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6장. 내전속으로...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17일 프라이언트 정글: '목표물 1'지역-적 기지 07:04>
캠프 콜럼버스가 루세니아-미드가츠군에게 점령당한지 이틀이 흘렀다. 계획했던 임무를 마치자, 루세니아군은 황급히 복귀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에 파견된 루세니아군의 소속 부대인 제 34 전차군단이 현재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소식때문이었다.
반스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들의 전차로 올라갔다. 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그는 차장용 해치로 들어가, 해치문을 닫기전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기지를 괴멸시킨뒤, 고작 이틀만에 친해져 버린 한국군 병사들이 나와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면서도 여러가지 공통점을 가진 두 나라의 군인들은 빠르게 서로에게 동화되고 친밀해져 있었다. 반스는 그들을 향해 씨익 웃어준뒤 전차의 해치를 닫았다.
모두가 탑승하자, 운전병 톰이 천천히 전차를 후진시켜 수송 컨테이너 안으로 전차를 밀어넣었다. 컨테이너 문이 천천히 닫히면서 빛을 차단하자 곧이어 컨테이너 전체가 털컹거리더니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는것이다.
그곳으로 가게되면 더 이상 적의 포탄을 무시할수도 없었다.이제 상대할 적은, 이틀전의 그 구식 전차들이아닌, 오리하르콘 철갑탄을 쏘며 강력한 케블라 구동 엔진이 장착된 전차였다.
"까짓거... 가자.. 빌어먹을 전쟁터로."
반스가 나지막하게 뇌까렸다.
*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17일 루세니아 로아나스 시 17:33>
루세니아군 소속 T-444A2전차 한대가 먼지구름을 뚫고 정신없이 도망치고 있었다. 그 옆에서 따라가던 다른 T-444A2는 적 전차의 포탄에 포신이 정확하게 명중해 포신이 아예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도망치는 두대의 T-444A2전차를 노리고 반군의 T-430A2 전차 다섯대가 신나게 달려들었다. 포신이 멀쩡한 T-444A2 전차가 포탑을 돌리곤 철갑탄을 쏘자 반군 전차 한대가 포탑을 늘어뜨리고는 멈추어 섰다. 뻥 뚫린 전면장갑의 구멍을 통해 산화케블라의 회은색 연기가 맹렬히 솟아올랐다. 적 전차 한대를 격파시킨 T-444A2는 다시 전속력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두대의 루세니아군 전차의 뒤를 쫒는 전차는 네대로 줄어버린 T-430A2전차뿐만 아니었다. 40대의 반군 전차들이 그들의 뒤를 따라 내달리고 있었다.
포신이 날아가 발포가 불가능해진 T-444A2 전차의 차장은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친채로 전차의 벽면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그의 전차는 최고속력인 시속 110Km로 주행하고있어 심하게 덜컹거리며 벽면 돌출부가 상처를 건드리자 인상을 쓰며 욕지거리를 내뱉았다.
"이런 씹어먹을 개같은 반군놈들!!"
-우악!! 차장님!! 3시방향 6.6Km상공에 직승깁니다!!
운전병의 비명소리. 차장은 소리를 빽 질렀다.
"썅!! 대공병 뭐해! 작살내버려!!
그의 외침과 함께, T-444A2의 꽁무니 부분에 달린 미사일포트에서 R-30 아쳐미사일이 불꽃을 매달고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초기속도 마하 5.6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전차의 대공레이더에서 0.3초간 유도를 받은후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 보조로켓을 분리하며 최고속도로 가속했다. 마하 15.5라는, 최신기종인 R-35 롱보우보다는 느린속도지만 충분히 살인적인 속도로 날아간 미사일은 미처 회피하지 못한 반군의 AH-228A4 공격직승기의 캐노피를 정확히 가격하며 불덩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그 직후, 격추된 직승기에서 이미 발사된 대전차 미사일이 무서운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차장은 이를 악물고는 M-444A2 개틀링포가 자동조준을 끝마쳤다는 경고음이 울리자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미사일은 탄막을 뚫고 전차의 후부를 정확하게 강타했다. 엄청난 충격에 전차 승무원 모두가 휘청거렸지만 전차는 계속해서 내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차장은 확인할수 있었다. 전차의 뒷부분이 싸그리 날아가고 없었고 고작 캐터필러부분만 살아남아 있었다. 적의 미사일 공격에 뻥 뚫린 전차의 뒷부분으로 적 전차에서 쏘는 공축기관총탄이 날아왔다. 그래도 그들은 내 달렸다. 이런곳에서 허무하게 죽을수는 없었기에..
저 멀리, 대규모의 아군 전차부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차장은 더욱더 힘을 내며 운전병을 재촉했다. 반면, 신나게 그들을 추격하던 반군 전차들은 멈칫하더니 슬슬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루세니아군이 보유한 최신형 전차. T-460 전차가 선공을 날리고 있었다 T-460의 120mm 쌍열 매스드라이버 포에서 파공성과 함께 동시에 양쪽의 포구에서 솟구친 두발의 120mm 자기장 가속포탄은 무려 4.4Km를 날아가 황급히 후진하던 반군 전차 한대를 완전히 걸레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현재 전투중인 22대의 루세니아 전차들중. 달랑 6대밖에 있지 않았지만 T-460의 소름끼치는 파괴력과 엽기적인 방호력은 반군을 꽁지빼도록 하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그들의 후퇴도 용납하지 못하는지, 반군이 후퇴하는 방향에 있던 제법 높은 건물 뒤에서 T-444A2의 개량형 전차 T-444A3 여섯대가 튀어나왔다. 그 전차들은 후퇴하던 반군전차에게 겨우 40여미터 거리에서 발포했고 엄청난 기세로 튀어나간 오리하르콘 철갑탄은 전차 한대를 완전히 관통하고 또다른 전차에 박힌후에 무시무시한 폭음과 함께 폭발했다.
기세등등하게 돌격하던 반군은 이들의 공격에 황급히 후퇴했고, 쫒기던 전차의 승무원들은 그제서야 한숨을 푸욱 내 쉬며 안도했다. 내전 이전에 인구가 600만에 육박하던 대도시였던, 로아나스 시에서 벌어진 작은 전투였다.
*
로아나스시는 페허로 변해 있었다. 내전 이전에 루세니아 내부에서 6위의 인구수와 4위의 경제력을 가졌던 대 도시였다는 흔적조차 없을정도로 고층 건물은 대다수가 무너져 내렸고 사람이라곤 오직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는 군인들만이 보였다. 회색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그런 로아나스 시에 위치한, 정확하게는 반군으로부터 이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건설된 제 34 전차군단과 제 33 기계화 보병사단 제 35 포병사단의 임시 지휘본부가 있는곳이기도 했다. 세 부대의 합동 지휘본부에는 포병사단이 보유한 200mm 자주포인 T-155 두대가 포를 전개하지 않은상태로 한곳에 정지해 있었다. 기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기지의 상공에서 시커먼 그림자 십여개가 나타났다. 모두다 하나같이 수송기였다. CH-130A5-T 수송기 14대와 그 CH-130수송기들을 압도할만큼 거대한 CH-160 수송기는 천천히 수직하강을 하며 착륙했다. 각각의 수송기에 부착되어있던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면서, 아홉대의 전차와 두대의 특수목적장갑차, 그리고 자동 전투로봇(AMBR)30여대, 마지막으로 CH-160에 실려있던 초 거대전차.이들은 다름아닌 프라이언트 정글에 파견되었던 루세니아 군이었다.
T-544A1 메크수송 특수목적 장갑차의 뒷 해치가 열리면서, 세개분대의 메크부대원이 메크의 머리를 쓰지 않은채로 터덜터덜 걸어나왔다. 클라인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완전히 박살나버린 로아나스 시의 전경을 보며 말했다.
"우씨.... 여기서 뭘 하라고...."
클라인이 그렇게 중얼거리던 사이, 부대 숙영지쪽에서 한 메크부대원이 그를향해 달려왔다. 클라인은 그를 자세히 쳐다보다가 씨익 웃었다. 예전에 같은 분대원이었던-지금은 둘다 분대장이지만-레일리 루스만이었다. 둘은 크게 웃으며 서로의 등판을 후려치며 말했다.
"오옷? 이게 누구야? 주정뱅이 레일리 아냐? 하핫!!"
"허이구, 누가 할 소린데. 그나저나 정글에서 재미좀 봤냐?"
클라인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뒷머리를 다시금 벅벅 긁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저 그래.. 거기서 이상한 일을 겪었거든. 아직도 실감은 안나지만 말야."
레일리는 그가 그런 반을을 보이자 궁금한듯, 그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무슨일인데? 이 형님한테 말해봐라. 다 들어줄테니."
"쳇, 누가 네놈 동생이냐? 휴.......넌 우리랑 다른세계에 사는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어?"
레일리가 클라인의 입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다른세계'라는 말에 눈을 둥그렇게 뜨며 클라인의 얼굴을 살폈다. 분명히 장난치는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클라인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갔다.
"하여간... 이번 정글에 나타난놈들은.. 다른세계에서 왔댄다. 차원문인가 뭔가하는 시커먼 구멍을 통해 말이야. 무기도 우리것보단 몇배나 후졌고 언어도 쓰는게 우리랑 틀린데, 그 뭐냐. 한국이라고 했나..? 하여간 그쪽 세계에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 친구들 괴상하게도 우리랑 말과 글 그리고 먹는 음식까지 모든게 같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말야."
레일리가 놀란 토끼눈을 하고 클라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다, 클라인은 문득 총 지휘관이자 자신의 예전 상사였던 룩슨의 당부를 떠올렸다.
'제군들, 제군들이 아는 충격적인사실은 당분간 비밀로 붙여둔다.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알았나?'
"아차차...."
클라인은 뒤늦게 후회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하..!! 농담이야. 어떻게 그런일이 있겠냐?"
그러면 그렇지. 저 썰렁한 친구가 농담한거야. 라고 일전의 이야기를 흘려넘겨버린 레일리는 그와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자~ 가자!! 오랫만에 내가 한턱 쏘지!!"
===========================================================================================
간만의 연재군요.... 이번장에는 이계전쟁이 아닌 1장에서 잠깐 나온 루세니아 내전을 다루어 볼까 합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저는 양쪽 세계의 힘싸움뿐 아니라 같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다룰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만..
게으름뱅이 글쟁이 사이클론 올림.
[부록입니다.]
루세니아 반군의 주력전차 T-430A2 전차입니다.
전장:10.21m
전고:2.88m
전폭:4.21m
중량:58t
엔진:뉴블라 2400마력
최고속도:103Km/h(도로) 98Km/h(야지)
전투속도:63Km/h
주행거리:560Km
연료 적재량:1940L
무장
주포:120mm 활강포
부포:7.62mm 공축기관총
MG-25A 10.4mm 중기관총
2연발 연막탄발사기(포탑 양쪽)
다기능 레이너(포탑 뒷부분 돌출부)
==============
이번장은 본 연재장소에서 있던 독자들의 압박(-_-)에 조금 빨리 끝내버렸던 장입니다....;;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17일 프라이언트 정글: '목표물 1'지역-적 기지 07:04>
캠프 콜럼버스가 루세니아-미드가츠군에게 점령당한지 이틀이 흘렀다. 계획했던 임무를 마치자, 루세니아군은 황급히 복귀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에 파견된 루세니아군의 소속 부대인 제 34 전차군단이 현재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소식때문이었다.
반스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들의 전차로 올라갔다. 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그는 차장용 해치로 들어가, 해치문을 닫기전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기지를 괴멸시킨뒤, 고작 이틀만에 친해져 버린 한국군 병사들이 나와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면서도 여러가지 공통점을 가진 두 나라의 군인들은 빠르게 서로에게 동화되고 친밀해져 있었다. 반스는 그들을 향해 씨익 웃어준뒤 전차의 해치를 닫았다.
모두가 탑승하자, 운전병 톰이 천천히 전차를 후진시켜 수송 컨테이너 안으로 전차를 밀어넣었다. 컨테이너 문이 천천히 닫히면서 빛을 차단하자 곧이어 컨테이너 전체가 털컹거리더니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는것이다.
그곳으로 가게되면 더 이상 적의 포탄을 무시할수도 없었다.이제 상대할 적은, 이틀전의 그 구식 전차들이아닌, 오리하르콘 철갑탄을 쏘며 강력한 케블라 구동 엔진이 장착된 전차였다.
"까짓거... 가자.. 빌어먹을 전쟁터로."
반스가 나지막하게 뇌까렸다.
*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17일 루세니아 로아나스 시 17:33>
루세니아군 소속 T-444A2전차 한대가 먼지구름을 뚫고 정신없이 도망치고 있었다. 그 옆에서 따라가던 다른 T-444A2는 적 전차의 포탄에 포신이 정확하게 명중해 포신이 아예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도망치는 두대의 T-444A2전차를 노리고 반군의 T-430A2 전차 다섯대가 신나게 달려들었다. 포신이 멀쩡한 T-444A2 전차가 포탑을 돌리곤 철갑탄을 쏘자 반군 전차 한대가 포탑을 늘어뜨리고는 멈추어 섰다. 뻥 뚫린 전면장갑의 구멍을 통해 산화케블라의 회은색 연기가 맹렬히 솟아올랐다. 적 전차 한대를 격파시킨 T-444A2는 다시 전속력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두대의 루세니아군 전차의 뒤를 쫒는 전차는 네대로 줄어버린 T-430A2전차뿐만 아니었다. 40대의 반군 전차들이 그들의 뒤를 따라 내달리고 있었다.
포신이 날아가 발포가 불가능해진 T-444A2 전차의 차장은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친채로 전차의 벽면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그의 전차는 최고속력인 시속 110Km로 주행하고있어 심하게 덜컹거리며 벽면 돌출부가 상처를 건드리자 인상을 쓰며 욕지거리를 내뱉았다.
"이런 씹어먹을 개같은 반군놈들!!"
-우악!! 차장님!! 3시방향 6.6Km상공에 직승깁니다!!
운전병의 비명소리. 차장은 소리를 빽 질렀다.
"썅!! 대공병 뭐해! 작살내버려!!
그의 외침과 함께, T-444A2의 꽁무니 부분에 달린 미사일포트에서 R-30 아쳐미사일이 불꽃을 매달고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초기속도 마하 5.6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전차의 대공레이더에서 0.3초간 유도를 받은후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 보조로켓을 분리하며 최고속도로 가속했다. 마하 15.5라는, 최신기종인 R-35 롱보우보다는 느린속도지만 충분히 살인적인 속도로 날아간 미사일은 미처 회피하지 못한 반군의 AH-228A4 공격직승기의 캐노피를 정확히 가격하며 불덩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그 직후, 격추된 직승기에서 이미 발사된 대전차 미사일이 무서운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차장은 이를 악물고는 M-444A2 개틀링포가 자동조준을 끝마쳤다는 경고음이 울리자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미사일은 탄막을 뚫고 전차의 후부를 정확하게 강타했다. 엄청난 충격에 전차 승무원 모두가 휘청거렸지만 전차는 계속해서 내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차장은 확인할수 있었다. 전차의 뒷부분이 싸그리 날아가고 없었고 고작 캐터필러부분만 살아남아 있었다. 적의 미사일 공격에 뻥 뚫린 전차의 뒷부분으로 적 전차에서 쏘는 공축기관총탄이 날아왔다. 그래도 그들은 내 달렸다. 이런곳에서 허무하게 죽을수는 없었기에..
저 멀리, 대규모의 아군 전차부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차장은 더욱더 힘을 내며 운전병을 재촉했다. 반면, 신나게 그들을 추격하던 반군 전차들은 멈칫하더니 슬슬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루세니아군이 보유한 최신형 전차. T-460 전차가 선공을 날리고 있었다 T-460의 120mm 쌍열 매스드라이버 포에서 파공성과 함께 동시에 양쪽의 포구에서 솟구친 두발의 120mm 자기장 가속포탄은 무려 4.4Km를 날아가 황급히 후진하던 반군 전차 한대를 완전히 걸레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현재 전투중인 22대의 루세니아 전차들중. 달랑 6대밖에 있지 않았지만 T-460의 소름끼치는 파괴력과 엽기적인 방호력은 반군을 꽁지빼도록 하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그들의 후퇴도 용납하지 못하는지, 반군이 후퇴하는 방향에 있던 제법 높은 건물 뒤에서 T-444A2의 개량형 전차 T-444A3 여섯대가 튀어나왔다. 그 전차들은 후퇴하던 반군전차에게 겨우 40여미터 거리에서 발포했고 엄청난 기세로 튀어나간 오리하르콘 철갑탄은 전차 한대를 완전히 관통하고 또다른 전차에 박힌후에 무시무시한 폭음과 함께 폭발했다.
기세등등하게 돌격하던 반군은 이들의 공격에 황급히 후퇴했고, 쫒기던 전차의 승무원들은 그제서야 한숨을 푸욱 내 쉬며 안도했다. 내전 이전에 인구가 600만에 육박하던 대도시였던, 로아나스 시에서 벌어진 작은 전투였다.
*
로아나스시는 페허로 변해 있었다. 내전 이전에 루세니아 내부에서 6위의 인구수와 4위의 경제력을 가졌던 대 도시였다는 흔적조차 없을정도로 고층 건물은 대다수가 무너져 내렸고 사람이라곤 오직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는 군인들만이 보였다. 회색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그런 로아나스 시에 위치한, 정확하게는 반군으로부터 이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건설된 제 34 전차군단과 제 33 기계화 보병사단 제 35 포병사단의 임시 지휘본부가 있는곳이기도 했다. 세 부대의 합동 지휘본부에는 포병사단이 보유한 200mm 자주포인 T-155 두대가 포를 전개하지 않은상태로 한곳에 정지해 있었다. 기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기지의 상공에서 시커먼 그림자 십여개가 나타났다. 모두다 하나같이 수송기였다. CH-130A5-T 수송기 14대와 그 CH-130수송기들을 압도할만큼 거대한 CH-160 수송기는 천천히 수직하강을 하며 착륙했다. 각각의 수송기에 부착되어있던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면서, 아홉대의 전차와 두대의 특수목적장갑차, 그리고 자동 전투로봇(AMBR)30여대, 마지막으로 CH-160에 실려있던 초 거대전차.이들은 다름아닌 프라이언트 정글에 파견되었던 루세니아 군이었다.
T-544A1 메크수송 특수목적 장갑차의 뒷 해치가 열리면서, 세개분대의 메크부대원이 메크의 머리를 쓰지 않은채로 터덜터덜 걸어나왔다. 클라인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완전히 박살나버린 로아나스 시의 전경을 보며 말했다.
"우씨.... 여기서 뭘 하라고...."
클라인이 그렇게 중얼거리던 사이, 부대 숙영지쪽에서 한 메크부대원이 그를향해 달려왔다. 클라인은 그를 자세히 쳐다보다가 씨익 웃었다. 예전에 같은 분대원이었던-지금은 둘다 분대장이지만-레일리 루스만이었다. 둘은 크게 웃으며 서로의 등판을 후려치며 말했다.
"오옷? 이게 누구야? 주정뱅이 레일리 아냐? 하핫!!"
"허이구, 누가 할 소린데. 그나저나 정글에서 재미좀 봤냐?"
클라인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뒷머리를 다시금 벅벅 긁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저 그래.. 거기서 이상한 일을 겪었거든. 아직도 실감은 안나지만 말야."
레일리는 그가 그런 반을을 보이자 궁금한듯, 그에게 다시한번 물었다.
"무슨일인데? 이 형님한테 말해봐라. 다 들어줄테니."
"쳇, 누가 네놈 동생이냐? 휴.......넌 우리랑 다른세계에 사는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어?"
레일리가 클라인의 입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다른세계'라는 말에 눈을 둥그렇게 뜨며 클라인의 얼굴을 살폈다. 분명히 장난치는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클라인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갔다.
"하여간... 이번 정글에 나타난놈들은.. 다른세계에서 왔댄다. 차원문인가 뭔가하는 시커먼 구멍을 통해 말이야. 무기도 우리것보단 몇배나 후졌고 언어도 쓰는게 우리랑 틀린데, 그 뭐냐. 한국이라고 했나..? 하여간 그쪽 세계에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 친구들 괴상하게도 우리랑 말과 글 그리고 먹는 음식까지 모든게 같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말야."
레일리가 놀란 토끼눈을 하고 클라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다, 클라인은 문득 총 지휘관이자 자신의 예전 상사였던 룩슨의 당부를 떠올렸다.
'제군들, 제군들이 아는 충격적인사실은 당분간 비밀로 붙여둔다.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알았나?'
"아차차...."
클라인은 뒤늦게 후회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하..!! 농담이야. 어떻게 그런일이 있겠냐?"
그러면 그렇지. 저 썰렁한 친구가 농담한거야. 라고 일전의 이야기를 흘려넘겨버린 레일리는 그와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자~ 가자!! 오랫만에 내가 한턱 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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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연재군요.... 이번장에는 이계전쟁이 아닌 1장에서 잠깐 나온 루세니아 내전을 다루어 볼까 합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저는 양쪽 세계의 힘싸움뿐 아니라 같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다룰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만..
게으름뱅이 글쟁이 사이클론 올림.
[부록입니다.]
루세니아 반군의 주력전차 T-430A2 전차입니다.
전장:10.21m
전고:2.88m
전폭:4.21m
중량:58t
엔진:뉴블라 2400마력
최고속도:103Km/h(도로) 98Km/h(야지)
전투속도:63Km/h
주행거리:560Km
연료 적재량:1940L
무장
주포:120mm 활강포
부포:7.62mm 공축기관총
MG-25A 10.4mm 중기관총
2연발 연막탄발사기(포탑 양쪽)
다기능 레이너(포탑 뒷부분 돌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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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장은 본 연재장소에서 있던 독자들의 압박(-_-)에 조금 빨리 끝내버렸던 장입니다....;;
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