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인의 후방교란부대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수는 4개 함대. 추정 목표는... 보라슈 백국과 구 하이드 백작령- 자치행성 말티뉴입니다."
"그 근방에 있는 우리 함대는?"
"4함대와 6함대... 그리고 10함대입니다. 현재 작전을 종료하고 다음 목표로 이동중입니다."
"그들에게 알려주게. 그리고 고속기동부대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도록."/"넷!"
환상함대 7함대의 리오 제독은 이런 지시를 내리면서도 10함대의 하이드 백작을 생각하고 있었다.
말티뉴야말로 진트의 고향이었기 때문에...

환상함대 10함대 기함 네이레나 브릿지.
7함대에서 나온 정보를 받고 라피르는 진트를 쳐다봤다.
"왜 그래, 라피르?"
"리오 제독에게서 온 정보야. 후방교란부대의 움직임이 확인되었다고."
"그런데 나를 그렇게 빤히 지켜보는 거야, 라피르?"
"그들의 목적지는 말티뉴다. 진트."
이 말을 듣고 진트는 기쁨과 착잡함이 섞인 표정이었다. 아니 착잡함이 더 했다.

성계의 전기- Another story II
Battle 29. 아브 후방교란부대의 최후.

그무렵, 크리아란드의 플로트 템플.
정보국 국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크리시아나 대공작.
"아무래도 이 후방교란부대는 미끼일 가능성이 큽니다."
"전략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보라슈& 구 하이드 백국을 공격시키고... 고속기동부대는 어딘가에 있다는 뜻이군요."
"현재 7함대와 정보국, 타니스 공작령 정보국이 필사적으로 추적중입니다. 가능성이 큰 곳은 구 인류통합체령및 락파칼을 노릴 수 있는 지점입니다."
"락파칼을 공략하려면 고속기동부대로 부족할 텐데요?"
"락파칼이 아니면 아무래도 군사시설이 가능성이 큽니다. 진수부같은..."
"그 자를 잡입시킨지 36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직 소식이 없나요?"
"아시겠지만 잡입해서 요인 암살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최소한 한달이상은 기다리셔야 될 겁니다. 게다가 각하께서 그 자의 구미에 맞는 조건을 거셨으니 목숨을 걸고라도 해낼 겁니다."
"알았습니다."

자치행성 마틴의 우주에서는 홀랜드 중장이 이끄는 아브 후방교란함대 4개 함대가 나타났다.
중장은 이것이 이들의 마지막 작전이 될 것임을 알고있었다.

아브 후방교란함대 기함 잉거솔.
"이제 마틴의 공역으로 들어갑니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 작전이네, 알고있지."
"고속기동부대에 편입되어도 짐이 될 뿐이니까요."
"문제는 그들이야. 환상처럼 나타나는 그 의문의 아브함대."
"고속기동부대도 그들이 누구인지 찾는 것같습니다만..."
"하지만 힘들거야. 아주 철저히 모습을 감추고 있기때문에..."
"아앗, 함장님-!! 함대 측면에서 기뢰공격이!!!"
"...그들이군..."

다행이 시간에 맞춘 환상함대 4, 6, 10함대는 기습공격이 성공함에 따라 안도의 숨을 내쉴수 밖에 없었다.
"전 함대 방추형 전개. 중폭격함, 적함대 측면으로 계속 기뢰를 전면 집중전개한다."(카다로프)
"주포 발사-!!!"(아우슈프)
"주포 발사후 무인 전투기를 긴급 전개해서 순식간에 박살낸다-!!"(라피르)

일반 핵융합탄에서 강력한 메가입자포로 교체하고, 매트릭스 필드와 방어자장의 강화를 꾀한 환상함대에게 아브 후방교란함대의 공격은 별 효과가 없었다. 핵융합탄을 쏴도 매트릭스 필드에 의해 반사되고, 설사 운좋게 매트릭스 필드의 빈 곳을 비집고 들어가도 강화된 방어자장이 핵융합탄을 가볍게 튕겨내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환상함대의 메가입자포는 아브 후방교란함대의 방어자장을 종이장처럼 찢으면서 박살내었다.
게다가 무인전투기 편대가 날아다니면서 공격을 퍼부어 4개함대를 정신없이 만들었다. 이로 인해 무인전투기를 잡으려다가 아군 함을 격파하는 함도 속출했다.

순식간에 4개 함대는 반이하로 줄었고... 잉거솔 주변에는 다수의 무인전투기 편대들이 포위해오기 시작했다.

잉거솔 브릿지.
"이제 끝이군..."/"함장님..."
"적 함대에서 통신입니다."/"...화면에..."

잉거솔의 메인 모니터에 한 아브의 모습이 나타났다.
"나는 환상함대 4함대의 로즈 웨프- 스카일 아우슈프 제독입니다. 이이상 부하들을 죽이지말고 항복하시오. 포로에 대한 대우는 제네바 조약에 따라 처리하겠소."
제네바 조약이라는 말에 홀랜드 중장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말에 놀란 것은 브릿지 요원들도 마찬가지였고 다행으로 생각했다. 제네바 조약이라면 최소한 목숨은 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장이 놀란 것은 이미 인류통합체 연합 2개국이 거의 잊어버리고 있는 제네바 조약을 아브들이 어떻게 알고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당신들... 푸른 머리의 종족들이 어떻게 아주 오래된 제네바 조약을 알고있소?!"
"그걸 이야기하려면 상당히 깁니다. 게다가 여기에는 제국의 왕녀님도 계십니다. 그분의 이름을 걸고 당신들의 목숨은 보장하죠."

네이레나에서 이 통신을 듣는 라피르는 약간 기분이 나빴다.
"참으라고, 라피르. 저들이 목숨걸고 덤비면 아무리 3개 함대라도 고전을 면치못할 거야."
"그렇다고 해도 내 이름을 이렇게 쓰다니 기분이 나쁜 걸..."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어. 저들을 안심시키려면... 제국의 왕녀가 보증한다고 하면 아무 말도 못할테니까."
라피르와 진트가 이런 말을 하는 사이에 아우슈프 제독에게 연락이 왔다.

"전하의 이름을 빌려서 죄송합니다만... 직접 나서주셔야겠습니다. 전하가 여기있다고 말을 해도 이들이 믿지않는 눈치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아우슈프 제독. 내가 나서보지요."/"고맙습니다."

잉거솔의 메인 모니터에는 다시 라피르가 나왔다.
"나는 아브에 의한 인류제국의 제 1왕녀, 아브리얼 네이- 도브레스크 파류뉴 자작 라피르다. 아우슈프 제독이 한 말은 사실이다. 순순히 투항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정말 그래주시겠소... 공주 전하..."
홀랜드 중장의 말은 떨렸다. 말로만 듣던 아브 제국의 왕녀를 본 것과 잘하면 무참하게 패한 부하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같아서였다.

잠시 후, 살아남은 아브 후방교란함대는 항복했고... 이들은 환상함대 4, 6, 10함대에 포위되어 순순히 따랐다. 이것이 아브 후방교란함대의 마지막 전투였다.

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하면... 대부분이 순수한 군인이어서 결국 크리아란드에 눌러앉았고, 이 이야기로부터 약간 후에 고속기동부대를 공략하는 중요 작전의 핵심을 담당하게 된다.

몇시간후, 플로트 템플, 대공작 집무실
방금 대공작은 미혜에게서 후방교란함대의 소멸소식을 들었다.
"후방교란함대는 소멸. 골치거리 하나는 해결된 셈이야."
"다른 큰 골치거리가 남았지. 고속기동부대."
"그들의 행방은 아직 불명. 하지만 후방교란부대를 포로로 잡아왔으니 좋다고 해야할지..."
"일단 도착하면 철저한 신분조회와 심문을 해야될 거야."
"아우슈프 제독이 제네바 조약까지 들먹인 것같더라고."
"그럼 그렇게 해줘야지. 최소한 편지는 쓸 수 있게."(*편지에 대해 검열한다는 뜻, 스파이 방지책이다.)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어."/"다음은 뭐야?"
"타니스 공작령에서 선물.
늦었지만 지난 은하제국과의 전쟁에서 같이 싸운 보답이라며 울지급 전투모함 1개 부대를 보내왔어. 공작 각하의 말로는 적당한 데 쓰라고 하던데."
"지금 어디있어?"
"제 8행성 아우레스의 라플레시아 전함공작창에서 몇 대를 해체해서 분석중이야. 조만간 우리 식의 전투모함이 나오겠지. 타니스 공작령의 무인전투기도 같이 분석중이고."
"고속기동부대에 대해 골치아픈 참인데 마침 잘 되었군."
"현재 전략연구국은 울지급을 이용한 새로운 전략안들을 만드는 중이고."
"...울지급의 분석과 새로운 전략안들의 성립이 끝나면 가져 와."
"모의 실험까지 철저히 끝내서 가져다 주지. 언니는 그런 걸 아주~ 좋아하니까."
"^^ 우리도 보답으로 레나급 고기동전함 1개 부대를 줄 준비도 부탁해. 감사편지는 내가 직접 쓸테니."
"알았어. 난 일할테니까, 크리스 언니도 열심히 하라고요."

*울지는 한국어의 을지가 아브어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모음변화를 일으킨 것이다.