제 잘못이 아니라구요!!"
"시끄럽다!! 너 아니면 누가 그런 미친명령을 내려!!"
론넬과 함께 돌아온 케리온은 친구를 의무대에 맏겨놓고는 곧장 분대 로봇담당병, 하스 시드마이어 일병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는 저만치에 세워둔 수색 3대1조의 액세리언과, 케리온 사이를 헉헉대며 뛰어다니며 변명을하고 있었지만, 케리온은 그의 말은 조금도 듣지않고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지치다 못해 파김치가 되어버린 하스는 아예 드러누워서 말했다.
"젠장. 배 째십쇼. 아무리 군대가 계급이 깡패라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쫄병을 이렇게 괴롭히면 안됩니다."
하스의 대꾸에 케리온이 인상을 구기며 그의 허벅지를 걷어찼다.
"야이 썅놈아. 시체 대가리를 밟아서 으깨란 명령은 왜 내렸는데? 그게 잘못 안한거냐?"
살기등등하게 외치는 케리온에게 위축된 하스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그건... 상부에서 그렇게 하라고 명령이 들어가 있었는데요."
갑작스럽게 상부의 명령이라는 하스의 말에, 케리온이 순간적으로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엥?"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윗대가리놈들.. 뇌물에 배가 불러 정신이 나갔나보군. 하여튼 대가리들이란..이러니 우리가 루세니아보다 약하다는 소리를 듣든거잖아. 머리없는 지휘관들이 득실거리니."
"그게 아니야. 네가 말하는 소위 '윗대가리'들이 나쁜행동을 하는건 맞지만. 이번 명령은 철저한 계획이야."
갑자기 하스의 반대편에서 론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매만지는 론넬이, 무슨소리냐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케리온에게 말했다.
"공포효과. 지금 저 썩어빠진 지휘관들이 노리는 효과야. 시체를 두번 죽이는 행동으로 가져올 우리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지. 썩어빠졌지만, 잔머리 하나는 잘 굴러가는게 우리 미드가츠의 군 수뇌부잖아?"
씩 웃으며 대답하는 론넬을 하스와 케리온은 그저 멍청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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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기지[미 동부 표준시] 10:45)
AAB-14D '액세리언' 자동 전투로봇의 녹색 아이렌즈는 먹이를 찾아 헤메는 맹수의 눈빛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수색작전을 펼치던 액세리언은 곧이어 무엇인가를 탐지했고 오른팔에 장착된 유탄발사기를 슬쩍 위로 들더니 불꽃을 뿜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케블라닉 유탄은 무너진 건물더미 뒤로 날아가 폭발했고 그와 동시에 숨어있던 미군 하나가 자신의 무기와 함께 튀어올랐다가 땅에 떨어졌다. 시커멓게 그을린 시체를 잠시 내려다보던 액세리언은 왼발을 들고는 시체의 머리를 짓이겼다. 액세리언의 한쪽 다리 무게 180Kg에 다리에서 낼수있는 최대한의 힘인 200Kg의 하중이 더해져 380Kg의 하중이 가해지자 두개골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시체의 머리가 산산조각나며 피와 뇌수를 튀겼다. 물론, 액세리언의 뒤에서 따라오던 두명의 미드가츠 보병은 액세리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좋아할리 없었다.
"제길. 누가 저따위로 프로그래밍 해 놓은거야. 아무리 소탕작전이라곤 해도 시체까지 저럴 필요는 없잖아."
론넬 아스만 상병이 펄스건을 고쳐잡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이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멋대로 중앙대륙으로 건너와 주민들을 학살하고 그것도 모자라 2차 원정대까지 조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사실은 이들의 저항이 지겨우리만치 끈질기다는 사실이 더더욱 그를 짜증나게 했다.
"쓰읍... 돌아가면 분대 로봇 담당병 녀석부터 족쳐야겠다. 고작 일병주제에 고참을 골탕먹이려고 작정했어 그자식. 안그러냐?"
론넬의 동료, 케리온 말킨 상병도 그와 마찬가지생각을 하고 있었던지, 인상을 지푸리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러나 잠시 잡담을 나누던 둘은 액세리언의 기관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다시 긴장하며 그세 시야에서 사라진 액세리언을 찾았고 잠시후, 적병 일곱을 쓰러트린채 자신들을 쳐다보는 액세리언을 볼수 있었다. 잠시 그들을 쳐다보던 로봇은, 아까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두개골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둘은 다시금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며 동시에 소리질렀다.
"이런 제기랄!!!! 하스녀석!! 돌아가면 반 죽여버릴테다!!!!"
그러나, 갑자기 무엇인가가 꽁무니에 불꽃을 매달고 날아와 액세리언의 복부를 강타했다. 폭음과 함께 액세리언이 쓰러지자 그들은 기겁하며 그것이 날아온 방향으로 펄스건을 들이댔으나,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은듯, 복부 장갑이 시커멓게 그을린채로 멀쩡하게 일어선 액세리언은 다시 한번 유탄을 공중으로 쏘아올렸다. 다시 한번의 폭발과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더니 잠잠해 졌다. 둘은 서둘러 달려가 액세리언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AAB-14D 액세리언은 미드가츠 보병들에게 있어선 든든한 방패막이이자 지원 화력이기 때문에, 미드가츠 보병들은 유난히도 이 전투로봇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 오죽하면 중요한 작전수행중에 갑작스레 엑세리언이 고장나자, 수리를 위해 철수해버린 역사가 있을정도였다.
루세니아의 자동전투로봇이 비교적 적은 크기와 경무장을 갖추는데 반해, 미드가츠의 자동전투로봇은 루세니아의 것보다 덩치도 좋고 무기의 종류 또한 다양했다. 이는 각국의 자동전투로봇의 활용 방법이 틀리다는 소리였다. 루세니아의 것은 대량생산과, 자동전투로봇끼리만의 단독작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면, 미드가츠의 것은 다양한 중화기를 장착해 주로 보병 지원용으로 사용되었다. 물론, 단독개체간의 전투력으로 보면, 미드가츠의 것이 압도적으로 강했지만 미드가츠가 보유한 전투로봇의 10배라는, 엄청난 숫자의 자동전투로봇은 결코 무시할만한것이 아니었다. 물론, 두 나라가 전쟁할 이유도 없지만.
론넬이 액세리언의 복부장갑을 몇번 두드려도 보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의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액세리언이 이정도 타격밖에 입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스러웠지만 말이다.
"숯검댕이가 칠해진건만 빼면 멀쩡한데?"
잔뜩 진장했던 케리온도 피식 웃었다.
"쳇, 뭐야. 괜시리 겁부터 집어먹었잖아."
그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날아들더니 론넬이 뒤로 쓰러졌다. 케리온이 깜짝 놀라며 쓰러진 론넬을 살폈고, 액세리언은 자동적으로 론넬이 저격당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총탄이 날아온 방향을 계산, 케리온을 향해 제 2탄을 쏘려던 저격수의 포착하고 그의 머리를 향해 저격용 3.33mm 코일건을 발사했다. 마하 3의 속도로 날아간 총탄은 저격수의 양 미간 사이를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고, 3.33mm라는 작은 구경이 만들어냈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저격수의 머리가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가며 사방에 피와 뇌수를 흩뿌렸다. 머리없는 몸은, PSG-1 저격총을 든 채로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저격수는 목숨이 끊어졌지만 정작 저격당했던 론넬은 치명적인 부상없이 일어섰다.물론, 방탄모에 박힌 저격총탄이 만들어낸 충격 때문에 골 전체가 울리면서 정신이 없었지만.
"제..젠장!! 치사하게 저격이라니...으윽..!!"
케리온은 머리를 움켜잡고 끙끙대는 론넬을 향해 피식 웃으며 입을열었다.
"그래도 이번엔 좀 위험했다. 우리가 경무장 보병이었으면 아마 아까 그 저격총탄에 죽었을지도 몰라. 8mm 두께의 엘늄 방탄모를 반 이상 관통했잖아? 저격총은 조심해야겠어."
"아아... 머리가 깨질것같이 아프다.. 케리온, 우린 철수한다고 그래. 아무래도 안되겠어."
케리온은 그런 론넬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분명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저격총탄에 방탄모를 맞고, 그 충격이 고스란히 머리에 전해졌다면, 작전수행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해 내고는 이어폰의 스위치를 누르고 말했다.
"본부, 여기는 수색 3대 1조. 적 저격총에 한명 부상이다. 귀환하겠다."
그 와중에도 다시금 들리는 액세리언의 기관포이 발포 소음에 이은 두개골 으깨지는 소리에, 케리온의 얼굴은 점점 더 험악하게 일그러지며, 돌아가면 '죽은 시체의 머리를 발로 밟아 으깨버린다'라는 엽기적인 명령을 내려놓은 분대 로봇담당병을 어떻게 회쳐먹을지 궁리했다.
다시금 세명의 적병을 사살한 엑세리언의 엄호하에, 케리온은 론넬을 부축하며 임시 본부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사각형의 커다란 발이 따라가며 발자국을 만들어냈다.
*
"동작이 느리다!! 다시!!"
"으아악!!! 상병님!! 그건 제 잘못이 아니라구요!!"
"시끄럽다!! 너 아니면 누가 그런 미친명령을 내려!!"
론넬과 함께 돌아온 케리온은 친구를 의무대에 맏겨놓고는 곧장 분대 로봇담당병, 하스 시드마이어 일병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는 저만치에 세워둔 수색 3대1조의 액세리언과, 케리온 사이를 헉헉대며 뛰어다니며 변명을하고 있었지만, 케리온은 그의 말은 조금도 듣지않고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지치다 못해 파김치가 되어버린 하스는 아예 드러누워서 말했다.
"젠장. 배 째십쇼. 아무리 군대가 계급이 깡패라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쫄병을 이렇게 괴롭히면 안됩니다."
하스의 대꾸에 케리온이 인상을 구기며 그의 허벅지를 걷어찼다.
"야이 썅놈아. 시체 대가리를 밟아서 으깨란 명령은 왜 내렸는데? 그게 잘못 안한거냐?"
살기등등하게 외치는 케리온에게 위축된 하스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그건... 상부에서 그렇게 하라고 명령이 들어가 있었는데요."
갑작스럽게 상부의 명령이라는 하스의 말에, 케리온이 순간적으로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엥?"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윗대가리놈들.. 뇌물에 배가 불러 정신이 나갔나보군. 하여튼 대가리들이란..이러니 우리가 루세니아보다 약하다는 소리를 듣든거잖아. 머리없는 지휘관들이 득실거리니."
"그게 아니야. 네가 말하는 소위 '윗대가리'들이 나쁜행동을 하는건 맞지만. 이번 명령은 철저한 계획이야."
갑자기 하스의 반대편에서 론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매만지는 론넬이, 무슨소리냐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케리온에게 말했다.
"공포효과. 지금 저 썩어빠진 지휘관들이 노리는 효과야. 시체를 두번 죽이는 행동으로 가져올 우리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지. 썩어빠졌지만, 잔머리 하나는 잘 굴러가는게 우리 미드가츠의 군 수뇌부잖아?"
씩 웃으며 대답하는 론넬을 하스와 케리온은 그저 멍청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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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