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리오니아력 4369년 8월 4일 루세니아공화국 페라이드 산>

그녀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창 전투중인 페라이드 평원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뒤늦게 후퇴하던 반파된 T-664A2전차의 280mm 주포가 작열할때마다 반군의 T-430 전차가 몇대씩 포탑을 공중으로 내던지며 불꽃과 함께 사방으로 전개되어 여기저기에 파편을 흩뿌렸다.

거대 전차의 앞에 서서 후방의 포격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던 T-444A2 전차 역시 측면으로 달려드는 T-430전차의 전면 장갑에 140mm 오리하르콘 탄두 철갑탄을 먹여 순식간에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버리곤 여섯시 방향의 작은 언덕 뒤에서 갑지기 튀어나와 자신의 전차를 노리던 두대의 대 전차 공격용 직승기중 한기에 R-30  아쳐 대공미사일을 날려 직승기를 박살내 버렸다. 동료가 당하자 남은 한대의 직승기는 재빨리 도주하려했으나 다시 한발의 아쳐 미사일이 날아와 그 직승기마저 박살내 버렸다.

기본으로 장전된 두발의 대공미사일을 다 소모한 T-444A2는 포탑을 약간 돌리곤 포탑 후부에 장치된 작은 해치로 사람의 팔이 무엇인가를 들고 나타나더니 들고 있던 무엇인가를 미사일포트에 다시 꽃아넣었다. 미사일 팩이었다. 한방에 직승기를 박살내버린 전차의 상갑판으로 산산조각난 직승기의 잔해가 쏟아져 내렸으나 T-444A2전차는 개의치 않는듯 이번에는 측면으로 다가오는 보병을 향해 포탑 상부에 부착된 12.7mm 개틀링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아우성을 치며 보병들이 밀짚처럼 쓰러지자 보병들을 하차시키고 보병들의 뒤에서 다가오던 반란군의 T-231 보병 전투차가 주춤하면서 뒤로 물러서던 순간. T-444A2전차 뒤에서 전차를 보호하던 T-664A2전차의 280mm 주포를 맞고는 장갑차를 구성하던 300mm의 엘늄 장갑이 폭음과 함께 완전히 조각나면서 검게 그을린 자국과 약간의 파편만을 남기고는 사라져 버렸다.

겨우 2대의 전차가 40여대의 적군 전차와 장갑차를 아작내고있는 모습을 본 그녀는 언덕위에서 한숨을 내 쉬더니 근처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전투장면을 주시했다.

*

"병장님!! 포탑 3시방향에 적 전차입니다!! T-435전차같은데요?"

반스는 자신에게 일일히 보고하는 새드 일병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며 신경질적으로 소리질렀다.

"뭐해!! 그딴거 보고하지 말고 그냥 쏴!!"

"아, 예!"

뒤통수를 얻어맞은 새드는 인상을 찡그릴 새도 없이 바쁘게 목표를 조준하며 발사장치를 조작했다. 그후 발생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초속 1,980m 로 날아간 오리하르콘 탄두 철갑탄은 연막을 터뜨리며 황급히 회피기동을 하던 T-435A1전차의 측면 장갑을 후려갈겼고 직격당한 전차는 연기를 뿜으며 그자리에 멈추어 섰다. 포탑 해치를 통해 시커먼 연기를 뿜어대는 전차의 운전석 해치가 황급히 열리면서 운전병이 미친듯이 몸부림치며 빠져나왔다. 또 한대 격파, 반스 병장은 포탑쪽에서 들리는 포수 새드 일병의 환호성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젠장, 이제 이 전차의 킬 마크는 여섯개가 더 늘어나겠군. 물론 살아서 나간다면 말이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전차쪽으로 접근하는 보병들에게 개틀링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 순간 새드 일병의 외침소리가 들렸다.

"젠장!! 여섯시 방향 대전차 미사일입니다!! 현재 거리 1200m!!"

"썅놈의!!!"

그 소리에 놀란 반스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여섯시 방향으로 기관총을 돌렸다. 과연 개틀링 조준경으로 뒤에 불꽃을 매달고 이쪽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이 보이자 그는 기관총을 자동 추적상태로 설정하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몇번의 총탄을 피하던 대 전차미사일은 이윽고 총탄을 뒤집어쓰고는 갈갈이 찢어지며 폭발했다. 위기를 넘긴 반스는 한숨을 크게 푹 내쉬면서 소리질렀다.

"젠장할!! 왜 아까부터 우리만 공격하는거야!!!"

그는 아까부터 계속 일반 고폭탄만 쏘아대는 T-664A2전차가 미웠다. 화끈하게 280mm 플라즈마 포탄이라도 한발 날려주면 일이 수월하겠는데... 라고 중얼거린 그는 다시금 전차로 다가오는 보병에게 개틀링을 난사했다.

*

T-664A2 전차 역시 상황은 어려웠다. 물론 두터운 장갑덕분에 외부로부터의 어려움은 아니었지만 내부적으로 약간의 갈등이 있는듯 했다.

-중사님!! 플라즈마 포탄을 쏴버려야 합니다!! 적이 너무 많다구요!!

린 중사는 내부 통신기로 자신에게 소리치는 주포장 시드 플리닉 하사의 목소리를 역시 큰 소리를 내며 맞받아 치고있었다.

"그건 상부의 허가를 받고 사용하는 장비란 말야!! 현재로썬 상부의 허가가 내려질때까지 사용하지 마라 하사!!"

-젠장!! 그 잘난놈의 상부들은 지금 다 도망치고 있단 말입니다!! 겁쟁이 녀석들 같으니라고!!그냥 쏴버리자구요!! 여기서 13호 MBT 전차와 개죽음 당하고 싶은 생각따윈 없단 말입니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280mm 주포의 발사음으로 대부분 묻혀버렸고 갑자기 난 큰 소리에 린 중사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시드 하사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통신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이대로 가면 언젠간 13호 MBT 전차가 당합니다!! 13호 전차가 당하면 우리도 대지 공격기들의 밥이 되어버린단 말입니다!! 플라즈마 포탄의 사용 허가를 내려 주십시오 중사님!!!

그러나 순간 전차 내부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멈추어 섰다. 무슨일이냐는듯 쳐다보는 린 중사의 얼굴을 바라보는 운전병 테리 상병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시...13호 전차가 피격되었습니다. 캐터필러가 끊어졌습니다."

전차 내부에서 내부 통신을 듣고있던 있던 14명의 운용병들의 얼굴이 납빛으로 변했다.

*

"우라질!!! 5시 방향 적 장갑차!!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합니다!!"

"쏴! 쏘라구!"

"발사!! 격파시켰습니다!! 다음목표!!"

도주 이전에 이미 박살나 버린 오른쪽 사이드 스커트가 문제였다. 결국 그 취약한 부분에 RPG를 얻어맞아 차륜과 캐터필러가 작살나 버렸고 13호 전차는 그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운용병들은 전부 악이 오른듯 이성을 잃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기 시작했다. 반스는 반쯤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FAT1호와 연결된 단거리 통신기를 부여잡고 소리질렀다.

"썅놈의!! 중사님!! 뭐하는 겁니까!! 저놈들좀 박살 내버리라구요!! 다 죽게 생겼습니다!!"

*

-썅놈의!! 중사님!! 뭐하는 겁니까!! 저놈들좀 박살 내버리라구요!! 다 죽게 생겼습니다!!

갑자기 단거리 통신기에서 반스병장의 욕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생각난듯. 전차장 린 중사는 하워드의 단거리 통신장치를 빼앗듯이 나꿔채며 말했다.

"병장. 당장 사단장에게 통보한다. FAT1호가 플라즈마 포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


T-664A2 전차가 적 전차들이 몰려나오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포탑을 45도 각도로 쳐 들었다. 그리고 그 포구에서 이전에 쏘았던 대전차 고폭탄과는 차원이 틀린 눈부신 섬광이 뿜어져 나오면서 무엇인가 하늘로 솟구쳤다. 그렇게 하늘로 솟아오른 빛줄기는 잠시 후 무시무시한 굉음소리와 함께 시퍼런 불꽃이 되어 3Km 후방에서 접근하던 적의 주력 전차부대를 후려 갈겼다. 폭음과 함께 생성된 섬광은 반경 800m안의 모든 전차와 장갑차들을 집어 삼켰다. 후미의 아군 전차가 당하자 FAT 1번 전차와 13호MBT에 몰려들던 반군의 보병과 장갑차,전차들이 슬금슬금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포탄을 쏘아대는 전차가 있었지만 그 포탄들은 T-664A2전차의 무식하리만치 두터운 1000mm 측면 미스릴 장갑판을 뚫지 못하고 전차 외부에 그을음과 흠집만을 남기고는 사라지거나 튕겨 나갔다. 그렇게 적을 간신히 물리친 두대의 크고 작은 전차 주위로 루세니아 정규군의 T-240R 구난 장갑차 16대와 T-444A2전차 12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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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대의 전차로 40여대의 적 전차를 물리치다니... 내가봐도 좀 이상한가..;;      

자, 한편만 더 올리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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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