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폭풍 - 글 : 사이클론(Cyclon)
글 수 65
<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14일 프라이언트 정글: '공격부대'1Km 상공 21:08>
항공기의 엔진으로 쓰이는 크라실트-케블라 엔진특유의 바람빠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WPO 소속인 한대의 AH-249공격 직승기가 바로 아래 루세니아군 기갑부대와 속도를 맞추어 허공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다. 기체의 외형은 코브라 공격헬리콥터와 비슷했지만 프로펠러가 있어야 할법한 곳에는 프로펠러 대신 폭 4m 정도의 작은 날개가 달려있었고 그 날개의 양쪽 끝에는 4개의 분사구를 가진 큼지막한 엔진이 달려있었다.기수 바로 아랫부분엔 17.4mm 대지공격용 기관포가, 캐노피 바로 아랫부분 동체 양쪽에는 대공용 7.62mm 기관총그리고 동체 양쪽에 달린 20연발 미사일 포트와 동체 아랫부분에 장착된 16연발 대전차 미사일 포트. 개발된지 무려 2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개량형 한번 나오지 않은(그만큼 성능이 뛰어났다.)이 루세니아제 공격 직승기는 유유히 전차부대의 상공을 한바퀴 선회하더니 전차부대가 향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직승기가 향하는 방향에서 몇개의 지대공 미사일이 솟아올라 근접신관을 작동시켰으나 AH-249의 12.85mm 미스릴 장갑을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산산조각난 미사일이 파편들이 하릴없이 AH-249의 외부장갑을 두들기며 튕겨져 나왔다. 파편이 부딛힌 자리가 약간 긁히며 도장이 벗겨져 나갔지만 기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현재 방어군의 유일한 항공전력인 AH-249 공격 직승기를 몰고있는 파일럿은 씨익 웃으며 점점 기체를 가속시켰다. 저 멀리, 거대한 적 기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발사!!!"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미군 몇몇이 캠프 쪽으로 달려드는 한대의 적 헬리콥터를 향해 휴대용 견착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그 미사일들은 허무하게 허공을 가로지르거나 적 헬리콥터에 눈곱만큼의 피해도 주지 못한채 불꽃으로 변하며 파편을 흩날렸다. 흩날린 파편들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잔뜩 긴장한채 대기중이던 미 해병대를 덮쳤고 미군 몇명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병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그의 몸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나갔다. AH-249의 위력적인 17.4mm 기관포 공격이었다.예광탄의 빛줄기와 함께 폭발이 뒤따르며 다시 미군 몇명이 쓰러졌다. 이제는 얼마 남지도 않은 5대의 아파치 공격헬리콥터가 AH-249를 막으려 했지만, AH-249는 오히려 엄청난 기동력으로 아파치 편대의 후미로 돌아가, 이들이 채 반응도 하기전에 기수 양쪽에 달린 기관총을 헬기의 로터부분에 갈겨댔다.
허무하리만치 짧은 시간에 5대의 아파치 헬기가 모두 추락해 버리는 장면을 보며,미군들은 이를 갈며 전차부대로 적의 공격이 가해지는것을 막기위해 적 헬기에 집중 포화를 가했다. 그러나, 적의 헬기는 포화를 무시하며 방향을 미군 전차부대쪽으로 돌렸다. 미군 M1A2 전차들이 황급히 연막을 터뜨리며 회피기동을 개시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이미 적 헬기의 양쪽에 장착된 미사일포트에서 어마어마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AH-249에서 40발이나 동시에 발사된 70mm TK 로켓탄은 회피중이던 미군의 M1A2 10대를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박살내 버렸다. 격파된 미군전차에서 탄약이 연이어 유폭되면서 전차부대가 있는쪽 하늘이 밝아졌다. 시야가 다시 확보되자, 이번에는 16연발 ATR-6A7 대전차 미사일 10발을 발사했다. 하나같이 전차의 후방이나 상면장갑에 작열하면서 다시 미군전차 10대가 전투불능이 되었다.
AH-249는 남은 6발의 미사일을 정체불명의 시커먼 구멍 앞에 위치한 7대의 전차를 향해 발사했지만 네발만이 발사되었고 두발은 발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네발의 미사일은 무력하게 당하던 아까의 전차들과는 달리, 단 한발도 목표를 명중시키지 못한채 허공에서 불꽃이 되어버렸다.
"휘유, 저친구들 전차에는 그래도 대전차미사일 방어시스템은 탑재되어있는 모양이네?"
AH-249의 파일럿은 이 말만을 남기고 기수를 돌려 보급을 위해 루이센트 마을로 방향을 틀었다. 단 한대의 공격 직승기의 습격으로 미군 30여명이 죽고 20대의 전차가 박살나버렸다. 파일럿은 오늘의 자신의 성과를 생각하며, 공격부대에 무전을 날렸다.
"여기는 날파리, 적 '두부' 20개를 먹어치웠다. 거북이 부대는 남아있는 적 '두부'를 박살내기 바란다. 난 이쯤에서 귀환하겠다. 45분 뒤에 다시 보자. 교신 끝."
*
"교신 끝. 수고했다 날파리."
T-664A2 전차에 자리를 잡고 전차부대를 지휘하던 룩슨 상사가 씨익 웃으며 통신을 끝냈다. 그는 계속해서 전차를 뒤흔드는 진동과 폭발음을 무시하며, 명령했다.
"지휘전차, 최고속력으로 돌진한다. 적과의 거리 약 10Km. 주력전차들은 이제 앞장서서 돌격한다. 적의 자주포 탄에 맞지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그의 말에 맞추어, 전차의 덜컹거림이 심해지더니 속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전차의 속도는 기존의 33Km/h에서 70Km/h까지 가속되었고 점점 적 기지와의 거리도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윤곽과 불꽃만 희미하게 보이는 적 기지를 보며 룩슨은 미소를 지었다.
"뭐하는 작자들인지는 몰라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만행을 저지른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점점 적 기지가 가까워졌다. 룩슨은 거리계를 보더니 포탑에 명령했다.
"포탑, 현재 적과의 거리 6.44Km다. 포각 15도로 주포 고폭탄 한발을 사격한다."
-예!!
포탑 지휘장교의 목소리가 통신기로 들린지 얼마되지 않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T-664A2의 거대한 280mm 주포가 불을뿜었다. 270Kg짜리 육중한 포탄은 초속 2280m의 속도로 날아가 적 기지 한구석을 불꽃으로 뒤덮더니 커다란 구덩이를 뚫었다. 순식간에 캠프 콜럼버스의 한 귀퉁이는 직경 60여 미터의 거대한 구덩이만 남기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거리 3300!! 2시방향 적 두부!!"
전차장 반스의 외침에 따라 13호 T-444A3 전차의 140mm 주포가 폭음을 동반하며 불을뿜었다. 엄청난 기세로 포탑에서 발사된 오리하르콘 철갑탄은 적 전차의 정면에 그대로 틀어박히더니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전차를 산산조각 내 버렸다. 반스는 다음 목표를 찾기위해 조준경을 돌리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이쪽으로 접근하는 적 보병을 발견하고는 쥐고있던 조종간의 스위치를 당겼다. 그와 동시에 포탑 위쪽에 부착된 M-444A2 개틀링 기관총이 분당 800 발의 엄청난 속도로 탄환을 난사했다. 적 보병들이 밀짚처럼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반스는 다음 목표를 조준했다, 이번에는 황급히 도망치는 두대의 4륜 차량이었다.
"거리 2700!! 11시 방향 적 4륜차량 두대! 고폭탄으로 날려버려!!"
그의 구령과 동시에 황급히 도망치던 4륜 차량 두대가 있던 자리에는 불덩이와 고철조각만이 남았을뿐, 두대의 4륜 차량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적 기지에서 공격 직승기가 몇대인가 떠올랐지만 이쪽에서 바로 대응발사한 R-35 롱보우 미사일에 불덩이가 되며 파편을 허공에 흩뿌렸다.그리고 이제는 날아오지 않는 자주포탄을 보며 반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미친듯이 돌진하는 아홉대의 T-444A3 전차 뒤에서 거대한 T-664A2전차가 뒤따르고 있었다. 그 전차에서는 아직도 적 자주포탄이 떨어지는지 군데군데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지만 별다른 타격을 받지않고 무서운 기세로 돌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
<서기 2010년 8월 20일 캠프 콜럼버스 이계 표준시 21:42>
"썅.."
K-9운전병 박한승 상사가 언뜻봐도 엄청난 구경의 전차포를 쏴 대는 3층 건물 높이의 거대전차를 본 감상평이었다.질린다는 표정으로 캠프 입구를 주시하는 박한승의 K-9 뒤로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캠프의 총 지휘관이 황급히 명령했는지 연결되는데 무려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차원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열리려면 50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제는 적이 캠프에 근접한 이상, 자주포의 사격은 불가능했다. 12대의 K-9자주포들은 이미 지휘관이 되어버린 이광인 대위의 명령에 따라 포대를 접고 후퇴준비에 여념이 없었다.필사적으로 방어하던 미군들도 천천히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적이 공격해 오는 방향과는 전혀 틀린 반대쪽 방향에서 폭음과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차원문 앞에서 모든 미군 지휘부의 명령을 무시한채 대기하던 한국군은 엉겁결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불타는 캠프 건물 옆에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왔다. 흡사 다리와 팔만 떼어놓으면 전투기와 같이 생긴 날렵한 동체, 새 다리 모양의 역관절 다리 그리고 세 방향으로 뻗은 길쭉한 발가락과 팔 에 장착된 길쭉한 포대. 처음보는 괴상한 적의 출현에 한국군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K2 전차 한대가 포탑을 돌리고는 괴상한 적을 향해 주포를 쏘았다. 미처 반응하지 못한 그 괴물체는 폭발에 휘말려 산산조각 나 버렸지만 사방에서 아까의 것과 같은 괴물체 30여개 정도가 튀어나오자 그들은 당황했다. 다른 K2 전차가 포탑을 돌려 발포했으나 이번에는 먹히지 않았다. 목표가 된 괴물체의 뒷부분에서 흰색의 고압 가스가 방출되면서 공중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전차 해치를 열고 대공기관총을 붙잡았던 차장이 놀라 해치안으로 들어가버렸고 그 괴물체는 자신을 향해 발포한 K2전차위로 사뿐하게 올라선 그 괴물체는 전차 내부에 대고 기관포를 쏘아댔지만 다행스럽게도 K2는 두터운 상면장갑덕택에 그 공격을 막아낼수 있었다. 그러나 적의 막강한 기동력을 본 한국군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이광인의 귀에 익숙한 언어가 들려왔다.
"어이. 되지도 않는 삽질 그만두고 항복하는게 어때? 아군 쿠거 한대를 파괴한것은 칭찬해주겠지만 당장 항복하지 않는다면 너희들의 목숨은 없다."
소리가 들린쪽으로 고개를 돌린 이광인의 눈에 키 2.3m정도의 직립보행 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소리는 그 로봇쪽에서 나온것이었다. 그 로봇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있던 또다른 로봇이 말했다.
"클라인 병장님. 그런다고 저 애들이 알아먹기나 하겠습니까? 저네들은 루세니아 공용어를 모르는것 같은데."
이광인에게는 분명 익숙한 언어였다. 아니, 힌국인이라면 모두다 알고있는 언어. 이계의 로봇에게서 흘러나온 언어는 영어도 아니요 괴상망칙한 외게언어도 아닌, 억양만 약간 틀릴뿐 완전한 한국어였다. 한국군 전원이 벙쪄버린 가운데 이광인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다...당신들이.. 어떻게 한국어를 알지...?"
그 말에, 아까 제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던 로봇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광인에게 되물었다.
"어라..? 이녀석은 아네?....한국어라니? 뭔 소리야? 이 행성에 한국이라는 나라도 있었나? 루세니아 공용어를 보고 한국어라니?"
"에...!!?"
이광인과 한국군 전원은 전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무기를 내려놓았다. 모두의 머릿속은 황당함에 휩싸여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렸다.
"잠시... 이야기좀 할까요....?"
간신히 머릿속을 진정시킨 이광인이 지휘자로 보이는 로봇에게 말했다.
============================================================================================
루세니아와 한국의 언어가 같다... 라는 설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잡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세계에서(루세니아측은 한국군이 이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만)같은 언어를 듣는다는 충격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것 같아 아쉽군요....
===
어제 약간은 문제가 발생한 관계로(발목을 좀 심하게 다쳤습니다) 일찍 자버리는바람에 연재를 못했습니다.
고로..... 10연참 들어갑니다 +_+
항공기의 엔진으로 쓰이는 크라실트-케블라 엔진특유의 바람빠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WPO 소속인 한대의 AH-249공격 직승기가 바로 아래 루세니아군 기갑부대와 속도를 맞추어 허공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다. 기체의 외형은 코브라 공격헬리콥터와 비슷했지만 프로펠러가 있어야 할법한 곳에는 프로펠러 대신 폭 4m 정도의 작은 날개가 달려있었고 그 날개의 양쪽 끝에는 4개의 분사구를 가진 큼지막한 엔진이 달려있었다.기수 바로 아랫부분엔 17.4mm 대지공격용 기관포가, 캐노피 바로 아랫부분 동체 양쪽에는 대공용 7.62mm 기관총그리고 동체 양쪽에 달린 20연발 미사일 포트와 동체 아랫부분에 장착된 16연발 대전차 미사일 포트. 개발된지 무려 2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개량형 한번 나오지 않은(그만큼 성능이 뛰어났다.)이 루세니아제 공격 직승기는 유유히 전차부대의 상공을 한바퀴 선회하더니 전차부대가 향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직승기가 향하는 방향에서 몇개의 지대공 미사일이 솟아올라 근접신관을 작동시켰으나 AH-249의 12.85mm 미스릴 장갑을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산산조각난 미사일이 파편들이 하릴없이 AH-249의 외부장갑을 두들기며 튕겨져 나왔다. 파편이 부딛힌 자리가 약간 긁히며 도장이 벗겨져 나갔지만 기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현재 방어군의 유일한 항공전력인 AH-249 공격 직승기를 몰고있는 파일럿은 씨익 웃으며 점점 기체를 가속시켰다. 저 멀리, 거대한 적 기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발사!!!"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미군 몇몇이 캠프 쪽으로 달려드는 한대의 적 헬리콥터를 향해 휴대용 견착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그 미사일들은 허무하게 허공을 가로지르거나 적 헬리콥터에 눈곱만큼의 피해도 주지 못한채 불꽃으로 변하며 파편을 흩날렸다. 흩날린 파편들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잔뜩 긴장한채 대기중이던 미 해병대를 덮쳤고 미군 몇명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병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음과 동시에, 그의 몸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나갔다. AH-249의 위력적인 17.4mm 기관포 공격이었다.예광탄의 빛줄기와 함께 폭발이 뒤따르며 다시 미군 몇명이 쓰러졌다. 이제는 얼마 남지도 않은 5대의 아파치 공격헬리콥터가 AH-249를 막으려 했지만, AH-249는 오히려 엄청난 기동력으로 아파치 편대의 후미로 돌아가, 이들이 채 반응도 하기전에 기수 양쪽에 달린 기관총을 헬기의 로터부분에 갈겨댔다.
허무하리만치 짧은 시간에 5대의 아파치 헬기가 모두 추락해 버리는 장면을 보며,미군들은 이를 갈며 전차부대로 적의 공격이 가해지는것을 막기위해 적 헬기에 집중 포화를 가했다. 그러나, 적의 헬기는 포화를 무시하며 방향을 미군 전차부대쪽으로 돌렸다. 미군 M1A2 전차들이 황급히 연막을 터뜨리며 회피기동을 개시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이미 적 헬기의 양쪽에 장착된 미사일포트에서 어마어마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AH-249에서 40발이나 동시에 발사된 70mm TK 로켓탄은 회피중이던 미군의 M1A2 10대를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정도로 박살내 버렸다. 격파된 미군전차에서 탄약이 연이어 유폭되면서 전차부대가 있는쪽 하늘이 밝아졌다. 시야가 다시 확보되자, 이번에는 16연발 ATR-6A7 대전차 미사일 10발을 발사했다. 하나같이 전차의 후방이나 상면장갑에 작열하면서 다시 미군전차 10대가 전투불능이 되었다.
AH-249는 남은 6발의 미사일을 정체불명의 시커먼 구멍 앞에 위치한 7대의 전차를 향해 발사했지만 네발만이 발사되었고 두발은 발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네발의 미사일은 무력하게 당하던 아까의 전차들과는 달리, 단 한발도 목표를 명중시키지 못한채 허공에서 불꽃이 되어버렸다.
"휘유, 저친구들 전차에는 그래도 대전차미사일 방어시스템은 탑재되어있는 모양이네?"
AH-249의 파일럿은 이 말만을 남기고 기수를 돌려 보급을 위해 루이센트 마을로 방향을 틀었다. 단 한대의 공격 직승기의 습격으로 미군 30여명이 죽고 20대의 전차가 박살나버렸다. 파일럿은 오늘의 자신의 성과를 생각하며, 공격부대에 무전을 날렸다.
"여기는 날파리, 적 '두부' 20개를 먹어치웠다. 거북이 부대는 남아있는 적 '두부'를 박살내기 바란다. 난 이쯤에서 귀환하겠다. 45분 뒤에 다시 보자. 교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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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 끝. 수고했다 날파리."
T-664A2 전차에 자리를 잡고 전차부대를 지휘하던 룩슨 상사가 씨익 웃으며 통신을 끝냈다. 그는 계속해서 전차를 뒤흔드는 진동과 폭발음을 무시하며, 명령했다.
"지휘전차, 최고속력으로 돌진한다. 적과의 거리 약 10Km. 주력전차들은 이제 앞장서서 돌격한다. 적의 자주포 탄에 맞지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그의 말에 맞추어, 전차의 덜컹거림이 심해지더니 속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전차의 속도는 기존의 33Km/h에서 70Km/h까지 가속되었고 점점 적 기지와의 거리도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윤곽과 불꽃만 희미하게 보이는 적 기지를 보며 룩슨은 미소를 지었다.
"뭐하는 작자들인지는 몰라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만행을 저지른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점점 적 기지가 가까워졌다. 룩슨은 거리계를 보더니 포탑에 명령했다.
"포탑, 현재 적과의 거리 6.44Km다. 포각 15도로 주포 고폭탄 한발을 사격한다."
-예!!
포탑 지휘장교의 목소리가 통신기로 들린지 얼마되지 않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T-664A2의 거대한 280mm 주포가 불을뿜었다. 270Kg짜리 육중한 포탄은 초속 2280m의 속도로 날아가 적 기지 한구석을 불꽃으로 뒤덮더니 커다란 구덩이를 뚫었다. 순식간에 캠프 콜럼버스의 한 귀퉁이는 직경 60여 미터의 거대한 구덩이만 남기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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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3300!! 2시방향 적 두부!!"
전차장 반스의 외침에 따라 13호 T-444A3 전차의 140mm 주포가 폭음을 동반하며 불을뿜었다. 엄청난 기세로 포탑에서 발사된 오리하르콘 철갑탄은 적 전차의 정면에 그대로 틀어박히더니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전차를 산산조각 내 버렸다. 반스는 다음 목표를 찾기위해 조준경을 돌리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이쪽으로 접근하는 적 보병을 발견하고는 쥐고있던 조종간의 스위치를 당겼다. 그와 동시에 포탑 위쪽에 부착된 M-444A2 개틀링 기관총이 분당 800 발의 엄청난 속도로 탄환을 난사했다. 적 보병들이 밀짚처럼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반스는 다음 목표를 조준했다, 이번에는 황급히 도망치는 두대의 4륜 차량이었다.
"거리 2700!! 11시 방향 적 4륜차량 두대! 고폭탄으로 날려버려!!"
그의 구령과 동시에 황급히 도망치던 4륜 차량 두대가 있던 자리에는 불덩이와 고철조각만이 남았을뿐, 두대의 4륜 차량의 모습은 볼수 없었다. 적 기지에서 공격 직승기가 몇대인가 떠올랐지만 이쪽에서 바로 대응발사한 R-35 롱보우 미사일에 불덩이가 되며 파편을 허공에 흩뿌렸다.그리고 이제는 날아오지 않는 자주포탄을 보며 반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미친듯이 돌진하는 아홉대의 T-444A3 전차 뒤에서 거대한 T-664A2전차가 뒤따르고 있었다. 그 전차에서는 아직도 적 자주포탄이 떨어지는지 군데군데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지만 별다른 타격을 받지않고 무서운 기세로 돌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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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0년 8월 20일 캠프 콜럼버스 이계 표준시 21:42>
"썅.."
K-9운전병 박한승 상사가 언뜻봐도 엄청난 구경의 전차포를 쏴 대는 3층 건물 높이의 거대전차를 본 감상평이었다.질린다는 표정으로 캠프 입구를 주시하는 박한승의 K-9 뒤로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캠프의 총 지휘관이 황급히 명령했는지 연결되는데 무려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차원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열리려면 50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제는 적이 캠프에 근접한 이상, 자주포의 사격은 불가능했다. 12대의 K-9자주포들은 이미 지휘관이 되어버린 이광인 대위의 명령에 따라 포대를 접고 후퇴준비에 여념이 없었다.필사적으로 방어하던 미군들도 천천히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적이 공격해 오는 방향과는 전혀 틀린 반대쪽 방향에서 폭음과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차원문 앞에서 모든 미군 지휘부의 명령을 무시한채 대기하던 한국군은 엉겁결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불타는 캠프 건물 옆에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왔다. 흡사 다리와 팔만 떼어놓으면 전투기와 같이 생긴 날렵한 동체, 새 다리 모양의 역관절 다리 그리고 세 방향으로 뻗은 길쭉한 발가락과 팔 에 장착된 길쭉한 포대. 처음보는 괴상한 적의 출현에 한국군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K2 전차 한대가 포탑을 돌리고는 괴상한 적을 향해 주포를 쏘았다. 미처 반응하지 못한 그 괴물체는 폭발에 휘말려 산산조각 나 버렸지만 사방에서 아까의 것과 같은 괴물체 30여개 정도가 튀어나오자 그들은 당황했다. 다른 K2 전차가 포탑을 돌려 발포했으나 이번에는 먹히지 않았다. 목표가 된 괴물체의 뒷부분에서 흰색의 고압 가스가 방출되면서 공중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전차 해치를 열고 대공기관총을 붙잡았던 차장이 놀라 해치안으로 들어가버렸고 그 괴물체는 자신을 향해 발포한 K2전차위로 사뿐하게 올라선 그 괴물체는 전차 내부에 대고 기관포를 쏘아댔지만 다행스럽게도 K2는 두터운 상면장갑덕택에 그 공격을 막아낼수 있었다. 그러나 적의 막강한 기동력을 본 한국군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이광인의 귀에 익숙한 언어가 들려왔다.
"어이. 되지도 않는 삽질 그만두고 항복하는게 어때? 아군 쿠거 한대를 파괴한것은 칭찬해주겠지만 당장 항복하지 않는다면 너희들의 목숨은 없다."
소리가 들린쪽으로 고개를 돌린 이광인의 눈에 키 2.3m정도의 직립보행 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소리는 그 로봇쪽에서 나온것이었다. 그 로봇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있던 또다른 로봇이 말했다.
"클라인 병장님. 그런다고 저 애들이 알아먹기나 하겠습니까? 저네들은 루세니아 공용어를 모르는것 같은데."
이광인에게는 분명 익숙한 언어였다. 아니, 힌국인이라면 모두다 알고있는 언어. 이계의 로봇에게서 흘러나온 언어는 영어도 아니요 괴상망칙한 외게언어도 아닌, 억양만 약간 틀릴뿐 완전한 한국어였다. 한국군 전원이 벙쪄버린 가운데 이광인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다...당신들이.. 어떻게 한국어를 알지...?"
그 말에, 아까 제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던 로봇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광인에게 되물었다.
"어라..? 이녀석은 아네?....한국어라니? 뭔 소리야? 이 행성에 한국이라는 나라도 있었나? 루세니아 공용어를 보고 한국어라니?"
"에...!!?"
이광인과 한국군 전원은 전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무기를 내려놓았다. 모두의 머릿속은 황당함에 휩싸여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렸다.
"잠시... 이야기좀 할까요....?"
간신히 머릿속을 진정시킨 이광인이 지휘자로 보이는 로봇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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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세니아와 한국의 언어가 같다... 라는 설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잡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세계에서(루세니아측은 한국군이 이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만)같은 언어를 듣는다는 충격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것 같아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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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약간은 문제가 발생한 관계로(발목을 좀 심하게 다쳤습니다) 일찍 자버리는바람에 연재를 못했습니다.
고로..... 10연참 들어갑니다 +_+
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