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지랄하고 엎어지는 소리하고 있네"
<서기 2010년 8월 29일 캠프 콜럼버스. [이계 표준시] 14:40>
최학규는 널찍한 내무반 안에 혼자 큰 대자로 누워있다 자신도 모르게 문득 이런 소리를 내뱉았다. 그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엥...? 내가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했지..?"
한참 고민을 하던 최학규는 해답을 얻지 못한채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서 내무반을 나섰다. 밖은 평화로웠다. 얼마전까지 서로 치열한(사실은 너무나 일방적이었던)전투를 벌였다는 상대라고는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미드가츠군은 포로의 신분이 된 미군과 한국군들의 무기를 배앗고 캠프를 나가지만 못하게 했을뿐,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언뜻 봐서는 자신들이 포로로 붙잡혔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정도였지만 캠프 군데군데를 순찰하며 돌아다니는 자동 전투로봇의 존재는 그들이 포로라는것을 알려주는 단 하나의 증거물이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자동 전투로봇의 녹색 아이렌즈를 바라보며, 최학규는 피식 웃으며 그 로봇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런 그를 무시하듯, 로봇은 도로 상체를 돌리며 정해진 순찰로를 돌며 순찰을 재개했다. 천천히 멀어져 가는 로봇의 뒷모습을 보며, 최학규는 PX쪽으로 걸었다. 그의 발을 멈추게 만들만한 굉음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끼릭거리는 전차의 궤도소리에, 최학규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차원문이 열려있었고, 미드가츠군 M-3A5전차 10대가 천천히 차원문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미군 포로들도, 나무 그늘에 앉아 떠들던 한국군 포로들도, 하던 행동을 멈추며 미드가츠군 전차들을 주시했다.
"뭐....뭐야..?"
도합 열대의 미드가츠 전차들은 그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채 차원문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전차들의 뒤꽁무니를 따라, 미드가츠의 자동 전투로봇 AAB-14D '엑세리언'이십여대가 차원문 너머로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미드가츠 보병 세개 소대도 차원문 너머로 사라졌다. 포로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은채,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 차원문을 주시했다.
*
<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 차원기지. [미 서부 표준시] 10:04 >
엄청난 폭음과 함께, 미군 한명이 콘크리트 파편과 흙더미를 동반한채, 사지를 허공에 흩날리며 떠올랐다가 힘없이 떨어졌다. 정신없이 꽁무니를 빼던 험비 한대도 폭발에 휘말려 고철이 되며 볼썽사납게 바닥을 뒹굴었다. 미군 M1A2 전차 한대가 포탑을 돌리고 발포를 했으나, 상대방 전차는 열화우라늄 탄두를 쓰는 M1 전차의 120mm 포탄을 우습게 튕겨내 버리곤 포구에서 불을 뿜었다. 가볍게 포탄을 튕겨내던 상대방 전차와는 상반되게, M1A2 전차는 전면장갑에 구멍이 뚫리며 포탄이 빨려들어가더니, 거대한 폭발에 포탑이 분리되며 붕 떠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차체를 짓뭉갰다. 갑자기 열린 차원문에서 튀어나온 괴상한 전차들은 기지를 마음대로 휘저으며 쑥대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Oh, Shit.."
제임스 에머런 일병은 나지막하게 욕설을 뱉으며 무너진 기지 건물뒤에 몸을 숨겼다. 방금전 자신의 분대를 적 전차의 포격 한방에 몽땅 잃어버렸다. 자신의 소총도 폭발에 휘말려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되어있었다. 그는 어떻게 자신이 멀쩡하게 살아남았는지가 궁금했으나 우선 그것보단 살아남는게 중요했다. 그는 숨을 죽이며 적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미군의 전차보다 약간 큰 그러나 외형은 거의 비슷한 이계 전차는 경이적인 속도로 포탄 세발을 연속으로 발사하고 있었다. 포탄의 폭발도 자신들이 쓰는 고폭탄의 폭발보다 훨씬 강해, 적 포탄이 명중한 자리에는 자신들이 쓰는 고폭탄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구덩이가 파이는것은 기본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는 숨어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그편이 훨씬 더 안전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바램은 자신을 향해 무기를 들이대는 괴상한 복장의 이계 군인에 의해 물거품이 되었다. 그는 두 손을 치켜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Shit...'
*
M-3A5전차 한대가 부서진 험비를 짓밟으며 포탑을 돌려 먹이를 찾기 시작하다가 전면 장갑에 대전차 로켓 십여발을 직격으로 맞고 움찔했다. 전차의 차장이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질렀다.
"저 자식들!! 재수없게 저따위 후진 무기로 까부는거냐?"
차장은 대뜸 기관총 조준경을 붙잡더니 대전차 로켓이 날아온방향으로 기관총을 마구 갈겨댔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미군 세명이 총격을 받고는 시체가 되며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전차의 바로 옆에서 따라오던 다른 M-3A5 전차는 무엇을 봤는지 포탑을 돌리곤 M-3A5의 주특기인 3연사를 가했다. 첫 포탄에 명중해 완전히 박살나는 건물 뒤에 있던 전차에게 0.5초만에 다시한번 포격이 가해졌다. M1전차 하나가 완전히 격파당하며 불꽃을 뿜었다. 바로 코앞에서 동료를 잃은 다른 한대의 미군 전차는 도망가려 했으나 마지막 포탄이 그 전차의 차체부분을 파고 들어간뒤 폭발해 차체를 완전히 박살내 버렸다.
루세니아의 T-444A2/A3 시리즈가 장착하고 있는 R-30 아쳐나 R-35 롱보우보다 명중율,비행거리 비행속도가 전부 낮아 다소 격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MM-3 '오렌' 전차탑재 대공 미사일도 미드가츠 전차들을 노리고 공격하려던 미군 헬기를 단 한방에 산산조각 내는것은 마찬가지였다. 미군 헬기들로써는 단거리에서 마하 7.7의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기란 불가능했기때문이었다. 압도적인 숫자에도 불구하고, 미군들은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있었다.
남아있던 미군 병사들은 모두 도망치거나 항복하기 바빴다. 제대로된 전투가 아니었다. 단 열대의 미드가츠 전차들은 수십기의 미군 기갑차량을 고철로 만들었고 전투로봇들이 보병을 제압했다. 가장 늦게나타난 미드가츠 중보병대는 항복하는 포로를 모아두거나 도망치는 미군들을 잡고있었다. 2차 파병을 위해서 전차 80여대,공격헬기 30대, 장갑차 100여대, 보병 3000명이 대기중이던 록키산맥의 비밀 차원이동 기지는 10분의 1도 안되는 숫자의 이계군대에 의해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전투는 단 15분만에 완전하고 싱겁게 끝나버렸다.
<서기 2010년 8월 29일 NATO 워싱턴 수뇌회담장. [미 동부 표준시] 13:30>
미국 대표로 왔던 쟈콥은 신나게 웃고있다. 갑자기 타전된 소식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떨어지지도 않는 입을 간신히 떼며 더듬더듬 말했다.
"저.......전멸..? 전멸...?"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CNN 소속 방송 헬리콥터 한대가 폐허가 된 기지 위를 돌아다니며 화면을 TV에 내보냈다. 불타는 기지, 검은 차원문에서 쉴새없이 빠져나오는 이계군대.... 그는 조금전 오만할정도의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바닥에 주저앉은 그를 향해 TV의 스피커는 음파를 게속 방출하며 그의 고막을 계속 두들겨댔다.
-속보입니다. 로키산맥에 있던 비밀 기지가 공격당했습니다. 저 시커먼 구멍에서 정체불명의 군대가 나와 모든것을 쓸어버리고 있습니다. 이 방송을 보는 시만 여러분들은 재빨리 몸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로키산맥에 있던 비밀 기지가 공격당했습니다. 저..저게 뭐야..!! 으아악!!!!!
갑자기 화면에 미사일 하나가 등장했고 기자의 비명을 끝으로, 화면이 끊기며 노이즈가 일어났다. 당황한 방송 관계자들이 화면을 전환해 계속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앵커도 정신이 나간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였다.
-맙소사.. 방송헬기를 공격하다니..
결국 방송이 중단되어버렸다. 쟈콥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TV옆에 서 있는 여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 실려있었다. 중세시대에서나 입었을법한 순백의 로브를 걸치고 후드를 깁게 눌러써 입만 보이는 그 여성을 천천히 허리춤에서 무엇인가를 빼 들었다. 장검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당신들의 욕심으로 자초한 결과라는것을 잘 아시죠? 나를, 그리고 우리 차원의 사람들을 욕하진 말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면, 편히 보내드리지요."
그녀의 검이 번쩍임과 동시에, 쟈콥의 목은 몸과 분리되어 땅바닥을 뒹굴었다. 잠시 머리없는 목에서 피를 내뿜는 시체를 싸늘하게 노려보던 여성은 유유히 회담장을 빠져나갔다. 조용히 있던 미드가츠 군이 갑자기 차원을 넘어서 미국을 공격한것도, 이게관련 나토의 일급기밀이 누출된것도, 그리고 미군 비밀 기지의 위치를 누설한것도 모두 그녀였다.
그녀는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갔다. 내부에 살아움직이는 생명체라곤 자신뿐이었다.
서기 2010년 8월 29일 미 동부 표준시 13:30에 추락한 헬기로부터 방송된 1분가량의 영상은, 전 세계의 방송을 타고 퍼졌고, 지구 전체가 술렁거렸다. 서로 다른 세계간의 전쟁이 시작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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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8월 29일 캠프 콜럼버스. [이계 표준시] 14:40>
최학규는 널찍한 내무반 안에 혼자 큰 대자로 누워있다 자신도 모르게 문득 이런 소리를 내뱉았다. 그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엥...? 내가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했지..?"
한참 고민을 하던 최학규는 해답을 얻지 못한채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서 내무반을 나섰다. 밖은 평화로웠다. 얼마전까지 서로 치열한(사실은 너무나 일방적이었던)전투를 벌였다는 상대라고는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미드가츠군은 포로의 신분이 된 미군과 한국군들의 무기를 배앗고 캠프를 나가지만 못하게 했을뿐,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언뜻 봐서는 자신들이 포로로 붙잡혔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정도였지만 캠프 군데군데를 순찰하며 돌아다니는 자동 전투로봇의 존재는 그들이 포로라는것을 알려주는 단 하나의 증거물이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자동 전투로봇의 녹색 아이렌즈를 바라보며, 최학규는 피식 웃으며 그 로봇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런 그를 무시하듯, 로봇은 도로 상체를 돌리며 정해진 순찰로를 돌며 순찰을 재개했다. 천천히 멀어져 가는 로봇의 뒷모습을 보며, 최학규는 PX쪽으로 걸었다. 그의 발을 멈추게 만들만한 굉음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끼릭거리는 전차의 궤도소리에, 최학규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차원문이 열려있었고, 미드가츠군 M-3A5전차 10대가 천천히 차원문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미군 포로들도, 나무 그늘에 앉아 떠들던 한국군 포로들도, 하던 행동을 멈추며 미드가츠군 전차들을 주시했다.
"뭐....뭐야..?"
도합 열대의 미드가츠 전차들은 그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채 차원문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전차들의 뒤꽁무니를 따라, 미드가츠의 자동 전투로봇 AAB-14D '엑세리언'이십여대가 차원문 너머로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미드가츠 보병 세개 소대도 차원문 너머로 사라졌다. 포로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은채,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는 차원문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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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8월 29일 로키산맥 비밀 차원기지. [미 서부 표준시] 10:04 >
엄청난 폭음과 함께, 미군 한명이 콘크리트 파편과 흙더미를 동반한채, 사지를 허공에 흩날리며 떠올랐다가 힘없이 떨어졌다. 정신없이 꽁무니를 빼던 험비 한대도 폭발에 휘말려 고철이 되며 볼썽사납게 바닥을 뒹굴었다. 미군 M1A2 전차 한대가 포탑을 돌리고 발포를 했으나, 상대방 전차는 열화우라늄 탄두를 쓰는 M1 전차의 120mm 포탄을 우습게 튕겨내 버리곤 포구에서 불을 뿜었다. 가볍게 포탄을 튕겨내던 상대방 전차와는 상반되게, M1A2 전차는 전면장갑에 구멍이 뚫리며 포탄이 빨려들어가더니, 거대한 폭발에 포탑이 분리되며 붕 떠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차체를 짓뭉갰다. 갑자기 열린 차원문에서 튀어나온 괴상한 전차들은 기지를 마음대로 휘저으며 쑥대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Oh, Shit.."
제임스 에머런 일병은 나지막하게 욕설을 뱉으며 무너진 기지 건물뒤에 몸을 숨겼다. 방금전 자신의 분대를 적 전차의 포격 한방에 몽땅 잃어버렸다. 자신의 소총도 폭발에 휘말려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되어있었다. 그는 어떻게 자신이 멀쩡하게 살아남았는지가 궁금했으나 우선 그것보단 살아남는게 중요했다. 그는 숨을 죽이며 적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미군의 전차보다 약간 큰 그러나 외형은 거의 비슷한 이계 전차는 경이적인 속도로 포탄 세발을 연속으로 발사하고 있었다. 포탄의 폭발도 자신들이 쓰는 고폭탄의 폭발보다 훨씬 강해, 적 포탄이 명중한 자리에는 자신들이 쓰는 고폭탄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구덩이가 파이는것은 기본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는 숨어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그편이 훨씬 더 안전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바램은 자신을 향해 무기를 들이대는 괴상한 복장의 이계 군인에 의해 물거품이 되었다. 그는 두 손을 치켜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Shit...'
*
M-3A5전차 한대가 부서진 험비를 짓밟으며 포탑을 돌려 먹이를 찾기 시작하다가 전면 장갑에 대전차 로켓 십여발을 직격으로 맞고 움찔했다. 전차의 차장이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질렀다.
"저 자식들!! 재수없게 저따위 후진 무기로 까부는거냐?"
차장은 대뜸 기관총 조준경을 붙잡더니 대전차 로켓이 날아온방향으로 기관총을 마구 갈겨댔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미군 세명이 총격을 받고는 시체가 되며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전차의 바로 옆에서 따라오던 다른 M-3A5 전차는 무엇을 봤는지 포탑을 돌리곤 M-3A5의 주특기인 3연사를 가했다. 첫 포탄에 명중해 완전히 박살나는 건물 뒤에 있던 전차에게 0.5초만에 다시한번 포격이 가해졌다. M1전차 하나가 완전히 격파당하며 불꽃을 뿜었다. 바로 코앞에서 동료를 잃은 다른 한대의 미군 전차는 도망가려 했으나 마지막 포탄이 그 전차의 차체부분을 파고 들어간뒤 폭발해 차체를 완전히 박살내 버렸다.
루세니아의 T-444A2/A3 시리즈가 장착하고 있는 R-30 아쳐나 R-35 롱보우보다 명중율,비행거리 비행속도가 전부 낮아 다소 격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MM-3 '오렌' 전차탑재 대공 미사일도 미드가츠 전차들을 노리고 공격하려던 미군 헬기를 단 한방에 산산조각 내는것은 마찬가지였다. 미군 헬기들로써는 단거리에서 마하 7.7의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기란 불가능했기때문이었다. 압도적인 숫자에도 불구하고, 미군들은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있었다.
남아있던 미군 병사들은 모두 도망치거나 항복하기 바빴다. 제대로된 전투가 아니었다. 단 열대의 미드가츠 전차들은 수십기의 미군 기갑차량을 고철로 만들었고 전투로봇들이 보병을 제압했다. 가장 늦게나타난 미드가츠 중보병대는 항복하는 포로를 모아두거나 도망치는 미군들을 잡고있었다. 2차 파병을 위해서 전차 80여대,공격헬기 30대, 장갑차 100여대, 보병 3000명이 대기중이던 록키산맥의 비밀 차원이동 기지는 10분의 1도 안되는 숫자의 이계군대에 의해 완전히 박살나 버렸다. 전투는 단 15분만에 완전하고 싱겁게 끝나버렸다.
<서기 2010년 8월 29일 NATO 워싱턴 수뇌회담장. [미 동부 표준시] 13:30>
미국 대표로 왔던 쟈콥은 신나게 웃고있다. 갑자기 타전된 소식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떨어지지도 않는 입을 간신히 떼며 더듬더듬 말했다.
"저.......전멸..? 전멸...?"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CNN 소속 방송 헬리콥터 한대가 폐허가 된 기지 위를 돌아다니며 화면을 TV에 내보냈다. 불타는 기지, 검은 차원문에서 쉴새없이 빠져나오는 이계군대.... 그는 조금전 오만할정도의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바닥에 주저앉은 그를 향해 TV의 스피커는 음파를 게속 방출하며 그의 고막을 계속 두들겨댔다.
-속보입니다. 로키산맥에 있던 비밀 기지가 공격당했습니다. 저 시커먼 구멍에서 정체불명의 군대가 나와 모든것을 쓸어버리고 있습니다. 이 방송을 보는 시만 여러분들은 재빨리 몸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로키산맥에 있던 비밀 기지가 공격당했습니다. 저..저게 뭐야..!! 으아악!!!!!
갑자기 화면에 미사일 하나가 등장했고 기자의 비명을 끝으로, 화면이 끊기며 노이즈가 일어났다. 당황한 방송 관계자들이 화면을 전환해 계속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앵커도 정신이 나간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였다.
-맙소사.. 방송헬기를 공격하다니..
결국 방송이 중단되어버렸다. 쟈콥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TV옆에 서 있는 여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 실려있었다. 중세시대에서나 입었을법한 순백의 로브를 걸치고 후드를 깁게 눌러써 입만 보이는 그 여성을 천천히 허리춤에서 무엇인가를 빼 들었다. 장검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당신들의 욕심으로 자초한 결과라는것을 잘 아시죠? 나를, 그리고 우리 차원의 사람들을 욕하진 말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면, 편히 보내드리지요."
그녀의 검이 번쩍임과 동시에, 쟈콥의 목은 몸과 분리되어 땅바닥을 뒹굴었다. 잠시 머리없는 목에서 피를 내뿜는 시체를 싸늘하게 노려보던 여성은 유유히 회담장을 빠져나갔다. 조용히 있던 미드가츠 군이 갑자기 차원을 넘어서 미국을 공격한것도, 이게관련 나토의 일급기밀이 누출된것도, 그리고 미군 비밀 기지의 위치를 누설한것도 모두 그녀였다.
그녀는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갔다. 내부에 살아움직이는 생명체라곤 자신뿐이었다.
서기 2010년 8월 29일 미 동부 표준시 13:30에 추락한 헬기로부터 방송된 1분가량의 영상은, 전 세계의 방송을 타고 퍼졌고, 지구 전체가 술렁거렸다. 서로 다른 세계간의 전쟁이 시작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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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