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10년 8월 16일 '아마존2' 정글 섹터 2-33, 이계 표준시 14:50>

"가자."

최학규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그의 분대원 열 한명이 조심스럽게 수풀사이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아직까지는 '프레데터'를 만나지 못했다. 최학규는 지금 많이 떨리고 있었다.

'왜 하필 우리를 동원하는거냐.. 양키놈들 드디어 우리를 방패막이로 쓸 모양이군..'

그랬다. 최학규의 분대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뒤에는 중화기로 무장한 미군 2개 분대가 그들의 뒤를 다르고 있었다. 수색 능력이 한국 해병대가 더 좋아서 그런다 라는 변명을 미군 지휘관에게 들었기 때문에,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캠프를 나설때부터 최학규는 기분이 더러웠다. 말이 '프레데터 제거전 특수부대 선봉'이었지 방패막이였다.

"이러다... 우리 전멸하는거 아닙니까 병장님? 프레데터 자식들 신출귀몰 한다던데..."

분대의 막내, 이동천 이병이 조심스럽게 최학규에게 물었다. 최학규는 인상을 지푸리며 이동천에게 알밤을 먹였다. 철모를 쓰고있는 이동천의 머리를 때렸기 때문에 손이 아파왔지만 그는 그것을 억지로 참으며 내뱉았다.

"자식아, 그런 재수없는 소리는 하는게 아냐. 그러다 진짜 골로 가는수가 있다구 우린 살아서 돌아가야하잖냐. 이 엿같은 군바리 생활 끝내고 싶거들랑."

"예에...."

이동천이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 순간, 갑자기 미군들 방향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비명소리와 동시에 중기관총을 발사하는 소리, 로켓탄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최학규의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외쳤다. 어차피 밑져봐야 본전이었다.

"전원 소총을 내려놓는다. 수류탄같은것도 전부다. 탄창도 버려!"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분대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최학규는 소리를 빽 질렀다.

"자식들아!! 내 말 안들려? 무기 몽땅 다 버려!! 어차피 우린 놈들 얼굴도 못보고 죽을거야!!"

"그럴순 없습니다!! 우리는 해병입니다! 해병대에겐 승리 아니면 죽음입니다!! 싸워야합니다!"

연이은 그의 말에, 분대원들은 서둘러 모든 무장을 풀고 그것을 한군데다 던져놓았다. 그러나, '옹고집'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동식 상병만이 '군대정신'을 들먹이며 그의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동시에, 조금전까지 들리던 미군들의 아우성과 기관총 소리, 로켓탄의 폭발음이 뚝 그쳤다. 최학규는 하동식의 뺨을 후려치며 그의 소총을 빼앗듯이 내 던지며 소리질렀다.

"닥쳐 개자식아!! 넌 전역하기 싫어? 전역해서 부모님 얼굴 보기도 싫은거야? 아니라면 당장 무장 다 버려! 빨리! 놈들이 이쪽으로 온다!!"

하동식은 그제서야 무장을 모두 풀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순간, 수풀에서 시커먼 물체 셋이 튀어나왔다. 마침 그쪽을 바라보고 있다 깜짝 놀란 분대지원화기 사수 박상종 일병이 놀라는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12명의 비무장한 한국 해병대원들은 그 물체를 살펴보았다. 일단, 그 물체는 그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채,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해골을 연상시키게 만드는 구형의 머리,잘 단련된 근육을 가진 운동선수를 보는듯한 단단한  금속의 몸, 그리고 양 팔 위쪽에 달린 작은 화살을 쏘는 원통모양의 기계장치. 그리고 두 눈에서 붐어져 나오는 시뻘건 안광. 충분히 공포감을 주는 모습이었지만, 영화에서 보던 '프레테터'의 모습을 기대했던 분대원들은 약간 김빠진듯한 그러나 충분히 경계하며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프레데터'와 마주보기를 10여분, 이윽고 세 프레데터중 둘이 재빠른 몸놀림으로 숲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남은 하나의 프레데터는 해병대원들이 소총과 수류탄등을 모아둔 곳으로 다가가더니, 대뜸 몸통에서 광선을 내 뿜었다. 그 광경에 놀란 최학규가 외쳤다.

"전부 엎드려!!!!"

수류탄 40여개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그 충격으로 분대원들의 무기가 산산조각나며 파편을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와 동시에 프레데터의 오른쪽 손목이 분질러져 나갔고 수류탄 파편 수십개가 몸에 박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프레데터는 나는듯이 수풀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것들이 그렇게 사라진 뒤, 최학규가 제일 먼저 일어나며 분대원들에게 외쳤다.

"모두 무사하냐?"

다행히 다들 어디 한군데씩은 긁힌것 같아도 폭발지점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외상은 전혀 없었다. 오른쪽 볼에 길게 긁힌 상처가 난 김용현이 제일 먼저 입을열었다.

"볼따구가 얼얼하긴해도 말짱합니다."

둘은 가 버리고 하나는 멍청하게 수류탄에다 광선을 쏴 박살난채 가 버렸다. 상황이 의외로 어이없이 끝나자 분대원들은 긴장이 풀려 힘이 빠진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뒤 일어날줄을 몰랐다. 이윽고, 이동천이 호기심이 이는지, 프레데터가 떨어트린 손목쪽으로 다가갔다가 어? 하는 탄성을 냈다.

"어..? 저기.. 여기좀 봐요! 이것들 생명체가 아닌데요?"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있던 분대원들이 모두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과연 그랬다. 잘려져 나간 프레데터의 손목 부분에는 뼈와 살 대신 정체모를 전자부품과 기계장치들이 그득했다.  최학규가 침음성을 냈다.

"이거.... 이무래도 보고해야겠는데..?"

그리고, 긍금했던지 미군들이 전멸한 방향으로 갔던 분대원 셋이 돌아오며 말했다.

"저쪽에도 그자식들 것으로 보이는 파편 몇개가 있습니다. 양키들이 그래도 몇놈 박살내긴 한 모양인데요?"

최학규는 건빵주머니에 꼽쳐뒀던 담배를 한개피 빼 물며 통신병을 겸하고 있는 박상종에게 말했다.

"박일병. 캠프 호출해, 차량을 불러달라고 해, 꼭 비무장한 차량으로 말이야. 권총 하나라도 있으면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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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헉..!! 카테고리가 생겼군요...(-_-);;
이거...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_-)현재는 비축분을까먹고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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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